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의 왕비 페드르는 전실 자식 이폴리트에 대한 불륜의 사랑에 혼자 고민하며 죽음만을 생각한다. 이유를 알 수 없이 시름시름 앓고 있는 왕비를 보며 충실한 시녀이자 유모인 외논은 끈질기게 이유를 묻고, 결국에는 페드르가 이폴리트을 사랑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때마침 한동안 소식을 알 수 없었던 아테네의 왕, 남편 테제가 죽었다는 잘못된 소식이 전해지자, 외논은 그녀의 사랑은 이제 아무런 문제도 갖지 않는다고 그 불륜을 정당화시킨다. 이에 결국, 페드르는 이폴리트에게 사랑을 고백하게 되는데. 테제가 돌아온다....(요약)
테제 아테네의 왕으로 ‘괴물퇴치의 영웅’이자 ‘사랑의 정복자로서의 영웅’이다.
페드르 테제의 처이며 전실자식 이폴리트를 사랑하는 고통스런 숙명에 빠진다.
이폴리트 테제와 아마존 여왕 사이의 아들로, 강직하고 사랑에 냉담한 젊은이지만금지된 사랑에 빠진다.
아리시 아테네 왕가의 피를 이어받은 왕녀로, 테제에게는 숙적의 핏줄. 이폴리트와 사랑에 빠진다.
외논 페드르의 유모이자 시녀로 충성심이 대단하다.
정염에 휩싸인 페드르
6개월 이상이나 아버지의 행방을 모르는 상황이 계속되자 아들 이폴리트는 자신을 부끄럽게 여기고 아버지 테제를 찾으러 떠날 결심을 한다. 그러나 충실한 교육관 테라멘느는 이폴리트가 이 도시를 떠나려는 이유가 그동안 계모 페드르가 그를 심하게 구박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여, 중병에 걸린 듯 시름시름 앓고 있는 계모는 이제 더 이상 힘을 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해준다. 그러자 이폴리트는 마음속에 품어왔던 비밀을 테라멘느에게 고백한다.
테라멘느, 나는 떠난다...... 페드르가 내게 보이는 적대감만을 두려워해서가 아니다. 내가 떠나려는 이유는 또 한사람의 적을 피하기 위해서야. 피해가려고 하는 상대는, 바로 아리시 공주...... 아버님은 숙적의 유일한 핏줄이자 혈통이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공주의 혼례식 횃불이 영원히 켜지지 않기를 바라고 계시다. 그런데 내가 하늘이 놀라는 불손함을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야 한단 말인가? 젊은 혈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행방이 묘연한 아버지 테제를 찾는다는 이유 때문이지만, 사실상 자신을 박해하는 계모 페드르와 아버지 숙적의 딸인 아리시를 사랑하는 불손한 마음을 덮으려고 트레젠느를 떠나겠다는 것이었다.
한편, 페드르는 3일 밤낮을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스스로 죄스럽고 욕된 정염에 심한 혐오감을 느끼며 죽음만을 기다리다 정신마저 혼미해져간다. 그녀를 보필하는 충성스런 시녀 외논은 어떻게든 그 괴로움의 이유를 알려고 애를 쓴다. 끝까지 자신의 사랑을 감추려 하지만 결국 입을 떼고 마는 페드르.
미칠 듯한 사랑으로, 온 몸이 불타고 있구나...... 네가 그 이름을 듣는다면 굉장히 두려워할 것이야. 사랑하고 있다. 숙명의 이름을 입 밖에 내려 하니 떨린다. 아아! 떨린다. 나는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 일부러 자신의 감정을 속이기 위해, 아마존 여왕의 아들이란 이유로 오랫동안 자신이 박해를 가했던 바로 그 왕자, 이폴리트에 대한 불타는 사랑을 이야기한다.
그를 보자 얼굴이 붉어지고 파랗게 질리고 말았다. 나를 잃은 이 마음에 솟아오르는 야릇한 감정. 눈을 뜨고 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입은 말라붙어 소리도 낼 수 없다. 온 몸 전체가 얼어붙는가 하면 또 불덩어리로 타오르고 말지.
이때, 테제의 죽음을 알리는 비보가 전해진다. 이에 외논은 왕이 죽은 이상 그녀의 사랑은 수치스러운 것이 아님을, 보통의 사랑과 아무 차이가 다를 바 없음을 깨우쳐준다. 또 테제의 죽음이 페드르의 사랑에 희망과 자유를 부여하는 것이라며 그녀를 안심시킨다. 오히려 이 새로운 불행의 소식은 왕비에게 다른 의무를 명하고 있다는 것, 이제 왕비의 운명은 바뀌었고, 사태는 완전히 급전되고 말았다는 것을 역설한다.
