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오늘날 우리가 먹고 있는 밀은 과거 우리 조상들이 매일 먹던 빵을 만들었던 곡물이 아니다. 최근 50년간 농학자들은 밀 식물이 가뭄이나 균류 등 불리한 환경 조건에 견디도록 하게끔 교잡종을 만들고 유전자를 변형시켰다. 하지만 밀의 새로운 유전 계통에 대해 동물이나 인간을 상대로 한 안전 검사는 수행되지 않았다. 생산 증대와 세계 기아 해결이라는 대의가 시급하다는 이유로 인간의 안전을 점검하지 않은 채 식품으로 공급한 것이다.
씁쓸한 진실은 식단에 올라오는 밀 제품이 늘어날수록 사람들의 허리둘레가 늘어나고 당뇨병이나 심장병 같은 성인병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지속적인 밀 섭취가 유발하는 포도당-인슐린-지방의 축적은 밀가루 똥배를 만들어 낸다. 똥배가 불룩할수록 계속해서 높은 인슐린 수준을 요하므로 당뇨병을 낳게 된다. 똥배가 튀어나올수록 감염 반응이 일어나 심장질환과 암에 걸릴 가능성도 높아진다. 똥배는 다른 신체 부위의 지방과 달리 염증 현상을 유발하고 인슐린 반응을 왜곡하며 다른 장기에 비정상적인 신체 신호를 보낸다. 뇌와 연결된 갑상선뿐만 아니라 장, 간, 심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신체 장기에 손상을 끼친다.
오랫동안 우리는 ‘건강에 좋은 통곡물’로 가득한 식단이 우리를 생기 있게, 인기 있게, 예뻐지게, 섹시하게 만든다고 믿었다. 통곡물을 안 먹으면 영양 부족에 시달리며, 심장병과 암에 굴복하고 말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이 말은 순전히 허구이다. 건강을 위해서는 오히려 밀 음식의 유혹을 끊어버려야 한다. 그래야 당뇨병, 심장병, 골다공증 같은 성인병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다. 밀이 빠진 자리를 채소, 견과류, 육류, 달걀, 아보카도, 올리브, 치즈 등 진짜 식품으로 채운다면 식이 부족도 없을뿐더러 한층 건강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뱃살이 뭐기에
지난 세기만 해도 불룩하게 나온 배는 특권층의 독점물이며 부와 성공의 지표였다. 하지만 사람들이 직접 밭을 경작할 필요가 없는 21세기가 되면서 비만은 민주화를 달성했다 누구든지 배가 불룩하게 나올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우리 아버지 세대는 이 불룩한 배를 맥주를 많이 마셔서 나왔다는 의미로 맥주 배(beer belly)라고 했다 하지만 맥주를 마시지 않는 가정주부, 아이들, 당신의 친구나 이웃 중에 왜 맥주 배가 있을까? ‘프레첼 두뇌’, ‘베이글 창자’처럼 쉬운 이름을 붙일 수도 있지만 난 그것을 ‘밀을 먹어서 살찐 배’, 즉 밀가루 똥배(wheat belly)라고 부른다.
밀가루 똥배는 지방 저장을 돕는 호르몬인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음식을 소비하는 시대의 산물이다. 지방을 엉덩이나 허벅지에 저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는 볼품없는 지방을 복부 주위에 쌓아둔다. 이 복부 지방은 독특하다. 다른 신체 부위의 지방과 달리 염증 현상을 유발하고 인슐린 반응을 왜곡하며 다른 장기에 비정상적인 신체 신호를 보낸다. 밀 소비의 결과를 보여주는 징후는 신체 외관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밀은 뇌와 연결된 갑상선뿐만 아니라 장, 간, 심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신체 장기에 영향을 미친다. 사실 드러나지 않게 손상을 준다는 측면에서 밀의 영향을 받지 않는 장기는 거의 없다.
오늘날 미국에서 식단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밀로 만든 음식이다. 미국인은 끼니마다 밀가루를 포함한 식사와 스낵을 먹는다. 미국인들은 매일 “건강에 좋은 통곡물을 많이 드세요.”라는 광고를 듣는다. 식품 업체는 그러한 광고에 편승해 곡물로 가득 찬 밀가루 제품을 생산한다. 씁쓸한 진실은 식단에 올라오는 밀 제품이 늘어날수록 미국인의 허리둘레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립 심장·폐·혈액 연구소(NHLBI)는 1985년 수행한 전국 콜레스테롤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지방과 콜레스테롤 섭취를 줄이고 그 줄어든 칼로리를 곡물로 대체하라고 충고했다. 이후 미국에서는 비만과 당뇨병의 폭발적인 증가가 시작되었다.
