역설적으로 세상을 이해하라
세상엔 역설이 가득하다. 이기적인 것과 이타적인 것이 다르지 않다. 손해인 것 같지만 이득이 되고 이득이 된 것 같지만 손해인 경우가 그래서 많다. 뉴잉글랜드 해안에 있는 작은 항구의 어선들이 고기잡이 나갔을 때의 일이다. 거친 파도 때문에 고기잡이 나간 어선은 밤이 되어도 돌아오지 못했다. 가족들은 바닷가에서 근심스런 얼굴로 밤을 새고 있었다. 그런데, 동네 어느 집에서 갑자기 불이 났다. 남자들이 모두 고기잡이를 나갔기에 끌 수가 없었고, 집은 그만 다 타버리고 말았다. 아침이 됐을 무렵, 어선들이 무사히 돌아왔다. 가족들은 모두 기쁘게 어부들을 맞이했다. 다만 지난밤 화재가 났던 집 부인만은 시무룩하게 남편에게 말했다. “여보, 이제 우린 망했어요. 집이 어젯밤에 다 타버렸어요.” 이 말을 들은 남편은 오히려 웃으며 말했다. “여보, 불이 났던 것에 감사해야 하오. 칠흑 같은 밤에 방향을 못 잡고 배들이 헤맬 때 항구 쪽으로 우리를 인도한 것이 바로 그 불빛이었다오.”
역사 속에는 이처럼 불행이 행운이 되고, 행운이 불행이 되는 장면이 많다. 재난이 당장은 불행이지만 그것이 새로운 역사는 만든다. 그래서 이기적인 행동인 세상을 팍팍하게 만들지만은 않는다. 역설적이게도 오히려 더 이타적이고 아름답게 세상을 만든다. 아담 스미스가 그 유명한 ‘보이지 않는 손’을 등장시킨 대목은 정치인과 기업인의 실체를 분석할 때이다. “정치인들은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는 이타적 언행을 입에 달고 살지만 오히려 국민에게 손해만 끼치는 반면, 기업인들은 오로지 자신의 이윤 추구란 이기적 행동을 하지만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국부를 증대시키는 애국을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정치인들은 2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남을 위해 목숨까지도 바칠 것처럼 스스로 이야기하지만 묘하게도 가장 이기적이고 부패한 집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반대로 기업의 이기적 활동은 복지를 향상시키고, 소비자에게 신뢰감 있는 제품을 만들며, 국가의 부를 증대시키는 이타적 결과를 만들어 낸다. 이윤추구가 기업의 목적이지만 묘하게도 그 와중에 다른 사람에게 좋은 여러 일들이 발생한다. 고객만족을 위해 가장 열심히 노력하지만 가장 많은 돈을 벌기도 한다. 세상을 한쪽으로만 몰아서 보지 않을 때 현실이 그나마 정확히 눈에 잡힌다. 내가 가야 할 최선의 길도 나온다. 그래서 불행에 담긴 희망을 봐야 하고 이타심에 담긴 이기심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최고수가 되는 길이다. 이런 세상을 이해한다면 누구도 증오하거나 탓할 필요가 없다.
세상의 역동성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묘하다. 모든 사람의 생각과 늘 다르게 움직인다. 애를 두들겨 패면 말을 잘 들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칭찬을 많이 해주면 잘 될 것 같은데, 그래도 잘 되지 않는다. 그리고 생각보다 빠르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생각, 지금 처한 상황이 전부라고 믿어선 안 된다. 그렇게 머물러있는 순간 세상은 끊임없이 변한다. 우리는 오로지 절반만 볼 뿐이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우리의 생각과 늘 정반대로 움직인다. 그 반대쪽이 있기에 인간의 일은 늘 자기가 생각한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누구도 세상을 장악할 수 없다.<“이겨야 아름답다”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최철권 지음, 책이있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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