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초 러시아의 지방 현청 소재지인 NN읍. 어느 날 이 작은 도시에 치치코프라는 신사가 마차를 타고 도착한다. 두 명의 하인을 거느린 그는 여관에 여장을 풀고 나서 곧바로 그 읍의 유지들을 찾아나선다. 지극히 예의 바른데다 세상 돌아가는 일에도 밝은 치치코프는 유지들의 마음을 금방 사로잡는다. 치치코프는 모임에서 알게 된 여러 지주들을 차례로 방문해 ‘죽은 농노’를 사들이는 기상천외한 일을 벌인다. 이미 죽어서 이름만 남은 농노를 지주들에게서 사들이는 이 이상한 신사 때문에 NN읍은 발칵 뒤집어지는데...(요약)
죽은 혼(Мертвые Души),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리 지음
▣ 어떤사람들? 무슨 이야기?
치치코프 NN읍에 갑작스레 나타난 이상한 신사. 지주들로부터‘죽은 농노’를 사들인다.
마닐로프 치치코프가 처음 방문하는 지주. 몽상가로 영지 경영에는 관심이 없는 한량
코로보치카 치치코프가 방문하는 두 번째 지주. 의심 많고 인색한 노파
노즈드료프 치치코프가 방문하는 세 번째 지주. 거짓말과 허영에 들떠 있는 지주
소바케비치 치치코프가 방문하는 네 번째 지주. 곰 같은 외모의 고집불통
플류쉬킨 치치코프가 방문하는 다섯 번째 지주. 수전노에 지극히 폐쇄적인 성격
NN읍으로 찾아든 낯선 신사
현청 소재지인 NN읍의 한 여관으로 중류층 신사들이 애용하는 마차 한 대가 도착했다. 그 마차에는, 미남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특별히 못생기지도 않았으며, 살이 찐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마른 것도 아닌, 게다가 너무 늙은 것도 너무 젊은 것도 아닌 한 신사가 타고 있었다.
이 손님은 여관의 방을 빌고 가죽 트렁크를 옮겨왔는데, 여기저기 해진 것으로 봐서 여행길에 나선 지 꽤 오래된 듯했다. 마부 셀리판, 하인 페트루쉬카와 함께 여관에 묵게 된 신사의 이름은 파벨 이바노비치 치치코프였다.
이 신사는 여관에 여장을 풀고 나서 이 소읍의 유지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먼저 현지사를 찾아가 경의를 표하고, 다음은 부지사, 또 다음은 검사, 재판소장, 경찰부장, 공장 감독관 등...... 하지만 특별한 용무가 있어서 이 고관들을 방문한 것은 아닌 듯했다.
다만 이 유력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는 매우 교묘하게 그들의 비위를 맞췄다. 예를 들면, 현지사에게는 이 현에 와 보니 천국에 온 것 같고, 도로는 가는 곳마다 비단을 깐 듯하며, 그리고 이렇게 현명한 고관을 임명한 당국이야말로 칭찬받아야 한다고 말하는 식이었다. 그는 자기 이야기는 별로 하지 않았지만 대단히 겸손했으며, 평범하면서도 사람들의 환심을 살 만큼 적당히 아첨할 줄 아는 말주변이 있었다.
관리들은 새로운 인물이 온 것을 반기게 됐다. 지사는 그를 온건한 인물이라고 평했으며, 검사는 유능한 인물이라며 칭찬을 보탰다. 재판소장은 치치코프가 박식하고 존경할 만한 인물이라고 말했으며, 경찰부장은 더없이 친절하고 상냥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이 신사에 대한 호의적인 소문은 곧 온 읍내에 퍼졌는데, 그것은 이 인물의 이상한 계획이 읍 전체를 의혹에 휩싸이게 만들 때까지 계속됐다. 그 사건의 경위에 대해서는 독자 여러분도 곧 알게 될 것이다.
치치코프의 순례 - 마닐로프와 코로보치카
신사는 한 주일 이상을 이 읍에서 묵으면서 야회니 오찬이니 하는 모든 모임에 참석하며 아주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이윽고 그는 읍내 바깥으로 관심을 돌려 주변의 지주들을 방문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치치코프가 먼저 방문한 곳은 지주 마닐로프의 영지인 마닐로프카였다. 지주 마닐로프와는 이미 각종 모임에서 안면을 익혀뒀던 것이다. 치치코프가 마닐로프카에 도착해 마차에서 내렸을 때, 마닐로프는 기쁜 마음으로 이 손님을 반겼다. 두 친구는 더없이 굳은 키스를 나누고, 응접실에서 즐거운 담소를 나눴다.
