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타르튀프!

[중산] 2012. 1. 12. 08:05

파리의 대 부르주아 오르공은 어머니 페르넬 부인과 두 번째 아내 엘미르, 아들 다미스, 딸 마리안느와 함께 살고 있다. 어느날 오르공은 가짜 독신자 타르튀프를 집에 데려오는데, 그후 이 가정은 타르튀프를 중심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엘미르와 다미스, 마리안느는 타르튀프를 추종하는 오르공과 페르넬 부인에게 늘 꾸중과 핀잔을 듣는다. 그러던 중에 오르공은 타르튀프를 마리안느와 결혼시키겠다는 의사를 밝힌다. 발레르를 사랑하고 있는 마리안느는 소극적이고 순종적인 성격 탓에 감히 아버지 앞에 자신의 뜻을 밝히지 못하고 하녀 도린느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엘미르가 직접 타르튀프를 만나보지만 오히려 타르튀프는 엘미르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상황이 벌어지고…(요약)

 

타르튀프(Tartuffe), 몰리에르 지음

 

어떤사람들? 무슨 이야기?

타르튀프     겉으로는 독실한 신앙인이지만 속으로는 그 누구보다 더 탐욕스런 위선자. 음식과 여자, 돈에 대한 탐욕이 대단하다.

오르공 대 부르주아.  다감하고 현명한 사람이었지만, 타르튀프를 만난 후 모든 것을 그에게 의지하는 비이성적인 폭군이 되어버렸다.

엘미르 오르공의 두 번째 아내.    타르튀프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현명하고 이성적인 여인.

 

 

나에겐 오직 타르튀프뿐!

 

대부르주아 오르공의 집에 어머니 페르넬 부인과 두 번째 아내 엘미르, 아들 다미스, 딸 마리안느, 클레앙트, 하녀 프리포트 등이 모여 있다. 페르넬 부인은 이 집안에는 도무지 제대로 된 사람 하나 없이 모두 제멋대로라고 투덜대면서 한사람 한사람을 붙잡고 충고하기 시작한다. 즉 오르공의 아들 다미스는 행동거지가 아주 불량스러우며, 딸 마리안느는 조심스럽고 온순하기는 하지만 뒤에서 무슨 일을 꾸미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데다 며느리 엘미르는 돈을 너무 헤프게 쓴다는 것이다. 또한 엘미르의 오빠 클레앙트는 너무 자주 드나들면서 이것저것 참견하고 교훈이랍시고 몇 마디씩 내뱉는 게 문제라면서, 여기저기 간섭하는 와중에 사람들을 천국으로 인도하는 타르튀프를 좀 닮아보라고 핀잔을 준다.

 

이 말에 다미스와 하녀 도린느는 펄쩍 뛰면서 타르튀프가 얼마나 야비하고 위선덩어리인지 밝히려 든다. 특히 도린느는 처음엔 거지 같은 차림으로 이 집에 굴러들어온 타르튀프가 지금은 마치 자기가 주인인 듯 행세한다는 것, 그리고 매우 수상하게도 다른 사람들이 이 집에 드나드는 걸 굉장히 싫어하는 것 같다고 하면서 혹시 그가 엘미르 부인을 질투하는 건 아닌지 의심한다. 이 말에 페르넬 부인은 오히려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비뚤어진 거라며 타르튀프를 열렬히 옹호하고는 분노를 숨기지 못한 채 집을 나선다.

 

모두들 페르넬 부인을 따라나가자 클레앙트와 도린느만 남아 타르튀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클레앙트가 모두들 타르튀프에게 빠져 제정신이 아니라고 하자 도린느 역시 그 말에 맞장구를 친다. 특히 이 집의 가장인 오르공은 용기있고 현명한 사람이었지만 타르튀프에게 빠지고나서부터는 부인이고 자식이고 전혀 상관하지 않을 정도로 180도 달라졌다고 아쉬워한다. 또한 아르공은 모든 비밀을 타르튀프에게만 털어놓고 그의 지시만 받고 있으며 마치 사랑하는 여자에게 그러듯이 다정히 대하면서 식탁의 상석에다만 앉힌다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타르튀프는 거짓 신앙으로 오르공의 환심을 사고 돈을 긁어들인다며 분개한다.

이때 엘미르와 다미스가 페르넬 부인을 마중하고 들어온다. 클레앙트가 오르공을 잠시 만나고 가야겠다는 말에 다미스는 여동생 마리안느와 발레르의 결혼에 대해 잘좀 말해달라고 부탁한다.

 

잠시 후, 집에 돌아온 오르공은 도린느에게 그간 별일이 없었는지 묻는다. 엘미르 부인의 몸이 좋지 않았다는 말에 오르공은 타르튀프의 안부부터 묻는다. 타르튀프는 건강하지만 부인이 저녁식사도 못했다는 말에 다시 오르공은 타르튀프는 어땠는지 묻고, 타르튀프가 자고새 두 마리와 염소 고기를 절반 이상을 먹었지만 부인은 어젯밤 한숨도 못 잤다는 말엔 타르튀프는 잘 잤는지 되물어본다. 타르튀프가 초저녁부터 아침까지 내처 잤다는 말과 함께 엘미르가 피를 뽑고 다행히 원기를 되찾았다고 대답해도 오르공은 다시 타르튀프의 안부만을 묻는다.