이 책은 피로, 관절염, 위장 질환, 비만에 이르는 미국인의 건강 문제가 매일 아침 커피와 함께 곁들이는 음식, 즉 아무 탈 없어 보이는 밀가루 머핀이나 시나몬 건포도 베이글에서 비롯되었다는 명제를 탐구한다. 기쁜 소식 한 가지는 밀가루 똥배라고 이름 붙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해결책은 이렇다. 오랜 세기 동안 인간 문화의 일부였던 밀을 식단에서 제거하면 된다. 그러면 우리는 지금보다 더 맵시 있고, 똑똑하고, 민첩하고, 행복해질 것이다. 또한 당뇨를 만들어내고 염증을 조장하는 복부 지방을 선택적으로 축소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설탕이나 통상적인 곡물이 아니라 ‘밀’을 제거해야 하는가? 그 이유를 이 책에서 소개하겠다.
할머니 세대의 머핀이 아니다: 현대 밀의 탄생
오늘날 밀은 미국인의 식단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삶의 일부가 되었다. 토스트가 빠진 달걀 한 접시, 샌드위치 없는 점심은 상상할 수 없다. 동네 슈퍼마켓은 각종 빵과 크래커, 프레첼, 시리얼, 파스타와 면류로 가득 차 있다. 세제나 비누 진열대를 제외하고 밀 제품을 비치하지 않은 구역은 없다. 문제는 오늘날 우리가 먹고 있는 밀이 과거 우리 조상들이 매일 먹던 빵을 만들었던 곡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밀은 여러 세기 동안 자연스럽게 조금씩 진화하다가 최근 50년간 농학자들의 영향 아래 극적인 변화를 겪었다. 밀 식물이 가뭄이나 균류 같은 병원체 등 불리한 환경 조건에 견디도록 하게끔 밀 품종들로 잡종이나 교잡종을 만들고 유전자를 침투시킨 것이다. 유전자 변형은 무엇보다 면적당 생산량 증가를 촉진했다. 현대 북미 농장의 평균 수확량은 1세기 전보다 10배 이상 늘어났다. 생산 측면의 대약진은 유전자 정보의 극적인 변화를 요구했다. 지난날의 황금 물결이 줄어들고 오늘날 0.5미터 길이의 ‘왜소종’ 밀로 대체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근본적인 유전자 변형은 상당한 대가를 치르게끔 되어 있다.
현대 밀은 유전적으로 결정된 특성에 수백, 수천 차례의 유전자 변형을 가해 조작되었다. 밀의 유전자 구성이 극적으로 변화했는데도, 새로운 유전 계통에 대해 동물이나 인간을 상대로 한 안전 검사는 수행되지 않았다. 생산 증대가 목적이라는 이유로, 이종 교배의 산물을 인간이 섭취해도 안전하고 식물유전학자들이 확신한다는 이유로, 세계 기아 해결이라는 대의가 시급하다는 이유로 인간의 안전을 점검하지 않은 채 식품으로 공급한 것이다. 밀의 교잡 연구에 동물이나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실험 자료가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어디서·어떻게 정확히 어떤 잡종이 원래의 밀과 다른 부정적인 영향을 증폭시켰는지 알아낼 길이 요원하다.
교잡을 할 때마다 형성되는 유전자 변이의 증가는 세상에 차이를 만들어 낸다. 인간의 경우 유전자 핵심부에서 남성과 여성은 거의 동일하지만 가장 중요한 차이는 단 하나의 염색체에서 비롯된다. 아주 작은 남성의 Y 염색체와 거기 포함된 몇 개의 유전자가 수천 년 동안 인간의 삶과 죽음의 드라마를 만들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우리가 여전히 ‘밀’이라고 일컫는, 인간이 조작한 풀이 있다. 인간의 수천 가지 조작으로 만들어진 유전적 차이는 성분, 외양, 질의 측면에서 인간의 건강에 중요할지 모를 상당한 변형을 가져온다.
밀 분석
신석기 시대에 재배했던 야생풀이 현대의 시나본(Cinnabon)이나 던킨 도너츠로 탈바꿈하기까지 몇 가지 심각하고 교묘한 속임수가 있었다. 고대 밀의 반죽으로는 현대 밀 식품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야생 아인콘 밀로 현대의 젤리 도넛을 만들어보면 잼이 잘 채워지지 않고 쉽게 부서져 형편없는 도넛이 되고 만다. 맛과 느낌, 모양도 엉망이다. 생산증대를 위한 교잡 실험과 더불어 식물 유전학자들은 초콜릿 샤워크림 케이크를 만드는 데 적합한 잡종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여왔던 것이다.