마닐로프라는 인물은, 얼핏 보면 풍채도 좋고 유쾌한 얼굴을 지니고 있었지만, 그 유쾌한 미소에는 좀 지나치게 달콤한 데가 있었다. 그래서 그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은, 처음에는 “아, 어쩌면 이렇게 유쾌하고 선량한 사람이 있을까”하고 생각하게 마련이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 아무 말도 하지 않게 되고, 그 이후에는, “도무지 이상한 인간이군”하고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마닐로프는 영지 경영에는 거의 무관심한 한량이지만, 마누라와는 지나치게 오랫동안 키스를 하며 달콤한 말을 주고받곤 했다.
치치코프는 이런저런 대화 끝에 드디어 용건을 말했다. “혹시 당신의 농노 중에 죽은 사람이 얼마나 있습니까?” 마닐로프는 관리인을 불러 죽은 농노의 숫자를 알아보도록 지시했다. 치치코프가 원하는 것은, 실제로는 살아 있지 않지만 법률상으로는 아직 살아 있는 것으로 돼 있는 농노였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 죽은 농노에 대한 등기증서를 팔라는 것이었다.
치치코프는, 이런 거래는 결코 민법의 규정을 어기는 것이 아니며, 장래 러시아의 정책에 위배되는 것이 아니라고 단언하고, 합법적으로 농노에 대한 인두세를 징수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가에도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닐로프는 몹시 당황하고 어리둥절해졌지만, 그런 쓸모 없는 것을 친구에게 팔 수는 없다고 말하고 공짜로 등기증서를 내 주겠다고 약속하고 말았다.
이 이상한 신사가 다음으로 찾아가려 했던 곳은 지주 소바케비치의 집이었다. 그러나 가는 도중에 폭우가 쏟아져 길을 잃은 치치코프는 코로보치카라는 과부 지주 집에 닿게 됐다. 코로보치카는 흉작이거나 뭔가 손해를 본 때면 대뜸 울음을 터뜨리고, 장롱 서랍 속의 줄무늬 지갑에 잔돈을 인색하게 저축하고 있는 지주 노파였다. 장롱 속에는 얼핏 보면 속옷, 잠옷, 조그마한 실 다발, 부인 외투밖에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 아래는 각종 돈지갑들이 수북했다.
치치코프는 코로보치카의 집에서 하루 저녁을 묵은 후, 다음 날 죽은 농노를 팔라는 그 이상한 제의를 던졌다. 의심이 많고 인색한 과부 코로보치카는 물론 치치코프의 제의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대체 무슨 이유인지 납득할 수 없군요. 설마 땅 속에서 죽은 농노들을 파내시겠다는 건 아니겠지요?” 치치코프는 노파에게, 자기가 사려는 것은 코로보치카에게는 쓸모 없는 죽은 농노이며, 이것은 분명히 코로보치카에게 이득이 되는 것이라고 누누히 설명했으나, 코로보치카는 여전히 이상하다는 표정만을 지었다. “실은 처음 있는 일이라서 뭔가 손해라도 보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혹시 날 속이려는 건 아니겠지요? 사실 죽은 농노를 더 비싼 값에 팔 수 있는데, 싼 값에 넘기게 되는 건 아닙니까?” “아니, 죽은 농노란 것은 쓰레기 같은 것이며, 아무 쓸모도 없는 것에 지나지 않아요,” “혹시 농사일에 필요할지도.” 치치코프는 화가 났지만 끈질기게 노파를 설득한 끝에, 15루블(러시아 옛 화폐 단위)에 농노 등기 증서를 양도받기로 겨우 합의를 봤다. 그것도 코로보치카의 영지에서 재배하는 보리와 메밀, 그리고 밀과 가축을 나중에 구입하기로 조건을 달고서였지만, 치치코프가 그것들을 사러 다시 올 리는 없었다.
노즈드료프, 소바케비치, 플류쉬킨을 방문
치치코프는 코로보치카의 집을 나와 길을 가는 도중에 잠시 주막에 머물게 됐다. 그리고 거기서 노즈드료프라는 괴상한 지주를 만났다. 노즈드료프는 수다스럽고 방탕한 데다, 온갖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쓸데없이 늘어놓는, 말하자면 제멋대로인 지주였다. 치치코프는 노즈드료프의 집을 방문할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노즈드료프의 청에 못이기는 척 그의 집을 들르게 됐다. 물론 죽은 농노를 사려는 예의 그 ‘사업’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였다.
치치코프는 조심스럽게 죽은 농노 얘기를 꺼냈다. 사회적 위신을 생각해서 죽은 농노가 필요하며, 자기는 영지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죽은 농노라도 갖고 있으려 한다는 거짓말과 함께. 노즈드료프는 치치코프의 말을 믿지 않지만, 만일 종마(種馬)를 4천 루블에 산다면 덤으로 죽은 농노를 양도하겠다는 터무니없는 제의를 했다.