이렇게 외논에게 비밀스러웠던 사랑을 고백하고, 더우기 남편의 사망 소식마저 전해지면서 페드르는 점점 자기억제를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꺼져가는 자신의 생명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외논의 충고를 그대로 따르고 싶어졌던 것이다.
금지된 사랑의 고백
한편, 테제의 지배하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자신의 혈통을 이어나갈 수 없는 아리시. 그녀는 가문의 혈육을 다 죽이고 그녀마저 철저히 감시하고 지배하는 테제를 거역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아리시는 테제의 아들 이폴리트를 사랑한다. 절대 시작해서는 안되는 사랑을 하고 있는 아리시는 시녀 이스멘느에게 그 사실을 고백하고 만다.
사랑하고 있어...... 사랑을 모른다고 고집하는 마음속에 그 고통이 어떤 것인지를 가르쳐주는 일, 눈치챘을 때에는 이미 사랑의 포로가 되어 온 몸이 쇠사슬에 묶여서, 내심은 즐거운 함정에서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쳐도 아무런 소용이 없게 만드는 일. 나의 몸이 바라는 것은 바로 이것, 이것이야말로 나를 흥분시키는 일이란다...... 이폴리트 왕자님이 나를 사랑해주신다면 그런 행복이 또 있을 수 있을까?
이때 이폴리트가 부왕의 죽음을 알리고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 아리시를 만나러 온다. 그리고 본의 아니게 자신이 지금까지 경멸해왔던 사랑의 포로가 되는 것이 그녀로 인해 무너졌음을 고백해버린다.
나는 지금까지 사랑에 있어서만큼은 끝까지 거역해왔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겨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솟아오르는 사랑의 정열에 갈 길을 잃은 채 나 자신을 찾아볼 수조차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면서 아버지를 거역하지 않기 위해 반년 이상, 그녀를 향한 사랑을 숨기고 피해 다녔음을 말한다. 그리고 자신도 이해하기 어려운 이런 모습과 그동안 단 한번도 사랑한다는 말을 쓰지 않았음을 기억해달라고, 잊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덧붙인다.
그때, 페드르는 떠나려는 이폴리트를 잡기 위해 그를 부른다. 멀리서 이폴리트의 모습이 보이자 아무 생각도 못하고 떨고만 있는 페드르를 보고 외논은 그녀의 어린 아들을 지켜줄 사람은 바로 이폴리트 뿐임을 상기시킬 것을 귀띔해준다. 그 말 그대로, 페드르는 자신의 어린 아들을 적으로 삼지 말아 달라는 것, 아버지도 잃고 곧 엄마도 잃는다면 그 아이를 지켜줄 사람은 바로 이폴리트 당신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결국에는 이성을 잃고 가식적인 변명 같은 말은 걷어버린 채 사랑의 열정을 내보이고 만다. 그동안 이폴리트의 매력을 인정하지 않고 거부하기 위해서 스스로 이폴리트에게 증오의 대상이 되려고 했던 자신을, 자신의 헛된 배려를 전부 말해버린 것이다.
그러나 자기가 어떤 말을 해도 반응하지 않는 냉담한 이폴리트를 보고는 이내 이성을 찾고 수치심으로 괴로워한다. 사랑을 거부당한 괴로움과 왕비로서의 명예를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 사이에서 혼란스러운 페드리는 이폴리트를 향해 외친다.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지? 당신에게 지금 한 이 고백, 이 수치스러운 고백을 내가 원해서 한 것이라고 생각해? 배신할 수 없는 아들, 그 애의 목숨이 걱정이 되어 네 적으로 돌리지는 말아 달라고 애원하러 온 나였는데. 자, 복수를 하거라, 벌을 내려라 이 욕된 사랑에. 테제가 죽자마자 그 아내인 내가 감히 이폴리트를 사랑하려 하다니!”
그녀는 이폴리트의 칼을 뽑아 자신의 심장을 찌르라고, 찔러야 한다고 내어주지만 이폴리트는 상상조차 못해본 이 끔찍한 상황에서 벗어나려고만 한다. 이제 이성을 잃은 페드르는 이폴리트가 자신에게 손대는 것조차도 싫어하는 것으로, 그러므로 자신을 벌하여 죽이는 것 또한 더러운 피를 묻히는 것으로 생각하기에 칼을 받아들지 않는다고 믿고 더욱 수치스러워한다.
돌아온 테제
이폴리트의 무정하고 냉혹한 눈길이 수치심을 더하게 만들었다고 한탄하던 페드르는 이제 이 모든 일들이 달콤한 말로 다시 한 번 살아보라고 희망을 준 외논의 탓이라고 생각한다. 죽으려고 했던 자신을 말리면서 이제는 사랑을 해도 아무 문제 없다고 자신감을 심어준 외논을 원망하는 것이다.