현대의 밀가루는 평균적으로 무게의 70%는 탄수화물, 단백질과 소화하기 쉽지 않은 섬유질이 각각 10~15%씩 구성되어 있다. 밀의 복합 탄수화물 아밀로펙틴은 매우 효율적으로 소화되어 빠른 속도로 포도당으로 변환하여 혈류에 흡수된다. 이는 밀이 혈당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다. 콩이나 감자에도 아밀로펙틴이 들어 있지만 밀의 아밀로펙틴과는 종류가 다르다. 밀의 아밀로펙틴은 다른 식품에 들어있는 아밀로펙틴에 비해 가장 소화가 잘 된다. 소화가 빠른 만큼 혈당 증가도 맹렬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밀 식품의 아밀로펙틴을 슈퍼 탄수화물이라고 여기는 듯하다. 거의 모든 탄수화물 식품 중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혈당 전환이 이루어지는, 매우 소화가 잘 되는 탄수화물이니까 말이다.
밀 식품은 혈당 수준을 콩부터 캔디 바에 이르는 다른 탄수화물보다 높게 끌어올린다. 식후 혈액 속의 당 수치가 높을수록 인슐린 수치도 올라가고 더 많은 지방이 저장된다. 이로써 달걀 세 개를 넣은 오믈렛이 포도당 상승을 촉발하지 않으면서 신체에 지방을 축적하지 않는 반면, 두 조각의 통밀 빵은 혈액 내 포도당을 높이 끌어올리고 인슐린과 지방의 축적, 특히 복부나 깊숙한 내장 지방의 축적을 촉진한다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는다. 특이한 포도당 반응은 더 있다. 밀 섭취가 유발하는 포도당과 인슐린 상승은 120분간 지속되는 현상으로, 포도당이 정점까지 높아졌다가 이어서 낮은 상태로 돌아간다. 포도당의 급등과 추락은 온 종일 반복되는 포만과 허기의 2시간짜리 롤러코스터다. 이러한 고혈당 유발이 장기간으로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면, 지방 축적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포도당-인슐린-지방의 축적은 특히 배 부근에서 눈에 띈다. 밀가루 똥배 말이다. 똥배가 불룩할수록 깊숙한 내장 지방의 인슐린 반응성과의 연관성이 미약해져 계속해서 높은 인슐린 수준을 요하므로 당뇨병을 낳게 된다. 똥배가 튀어나올수록 감염 반응이 일어나 심장질환과 암에 걸릴 가능성도 높아진다.
엑소르핀 사시려고요?: 밀의 중독적 특질
밀은 두뇌와 신경계 전체에 독특한 영향을 끼친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파스타나 피자 같은 밀 음식에 중독되었다고 인정한다. 그들은 자신이 선택한 밀 음식의 중독성이 가져다주는 황홀감을 어느 정도 이해한 셈이다. 잘 차려입은 가정주부가 “빵은 제게 크랙(코카인을 정제한 환각제)이에요. 그만둘 수가 없어요!”라고 절망적으로 고백하면, 나는 전율을 느낀다. 밀은 메뉴 선정, 칼로리 소비, 식사와 간식의 타이밍을 명령할 수 있다. 밀은 행동과 기분을 좌지우지하고 심한 경우 생각을 지배할 수도 있다. 식탁에서 밀을 빼라는 제안을 받은 많은 환자들이 “빵 생각을 멈출 수가 없어요. 빵 꿈을 꾼다니까요!”라며 밀 섭취의 광기에 굴복하고 많다. 중독의 다른 측면도 있다. 밀이 들어간 음식과 작별한 사람의 30%는 금단현상을 경험한다. 그들은 밀 섭취를 중단하고 처음 며칠에서 몇 주 사이에 극도의 피로와 의식 혼탁, 예민함, 무력감, 심지어는 우울증마저 겪었다.
미국 국립보건원은 밀이 포함된 음식을 먹은 후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재현한 모의실험에서 밀의 주 단백질인 글루텐을 조사했다. 위에서 소화된 글루텐은 폴리펩티드(아미노산의 다중 결합물)의 혼합물로 분해된다. 여기서 지배적인 폴리펩티드를 분리해 실험용 쥐에게 투여하면 뇌에서 나오는 혈류를 가로막는, 혈액과 뇌 사이의 장벽에 침투하는 특이한 능력이 있음이 밝혀졌다. 일단 뇌에 진입하면 밀 폴리펩티드는 뇌의 모르핀 수용체를 한데 묶는데, 이것이 바로 환각제가 묶는 것과 똑같은 수용체이다. 이 폴리펩티드는 엑소르핀(exorphine)이라고 이름 붙여졌다. 연구자들은 이 엑소르핀이 정신분열 증세의 악화를 뒷받침해주는 활성인자일지 모른다고 추측한다.