치치코프와 노즈드료프는 실랑이 끝에 장기를 둬 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판이 불리해진 노즈드료프는 치치코프가 빤히 보는 앞에서 장기 말을 제멋대로 움직였다. “도저히 당신하고는 장기를 둘 수가 없군요. 이런 법이 어딨습니까? 한꺼번에 말을 세 개나 움직이다니.” “아니, 그렇다고 둘 수 없다는 건가, 이 시시한 놈! 이길 수 없을 것 같으니까 안 두려는 거지! 얘들아, 이 놈을 마구 패라!”
노즈드료프는 마치 요새를 향해 돌진하는 돈 키호테처럼 “돌진!” 하고 소리를 지르면서 치치코프에게 달려들었다. 만일 그때 경찰서장이 노즈드료프네를 방문하지 않았더라면, 치치코프는 큰 봉변을 당했을 것이다. 경찰서장이 온 틈을 타서, 겁에 질린 치치코프는 전속력으로 노즈드료프의 집을 빠져나왔다.
치치코프의 마차는 전속력으로 달려 노즈드료프의 마을을 한참 떠나왔지만, 치치코프는 여전히 겁에 질려 연방 뒤를 돌아봤다. 그런데 치치코프는 길에서 뜻하지 않은 사건을 만났다. 소바케비치의 영지로 가는 도중에, 치치코프의 마차가 반대편에서 달려오던 반포장마차와 부딪힐 뻔했던 것이다. 마부들이 서로 욕설을 하는 동안에, 치치코프는 상대편 마차에 타고 있던 열 대여섯 남짓의 귀여운 소녀를 봤다. 그 소녀는 지사의 딸이었는데, 치치코프는 얼굴이 희고 아름다운 그녀를 골똘히 바라봤다. 이 지사의 딸이 나중에 치치코프의 봉변에 한몫 하게 될 줄이야.
하여튼 치치코프는 소바케비치의 영지에 도착했다. 소바케비치의 영지는 모든 것이 무식해 보였고 곰처럼 견고했다. 소바케비치는 정말 곰처럼 생긴 지주였는데, 그의 집에 있는 모든 사물들도 그를 닮아 튼튼하되 모양은 흉하고 볼꼴 사나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안락의자며 걸상들이 모두, 나도 소바케비치요, 나도 소바케비치요 하고 소리치는 듯했다.
치치코프는 소바케비치에게도 죽은 농노를 팔라고 조심스럽게 제의했다. 그런데 소바케비치는 죽은 농노를 사겠다는 이 이상한 제의에 대해 아무런 의심도 품지 않은 채, 죽은 농노 한 명당 무려 1백 루블에 팔겠다고 선언했다. “좋습니다. 쓸데없는 에누리는 말고 한 명에 1백 루블로 하죠.” 치치코프는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하다가, 지금 흥정의 대상이 되는 것은 이미 죽어 버린 농노라는 사실을 간신히 환기시켰다. 하지만 소바케비치는 고집 불통이었다. “이건 정말 싼 값이오. 다른 사기꾼 같으면 당신을 속여서 농노라고도 할 수 없는 쓸모없는 것을 팔겠지만, 우리 것은 모두 튼튼하니까요. 마차 만드는 미헤예프는 스프링 달린 마차를 척척 만들어 내곤 했지. 정말 튼튼했단 말이오.” 치치코프는 어이가 없었다. 미헤예프란 농노는 먼 옛날에 이 세상을 뜬 죽은 사람이 아니냐고 말하려 했으나, 소바케비치는 자기 말에 취해 마구 지껄여대고 있었다. 치치코프는 겨우 이렇게 말할 수 있었다. “우리는 무슨 연극이나 희극이라도 하고 있는 것 같군요. 그건 도대체 보잘것없는 것입니다. 죽은 농노란 건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겁니다.” “하지만 당신은 지금 그걸 사려는 것 아니오. 이렇게 훌륭한 농노는 못 구할 거요.”
이런 식의 대화 끝에 치치코프는 화가 나서 일어섰다. 소바케비치는 결국 치치코프가 제의한 2루블 반에 죽은 농노를 팔았다. 소바케비치의 집을 나서면서 치치코프는 이미 죽어버린 농노를 샀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비밀로 해 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다음으로 치치코프가 찾아간 곳은 플류쉬킨이라는 지주의 집이었다. 플류쉬킨은 지독하게 인색한 수전노로 그의 집은 길에서 주워온 온갖 잡동사니로 가득했다. 플류쉬킨의 집에서 모든 사물들은 제 쓸모를 지녀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먼지처럼 무의미하게 거기 있을 뿐이었다.
