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넘어서라
불안은 이기심의 반작용이다. 태어나는 순간 누구나 살고 싶다는 욕망을 갖는다. 그에 따른 반작용이 불안이다. 더 잘 살고 싶은 이기적 욕망이 강할수록 불안감은 커진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고민도 늘어난다. 갖고 있는 게 사라지지는 않을지 안달하게 된다. 이기심이 커질수록 불안감은 증가한다, 작은 이기심이 그 안에 있다. 병원, 학원, 보험회사가 갖는 공통점이 있다. 사람의 불안을 먹고 산다는 사실이다. 병원은 질병에 대한 불안에 기대어 있다. 보험회사도 마찬가지다. “멀쩡한 분이셨는데, 갑작스럽게 암으로 돌아가시는 걸 보니 보험에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암 보험에 가입하는 사람들의 입에서 많이 나오는 이야기다. 학원은 학부모의 불안감에 기대어 돈을 번다. 아이들이 전부 영어 학원에 다니는 상황에서 내 아이만 가지 않으면 불안해진다. 어디든 보내야 마음이 편하다. 얼마나 공부를 잘할지는 두 번째 문제이다. 그 불안함을 잘 활용하면 돈도 쉽게 벌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동산 중개업소에 가면 사장님은 몇 개의 상품을 보여준 뒤 빠른 선택을 강조한다. 지금 택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먼저 차지할 수 있다는 경고가 빠짐없이 나온다. 구경한 집이 맘에 드는 사람은 마음이 불안해진다. 급한 마음에 덜컥 계약을 하게 된다. 과일 가게 주인은 빨리 사지 않으면 곧 좋은 제품이 다 떨어질 것이라고 손님에게 말한다. 증권회사의 투자 상담사는 오늘 펀드에 가입하지 않으면, 내일 주가가 폭등해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심각한 표정과 차분한 어투로 말한다. 그러면 고객은 안달이 난다. 불안감을 가장 잘 활용하는 또 다른 부류가 종말론자일 것이다. 죽음에 대한 불안을 종말론 안에 포함시킴으로써 사람들의 공포심을 자극한다.
불안감이 삶을 지배해선 안 된다. 그걸 이겨낼 필요가 있다. ‘사즉생 생즉사’의 각오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죽음의 공포에 떨기보다 반대로 각오하는 것이다. 살 수 있는 길은 그때 나온다. 세상을 더 크게 보는 것이다. 작은 불안에 떠는 대신 더 큰 시야로 세상을 보게 된다. 죽을 고비를 넘어본 이들이 오히려 삶을 행복하게 받아들인다. 살아있음 자체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렇듯 불안을 떨치기 위해선 자신을 벼랑 끝에 세워봐야 할 때도 있다. 공포를 실제 경험함으로써 오히려 그것이 사라진다. 사실 칼은 칼집에 있을 때 가장 무서운 법이다. 마주하면 오히려 담담하다. 세상이 냉정하다는 사실도 받아들여야 한다. 그걸 담담히 받아들일 때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든다. 차가운 마음이 불안의 공포를 식혀주기 때문이다. 대신 목숨을 건다. 사자의 추격을 피해 달리는 얼룩말처럼 열심히 뛰게 된다. 어차피 죽을 목숨 후회 없이 살고 싶은 욕망을 불사른다.
세상의 차가움을 느낄 때 따뜻함의 고마움도 깨닫는다. 차갑고 냉정한 세상이 몸을 녹여줄 난로의 고마움을 깨닫도록 한다. 레옹은 차가운 킬러지만 사람들은 그 안에서 따뜻함을 더 온화하게 느낀다. 그가 킬러이기 때문이다. 차가운 세상을 원망하거나 따뜻한 세상을 꿈꿔선 안 된다. 신이 세상을 그렇게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걸 받아들여야 한다. 신은 냉정하게도 죽는 순간 모든 것이 사라지도록 세상을 만들었다. 저승에 무엇이 있는지 누구도 알 수 없고, 나아가 있는지조차도 불가사의하다. 목숨이 서너 개 주어지지 않는, 저승이 객관적 실제로 사람들에게 제시되지 않는 이상 세상을 냉정하게 대할 수밖에 없다. 한 번 죽으면 모든 게 끝이기 때문이다.<“이겨야 아름답다”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최철권 지음, 책이있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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