 

이때 클레앙트가 어떻게 그렇게 모르는 사람한테 홀딱 빠질 수 있느냐며 따지자 오르공은 그가 타르튀프에 대해 잘 몰라서 그렇게 말하는 거라며, 타르튀프는 세속적인 모든 집착에서 자신을 해방시키고 참평온을 가져다주었으며, 그가 하느님께 드리는 그 열렬한 기도, 겸허하게 무릎꿇고 바닥에 입맞추는 그 모습, 내가 약간의 선물을 드리면 절반만 받고 나머지는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는 겸손과 청빈함은 매우 본받을 만한 것이라고 극찬한다. 또한 자기 체면을 위해 아내에게 추파를 던지는 사내들을 직접 알려주며 자신보다 더 질투해준다며 적극적으로 타르튀프를 옹호해주기까지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타르튀프의 행동을 놓고 클레앙트는 모든 것이 다 일부러 꾸민 것들이라며, 명예를 위해 싸우는 진정 용감한 자는 결코 자신의 행동을 떠들어대지 않으며, 마찬가지로 진정한 신자들은 그렇게 얼굴을 찌푸리거나 법석을 떨지 않는다고 반박을 한다. 게다가 클레앙트는 진정한 신앙의 아름다움을 역설하면서 오히려 거짓 신앙을 내세워 사람들의 호감을 사고 재산을 한몫 챙기려는 사람들은 가장 신성한 것을 악용하여 신을 모독한다고, 진정한 신앙인은 요란스러움도 허풍도 호사스러움도 없고, 또한 우리들의 행동에 일일이 상관하지 않으며 오직 스스로 올바르게 살려고 노력할 뿐이라면서 타르튀프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할 것을 정중하게 충고한다. 마지막으로 클레앙트는 마리안느와 발레르와의 결혼이 예정대로 진행될지 묻자 오르공은 하늘의 뜻에 따르겠다는 애매한 말을 남기며 자리를 피한다.

 

강요받는 결혼

 

오르공은 남몰래 딸 마리안느를 불러 타르튀프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넌지시 묻는다. 아버지에게 순종적이기만 한 마리안느가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전하지 못하고 아버지의 뜻만을 따르겠다고 하자,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오르공은 너를 그와 결혼시킬 생각이라고 밝힌다. 그러자 몰래 엿듣던 하녀 도린느가 참지 못하고, 마리안느는 절대 그 같은 편협한 신자와 어울리지 않는다면서 왜 하필이면 그런 거지를 사위로 맞으려고 하느냐며 따진다. 그러나 오르공은 오히려 타르튀프의 거짓된 가난이 청빈의 증표라면서 그것이 바로 위대한 점이라고 극찬한다. 또한 언젠가 자신에게 말하길, 사실 자기는 귀족이고 또 고향엔, 지금은 잃어버리긴 했지만, 토지도 좀 있다고 했다며 반박하자 도린느는 그것이야말로 겸손하지 못한 태도로, 정말로 성스러운 사람이라면 자신에 대해 그렇게 자랑하진 않는다고 대꾸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도린느는 당사자의 마음을 무시한 결혼은 행복할 수 없다면서 설사 어떻게든 그 결혼을 성사시킨다 하더라도 아내는 정절을 지키기 쉽지 않을 것이며, 그런 경우 책임은 아버지에게 돌아간다고 조용히 경고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르공의 생각은 조금도 변하지 않는데, 그것은 도린느 역시 마찬가지다. 그녀는 끝까지 이 혼인이 적절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마리안느를 불행하게 만들 것임을 분명히 해둔다. 그러자 화가 난 오르공은 도린느의 버르장머리를 고쳐주겠다면서 뺨을 때리려 하고 마리안느에게는 자신의 계획에 찬성할 것을 협박, 강요한다. 도린느는 오르공의 손을 피하며 그런 남편을 얻는 것은 웃음거리밖에 안된다고 오르공을 놀리고 이에 오르공은 화를 누를 길 없어 밖으로 나가버린다.

 

마리안느와 단 둘이 남은 도린느는 한마디도 반박하지 못하는 마리안느를 탓하며 혹시 그녀가 약혼자 발레르를 싫어하는 게 아니냐고 되묻는다. 마리안느는 자기를 의심하는 듯한 도린느를 야속해하며, 자신의 깊은 사랑을 솔직히 털어놓는다. 그러면서 딸의 도리로 어쩔 수 없이 아버지에게 복종하고 있다고 변명하지만, 도린느는 계속해서 아버지를 핑계로 타르튀프와 결혼하려는 것이라고 비꼬기 시작한다. 화도 나고 야속하기도 한 마리안느는 결혼이 성사되지 못할까봐 두려운 마음까지 겹쳐 도린느에게 적극적으로 자신을 도와달라고 부탁하면서, 만일 그렇지 않겠다면 자신은 모든 걸 포기하겠다고 선언한다.

 

도린느가 토라진 마리안느를 달래며 있는 힘껏 도와주겠다며 위로하는 동안, 다른 한편에서 발레르가 들어온다. 마리안느가 타르튀프와 결혼한다는 소문을 듣고 그 진상을 파악하러 온 것이다. 발레르는 마리안느에게 이 결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마리안느는 자신도 잘 모르겠다면서 오히려 발레르에게 어찌해야 좋겠느냐고 묻는다. 그런 소극적인 태도에 화가 난 발레르는 그녀가 타르튀프와 결혼해버렸으면 좋겠다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고, 이에 마리안느도 화가 나 발레르의 충고에 따르겠다고 말한다. 그러자 발레르의 분노는 더 더욱 극에 달해서, 당신은 나를 진정으로 사랑한 적이 없는 것 같다며 마리안느에게 상처받은 게 확실해지면 다른 여인을 찾아가겠다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한다. 이에 못지않게 마리안느도 갈 테면 가라고 소리를 지르자, 정말로 상처를 입은 발레르는 그 자리를 피하려 한다.