그는 자기 마을의 거리를 다니면서 다리 밑과 들보 밑을 들여다보고, 낡은 구두창이나 여자가 버린 누더기, 쇠못, 도자기의 깨진 조각 등 눈에 띄는 것은 닥치는 대로 방구석으로 가져왔다. 그렇게 모인 것들은 정말로 먼지로 변해가고 있었다. 인간이란 것이 이렇게 보잘것없고 천하며 추악할 수 있단 말인가, 하고 생각하면서 치치코프는 이 이상한 지주에게 물었다. “그런데, 제가 들은 바에 의하면, 당신은 1천 명도 넘는 농노들을 가지고 계신다던데요.” “무슨 소리, 1천 명이라니. 지난 3년 동안 고약한 열병이 유행해서 120명도 넘는 농노가 죽어버렸는 걸!” 치치코프는 속으로 몹시 기뻤지만, 한숨을 쉬면서 참 안됐노라고 동정의 표정을 지었다. 치치코프는 자기의 동정은 결코 빈말이 아니며, 실제 행위로 그것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말했다. 요컨대, 그 불행한 사건으로 죽은 농노 전부의 인두세를 대신 낼 용의가 있다고 설명했던 것이다.“그럼, 당신이 매년 그 인두세를 지불해 주신다는 겁니까? 실례지만, 그 돈은 나한테 주는 건가요, 아니면 국가에 대신 내 준다는 건가요?” “이렇게 하면 되지요. 아직 그 농노는 살아 있는 것으로 되어 있으니, 당신이 그걸 나에게 파는 것으로 해서 부동산 등기를 하면 어떻습니까?” “그렇군, 부동산 등기를...... 하지만 등기를 하게 되면 또 돈이 들기 때문에......”
치치코프는 지독한 수전노라고 생각했지만, 당신을 존경하고 있기 때문에 등기 비용도 자기가 부담하겠노라고 말했다. 플류쉬킨은 등기비용까지 부담하겠다는 말을 듣고, 이 손님은 어지간히 바보군, 하고 생각하면서 치치코프에게 죽은 농노를 양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괴상한 주름투성이 노인은 치치코프를 배웅하고 나서 곧 문을 닫으라고 명령한 후 하인들을 감시하기 위해 영지를 돌았다. 그리고 하인들에게 모두들 도둑놈들이라고 다시 야단을 치는 것이다.
치치코프를 둘러싼 소동
치치코프는 만족한 마음으로 여관에 돌아가 잠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치치코프는 농노들의 등기부를 떼기 위해 재판소로 갔다. 재판소 앞에서 마닐로프를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치치코프는 모든 일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당신은 어째서 토지는 안 사고 농노만 사십니까? 이주시킬 생각이십니까?” 재판소장이 물었다. “그렇지요. 이주시킬 생각입니다.” “장소는?” “장소는......헤르손 현입니다.” “그래, 토지는 충분히 있습니까?” “충분합니다. 구입한 농노들에게는 충분한 땅이지요.” “강이라든가 연못은 있나요?” “강도 있고 연못도 있지요.”
치치코프의 대답이 모두 거짓이었음은 물론이다. 여하튼 모든 일이 끝나자 재판소장은 말했다. “그럼, 이제 농노들을 사신 것을 축하합니다. 한 잔하는 일만 남았군요.” 치치코프의 농노 구입은 마을에서 온통 화제가 됐다. 농노들을 그렇게 많이 사서 정말 자기 영지로 이주시키는 것이 유리한 일인가, 하는 문제 따위가 토론대상이었다. 부인들 사이에서는 치치코프가 백만장자라는 소문이 나는 등 치치코프는 단연 장안의 호기심을 독차지하게 됐다. 하지만 그에게는 아주 불쾌한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느 날 치치코프는 지사가 연 파티에 참석했다. 그는 거기서 언젠가 한번 마음을 빼앗긴 적이 있던 지사의 딸에게 시선을 주고 있었다. 파티에 참석한 다른 부인들의 관심 속에서 치치코프가 주인공이 되어 있을 무렵, 허풍과 거짓말을 밥먹듯 하는 노즈드료프가 나타났다. 노즈드료프는 불콰한 얼굴로 치치코프를 둘러싼 사람들 앞에서 치치코프를 가리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사람은 나한테 죽은 농노를 팔라고 했소. 나야 배꼽이 빠지도록 웃었지. 이봐, 치치코프. 나는 자네가 죽은 농노를 왜 사는지 그 까닭을 똑바로 들을 때까지는 놔 주지 않겠네, 알겠나?”