그때 이미 아테네는 국가통치 권한을 페드르의 아들에게 위임하기로 결정한다. 그러자 그녀는 곧 왕의 지위를 이용해 다시 한번 이폴리트를 유혹해보려고 애쓴다.
“그를 공격하려면 어딘가 다른 급소를 찾아야 할 거야. 아테네에서 군림하려는 야망, 그것을 숨기려 하지 않았지. 그렇다. 외논, 야심에 불타고 있는 젊은 왕자에게 네가 가다오. 그리고 보라는 듯이 눈앞에서 왕관을 보여주어라. 성스러운 왕관을 쓸 수 있는 사람은 바로 그 사람밖에 없다...... 아무튼 그의 마음을 꺾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 쓰는 거야.”
그런데 외논이 그 말을 전하려 이폴리트를 찾고 있을 때, 테제 왕이 돌아온 사실이 알려진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남편이 살아 있다는 말에, 페드르는 자신의 운명이 고독과 불행으로 그치지 않고, 마지막으로 지킬 수 있는 위엄마저 잃고서 수치를 세상에 드러낸 후 치욕스럽게 죽는 것으로 결정되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불륜을 이미 목격한 왕자 이폴리트가 자신이 어떤 얼굴로 남편 테제를 맞이하는지를 지켜볼 것만 같았다. 테제 왕의 명예를 생각해서 자신의 부정을 덮어줄 수 있을까. 정말로 증오심을 억제하고 아버지에 대한 배신을 묻어줄 수 있을 것인지 생각해본다. 그러나 곧 왕자가 침묵을 지킨다 해도 자신의 부정을 자신이 용서할 수 없음 깨닫는다. 페드르는 다시 이 끔찍한 두려움을 죽음으로써 벗어나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어린 아들이 남아 있었다. 죽음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수는 없었다.
내가 죽고 난 다음에 남는 불명예는 불운한 내 아들에게 얼마나 소름끼치는 유산이 될 것인가! 어린아이에게 참을 수 없는 무거운 짐이 될 것은 뻔한 일이지. 어느 날엔가 진실을 전해들은 아들이 죄 지은 어머니라고 비난할 것을 생각하니 이 몸은 떨리기만 하는구나.
여왕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는 충성스런 시녀 외논은 이 상황 속에서도 계략을 세운다. 즉, 페드르에게는 침묵할 것을 요구하고, 왕비에게 씌워질 그 죄를 자신이 선수쳐서 모두 이폴리트에게 씌우겠다는 것이다. 죄 없는 사람에게 오명을 씌우는 저주스러운 방법 이외엔, 페드르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왜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자처해서 하시려는 겁니까? 누가 감히 왕비의 말씀을 거짓이라 할 사람이 있겠습니까? 모든 것을 저에게 맡겨주세요. 왕비님은 침묵을 지키고 계시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자 이미 혼란에 빠져버린 페드르는 그저 모든 것을 외논에게 맡겨버리기로 한다.
한편, 다시 돌아온 테제는 기뻐하며 왕비를 안으려고 하는데, 페드르는 그토록 고귀한 기쁨을 자신을 안음으로써 더럽혀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테제의 사랑을 받는 것도, 테제에게 가까이 가는 것도 용서받을 수 없다며 오직 몸을 숨기려고만 한다. 게다가 왕자 이폴리트는 왠지 두려움으로 가득 차 주저주저하면서 왕비가 거처하고 계시는 이 땅으로부터 영원히 모습을 감추는 것을 용서해달라고 말하며 테제를 떠나려고만 하는 게 아닌가. 그동안 지하감옥에 갇혀 있다가 어렵게 빠져나온 테제는 이들에게 환영받기는커녕 서로가 자신에게서 도망치려고 하는 심상치 않은 낌새를 눈치챈다.
“도대체 어찌된 일인가? 내가 다시 자유를 맛보며, 못내 그리운 사람을 보러 돌아왔건만, 사람들은 오직 떨고만 있고, 내게서 도망치려고만 하는구나. 자, 말해봐라. 페드르 왕비는 내가 모욕당했다고 하는데 누가 날 배신했느냐? 내 아들이 적과 내통이라도 하고 있느냐? 왜 대답을 기피하는 거지?”
결국 테제는 그 의혹을 밝히기 위해 페드르를 직접 찾아간다.
모함당한 이폴리트
그리고 이미 이러한 일을 예상한 외논으로부터 거짓 정보를 들은 테제는 너무도 분노하여 네프튄느의 신에게 이폴리트에게 저주를 내릴 것을 간청한다.