글루텐에서 추출한 폴리펩티드가 뇌에 미치는 영향은 날록손(naloxone, 헤로인을 차단하는 물질)의 투여로 차단할 수 있다. 실험동물에게 날록손을 투여하면 밀 엑소르핀이 뇌 세포의 모르핀 수용체에서 한데 묶이는 반응을 차단한다. 약물을 남용하는 중독자에게서 헤로인을 차단하는 약과 밀 엑소르핀의 영향을 차단하는 약이 동일하다는 이야기이다. 이로써 우리는 곡물 중에서 밀이 진정 얼마나 독특한지 알 수 있다. 기장이나 아마 같은 여타 곡물들은 엑소르핀을 생성하지 않을뿐더러, 뇌가 정상이든 비정상이든 사람들에게 강박적인 행동이나 금단 증상을 유발하지 않는다. 이것이 밀과 관련된 당신의 뇌이다. 다시 요약하면 밀은 소화 과정에서 뇌의 환각제 수용체를 한데 묶는 모르핀 같은 화합물을 생성한다. 그 화합물은 일종의 보상 형태인 가벼운 도취감을 유발한다. 그 효과를 차단하면 어떤 사람들은 눈에 띄게 불쾌한 금단 현상을 겪는다.
밀은 일종의 식욕 촉진제이다. 더 많은 쿠키, 컵케이크, 프레첼, 사탕, 청량음료를 많이 먹게끔 유도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어떤 이들에게는 중독성이 있거나, 신경계에 묘한 약물 효과를 내기도 한다. 만약 당신이 엑소르핀의 작용을 억제하는 날록손 같은 약물을 투여하는 데 거부감을 느낀다면 이렇게 물을지도 모른다. “뇌에 미치는 밀의 화학적 영향을 막기 위해 애쓰느니 차라리 밀 음식을 아예 먹지 않으면 어떨까?” 이것이 바로 내가 묻고자 하는 질문이다. 금단 증세를 참을 수만 있다면 허기와 갈망의 감소, 칼로리 섭취 감소, 기분 개선과 행복감 상실, 몸무게 감소, 밀 때문에 살찐 뱃살이 줄어드는 일이 생길 것이다. 밀, 특히 글루텐에서 나오는 엑소르핀이 희열, 중독적인 행동, 식욕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체중 조절의 칼자루를 손에 쥔 셈이다. 즉 밀을 줄이면, 몸무게도 줄일 수 있다.
산성도 떨어뜨리기: 위대한 pH 교란 물질 밀
인간의 몸은 pH(수소 이온 지수) 반응에 철저하게 통제받는다. 정상 pH 7.4에서 수치가 0.5 정도만 위 또는 아래로 움직여도 우리는 죽게 된다. 인류의 선조인 수렵인들이 먹었던 고기, 채소, 과일, 견과류, 근채류로 꾸린 식단은 알칼리 효과를 냈다. 그런데 약 1만 년 전까지는 알칼리성이었던 식단의 pH 균형이 곡물, 특히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밀이 도입되면서 산성으로 기울었다. 현대인의 식단은 ‘건강에 좋은 통곡물’이 풍부하지만 채소와 과일이 부족해 심한 산성으로 기울었으며 이는 산증(혈액의 PH가 정상 이하로 떨어지는 상태)이라고 일컫는 증상을 초래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산증은 뼈에 큰 타격을 준다.
우리가 성장하고 골격을 갖추기까지는 대략 18년이란 세월을 보내지만, 남은 인생은 체내 pH를 조절하느라 골격을 무너뜨리면서 보낸다. 음식 탓에 만성화된 가벼운 대사성 산증은 10대부터 시작하여 80대에 이르기까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꾸준히 악화된다. 산성을 띤 신체는 pH 7.4를 유지하기 위해 뼈에서 탄산칼슘과 인산칼슘을 빼낸다. 또한 뼈 조직으로부터 영양을 흡수하는 파골 세포가 좀 더 속도를 높여 뼈 조직을 해체하고 소중한 칼슘을 내보내도록 자극한다. 이렇게 되면 뼈는 결국 탈염된다. 칼슘이 고갈되는 것이다. 탈염 증세는 골감소증, 골다공증, 골절을 불러온다. 여성은 25세부터 골밀도 감소가 시작되며, 남성은 40대부터 감소하기 시작하는데, 70세부터는 남녀 모두 급격한 뼈 손실이 일어난다. 젊더라도 뼈 손실에서 안전하다는 보장은 없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가 꾸린 식단 때문에 만성화된 낮은 수준의 산증을 생각한다면 필연이다.
다른 식물성 식품과 달리 곡류만이 산성 물질을 생산한다. 그중에서도 밀에 황산이 가장 많이 들어 있다. 밀 섭취로 생성된 황산은 양이 아무리 적더라도 알칼리를 즉각 중화해 압도적으로 강한 산성을 띤다. 평균적으로 미국인이 섭취하는 산의 38%를 차지하는 밀 같은 곡류는 pH 균형을 산성으로 옮겨 놓기에 충분하다. 연구 결과 빵을 먹어 글루텐 섭취량을 늘릴 경우 소변을 통한 칼슘 손실이 무려 63%나 증가했다고 한다. 고기 섭취로 생겨난 산이 알칼리성 채소를 통해 균형을 맞추지 못하고, 도리어 밀 같은 곡물을 섭취함으로써 산이 강화되면 괴이한 일이 벌어진다. 즉 만성화된 산 부담이 뼈의 건강을 갉아먹게 되는 것이다.