노즈드료프의 이 말은 사람들에게 대단히 괴상한 말로 들렸다. 죽은 농노를 사다니, 그런 해괴한 일이 있단 말인가. 이미 죽어버린 농노를 왜 산단 말인가. 사람들은 노즈드료프가 형편없는 거짓말쟁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치치코프는 당황하고 말았다. 그 날 치치코프는 여느 때보다 일찍 숙소로 돌아가 버렸다.
노즈드료프의 사건 이후, 읍내에는 치치코프에 대한 이상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치치코프가 지사의 딸을 납치하기 위해 죽은 농노들을 사들이고 있다는 소문이 부인네들 사이에 돌게 된 것이다. 그러나 지사의 딸을 유괴하는 것과 죽은 농노들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남자들은, 혹시 ‘죽은 농노’라는 것은 적절한 행정 조치를 취하지 않아서 죽은 사람을 지칭하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치치코프는 결국 지방 총독 관청에서 파견 나온 감사관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 이어졌고, 지사와 소장을 포함한 읍내 고관과 유지들은 갑자기 공포에 떨게 됐다.
어떤 사람은 치치코프가 지폐 위조범이라 주장했고, 또 다른 사람은 탈출한 나폴레옹이라는 둥 말도 안되는 소문이 들끓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관리들은 애초에 이 이야기의 맨 앞에서 가져야 했던 질문, 즉 도대체 치치코프는 누구일까? 하는 질문을 그제야 던지게 되었다. 그런데, 이런 해괴한 소문들은 어쩐 일인지 특히 NN읍의 검사에게 큰 충격을 줬다. 그 충격이 너무 심했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생각에 골몰하다가, 별 이유도 없이 갑자기 죽고 말았다.
치치코프, NN읍을 떠나다
치치코프는 사건이 확대되는 것을 알게 되자, “더 이상 우물거리고 있을 수는 없다. 빨리 여기를 뜨자.” 하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읍내에 퍼진 소문은 치치코프에게 전혀 유리할 게 없는 것이었다. 모두들 위조 지폐범이니, 지사 딸의 납치범이니 하는 어처구니없는 얘기들뿐이었다. 게다가 애꿎은 검사마저 죽어버리고 만 것이다.
치치코프는 아침을 틈타 NN읍을 떠났다. 마차를 타고 마을을 빠져나갈 때 우연히 검사의 장례식 행렬과 마주쳤지만, 치치코프는 몰래 NN읍을 떠나 다른 도시를 찾아 여행을 계속하는 데 성공했다. 치치코프 같은 인물이 독자들의 마음에 들 리는 없겠지만, 우리 모두는 치치코프와 더불어 아직도 러시아의 방방곡곡을 돌아다녀야 한다.
사실 치치코프의 출신은 평범했다. 그는 어린 시절에 공부를 잘한 것은 아니었지만, 사교술이라든가 사업 같은 것에서는 뛰어난 수완을 발휘했다. 그 사업이라는 것은 물론 대체로 사기와 비슷한 것이었다. 치치코프는 세련된 화술과 아첨과 책략으로 세관 관리가 됐다. 거기서 그는 밀수업자들로부터 뇌물을 받아 돈을 모았지만, 결국 모든 게 탄로났던 것이다. 치치코프는 재산을 다 날리고 다시 궁색한 생활을 하게 됐는데, 이때 그의 머리에 떠오른 생각이 바로 죽은 농노들을 사들이는 것이었다. 치치코프가 처음 이 계획을 착안했던 것은, 당시에 농노를 저당 잡고 국고의 돈을 빌려주는 제도 때문이었다.
“그렇지. 새 농노 조사부가 나오기 전에, 아직 기록상으로는 살아 있는 것으로 돼 있는 죽은 농노를 사들이자. 만일 1천 명을 사들이면, 농노 한 명 당 200루블을 나라에서 빌릴 수 있다. 그러면 바로 20만 루블의 돈을 손에 넣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얼마 전에 유행병이 돌아서 지금은 죽은 농노들이 많을 것이고, 죽은 농노 따위는 어느 지주나 쉽게 내 줄 것이다.....”
죽은 농노를 사들여 돈을 빌린다는 기상 천외한 사기를 생각해내고 치치코프는 러시아 사람들이 흔히 하는 대로 성호를 그었다. 바로 이런 생각으로 치치코프는 NN읍에 와서 죽은 농노를 사들이는 기괴한 거래를 했던 것이다. 치치코프는 마차를 타고 다시 이 거대한 러시아를 여행하기 시작했다.