끔찍스런 괴물 같은 놈. 지금까지 용케도 하늘이 내리시는 벼락을 피해다녔구나. 내가 이 땅에서 말살해버린 녀석들의 더러운 잔재란 말인가! 추잡하기 이를 데 없이 사랑에 흥분해 아비의 침실에서까지 광란의 추태를 보이고도, 뻔뻔스럽게 그 가증스런 얼굴로 나타나다니! 나가 없어져라! 없어지라고 말하지 않았느냐! 당장 사라져 두 번 다시 돌아오지 마라. 내 모든 영토에서, 끔찍스런 네 모습을 다시는 볼 수 없어야 한다!
사악한 사랑의 죄를 뒤집어 쓴 이폴리트는 세상 사람들이 다 알고 있듯이 자신은 평소 여자를 가까이하지 않는 굳은 의지의 소유자이며, 마음의 맑음을 견줄라치면 햇빛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테제에게 억울함을 호소한다. 하지만 테제는 그것조차도 이미 페드르에게 음란의 마음을 갖고 있었기에 다른 여자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은 것이라고 오해한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아폴리트는 결국, 아버지를 위해 입 밖에 내고 싶지 않았던 말을 꺼내고 만다. 바로 자신의 진정한 사랑은 아버님이 금하고 계신 아리시라는 것을. 그러나 이미 분노로 이성을 잃은 테제의 귀에는 그것조차도 무죄를 주장하기 위한 수단에서 나온 거짓말이라고 믿는다. 무슨 말이든 위선이고 책략이라고 생각되는 것이다.
언제나 악한 것들은 거짓 맹세를 곧잘 하지. 자, 이제 집어치워라, 더 이상 장황하게 늘어놓는 설명 따위는 듣고 싶지 않다. 너의 위선이 달리 기댈 수단을 갖고 있지 않다면.
한편 테제에게서 이폴리트가 아리시를 사랑하고 있다는 말을 들은 페드르의 고통은 더욱 커진다. 아리시가 왕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말에 솟아오르는 질투심을 억누를 수가 없다. 그리고 이제까지 자신이 겪었던 아픔이나 두려움, 격한 마음의 동요, 가슴이 타는 듯한 사랑의 불꽃, 고백에 대한 후회, 그리고 냉혹하게 거부당한 그 참기 어려운 굴욕까지, 그 모두가 자신이 지금 맛보고 있는 이 고통스러움에 비하면 한낱 작은 시작에 지나지 않았음을 알고 비참해진다. 질투심은 그녀를 다시 혼란 속에 밀어넣어, 순간적으로 착란 증세를 일으킨다.
아마 그 연인들은 죽어도 이별은 않겠다고 백번 천번 맹세하고 있겠지. 그럴 수는 없다. 화가 난다. 나를 모욕하는 행복은 허락할 수 없어. 외논, 질투에 불타는 여자의 마음을 이해해다오. 아리시는 살려둘 수 없다. 남편의 분노를 다시 한번 불러일으켜 가증스러운 혈통을 이어받은 여자를 없애버려야겠다!
그러나 이내 자신의 불경스러운 사랑에 대한 죄의식으로 절규한다. 혈통에 대한 긍지를 상실한 치욕, 그리고 그 치욕이 야기한 모함에 스스로를 수치스러워하며 온통 죄의식에 사로잡힌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거지? 내 이성은 어디를 방황하고 있는 건가? 내가 질투를? 남편이 살아 있는데, 아직도 사랑에 불타고 있다니! 내 죄는 이미 극한까지 와버렸구나.
해서는 안될 사랑과 기만이라는 죄를 동시에 범하는 페드르. 그녀는 자신의 선조인 태양신이 이런 죄를 아무렇지도 않게 지켜보고 있음에 스스로 몸서리친다. 이제 걷잡을 수 없는 공포에 휩싸인 페드르를 위해 외논이 다시 말한다. 인간은 자신의 운명을 이길 수 없는 것이며, 또 그 무력함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것이기에 그 숙명에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위로한다. 그러나 이제 페드르는 외논의 말을 듣지 않는다.
”더러운 그 입은, 그 사람에게 죄를 뒤집어씌우고 그 목숨에 흙탕물을 칠했다. 너의 말이라면 더 이상 듣지 않겠다. 나가거라! 마녀 같은 여자! 정의를 사랑하는 신들이여! 저 여자에게 합당한 벌을 내려주시기를! 네가 받는 천벌이 이 세상 사람들에게 본보기가 될 것이다!“
결국, 자기 운명의 끝을 아는 외논은 죽을 결심을 한다.
최후의 페드르
이폴리트는 자신이 불운 속에서나마 자유의 몸이 된 것도 하늘이 정해주신 것이라며 아리시를 위로한다. 이폴리트와 아르시는 함께 이 땅을 떠나 트레젠느에서 멀지 않은 묘지의 신전 앞에서 서로의 사랑을 맹세할 것을 약속한다.