당뇨병의 나라: 밀과 인슐린 저항성
밀은 탄수화물 무리 중 최악이요, 우리를 당뇨병으로 인도할 가능성이 높은 무리의 앞잡이다. 혈당을 곧장 상승시키는 밀의 놀라운 능력은 ‘포도당-인슐린 롤러코스터’로 하여금 식욕을 돋우고, 중독성을 띤 뇌-활성 엑소르핀 관계를 구축하며, 내장 지방을 키우게 한다. 이런 이유로 밀은 당뇨병을 예방, 완화, 완치하려는 진지한 노력을 근본적으로 가로막는 음식이다.
밀과 당뇨병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밀의 역사는 곧 당뇨병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뇨병은 야생 아인콘 밀을 재배하던 신석기 시대에는 사실상 알려지지 않았다. 고고학적 기록에 따르면 식단에 곡물이 올라오기 전에는 당뇨 발병도, 당뇨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일은 없었다. 인류의 식단에 곡물이 유입되면서 감염과 골다공증 같은 뼈 질환 증가, 유아 사망률 상승, 당뇨병과 수명 단축의 고고학적 증거가 줄을 잇고 있다.
오늘날 당뇨병은 미국에서 가장 흔한 질병이다. 2009년 미국인 2,400만 명이 당뇨를 앓았고 당뇨 전 예비 단계 사람까지 합산하면 그 수는 8,100만 명으로 성인 세 명 중 한 명꼴이다. 당뇨의 폭발적인 증가는 과체중과 비만 인구의 증가와 흐름을 같이 해 왔다. 체중증가는 인슐린 민감성을 망가뜨리고 내장 비만 축적을 가속화하며 당뇨병의 기본 조건을 만족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009년 미국 성인의 26.7%인 7,500만 명이 비만 기준을 충족했고 더 많은 인구가 과체중 범주에 포함되었다. 이러한 당뇨와 체중 증가와 맥을 같이하는 또 다른 요인이 바로 밀 소비다. 1970년 이후 1인당 밀 식품 섭취는 연간 약 12킬로그램이나 늘었을 정도로 미국인은 어쩔 수 없는 밀 중독자다. 미국의 1인당 평균 밀 섭취량은 연간 약 60킬로그램에 달한다.
생리적으로 당뇨병과 밀의 관계는 완벽하게 맞아 떨어진다. 밀 음식이 우리 식단을 지배하면 그 어떤 음식보다 혈당을 높이 끌어 올린다. 하루에도 여러 차례 포도당-인슐린 주기가 높은 수준에 도달하면서 내장 지방의 성장을 자극한다. 내장 지방(밀가루 똥배)은 인슐린 저항성과 매우 밀접하므로, 이는 포도당-인슐린 주기가 더 높은 수준에 도달하게끔 이끈다. 당뇨병과 내장 지방이 늘어나는 초기 단계에는 인슐린 생성을 담당하는 췌장 베타 세포가 50% 증가한다. 하지만 탄수화물 섭취를 반복하면 중성지방과 지방산이 증가하고 지질 독성을 초래한다. 지질 독성이 진행되면 취약한 췌장의 베타세포에 손상을 입힌다. 췌장손상은 산화 독성, 렙틴, 다양한 인터류킨(몸 안에 들어온 해로운 물질을 면역계가 맞서 싸우도록 자극하는 단백질), 종용 괴사 인자들의 염증 현상으로 한층 악화된다. 내장 지방은 이 모든 염증의 온상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당 독성, 지질 독성, 염증성 파괴의 갑작스런 공격이 반복되고, 베타 세포는 당초 정상 개수에서 절반 밑으로 점점 줄어들면서 약해지다가 사멸한다. 이때 당뇨병이 확실히 자리를 잡는다.
ADA(미국당뇨병협회)는 당뇨병 환자들에게 지방 섭취를 줄이는 대신 건강에 좋은 통곡물 탄수화물을 끼니마다 섭취하기를 권고한다. ADA가 말하는 관점은 이렇다. 혈당을 증가시키는 음식과 설탕을 먹어라. 혈당은 약으로 끌어내리면 된다. 나는 몇 년 전 당뇨환자의 치료에 ADA가 권장하는 식단을 적용했다. 그 결과 환자들이 체중 증가, 혈당 조절 악화, 약물 치료 필요성 증가, 신장병이나 신경 장애 등 당뇨 합병증에 걸리는 문제가 발견되었다. 그래서 ADA의 식단 조언을 무시하고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자 혈당 개선, 당화혈색소 수치 하락, 놀라운 체중 감소, 기타 고혈압과 중성지방 등 신진대사의 잡다한 문제가 전체적으로 개선되었다. 나는 ADA가 나쁜 의도를 가지고 권고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저지방 식단을 밀어붙인 그들의 실수 때문에 모든 미국인들이 곁길로 벗어나고 말았다.