 

도린느는 어떻게 해서든 그를 붙잡고 화를 가라앉히려 하지만 계속 고집을 피우는 발레르. 그것을 보고 마리안느는 자신이 정말 싫어서 가려는 줄 알고 자기가 먼저 그 자리를 피해주려고 하고, 다시 도린느는 마리안느를 붙잡고 나가지 못하게 하고, 그러자 이번엔 발레르가 오해해서 그녀가 정말 자신을 싫어한다고 단정짓고는 나가려 한다.

서로 상처만 주고 있는 두 연인을 보다 못한 도린느는 마리안느나 발레르는 사실 서로 두 사람만을 마음에 품고 있으며 깊이 사랑하고 있지 않느냐며, 쓸데없는 논쟁은 그만두고 이 혼담을 깰 방법을 생각해보자고 설득한다. 그리고는 마리안느에게는 아르공이 무슨 소릴 하더라도 그냥 겉으로 받아들이는 척해서 혼인을 연기시키기 위한 시간을 벌자고, 또한 발레르는 지금 당장 돌아가 아르공이 혼담을 깨지 못하도록 친구들의 도움을 요청하고, 마리안느와 자신은 외삼촌 클레앙트의 힘을 빌려 엘미르를 자신들 편으로 끌어들이자고 제안한다.

 

 

타르튀프의 속마음은.

 

우연히 도린느를 만나게 된 다미스는 여전히 타르튀프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차서 그의 음모를 천하에 밝혀야 한다며 흥분한다. 그러자 도린느는 그 일은 아르공이나 엘미르에게 맡기라고 충고하면서 마침 엘미르가 타르튀프의 마음을 떠보기 위해 그를 집으로 초대했으니 곧 나타날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도린느는 다미스의 급한 성질이 오히려 엘미르의 계획에 차질을 줄 수 있다며 그를 문 밖으로 밀어낸다.

그때 마침 타르튀프가 등장하며 도린느를 발견하는데, 가슴까지 푹 파인 그녀의 옷차림을 보고는 영혼에 상처를 입히며 죄스런 생각을 떠오르게 한다며 손수건으로 앞가슴을 가려달라고 부탁한다. 도린느는 그의 거짓된 태도와 탐욕스런 본성을 비꼬지만, 엘미르가 곧 나올 거라는 말에 타르튀프는 온통 엘미르에 대한 기대로 아무 말도 안 한다.

 

엘미르가 등장하고 타르튀프는 그녀에게 찬사를 퍼붓지만 그녀는 간단히 감사만을 표하고 재빨리 용건부터 말하려 한다.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어서 천만다행이라는 엘미르의 말에 타르튀프는 자신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이 기회를 빌어 자신의 속마음을 다 털어놓겠다고 말한다. 즉, 자신은 엘미르의 매력에 이끌려 이 집의 방문객들에게 귀찮도록 잔소리를 해댔으며, 이것은 바로 엘미르를 향한 순수한 마음과 사랑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타르튀프는 자신의 속내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서 엘미르의 손과 무릎에 자신의 손을 가져다대는 등 응큼한 행동을 한다.

 

엘미르가 의자를 뒤로 물리며 손길을 피하려 하자 타르튀프는 자신의 의자를 더 가까이 끌어다 붙인다. 엘미르는 다시 타르튀프에게서 좀더 멀리 떨어지면서 오르공이 마리안느를 그에게 주려 한다는 것이 사실인지 묻는다. 타르튀프는 그 말이 사실이지만 자신이 진정 바라는 행복은 마리안느와의 결혼이 아니라 엘미르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는 걸 분명히 밝히면서, 자신의 눈을 놀라게 하고 마음을 황홀케 하는 그 매력과 아름다운 엘미르를 만들어낸 신을 높이 찬양한다. 그러나 곧 거짓 독신자로서의 신분을 인식하고는 자신이 처음엔 이러한 정열을 악마의 장난이라 생각하고 끝까지 저항하려 했으며 오랫동안 단식기도까지 올렸지만 자신도 나약한 인간 중 하나일 뿐, 결국엔 이 정열이 죄가 아니라 정숙함과 결부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변명하기 시작한다. 또한 엘미르의 명예를 생각해서 둘 사이의 비밀이 새나가는 일은 결코 없도록 주의하겠다고 말하자, 엘미르 자신도 역시 남편에게 모든 걸 털어놓을 생각은 아니라고 밝힌다.

 

그때 밖에서 모든 걸 엿듣고 있던 다미스가 문을 열고 들어오며 타르튀프의 음흉스런 고백을 모두 다 밝혀 그의 사악한 본성을 드러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미 타르튀프와 약속했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는 엘미르의 말에, 다미스는 온 집안을 들끓게 만들고, 아버지를 속여왔으며, 누이 동생의 사랑을 짓밟으려는 자를 용서한다는 건 오히려 웃음거리밖에 안 된다며 자신의 생각대로 행동할 것을 단호하게 밝힌다.