신전에 모시고 있는 신을 증인으로 삼고, 존귀하신 신들의 이름에 걸고 나는 맹세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신들이 내 사랑의 증인이 되어 성스러운 맹세의 진실을 영원히 약속해주실 것입니다.
이폴리트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자신에게 인도해줄 수 있는 충실한 신하를 아리시에게 남겨두고 먼저 떠난다. 아리시는 테제에게 이폴리트의 마음을 제대로 봐달라고 애원하는 한편, 왕의 분별없음을 책망하기도 한다.
폐하께서는 그분의 마음을 그렇게도 모르고 계신다는 겁니까? 죄 있는 자와 깨끗한 자를 그토록 구별할 수 없다는 겁니까? 오직 폐하의 눈에만 욕된 구름이 끼어, 그 누구의 눈에도 선명하게 빛나고 있는 그분의 미덕을 식별할 수 없는 것입니까?
무엇인가 이상함을 느낀 테제는 다시 진상을 확인하기 위해 외논을 찾지만 이미 그녀는 죽었고, 다른 시녀로부터 페드르가 심한 정신 착란을 일으켰다는 소식을 듣는다. 외논도 죽고 페드르도 죽어가는 상황에서 테제는 왕자의 얘기를 더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그를 찾는다. 그리고 신에게 자신이 간청했던 죽음의 은혜를 서두르지 말아달라고 간절히 기도한다.
그때 테라멘느가 울면서 테제에게 이폴리트의 죽음을 알린다. 테제의 기도를 들은 네프튄느 신이 이폴리트가 향하던 길목에 바다의 괴물을 보냈으며 이폴리트는 이에 맞서 싸우다가 말들에 끌려 결국 죽음을 맞았다는 것이다. 그 순간 나타난 페드르는 테제에게 모든 사실을 고백한다.
바로 제가 그 순결하고 공손한 왕자에게 겁없이 음란한 시선을 던졌습니다. 하늘은 이 가슴속에 저주스러운 사랑의 불꽃을 타오르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의 일들은 모두 외논이 꾸민 일로, 이폴리트 왕자가 광기어린 자신의 사랑을 사람들에게 알릴까봐 겁을 먹고, 왕에게 먼저 달려가 왕자가 죄를 지었다고 거짓 고발을 했던 진상을 설명한다. 그리고 이제 자신의 결심을 밝힌다.
당신 앞에서 속죄하는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 머나먼 길을 따라 천천히 죽음의 나라로 내려가려고 마음먹었습니다.
이미 페드르는 독약은 마신 상태였다. 혈관은 불처럼 타오르고, 심장까지 올라온 독약은 그전에는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냉기를 뿜어내며 서서히 그녀를 감싸올랐다. 안개가 낀 듯이 눈앞이 뿌옇게 변했다. 마지막 진실을 고백한 페드르는 이제 눈을 감는다.
내가 살아서 존재한 것만으로 더럽혀진 하늘, 그리고 남편. 지금 이 순간 죽음은 내 눈에서 빛을 빼앗아가서, 지금까지 더럽혔던 햇빛에게 그전처럼 티 하나 없는 깨끗함을 되돌려드릴 것입니다.
비극적인 결말을 모두 지켜본 테제는 마지막으로 아들의 명예를 되돌려주고 성난 영혼을 감싸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죄를 속죄하기 위해 왕자가 마지막까지 걱정했던 아리시를 친딸로 삼을 것을 다짐한다.
<“페드르(Ph dre)”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장 라신 지음, 글쓴이 이윤경님>
▣ 저 자 장 라신 Jean Racine(1639∼1699)
운명적 사랑 때문에 파멸하는 인간을 묘사. 고전 비극의 원형을 재현.
페드르의 음모
많은 비극 작품을 써내고 한창 천재적 창착 능력을 보여주던 라신은 『페드르』를 마지막으로 펜을 놓는다. 그와 그의 작품을 모함하는 음모가 초연때부터 계획되고 있었기 때문에 당시의 연극계에 환멸을 느낀 것이다.
『페드르』초연 이틀 후 라신의 경쟁자로 자처하는 프라동 Pradon이 같은 주제의 작품을 다른 극장에서 공연한 사건이 발생한다. 일명 ‘경작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라신을 적대시하는 귀족들의 집단적인 음모였다. 부이용 Bouillon 부인이 1만 5천 프랑을 동원해 부르고뉴 극장의 좌석과 게노고 극장의 좌석 전부를 사들여서는, 라신의 작품이 공연되는 극장은 텅 비게 하고 프라동 쪽에 관객을 동원한 것이다. 그 결과, 작품 가치로는 도저히 라신과 비교할 수 없는 프라동의 작품이 대성공을 거둔 반면, 라신의 작품은 보잘것없는 것이 되어버렸다. 이를 한편에서는 ‘페드르의 음모’라고 부른다. 그러나 프라동은 그후 5개월 동안 20여회의 공연을 올리는 것으로 그쳐버리고 말았지만, 라신의 작품은 오늘날까지 프랑스 국립극장에서만 천수백 회에 걸쳐 공연되고 있다.