백내장, 주름, 꼬부랑 등: 밀과 노화 작용
AGE(최종당화산물)은 동맥경화, 백내장, 치매 등 나이 든 사람들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각종 질환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AGE는 다양한 음식에 들어있어 몸속에 직접 유입되기도 하지만 이것은 당뇨를 결정짓는 현상, 즉 고혈당의 부산물이기도 하다. 고혈당에서 시작된 AGE는 신경병증부터 망막변증, 신장병에 이르기까지 모든 당뇨 합병증의 원인 제공자이다. 혈당이 높을수록 고혈당 지속시간은 길어지고, AGE 산물의 누적치도 증가하며, 장기에 미치는 손상도 커진다. AGE의 수용체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혈관 내피 성장 인자, 종양 괴사 인자 등 다양한 염증 및 산화 반응을 조절하는 관문이다. 그러므로 AGE는 대량의 산화 및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심장병, 암, 당뇨병 등으로 이어진다.
약간의 혈당 초과분에도 생겨나는 AGE가 인체에 충분히 쌓이면 당뇨병 항목에서 살펴본 온갖 질환이 발병한다. 달걀이나 날 호두, 올리브유, 돼지고기, 연어 등은 혈당을 상승시키지 않지만 사과, 오렌지, 곡물 시리얼에 이르는 모든 탄수화물은 혈당을 끌어올린다. 밀은 당뇨 환자가 아니라도 완전히 진행된 당뇨 환자와 견줄 만한 수준으로 혈당을 솟구치게 하는 가장 치명적인 음식이다. 밀의 아밀로펙틴은 빠르고 효율적으로 소화되어 섭취 두 시간 후면 고혈당에 도달하고, 고혈당은 AGE 생성을 촉진하다. 당신이 즐겨 먹는 양귀비씨 머핀이나 구운 채소 포카치아 등의 밀 식품이 과도하게 AGE 생성을 유발한다는 얘기다. 결국 혈당을 높이는 독특한 능력을 지닌 밀은 노화를 촉진시키며, 피부 노화, 신부전, 치매, 관절염 등의 발병을 촉진한다.
혈당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밀 음식은 설탕 등 거의 모든 음식을 능가한다. 밀을 다른 음식과 대결시키는 것은 마치 링 위에 마이크 타이슨(권투 헤비급 세계 챔피언)과 트루먼 카포티(미국의 소설가)를 올린 격이다. 싸워보지도 못하고 혈당은 즉각 KO패를 당하고 만다. 통밀 빵 두 조각만 먹어도 혈당은 150mg/dl 이상으로 뛰어오른다. 그만한 혈당이면 AGE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도 남는다. 당화가 노화를 가속화하다니, 당화가 없다면 노화도 늦출 수 있을까? 그래서 실험용 쥐로 실험을 해 보았다. 그 결과 AGE가 적은 음식을 먹은 쥐들은 건강하고 수명이 길었던 반면, AGE가 풍부한 음식을 먹은 쥐들은 백내장, 신장병, 당뇨병에 노출되었을 뿐만 아니라 수명도 짧았다. 인간에게도 이러한 개념이 적용될지 최종적으로 입증할 만한 임상 실험은 아직 진행된 바 없다.
굿바이, 밀: 밀에서 자유로운 맛있고 건강한 삶
오랫동안 우리는 곡물로 식단을 채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식의 생각은 ‘건강에 좋은 통곡물’로 가득한 식단이 우리를 생기 있게, 인기 있게, 예뻐지게, 섹시하게, 성공적으로 만든다고 말한다. 또 건강한 콜레스테롤 수치와 규칙적인 장운동을 즐기게끔 해준다고 한다. 통곡물을 안 먹으면 건강에 좋지 않고, 영양 부족에 시달리며, 심장병과 암에 굴복하고 말 거라고 한다. 하지만 ‘건강에 좋은 통곡물’이 필요하다는 말은 순전히 허구임을 기억하라. 인간의 식단에서 밀 같은 곡물은 야외 수영장 파티에 개인 상해 변호사를 부르는 것보다 쓸모없다.