 

때마침 오르공이 등장하자 다미스는 타르튀프가 엘미르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을 목격했노라 말하며, 이런 파렴치한 짓은 아르공을 모욕하는 거리고 주장한다. 그러자 타르튀프는 자신이 악인이고 죄인이므로 자신을 벌하여 이 집에서 내쫓으라고 말한다. 이러한 말에 오르공은 오히려 엉터리 같은 소리로 성스러운 타르튀프를 모욕했다고 다미스를 꾸짖는다. 그러자 타르튀프는 오히려 오르공이 자신의 겉치레만 보고 자신을 훌륭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냐며, 자신을 파렴치한 나쁜 놈으로 취급해달라고 한다.

 

무릎까지 꿇고 용서를 비는 타르튀프를 일으켜 세우며 오르공은 아들에게 파렴치한 녀석이라고 저주를 퍼붓고, 타르튀프는 그런 오르공을 달래며 아들을 용서하라고 다시 무릎을 꿇는다. 이러한 타르튀프의 위선된 모습에 더욱 감동한 오르공은 선언하기를, 가족들이 타르튀프를 내쫓으려 하면 할수록 더 더욱 그를 붙들려고 노력할 테고 그들의 교만을 꺾어주기 위해 마리안느와의 결혼을 더 서둘러 그날 밤 당 장 결혼식을 치르겠다고 한다. 그리고 다미스에게는 타르튀프에게 무릎 꿇고 용서를 빌라고 하지만 자기 말을 따를 기색이 없자, 오르공은 다미스를 패주겠다며 몽둥이를 가져오라고 소리지른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은 오르공은 아들에게 당장 집을 나가버리라고 소리치고 재산상속권을 박탈해버리겠다고 선언한다.

오르공과 단 둘이 남게 된 타르튀프는 사실 자신을 나쁘게 말하는 소릴 들었을 때 마음이 굉장히 아팠음을 말하며 오르공의 환심을 산다. 또한 자신이 가정불화를 가져온 것 같다며 이만 이 집을 나가야겠다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한다. 그러자 마음이 약해진 오르공은 더 더욱 타르튀프를 붙잡으며, 자신의 아내와는 더 가까이 지내달라고 부탁하면서, 자신의 진실을 표현하기 위해 마리안느는 물론 자신의 전 재산까지 타르튀프에게 넘기겠다고 밝힌다.

 

타르튀프 베일 벗기기

 

다미스가 오르공에게 쫓겨났다는 소문에 흥분한 클레앙트가 타르튀프를 찾아온다. 그는 다미스의 행동이 옳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성스러운 기독교인의 마음으로 용서하고 부자를 화해시키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이 말에 타르튀프는 이미 그를 용서했다고 말하지만, 하늘이 그를 다시 이 집에 들이는 걸 원치 않을 거라고, 만일 그를 다시 받아들인다면 사람들은 자신이 요령을 피운다고, 그리고 마음에도 없이 친절한 척한다고 수근댈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거절한다. 그러자 클레앙트는 신은 자신을 모욕한 자를 용서하라고 가르쳤을 뿐 아니라 결코 아들을 쫓아내고 그 재산을 몽땅 가로채라고 하진 않았다고 반박한다. 그러나 타르튀프는 자신이 돈에 욕심이 있는 게 아니라, 단지 그 돈이 나쁜 사람들에게 넘어가지나 않을까 걱정할 따름이라고 변명하는데, 그러자 클레앙트는 지각 있는 사람이라면 그런 부질없는 생각은 접어두고 아들을 당장 집으로 다시 들여보낼 거라고 대꾸해준다.

 

타르튀프는 자신의 행동을 하나씩 따지고드는 클레앙트로부터 궁지에 몰리게 되자 규칙적인 종교 의식을 핑계삼아 자리를 모면한다. 그리고는 오르공과 마리안느, 엘미르, 도린느가 들어온다. 마리안느는 아버지로서의 사랑을 발휘하여 타르튀프와의 결혼을 취소해달라고 간절히 빌지만 오르공이 꿈쩍도 하지 않자 그럴 바엔 차라리 수도원으로 보내달라고 간청한다. 이를 보다 못한 엘미르가 오르공의 맹목적인 행동을 비난하자 오르공은 오히려 엘미르와 타르튀프 사이에 있었던 일을 비난하기 시작한다. 그러자 엘미르는 다미스의 말이 사실이라는 걸 보여주겠다며, 오르공에게 테이블 밑에 들어가 아무 소리도 내지 말고 잘 숨어 있으라고 한다. 그리고는 자신이 약간 이상한 짓을 해도 그것은 타르튀프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행동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엘미르는 오르공을 테이블 밑에 숨기고는 도린느에게 타르튀프를 불러오라고 말한다. 타르튀프가 들어오자 엘미르는 아무도 보지 못하도록 문을 단단히 닫아줄 것을 부탁하고는 좀 전의 일로 오르공이 둘 사이를 조금도 의심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말한다. 게다가 엘미르가 타르튀프와 항상 같이 있어도 된다고 아르공이 말했으니 이제는 단 둘이 있어도 전혀 비난받을 이유가 없으므로 이렇게 솔직히 마음을 드러낼 수 있다고 말한다. 갑자기 돌변한 태도에 타르튀프가 의심하는 기색을 보이자 엘미르는 여자들이란 으레 체면을 지키려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는 법이라고, 만약 자신이 타르튀프의 고백을 기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그를 고발하겠다는 다미스를 왜 말렸겠느냐, 그리고 왜 마리안느와의 결혼을 취소해달라고 부탁했겠느냐며 변명을 늘어놓는다. 이러한 고백이 기쁘기는 하지만 아직 완전히 믿을 수 없는 타르튀프는 그녀의 애정을 직접 확인시켜달라고 부탁한다. 엘미르는 그것이 하늘을 모독하는 일이라며 일단은 거절하지만, 타르튀프는 비록 하늘의 뜻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소원을 가로막는 일이라면 그 장애물을 없애는 건 아주 손쉬운 일이고, 어떤 행위가 나쁜 짓이 되는 건 사람들이 그렇게 떠들어대기 때문이며, 아무도 모르게 범하는 죄는 죄가 아니라고 엘미르를 달랜다.