비극작가 라신
라신은 상파뉴 지방의 라 페르테밀롱에서 출생하여 일찍 부모를 잃고 조부모 아래서 자랐다. 그런데 14세 때 할아버지가 사망하자, 할머니는 그를 데리고 포르-르와얄 수도원으로 거취를 옮긴다. 그 덕택에 그의 어린 시절은 얀센파의 영향 아래 시작된다. 중간에 잠시 얀센파와 결별을 선언하기도 하지만 라신은 결국 다시 포르-르와얄의 가르침에 따라 기독교인으로서 충실히 생활하다가 마지막을 맞는다.
어린 시절부터 그리스 고전에 대한 견고한 지식을 배우며 문학에 도취해 있던 그는 19세 때, 파리로 가서 라 퐁텐느 등과 친교를 맺어 시작(詩作)에 뜻을 두게 된다. 그러다 루이 14세의 결혼 축하시 『센 강의 요정 La Nympe de la Seint』을 써서 국왕으로부터 상을 받은 후, 파리에서 본격적인 극작 활동에 들어간다. 브왈로 등의 문인들과 교류하면서 시작으로 연금을 받는 생활이 계속되었다.
『페드르』를 비롯한 라신의 모든 비극 작품에서는 ‘사랑’이 중요한 주제로 부각된다. 라신은 바로 이 사랑으로 인한 인간의 파멸과정을 그림으로써 작품의 비극성을 높이고 있다. 이렇게 라신이 사랑이라는 주제에 집중하게 된 중요한 이유로는 불행했던 그의 어린 시절을 꼽을 수 있겠다. 너무 어렸을 때 양친을 잃은 뒤부터 친척들 손에서 자랐던 경험, 그에 따르는 애정 결핍이나 갈등 상황은 단지 성격에뿐만 아니라 문학 세계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며, 결국 그가 사랑이라는 주제에 몰입하는 큰 이유가 되었을 것이다.
또한 라신은 단 하루 동안에 일어남직한 단순한 줄거리 안에서 연민과 공포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인물들의 행동을 통해 관객들이 감정의 순화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비극에 대한 개념을 잊지 않았다. 라신의 비극론 역시 다른 고전주의 작가나 이론가들과 마찬가지로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나온 것이다.
이런 라신의 비극론은 『페드르』에서 훌륭하게 완성되고 있는데, 주요 인물인 페드르, 테제, 이폴리트, 아리시는 모두 결점을 지닌 불완전한 인물로서 사랑으로 인한 해결 불가능한 갈등 관계에 얽혀 있다. 특히 페드르는 고귀한 혈통임에도 불구하고 정염의 노예가 되어 살인 죄까지 저지르는 파멸의 과정을 보이는, 극의 도입부부터 결말부에 이르기까지 내내 죽음과 가장 가까이 놓여진 인물이다. 이런 불완전한 인물들을 통해 라신이 표현하려 했던 주제는 바로 사랑으로, 의지와는 무관하게 진행되는 지극히 운명적인 것이다. 『페드르』에서도 어쩔 수 없는 운명적인 사랑에 사로잡힌 파멸과정이 사실적으로 보여지는 가운데 사랑, 명예, 불륜, 그리고 죄의식 및 질투 등이 문제시 되고있다.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서도 라신이 이성과 대치되는 숙명적 사랑의 노예가 되어 서로 갈등을 빚는 불완전한 인물들의 타락과 죽음을 표현하여 작품의 비극성을 높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더재미있게읽기위하여
라신의 작품은 몇 가지 면에서 더욱 필연적이 된다. 우선 인물들을 살펴보면, 라신은 두 고대 비극, 에우리피데스의 『히포리토스(이폴리트)』와 세네카의 『파이드라(페드르)』에서 독창적인 페드르를 창조해냈다. 우연한 기회에 생각지도 못했던 불륜의 사랑에 빠지고, 그 사랑을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명예를 지키기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 여인과 완전히 정염의 포로가 되어 오직 사랑의 성취만을 추구하는 적극적인 여자, 이 두 주인공을 하나의 존재 속에 통일시킨 것이다. 그러나 라신의 페드르는 그 두 인물의 절충이라고 보기보다는 오히려 정염의 포로가 되어 고민하면서도 마지막까지 자신을 억제하려는 이미지와 끝내 정염을 이기지 못하고 죽음에까지 끌려가고야 마는 이미지가 일체화된, 새로운 전형으로 보는 것이 옳을 것 같다.