이제 독자 여러분은 죽은 농노를 매매한다는 이 이야기의 전말을 알게 되셨겠지만, 앞으로 또 치치코프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는지 아직 모르실 것이다. 정말이지, 치치코프와 그의 마차는 아직도 긴 여로를 남겨 두고 있는 것이다. 문득 여러분 곁으로, 관등이 높지도 낮지도 않은 사람이 지나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당신은, “내 안에는 치치코프 같은 면이 조금도 없는 걸까?” 하고 자문 자답하다가도, “치치코프다, 치치코프다.” 하고 웃고 떠들면서 그의 뒤를 따라갈 것이다. 아아, 러시아여, 러시아여!
<“죽은 혼(Мертвые Души)”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리 지음, 글쓴이이장욱박사>
▣ 저 자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리 Николай Василиевич Гоголь(1809∼1852)
러시아의 소설가, 극작가. 자연파 작가로서 사실주의 문학의 선구로 평가된다.
알로프의 눈물
1829년 봄 어느 날, 러시아 페테르부르그의 서점에 한 청년이 나타났다. 미남이라고는 할 수 없는 이 청년은 고수머리에 콧날이 유난히 길어서 윗입술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그는 알로프라는 무명 작가의 장시 『간츠 큐헬가르텐』을 있는 대로 몽땅 사서 서점을 나갔다. 서점 주인은 약간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나, 책을 들고 서점을 나가는 그의 얼굴이 너무 어두웠기 때문에 말도 걸어볼 수 없었다. 청년은 여러 서점을 돌면서 사들인 『간츠 큐헬가르텐』이라는 제목의 책들을 들고 자신이 묵고 있던 호텔로 돌아왔다. 그리고 활활 타오르는 객실의 난로 속에 사들인 책들을 모두 던져 넣었다. 재가 돼 가는 책들을 바라보는 청년의 얼굴은 거의 울음을 터뜨릴 지경이었는데, 이 청년이 다름아닌 『간츠 큐헬가르텐』의 작가였던 것이다.
이것은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리의 데뷔 시절 일화다. 고골리가 ‘알로프’라는 필명으로 처녀작 『간츠 큐헬가르텐』을 자비 출판한 것은 1829년, 그가 스무 살 때의 일이다. 그는 이 낭만주의적 장시로 문단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리라고 생각했으나, 그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몇몇 잡지는 낭만주의적 치기와 관습적 문장으로 가득한 이 작품을 혹평했으며, 허영심에 들떠 있던 청년 고골리는 마음에 큰 상처를 입고 외국으로 여행을 떠났다.
이 일화는, 후일 뛰어난 문장과 그로테스크한 인간 묘사로 러시아 리얼리즘의 초석을 닦은 것으로 평가받게 되는 고골리의 ‘딜레마’를 보여 준다. 왜냐하면, 고골리는 진지하고 열정적인 낭만주의적 개인을 그려내는 것보다는, 화려한 언어의 조탁을 통해 기괴하고 희극적인 인간 군상을 그려내는 데 천부적 자질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환상적 민담집으로 비로소 작가가 되다
고골리는 1809년 3월 19일에 우크라이나(소러시아) 폴타바 현의 미르고로드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바실리는 소지주였고 어머니 마리야는 종교적 광신도로 오랫동안 고골리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고골리는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는데, 어머니에 대한 정신적 의존도가 상당히 높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골리는 1812년에 네진의 중등학교에 진학한다. 이 시절에 고골리는 연극에 열중했고, 이때의 체험은 후일 『감사관 The Inspector General』 등 유명한 희곡 작품을 쓰는 바탕이 된다. 1828년경 고골리는, 앞서 말했던 낭만주의적 장시 『간츠 큐헬가르텐』를 들고 대도시 페테르부르그로 떠난다.
『간츠 큐헬가르텐』이 실패한 이후 약 3개월간 유럽 여행을 다녀온 고골리는, 관청의 하급 관리로 3개월 정도 근무하게 된다. 이 관청 근무 경력은 특히 『페테르부르그 이야기』의 단편들에 집중적으로 반영돼 있다.
또한 이 시절에 고골리는 우크라이나의 역사와 민담에 관심을 갖고 『지칸카 근교의 야화 Evenings on a Farm near Dikan'ka』에 나오는 몇몇 작품을 완성한다. 연작 형태로 환상적인 민담식 이야기를 모은 이 작품집은 1832년에 정식 출판됐는데, 이 작품이 푸쉬킨의 격찬을 받아 드디어 고골리는 작가로서 인정받는다. 1835년 여러 중·단편을 모은 작품집을 내 호평을 받고, 이 무렵 장편『죽은 혼 Dead Souls』의 집필 계획을 세우게 된다.
희·비극적 삶을 산 천재적 언어조각가
1836년은 고골리에게 수난의 해였다. 이 해에 고골리는 그의 대표적인 희곡 『감사관』을 초연하지만, 보수적이며 권위적인 관료와 평자들에게 혹평을 받게 된다. 고골리는 이런 문학적·정치적 박해에 못 이겨 장기간의 유럽 체류를 결정하고 독일, 스위스 등지로 떠난다.