 

위협을 느낀 엘미르는 남편이 뛰쳐나와 자기를 구해주기를 바라며 테이블을 계속 두드려대지만 오르공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시간을 벌기 위해 엘미르는 타르튀프에게 밖에 나가 주변 동정을 잘 살펴봐달라고 부탁한다. 타르튀프가 나간 즉시 오르공은 테이블 밑에서 나와 분노를 금치 못한다. 그때 다시 들어온 타르튀프가 미처 오르공을 알아보지 못하고 엘미르를 껴안으려고 달려들자 오르공은 앞으로 나서며 타르튀프를 막아선다. 오르공은 여러 말 말고 당장 이 집을 나가달라고 소리치는데, 타르튀프는 이제 이 집은 자신의 것이고 오히려 이 집을 나갈 사람은 바로 당신이라며 맞선다. 타르튀프가 나가버리고 엘미르는 오르공에게 그의 말뜻을 묻는데, 오르공은 자신이 이미 타르튀프에게 재산 증여를 했다고, 이제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생길지도 모르니 잠시 나갔다오겠다고 말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클레앙트는 어딘가로 달려가는 오르공과 부딪힌다. 어디를 가느냐고 묻는 클레앙트에게 오르공은 중요한 비밀문서가 담긴 상자 이야기를 꺼낸다. 즉, 자신의 친구 알가스가 달아나기 전에 자기 생명과 재산이 걸린 중요한 극비문서라고 하면서 자신에게 건네준 것인데, 자신은 모든 걸 믿고 배신자 타르튀프에게 이 비밀을 상의한 뒤, 혹시나 있을지 모를 가택수사에 대비해 그 상자를 맡겼다는 것이었다. 클레앙트가 오르공의 처신을 나무라자 오르공은 점차 흥분해가면서 타르튀프를 욕하기 시작한다. 클레앙트는 이런 오르공에게 비록 거짓된 신앙에 속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보복하듯 더 큰 잘못을 저지른다는 건 말이 안되며, 성스러운 신앙의 이름으로 속임수를 썼다고 모든 사람이 다 그와 같다고 생각해서도 안된다고 충고해준다. 그리고 오히려 명철한 이성으로 거짓신앙을 가려내고 진정한 신앙에 존경을 보여야 한다면서 그의 화를 누그러뜨리려고 애쓴다.

 

이때 아들 다미스가 소문을 듣고 나타나 타르튀프를 혼내주겠다고 큰소리치는데, 이번에도 클레앙트가 성급함을 지적하며 진정시킨다. 그러는 중 페르넬 부인이 오르공의 집을 방문한다. 그녀 역시 타르튀프에 관한 소문을 듣고 진상을 확인하러 온 것이다. 평소와는 달리 오르공이 타르튀프의 악랄한 짓을 어머니에게 소상히 밝히지만 페르넬 부인은 그의 말조차 들으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오르공의 말이 끝날 때마다 덕망있는 사람은 늘 시기를 받는다,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둥 계속해서 타르튀프를 옹호하자 마침내 오르공은 버럭 화를 낸다. 그러나 클레앙트는 화를 내면서 시간만 낭비하기보다는 어떤 식으로든 대응책을 강구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진정시킨다.

 

그때 마침 느닷없이 르와이얄씨가 오르공의 집을 찾아온다. 타르튀프의 부탁으로 재산문제를 해결하러 왔다는 말에 오르공은 타르튀프가 자신과 화해하려 한다고 생각하며 기쁘게 그를 맞는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그는 집달리로서 계약에 따라 오르공 가족이 빠른 시간 내에 이 집을 비워줘야 한다고 통보하는 것이다. 게다가 이 계약은 완벽한 것으로 전혀 이의를 제기할 수 없게 되어 있음을 덧붙이면서, 불행 중 다행스럽게도 자신이 그리 몰인정한 사람이 아니라 내일까지의 유예기간을 줄 것이며, 대신 정확한 계약서의 이행을 위해 자신과 부하들이 오늘밤 오르공의 집에 상주할 것이라고 말한다.

 

사태가 여기에까지 이르자 비로소 페르넬 부인도 정황을 모두 이해하고 그의 악랄한 행동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 다시 한번 클레앙트가 좋은 대책을 강구해보자고 하자, 엘미르는 무조건 타르튀프의 정체를 세상에 밝히고 그 여론에 힘입어 계약서의 효력을 상실토록 하자고 제안한다.