그리고 사건의 극적 진행을 따라가자면, 테제 왕의 죽음에 관한 오보(誤報)를 주목해볼 수 있다. 이것은 극의 전개상 중요한 발판역할을 한다. 그 오보를 계기로 이폴리트는 아리시에게, 페드르는 이폴리트에게 사랑을 고백하기 때문이다. 오보가 없었다면 상황은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이폴리트는 테제를 찾으러 떠났을 것이고 페드르는 이폴리트에게 끝내 사랑을 고백하지 못하고 죽어갔을 것이다. 오보를 통해 이폴리트의 출발도, 페드르의 죽음도 잠정적으로 중지된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구조적인 면에서의 침묵 깨기가 있다. 사실 이 작품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입밖에 내는 것은 금기의 대상이다. 하지만 페드르는 그 침묵 깨기를 세 번 한다. 페드르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외논을 앞에 두고 하는 고백, 사랑하는 연인 이폴리트 앞에서 하는 고백, 마지막으로 모든 것이 끝난 다음 독약을 마시고 남편 테제 앞에서 하는 고백이 그것이다. 최초의 위반에 대한 두 사람만의 속 이야기가 제2막에 이르러서는 행동으로 직결되고, 종막에 가서는 그 행동의 심판자 앞에서 교정된다는 형태로, 말은 차례로 주인공의 생사와 관련되는 핵심을 향한다. 말을 한다는 것은 페드르에게 죽음을 의미한다. 결국, 그녀는 죽어가면서 입을 여는 셈이다.
금지된 사랑으로 고통받는 인간의 숙명
고전비극의 원형이라 불리우는 라신은 억지스러움 없이 독창적이면서 너무나 인간적인 주인공을 창조했음은 물론, 사건을 전진시키는 극적 요소를 알맞게 가미하며 전체적 구성 속에서 이야기 고리를 엮어나가 논리적 결말에 이르게 한다. 라신이 정염 속에서 몸부림치는 인간을 그리기를 좋아했다면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것은 사랑에 빠진 인간이다. 라신이 표현하는 연애는 서로 사랑하는 연인들이나 혼자서 일방적인 사랑을 하는 사람들에 의해 빚어지는 갈등관계로, 사랑에 빠진 모든 인물들은 그로 인해 고통을 겪는다. 페드르의 경우 역시, 자신의 운명과 제신의 노여움으로 인해 부당한 정염에 말려들어 ‘고백’과 ‘침묵’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녀는 이러한 갈등에서 빚어진 정신착란에 사로잡혀 있다. 그래서 한순간이 지나자 무고한 자를 정당화시키고, 진실을 밝힐 의향으로 되돌아가는 비참한 숙명을 지닌 인물이다. 아버지가 금지한 숙적의 핏줄인 여인을 사랑하는 이폴리트는 페드르와의 피할 수 없는 갈등관계 속에서 희생당하고, 작품 후반으로 갈수록 더욱 연민을 불러일으킨다.
『페드르』의 등장인물들은 행복한 삶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장애, 그 삶 속에서 배신과 거짓과 살인의 죄를 저지른다. 인물들간의 갈등은 맹목적 감정이 빚어내는 것으로 그들의 사랑은 모든 갈등을 해결이 불가능한 국면으로 이끌어간다. 이렇듯 갈등을 수반하는 라신의 사랑은 언제나 불가능한 사랑, 또는 금지된 사랑이다. 결국 라신이 『페드르』에서 표현하고자 했던 것도 그것과 다르지 않다. 즉 맹목적인 정염에 사로잡힌 인간의 피할 수 없는 숙명적 고통과 그 숙명으로 인해 마침내 파멸하고 마는 연약한 인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주시했던 것이다.
▣ 라신의생애와작품
1639 12월 중순 라 페르테 밀롱에서 태어나다.
1641 어머니 사망
1643 아버지 사망, 조부모에게 맡겨진다.
1649 할아버지 사망, 할머니를 따라 포르-르와얄 수도원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다.
1658 파리 대학의 아르쿠르 고등학교 과정에 들어가 논리학, 철학을 수강한다.
1660 루이 14세의 결혼 축하시 『센 강의 요정 La nympe de la Seint』을 써서 국왕으로부터 상을 받은 후, 본격적으로 문단에 등용하기 위해 비극 『아마지 Amasie』를 극장에 올리려 했으나 실패하고, 두 번째 작품인 『오비드의 사랑 Amours d'Ovide』 역시 극장측에서 거절한다.
1661 성직에 종사하기 위해 남불의 위제스로 간다.
1663 파리로 다시 돌아와, 시작으로 연금을 받으며 브왈로, 몰리에르 등 문인들과 사귀면서 본격적인 극작 활동에 들어간다.