1840년에 러시아로 잠시 귀국한 것을 제외한다면, 고골리는 1847년까지 무려 10여 년 동안 유럽 각지를 떠돈다. 해외 체류 시절에 고골리는 유명한 단편 『외투 The Greatcoat』 등을 쓰며 작품 활동을 계속하는데, 특히 『죽은 혼』 1, 2권 집필에 심혈을 기울인다.
그러나 1842~3년에 건강이 악화되면서 고골리는 심각한 정신적 위기를 겪게 된다. 특히 이 시기에는 그때까지 써 놓았던 『죽은 혼』 2권을 스스로 불태워 버리고, 과거 자신의 작품들이 얻어낸 문학적 성취를 전면적으로 부정하게 된다. 그는 하루가 다르게 종교적 신비주의에 경도되고 있었으며, 이 때문에 지난 날 자신의 작품이 보여 준 기괴하고 희극적인 세계를 부인하게 된 것이다.
우울증과 종교적 광신 사이를 오가던 이 시절, 고골리는 『친구들과의 왕복 서한 Selected Passages from a Correspondence with Friends』이라는 산문집을 출간한다. 이 산문집은 고골리가 친구들에게 보낸 편지들과 이 책을 위해 새로 쓴 서간체 에세이를 모은 것으로, 러시아의 종교적 구원을 위한 사회적·도덕적 각성을 촉구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고골리는 이 책에 드러난 종교적 경도로 다시 평론가들의 혹평을 받게 되자 더욱 절망한다.
고골리는 『죽은 혼』 2권 집필에 매달리지만, 1852년에 지금까지 쓴 2권의 원고를 다시 불태운다. 스스로 『죽은 혼』2권의 미학적 성취에 불만을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2차 소각을 끝으로 고골리의 문학은 종말을 고하고, 『죽은 혼』 2권은 결국 완성되지 못한다. 왜냐 하면, 원고를 불태운 그 해 2월초부터 광기 어린 단식에 들어간 고골리는, 결국 1852년 2월 21일,아침에 죽음을 맞게 됐기 때문이다.
더재미있게읽기위하여
『죽은 혼』은 1842년 출간된 고골리의 대표작이다. 죽은 농노를 산 후 그것으로 나랏돈을 빌려 가로챈다는 이야기는 원래 푸쉬킨의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푸쉬킨은, 이러한 피카레스크(악한 소설)적 테마를 희화적 장편소설로 쓰는 재능을 지닌 것은 고골리뿐이라고 확신하고 그에게 모티프를 제공한다. 사실 고골리가 푸쉬킨에게서 모티프를 얻어 쓴 작품은『죽은 혼』뿐만이 아니라 『감사관』등 여러 편이다.
그러나 고골리의 창조력을 거쳐 완성된 『죽은 혼』은 단순히 세상을 풍자하는 소설이 아니다. 요컨대 이 작품은 치치코프의 행각을 통해 단순한 세태 풍자를 한 소설이 아닌 것이다. 원래 고골리는 『죽은 혼』이 결국은 러시아의 “죽은 영혼”들을 구원하는 부활의 드라마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죽은 혼』이라는 이 작품의 제목에서부터 잘 드러난다.
『죽은 혼』의 러시아어 원제는 “Mertvye Dushi"이다. 여기서 ”혼“에 해당하는 ”Dushi“는 영혼이라는 뜻뿐 아니라 농노를 의미하기도 하는 중의적 어휘다. 그것은 ”죽은 농노“를 의미하기도 하고, ”죽은 영혼“을 뜻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 소설은 흔히 ”죽은 농노“로 번역되기도 하는데, 실제로 치치코프라는 사기꾼이 벌이는 기상천외한 사기 행각은 바로 ”죽은 농노“들을 사들이는 것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지주들을 만나 죽은 농노를 사들이는 치치코프의 이야기가 작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죽은 농노“라는 제목 역시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고골리가 궁극적으로 강조하고자 한 것은 죽은 “농노”의 이야기가 아니라 “죽은 영혼”의 풍경이다. 그건 작품의 모티프만을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인 테마를 함축한다. 애초에 고골리는 이 작품을 3부작으로 기획했다. 요컨대 치치코프의 여행을 테마로 하는 이 소설은, 단테의 『신곡 Devine Comedy』처럼 지옥에서 연옥으로, 연옥에서 결국은 천국에 이르는 영혼의 3부작으로 구상됐던 것이다. 위에 요약한 줄거리 부분은 그 중 제 1 권에 해당하는 ‘지옥’ 편이며, 원래 계획에 따르면, 치치코프의 여행은 지옥을 지나 연옥을 거쳐 천국에 도달해야 했다.