그때 발레르가 급히 들어와 말하기를, 한 시간 전에 타르튀프가 국왕에게 가서 오르공이 국가 사범의 중요한 기밀문서를 보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고발했으니 곧 그를 체포할 군인들이 올 거라면서 빨리 어디로든 달아나라고 재촉한다. 그러나 발레르와 오르공이 막 문을 나서려고 할 때 마침 타르튀프가 들어와 오르공을 붙든다. 타르튀프는 함께 온 국왕의 병정에게 오르공을 데려가라고 명령한다. 그러나 오르공은 오히려 타르튀프를 보고 감옥으로 가자며 끌어당기기 시작한다.

 

역전된 상황에 타르튀프는 영문을 몰라 당황해하는데, 병정은 현명한 국왕이 타르튀프의 사기와 기만을 모두 꿰뚫어보고 감옥에 집어넣을 것을 명령했다고 밝힌다. 국왕은 교묘한 사기꾼들을 아주 싫어하는데, 타르튀프가 오르공을 고발하면서 자신의 정체를 밝혔고, 국왕은 그가 이미 다른 이름으로 수배중인 사기꾼임을 간파했다는 것이다. 처음에 국왕이 타르튀프의 편에 섰던 것은 그의 파렴치가 극에 달하게 한 다음 피해자 오르공이 직접 그를 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면서, 비록 오르공이 국가 사범과 내통하는 중죄를 범하긴 했지만 지난 내란 때 그가 국왕에게 보여준 충성을 생각해 여기서 그만 죄를 덮어두라는 게 국왕의 명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더불어 타르튀프에게 전 재산을 물려준다는 계약도 폐기되었다는 것이다.

모든 일에 사면을 받은 오르공은 기쁜 마음에 앞서 타르튀프에 대한 분노를 억누룰 수 없었지만, 클레앙트는 다시 국왕의 너그러움을 본받아 스스로 죄를 뉘우치도록 내버려두자며 한시바삐 국왕께 감사드리러 갈 것을 제안한다. 오르공은 클레앙트의 말에 동의하면서 자신에게 도음을 주려 한 발레르와 마리안느의 결혼도 승낙한다.

 

 

<“타르튀프(Tartuffe)”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몰리에르 지음, 글쓴이 정승원님>

 

저 자 몰리에르 Moli re(16221673)

 

본명은 장 밥티스트 포클렝 Jean Baptiste Poquelin. 17세기 당시 최고의 인기작가이자 연기자, 연출가.

 

비극적으로 사라져간 희극의 대가

무대 위 공연이 한창일 무렵, 한 사내가 쓰러졌다. 그러나 아무도 놀라지 않았고, 관객들은 오히려 실제와 같은 연기에 박수를 보냈다. 그가 환자를 연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이 내려도 그 사내는 일어설 줄 몰랐다. 사내는 황급히 집으로 옮겨졌고 몇 시간 후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그러나 공연 중이던 그 작품은 사이비 신자를 풍자해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데다 교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하다 파문까지 당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내는 교회 묘지에도 안장되지 못한 채 한밤중에 몰래 장사지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그 사내는 다름아닌 17세기 당시 최고의 인기작가이자 연기자, 연출가인 몰리에르였는데도 말이다. 본명이 장 밥티스트 포클렝인 몰리에르는 궁정 실내장식업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부유한 부르주아 출신이었으므로 귀족 자제들이나 다니던 콜레주 드 클레르몽 학교를 다니며 고전과 철학을 배웠다. 그러나 스물한 살이 되던 해, 갑자기 안락한 삶을 포기하고는 마들렌드 베자르라는 여배우를 만나 일뤼스트르 테아트르 극단을 조직하면서 본격적인 연극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몰리에르라는 예명을 갖게 된 것도 그때였다.

몰리에르는 비극 배우로 입문, 주로 코르네유의 연극을 공연했지만 잇달아 실패하고 만다. 이후 그는 파리 연극계를 떠나 프랑스 남부를 떠돌아다니며 극작품을 쓰고 연극을 올려야 했다. 그러나 13년간 이어진 유랑 생활이 그리 나빴던 것만은 아니었다. 랑그도크 지방의 총독인 오비주 백작과 콩티 공의 도움으로 작품활동과 공연은 계속할 수 있었다.

 

1658년에 파리로 돌아왔을 당시만 해도 몰리에르는 여전히 비극에 대한 열정을 품고 비극 배우로서 성공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또다시 코르네유의 작품에 도전했지만, 웅장하면서도 과장되고 자연스럽지 못한 발성과 제스처를 요구하는 비극은 아무래도 그에게는 적합하지 않았다. 그해 10월, 국왕과 궁정인들 앞에서 코르네유의 작품『니코메드를 공연하지만 역시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고, 그러자 몰리에르는 즉석에서 소극『사랑에 빠진 의사의 공연을 감행한다. 오히려 이 소극이 대단한 인기를 끌었는데, 이는 이후 몰리에르가 소극과 희극에 눈을 돌리게 되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직접 쓴 비극『동 가르시 드 나바르가 참패한 이후부터, 그는 비극에 대한 열정을 완전히 삭여버리고 희극에만 전념했다.

 

1662년 몰리에르는 스무 살이나 어린 아르망드 베자르와 결혼했다. 한편 희극『아내들의 학교를 성공리에 공연한 이후 그는 희극을 비난하는 여러 극작가들과의 논쟁에 휩쓸리게 되었는가 하면, 이어 발표한『타르튀프돈 주앙이 종교인들에게 거센 비난을 받으면서 여러 가지로 시련을 겪었다. 이 무렵, 부부간의 갈등도 깊어졌고, 갓 태어난 아들이 죽고, 자신도 병을 얻게 되는 등등의 개인적인 어려움까지 겹쳐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얼마 뒤, 죽음과 의사를 두려워 하는 우울증 환자의 이야기를 다룬 문제의 희극 『상상으로 앓는 사나이에서 환자 아르강 역할을 맡아 연기하던 몰리에르는 결국 연극 도중 쓰러져 숨을 거두고 말았다.