1664 『라 테바이드 Th ba de』가 몰리에르 극단에 의해 팔레 르와얄에서 초연.
1665 『알렉상드르 Alexandre』가 몰리에르 극단의 팔레 르와얄 극장에서 성공하자, 부르고뉴 극장에서도 공연, 이때부터 라신과 몰리에르의 사이는 멀어져간다.
1666 포르 르와얄의 피에르 니콜의 연극비판에 대해 반박하는 글을 발표한다. 이 글에서 포르 르와얄의 사부들을 야유하고, 극작가의 사회적 지위와 명예를 옹호한다.
1667 『앙드로마크 Andromaque』 초연
1668 그의 유일한 희극『소송광들 Les Plaideurs』을 부르고뉴 극장에서 초연했으나 방해공작이 있어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1669 로마시대를 다룬 정치적 비극인 『브리타니퀴스 Britannicus』 초연
1670 『베레니스 B r nice』가 부르고뉴 극장에서 초연, 일주일 후 같은 주제를 다룬 코르네이유 의 비극 『티트와 베레니스 Tite et B r nice』가 팔레 르와얄 극장에서 공연된다. 이 경연 은 라신의 승리로 끝난다.
1672 『바자제 Bajazet』 초연, 호평을 받는다.
1673 플루타르코스 등의 그리스 역사서를 바탕으로 한 작품 『미트리다트 Mithridate』 초연, 라신과 절연상태에 있던 몰리에르가 무대에서 쓰러져 사망한다.
1674 『이피제니 Iphig nie』가 베르사유 궁에서 ‘프랑슈 콩테령 토벌기념 제전’에서 초연, 일반인에게는 같은 해 겨울에, 부르고뉴 극장에서 보여진다.
1676 르 크레르크(Le Clerc)와 코라스(Coras)의 합작인 『이피제니』가 몰리에르 미망인이 이끄는 게네고 극장에서 초연된다. 이는 라신의 같은 제목의 비극에 대항하여 라신을 적대시하는 리슐리외 공작의 책동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1677 1월 1일 , 『페드르 Ph dre』 부르고뉴 극장에서 초연. 이틀 후 게네고 극장에서 프라동의 동일 주제의 비극 『페드르와 이폴리트』가 경연. 『페드르』의 진가가 인정된다.
3월 『페드르』 서문에 포르 르와얄의 사부와의 화해를 희망하는 글을 쓰고 화해한다.
5월 카트린 드 로마네와 결혼
9월 브왈로와 함께 국왕의 역사편찬관에 임명된다.
1680 몰리에르 극단과 부르고뉴 극단이 합병해서 ‘코메디 프랑세즈’가 설립되고, 제1회 공연으로 『페드르』가 선정된다.
1685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회원이 된다.
1689 멘트농 부인의 요청으로 『에스테르 Esther』 집필. 생시르 여자학원 학생들에 의해 공연된다.
1691 종교극 『아탈리 Athalie』를 국왕의 어전에서 공연.
1699 간장병으로 파리에서 사망. 유언에 따라 유체는 포르 르와얄에 운반되어 사부의 한 사람인 아몽(M. Hamon)의 묘 옆에 매장된다.
1711 포르 르와얄이 파괴됨에 따라 파리의 생 테티엔 뒤 몽(Saint-Etienne du Mont)교회에 이장된다.
▣ 작품연보
1664 『라 테바이드 Th ba de』: 왕권을 둘러싼 형제간의 권력투쟁을 그린 최초의 비극
1665 『알렉상드르 Alexandre』: 연애비극
1667 『앙드로마크 Andromaque』: 인간의 피할 수 없는 정열과 그로 인한 파멸을 묘사한 작품
1668 『소송광들 Les Plaideurs』: 유일한 희극
1669 『브리타니퀴스 Britannicus』: 로마시대를 다룬 정치적 비극
1670 『베레니스 B r nice』: 같은 제재로 코르네유와 경작(競作)하여 승리를 차지한 작품
1672 『바자제 Bajazet』: 17세기 터키의 후궁이야기
1673 『미트리다트 Mithridate』: 플루타르코스 등의 그리스 역사서를 바탕으로 한 작품
1674 『이피제니 Iphig nie』: 대단한 성공을 거둔 작품으로, 아테네 비극 시인 유리피데스가 그 출전
1677 『페드르 Ph dre』: 거역할 수 없는 숙명적 사랑으로 인해 파멸하는 인간의 모습을 묘사한 작품
1689 『에스테르 Esther』: 종교극
1691 『아탈리 Athalie』: 『에스테르』가 종교극으로서 지나치게 세속적인 화제를 담고 있다는 비판이 있어 제2의 종교극인 『아탈리』는 매우 온건
하게 연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