그러나 고골리는 1권을 완성한 후 육체적 질병과 정신적 고뇌에 시달리다 단식 끝에 사망하고 만다. 『죽은 혼』 2권을 쓰는 과정에서 두 번이나 소각된 끝에 지금은 그 일부만이 전해지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죽은 혼』1 권을 완성된 작품으로 읽을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런 사연을 염두에 둔다면 이 작품은 『죽은 혼』으로 번역하는 것이 좀더 작가의 생각을 심도 있게 반영하는 것이 된다. 더욱이, 작가가 일부러 “Dushi”라는 어휘의 중의성을 의도하고 있었으며, 작품의 후반부로 갈수록 “혼”이라는 의미로 더욱 자주 쓰인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죽은 혼』이 세계 문학사의 고전으로 남게 된 것은 유별난 소재나 흥미로운 스토리 때문이 아니다.『죽은 혼』이 훌륭한 소설인 것은, 치치코프를 비롯해서 작품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묘사가 지극히 뛰어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소설은 스토리의 진행보다는 개별적인 지주 군상의 미세한 디테일들을 즐길 때 온전히 감상할 수 있다. 마닐로프나 코로보치카, 그리고 노즈드료프, 소바케비치, 플류쉬킨 등은 지금도 러시아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의 전형들로 생각되고 있다.
치치코프를 비롯, 이 인간 군상들은 물론 진지하거나 비극적이거나 긍정적인 인물들과는 전혀 공통점이 없다. 그들은 인간이 보여 줄 수 있는 가장 저열한 속물성의 소유자들이다. 메레쥐코프스키는 고골리 미학의 유일한 주체가 “악마”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때 “악마”란 것은 사악하고 초현실적인 존재로서의 “악마”가 아니라, 지극히 진부하고 속물적이며 유아적인 세계를 주재하는 “악마”다. 이 “악마”에 의해 지배되는 인간 군상들은 인간이라기보다는 영혼 없는 사물에 가까운 것이어서, 마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조종되는 “인형”이나 “로봇”과도 같은 존재들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다시 이 소설의 제목 “죽은 혼”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된다. “죽은 혼”이라는 것은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 하나하나가 이미 살아 있는 인간으로서의 참된 영혼을 지니지 못한 인간들이라는 뜻인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을 읽으며 웃고 낄낄거리던 모든 독자들 역시, 책을 덮으며 문득 자기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 고골리의생애와작품
1809 우크라이나 폴타바 현 미르고로드 군 소로친츠이 읍에서 6남매 중 장남으로 출생
1821 네진의 중등학교에 입학. 특히 연극에 몰두하면서 소년 시절을 보냈다.
1825 아버지 바실리 고골리 사망
1828 네진을 떠나 페테르부르그로 이주, 관리직에 응시했으나 실패
1829 『간츠 큐헬가르텐』을 자비 출판하지만 평론가들에게 혹평을 받고 잠시 독일을 여행했다.
1830 3개월간 일하던 하급 관리직을 그만두고 야간 미술학교에 2개월간 다녔다.
1831 여학교 역사 교사로 부임
1832 우크라이나 민담에 근거한 환상적 이야기『지칸카 근교의 야화』 출간
1834 페테르부르그대학 역사 교수로 잠시 재직
이 시기에 「네프스키 거리」, 「광인일기」, 「초상화」 등 발표
1835 「대장 불리바」, 「비이」, 「옛 기질의 지주」등이 포함된 『미르고로드』 출간
1836 대표적 희곡 『감사관』 발표 및 첫 상연
보수파의 공격을 받고 유럽으로 떠나 기나긴 유럽 체류를 시작했다. 단편 「코」발표
1837 푸쉬킨의 사망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1840 『죽은 혼』의 초고 낭독, 이후 다섯 번에 걸쳐 수정 단편 「외투」 집필
1842 『죽은 혼』 1권 출간
1843 『죽은 혼』 2권 집필 시작
「코」, 「네프스키 거리」, 「초상화」, 「외투」, 「광인일기」 등 이른바 “페테르부르그 이야기”가 포함된 작품집 발간
1844 악화된 건강과 정신적 고뇌로 심각한 위기가 시작됐다.
1845 이때까지 집필한 『죽은 혼』 2권을 소각
1847 『친구들과의 왕복서한』 출간
1848 12년의 외유를 마치고 영구 귀국,『죽은 혼』2권 집필에 다시 착수
1852 『죽은 혼』 2권을 다시 불태우고, 단식 끝에 2월 21일 사망
장가계 겨울풍경(김유빈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