 

몰리에르표 희극의 의미

이렇게 비극적으로 끝난 그의 생애는 수많은 시련으로 점철된 투쟁의 삶이었지만, 그 덕에 천대받던 희극은 비극에 비견될 만한 높은 문학성과 대중적 사랑을 받게 되었다. 몰리에르는 프랑스의 전통을 받아들이고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의 희극 작품을 모방하여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희극을 창조했다. 즉, 몽둥이찜질이나 언어 유희 등을 통해 웃음을 불러일으키면서 중세 이래 서민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면면히 전해 내려온 소극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열정적인 사랑, 명예, 의무, 결투 등 비극에서 주로 사용하는 주제들을 다룬 스페인 연극, 계략과 음모로 관객들을 웃기는 계략 희극과 코메디아 델 아르 등의 이탈리아 연극도 적극 수용하여 그만의 창조적인 희극을 만들어냈다.

 

따라서 몰리에르의 작품이 독자들에게 주는 웃음은 계략과 음모, 오해가 더해져 서로를 속이고 또 자신도 속아 넘어가는 복잡한 줄거리에 동음이의어, 지방 사투리, 욕설, 반복되는 말, 과장된 말과 은유, 노골적인 성적 표현 등의 언어적 요소, 거기에 따귀, 발로 차기, 인상쓰기, 의복 등에 이르는 온갖 요소들이 덧붙여져 발생하는 것이다.

여기에 독특한 성격을 지닌 등장인물들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허영심 많고, 교만하며, 어리석고, 노련하며, 악랄한 이기주의자든지, 아니면 반대로 마음이 착하고 정직한 사람들 같은 전형적인 인간상을 반영하고 있다. 몰리에르는 이러한 성격들을 확연히 드러내기 위해 결점을 단순화하고 과장시켰는데 그 과정에서 웃음이 터져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한 웃음 제공만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관객들 앞에 놓여진 등장인물들을 통해 그 시대 인물상을 재조명하고, 그들의 허점과 결점, 악덕 등을 교정해보려 했다. 벼락부자가 된 평민, 귀족 사기꾼, 돌팔이 의사, 가짜 독신자, 자유 사상가 등을 통해 당대 사회에 만연한 문제들도 날카롭게 지적했다. 위선적인 종교인을 꼬집은 『타르튀프가 독실한 신앙인과 종교인들에게 비난받고 결국 작가를 파문시키기까지한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 그 자신 스무 살 연하의 아내를 둠으로써 순탄하지 못한 결혼 생활을 했던 경험 때문인지, 몰리에르는 여성 교육, 결혼 문제 등 삶의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문제까지 작품에 담아놓았다.

 

더재미있게읽기위하여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타르튀프

몰리에르의 희극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포복절도할 만큼 웃음과 흥미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니는 장돌뱅이와 어린아이들에서부터 귀족과 궁정인, 국왕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무엇에든 반대자는 있는 법! 대체로 당대의 시대상을 풍자했던 까닭에 몰리에르의 작품은 일단의 무리들로부터 공격을 받기도 했다. 그 중 몇몇 작품은 노골적으로 지탄받기도 했으며 심한 경우에는 공연이 금지되기까지 했는데, 그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타르튀프.

타르튀프가 풍자한 대상은 사이비 종교인이다. 사실 타르튀프라는 이름은 이탈리아어의 타르튀포tartufo'에서 파생된 것으로 위선적인 인물을 가리킨다. 즉 이 작품에서 타르튀프는 신성한 종교를 이용해 타인의 선의를 악용하고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위선자를 말하는 것이다. 당시 프랑스가 독실한 가톨릭 국가였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종교 문제를 풍자화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결코 이 작품이 무사할 수 없었으리라는 것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원래 1664년 5월에 초연되었던 『타르튀프는 지금 우리에게 전해지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당시의 작품명은 『타르튀프 또는 위선자로 지금보다는 짧은 3막극이었다. 그러나 이 작품을 관람한 성직자 및 독실한 신자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이 작품은 더 이상 공연이 불가능했고 몰리에르는 어쩔 수 없이 내용을 수정해야 했다. 그리하여 1667년 8월에 몰리에르는 『파뉠프 또는 사기꾼이라는 제목으로 이 작품을 다시 공연한다. 이름도 타르튀프에서 파뉠프로 바뀌고 신분도 신앙인이 아닌 일반인으로 재설정되었지만 또다시 공연을 금지당하는 수모를 겪는다.

몰리에르는 국왕에게 탄원서를 올리고 자신의 극을 비난하는 사람들과 맞서 자신의 연극론을 맹렬히 펴나갔지만, 이 작품을 다시 무대에 올리기까지는 2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 1669년, 국왕에게 정식 공연허가를 받으면서 마침내 지금의 모습대로인『타르튀프가 공연된다.