밀이 결핍된 사람은 전형적으로 이러하다. 날씬하고 배가 평평하며 중성지방 수치가 낮고 혈당치와 혈압이 정상이고, 에너지가 넘치고 숙면을 취하고, 장기도 정상 작동한다. 다정한 이웃집 영양사를 포함하여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지혜와 달리 밀 제거가 초래하는 결핍이란 없다. 줄어든 칼로리를 바람직한 식품으로 대체한다면 말이다. 밀이 빠진 자리를 채소, 견과류, 육류, 달걀, 아보카도, 올리브, 치즈 등 진짜 식품으로 채운다면 식이 부족도 없을뿐더러 한층 건강하고 에너지가 넘칠 것이다. 그러나 만약 밀 음식을 뺀 자리를 콘 칩, 에너지 바, 과일 음료로 채운다면 체중 증가와 당뇨병이 계속 이어질 뿐 아니라 실제로 몇몇 중요한 영양분이 결핍되고 말 것이다.
밀을 제거한 다음 그 차이만큼 나머지 음식을 늘려 채운 식단은 완벽하지 않더라도 밀이 든 식단보다 훨씬 낫다. 밀을 빼고 구운 닭고기, 껍질 콩, 스크램블드에그, 코브샐러드 등의 섭취량을 늘려보아라. 이 책에서 설명한 혜택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밀을 빼는 데 그치지 않고 더 좋은 선택을 하고 싶다면, 사라진 밀 칼로리를 진짜 음식으로 대체해야 한다. 가공한 식품, 제초제 성분이 남아 있는 식품, 유전적으로 조작한 식품, 인스턴트식품 등을 진짜 음식과 구분해야 한다. 진짜 음식을 먹지 못하게 하는 사회의 압력에 맞서 우리는 모든 전선에서 전투를 치러야 한다. 오늘날 식품 회사들은 우리가 피해야 할 광고를 하는 데 막대한 돈을 들이고 있다. 그들은 영양학자들이 수행하는 다양한 연구를 지원하고 대학교에 교수직을 제공하고, 언론 보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거의 모든 미국인이 그들의 마케팅에 완전히 낚이고 있다. 미국심장협회를 비롯한 여러 건강 단체가 그들의 식품을 보증하는 마당에 일반인들이 이를 무시하기란 무척 어렵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밀과 가공식품 섭취를 중단하더라도 영양 결핍은 없다. 더욱이 자당, 고과당 옥수수 시럽, 인공 식품 착색제와 향료 등을 자연스레 덜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설명을 해봤자 식품 산업과 그들을 두둔하는 미국 농무부, 미국 심장협회, 미국 영양학회 등의 “밀 음식은 어찌 되었건 건강에 필요하며, 이것을 섭취하지 않으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주장을 멈추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완전히 말도 안 되는 통곡물 난센스다.
다행스럽게도 밀 제거는 마취 없이 자기 맹장을 떼기 위해 거울과 메스를 준비하는 것보다 힘들지 않다. 내 경험상 가장 효율적이고 확실한 방법은 느닷없이 완전히 밀을 끊는 것이다. 단호하고 완전한 밀 제거는 금단 현상을 유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금단 현상을 돌파하는 것이 섭취량을 줄였을 때 동반되는 식욕의 기복보다 견디기 쉽다. 이는 금주할 때 생기는 금단 현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지만 개인에 따라 갑작스러운 중단보다 점차 줄여가는 방식이 편한 사람이 있다. 어떤 방식이든 최종 결과는 똑같다.
식단에서 밀을 제거하면 가장 문제를 일으키는 음식을 제거한 셈이다. 밀은 탄수화물 가운데 진정 최악이다. 하지만 밀보다 덜하다 해도 다른 탄수화물 음식 역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1970년대부터 새로운 가공식품이 슈퍼마켓 진열대를 요란스레 채운 이래, 우리는 탄수화물이 풍부한 식사를 매일 먹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광범위한 혈당의 오르내림, 심각한 인슐린 저항성 증가, 내장 지방 확대 및 염증 반응에 노출되었다. 췌장을 약화시키는 탄수화물의 지속적인 공격은 우리를 당뇨, 고혈압, 지질 이상, 관절염, 심장병, 뇌졸중 등의 질환으로 이끌었다. 이런 이유로 나는 밀 제거와 더불어 탄수화물을 전체적으로 줄인다면 한층 유익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우리가 오랜 시간 키워온 탄수화물 문제에서 조금 더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먹을 수 있을까? 밀을 먹지 말자는 캠페인을 잘 수행하려면 지켜야 할 몇 가지 기본 원칙이 있다. 첫째, 채소를 먹어라. 채소는 지구상에서 가장 훌륭한 식품이다. 놀랍도록 다양한 맛과 질감,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채소의 특징은 올리브유로 구운 가지와 고기를 넣은 포토벨로 버섯부터, 저민 토마토와 모차렐라, 신선한 바질, 생선에 곁들인 무와 절인 생강에 이르기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둘째, 과일을 약간 먹어라. 채소는 무제한으로 먹어도 좋지만 과일은 적당량을 섭취해야 한다. 물론 과일에는 플라보노이드, 비타민 C, 섬유질 등 건강에 좋은 요소가 들어 있다. 셋째, 날 견과류를 먹어라. 아몬드, 호두, 피스타치오, 헤이즐넛은 훌륭한 식품이다. 양껏 먹어도 된다. 견과류는 포만감을 주고 섬유질과 단백질이 풍부하다. 혈압을 낮추어주고, 콜레스테롤을 줄여준다.