 

몰리에르는 특히 엘미르의 오빠 클레앙트를 통해 극 중 곳곳에서 거짓 종교인들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그건 다 일부러 꾸민 것들이라구요. 명예를 위해 싸우는 진정 용감한 자는 결코 자신의 행동을 떠들어대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진정한 신자들은 그렇게 얼굴을 찌푸리거나 법석을 떨지 않아요. (…) 진정한 신앙의 열정만큼 아름다운 건 없죠. 그러나 거짓 신앙을 내세워 사람들의 호감을 사고 재산을 한몫 챙기려는 그들은 가장 신성한 것을 악용하여 신을 모독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신앙인은 요란스러움도, 허풍도, 그리고 호사스러움도 없는 법, 그들은 우리들의 행동에 일일이 상관하지 않으며 오직 스스로 올바르게 살려고 노력할 뿐입니다.

 

어쩌면 몰리에르는 클리앙트의 이 말 한마디를 세상에 던져놓기 위해 두 번이나 개작하면서까지 타르튀프에 끈질기게 매달린 게 아닐까. 예사롭게 지나칠 희극 한 편에 당시 종교인들과 독신자들이 그렇게 맹렬하게 목소리를 높이고 발끈했던 것만 보더라도, 극 중 대사 하나하나가 거짓 신앙인들의 실상을 얼마나 정확하고 예리하게 짚어내고 있는지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몰리에르는 마지막에 다음과 같은 대사를 마지막에 덧붙임으로써, 자신의 극을 공격하는 사람들을 진정시키고 진정한 신앙 및 신앙인들에 대한 태도를 고취시켰던 것이다.

 

흥분하지 마세요. 이성적으로 생각하셔야죠. 비록 거짓된 신앙에 속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보복이라도 하듯 더 큰 잘못을 저지른다면 말이 안됩니다. 성스러운 신앙의 이름으로 속임수를 썼다고 모든 사람이 다 그와 같다고 생각해선 안된다는 얘기죠. 오히려 명철한 이성으로 거짓 신앙을 가려내고 진정한 신앙에는 존경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1.1.1.1.1.1.1. 한편, 몰리에르는 전 작품 속에 젊은 연인들의 사랑을 즐겨 담았다. 그들의 사랑은 늘 나이든 자들에 의해 위협을 받게 되는데 『타르튀프에서도 이것은 예외가 아니다. 오르공은 딸 마리안느가 발레르를 사랑하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타르튀프와 결혼시키려 한다. 17세기 당시에는 늙은 남자가 돈을 매개로 젊은 여자와 결혼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몰리에르는 진실한 사랑의 결실로 성사된 결혼이 아니라면 아내나 남편이나 둘 다 불행할 수밖에 없음을 많은 작품에서 강조했다. 이것은 실제로 스무 살 연하의 여인과 결혼하여 불행한 삶을 살았던 자신의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이었다. 『타르튀프에서는 이러한 몰리에르의 생각을 도린느가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무엇보다 아가씨들의 마음이 무시된 결혼은 행복할 수 없다구요. 설사 어떻게든 그렇게 결혼시킨다 하더라도 아내들은 정절을 지키기 쉽지 않을걸요. 그런 경우 책임은 아버지들에게도 있는 거예요.

몰리에르는 모두가 행복하길 바랐다. 몰리에르가 만들어낸 연극의 세계 속엔 이 세상의 허위와 악덕들이 때론 과장되고 확대되어 드러나 있지만, 그것의 추악함을 웃음으로 가려주고 선(善)의 승리로 바른 길을 인도해줌으로써 결국은 모두 행복해진다. 그래서 『타르튀프에선 거짓 신앙인은 벌을 받아 자신의 악한 본성을 다스리고 이후 선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남을 기약하는 것이며, 참 신앙인은 그들과 구별되어 존중받고, 젊은이들은 사랑을 이뤄 행복한 삶을 꾸려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결국 『타르튀프가 그 모진 탄압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모두의 행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몰리에르의생애와작품

1622 파리 출생

1631 콜레주 드 클레르몽 입학. 인문 교육을 받기 시작한다.

1643 마들렌드 베자르와 일뤼스트르 테아트르 극단 설립

1645 파리 공연 실패로 지방 유랑생활을 시작한다.

1655 첫 창작희극 덤벙쟁이발표

1658 파리로 귀환. 비극『니코메드가 별 반응을 얻지 못하자 즉석에서 사랑에 빠진 의사를 공연, 관객의 큰 호응을 얻는다.

1651동 가르시 드 나바르공연 실패

1662 아르망드 베자르와 결혼. 『아내들의 학교발표로 유례없는 성공을 거둔다.

1664타르튀프초연

1669타르튀프공연 금지

1665돈 주앙공연. 15회 공연 후 금지당함.

1666인간 혐오자공연

1667타르튀프를 개작한 타르튀프 혹은 사기꾼공연. 이것 역시 금지당함.

1668수전노공연

1669 부친 사망. 『타르튀프금지령이 해제되고 공연을 재기한다.

1671스카펭의 간계발표

1972 2월 동료 마들렌느 베자르 사망. 9월에 셋째 아들 피에르가 태어났으나 한 달 후 사망한다.

1673 희극상상으로 앓는 사나이공연 도중, 병환으로 쓰러져 집으로 옮겨졌으나 사망.

'독서 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으제니 그랑데!  (0) 2012.01.12
제르미날!  (0) 2012.01.12
마르크스 사용 설명서!  (0) 2012.01.11
배덕자!  (0) 2012.01.10
페테르부르그 이야기!  (0) 2012.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