넷째, 기름을 넉넉하게 사용하라. 기름 줄이기는 지난 40년간 저지른 영양 및 식품 관련 실수의 일부이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코코넛유, 아보카도유 등 몸에 좋은 기름과 코코아버터는 후하게 써도 된다. 다만 해바라기씨유, 홍화씨유, 옥수수유 같은 식물성 기름은 산화와 염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다섯째, 육류와 달걀을 먹어라. 지난 40년간 지방 공포증으로 말미암아 포화 지방이 든 달걀, 소 등심, 돼지고기를 멀리했다. 포화지방은 결코 문제가 없는데도 말이다. 새로운 연구들은 포화지방이 심장병과 뇌졸중 위험도를 높이는 주범이라는 혐의를 벗겨주었다. 고기는 튀기지 말고 조리해야 하며 가공육은 철저하게 피해야 한다. 여섯째, 유제품을 먹어라. 놀랍도록 다양한 치즈를 즐겨보자. 치즈는 간식거리로도 그만이고 식사에서도 중요한 음식이다.
대두 음식을 둘러싼 논란은 무척 감정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대두가 가공식품의 형태로 밀만큼 확산된 데다 유전자 조작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어떤 음식이 유전자 조작 대두를 사용했는지 구분하기란 불가능하다. 따라서 대두는 적당량만 먹고 두부, 미소(일본 된장), 낫토(일본 청국장)처럼 발효 과정을 거친 대두 식품을 먹어야 하다. 지금까지 언급한 것들 외에 올리브, 아보카도, 절임 채소, 날 씨앗 등도 다양한 영양분을 공급하는 식품이다. 풍부한 비타민, 미네랄, 섬유질 등을 취하는 다양성이야말로 식단을 잘 꾸리는 성공요인이다. 곡물의 세계에서 단백질, 섬유질, 기름을 두루 함유한 독보적인 존재가 하나 있다. 바로 아마씨다. 아마씨는 혈당을 높이는 탄수화물로부터 자유롭다. 특히 빻은 아마씨 가루는 이 책에서 강조한 요건들에 딱 들어맞는다. 음료는 물이 가장 좋다. 100% 과즙은 조금 즐겨도 괜찮지만 과일 주스나 청량음료는 매우 나쁘다. 차와 커피, 식물 추출물은 즐겨도 괜찮다. 알코올음료에 대해 이야기하면 플라보노이드, 안토시아닌 등이 풍부한 레드 와인이 건강에 단연 좋다.
밀을 뺀 식단 계획에 따르다 보면 당신은 정육점이나 유제품 진열 구역은 물론 농산물 매장이나 채소 가판대에 예전보다 오래 머무르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행여 칩, 시리얼, 빵, 냉동식품 구역에 가더라도 오래 서성이지 않을 것이다. 거대 식품 회사들의 광고도 더 이상 편히 볼 수 없을 것이다. 뉴에이지를 내세우는 제품명, 여기저기 갖다 붙이는 유기농 또는 천연 따위의 상표 그리고 속임수까지! 현실적으로 밀을 차단하는 최선책은 일정 기간 밀을 멀리하는 것이다. 밀을 다시 먹으면 어떤 형태로든 이상 징후가 나타날 테니 말이다. 밀 식품이 모든 편의점, 커피숍, 식당, 슈퍼마켓의 선반을 점령하고 베이커리, 베이글, 도넛 가게처럼 전체를 밀 식품으로 가득 채운 상점으로 가득한 우리 사회는 사실상 ‘통곡물 세상’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수면이나 운동, 결혼기념일 기억하기가 그렇듯 밀을 제거하는 것이야말로 오래도록 건강한 삶의 여정을 만들어가는 필수 항목임을 알아야 한다.
<“밀가루 똥배”에서 극히 일부 요약발췌, 윌리엄 데이비스 지음, 역자 인윤희님, 에코리브르>
▣ 저자 윌리엄 데이비스
독특한 밀 프리 식단으로 심장병 예방뿐 아니라 호전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주창하는 심장병예방학 의사. 온라인 심장병 예방 프로그램 〈트랙 유어 플라크(Track Your Plaque)〉의 메디컬 디렉터로 정부간행물과 건강 관련 웹사이트에 활발하게 기고하고 있다. 아내, 세 자녀와 함께 위스콘신 주 폭스포인트에 거주하고 있으며, 그의 집 찬장에는 베이글이나 머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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