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게임을 멈춰라
‘머니 게임money game’이라는 말을 아는가? 머니 게임이란 일을 해서 돈을 버는 대신, 돈을 굴려 차익을 얻는 것을 말한다. 머니 게임의 발상지는 미국이다. 나는 미국에서 20년 생활하면서, 머니 게임으로 돈을 번 사람들이 예외 없이 비참한 말로를 맞이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다. 대체 왜 그런 것일까? 아마도 ‘인과의 법칙’이 작용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쉽게 번 돈은 쉽게 흘러 나간다는 인과의 법칙 말이다. 그런데 그때는 돈만 흘러 나가는 것이 아니라 ‘신뢰’도 함께 흘러 나간다. 본래 머니 게임은 돈을 우습게 여기는 행위다. 쉽게 들어온 돈은 별로 고맙게 느껴지지 않으므로 우습게 여겨 이내 쉽게 써버리게 된다. 그러니 운 좋게 큰돈을 벌었다면, 운이 쉽게 떠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 돈을 세상을 위해, 남을 위해 쓰는 쪽이 돈과 신뢰를 흘러 나가지 않도록 막아준다. 그러면 좋은 운은 다시 이쪽으로 유턴을 한다. 그러나 그 반대로 행동을 하면 결과는 상상 외로 참담할 수 있다.
일본에도 이에 관한 유명한 사례가 있다. 인터넷 신흥기업인 라이브도어의 호리에 다카후미 전前 사장과 일본 펀드업계에서 ‘신의 손’으로 불렸던 무라카미펀드의 무라카미 요시아키 전前 대표는 머니 게임에 빠져 일시적으로 막대한 이익을 거두었지만 결국 부정행위로 체포되었다. 일전에 호리에 다카후미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호언장담한 바가 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인과의 법칙에 따라 그에게 좋지 않은 일이 찾아오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다. 무라카미 대표도 마찬가지다. 그는 대주주라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회사 관계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고통스럽게 했다. 때로는 직원들을 희생시켜 돈벌이를 하기도 했다. 그러니 엄청난 반대급부가 따른 것은 어찌 보면 필연인지도 모른다. 결국 내부거래라는 불법행위가 발각되어 그는 업계에서 추방당했다. 호리에 사장도 분식회계를 자행하고, 주주를 비롯한 여러 관계자들을 기만했다. 그 결과 그는 재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머니 게임에 빠진 사람들이 종국에 불행해지는 것은 돈을 가벼이 여기고 함부로 대하기 때문이다. 돈은 사람과 같아서 소중히 여길수록 가까이 다가온다. 반대로 가벼이 여기고 함부로 대하면 돈은 점점 멀어진다. 더 정확히 말하면 돈을 잃게끔 일이 돌아간다. 그러니 돈을 모으고 싶다면 먼저 돈에 경의를 표하고 소중히 여겨야 한다. 이것은 바꿔 말하면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는 의미다. 돈을 이리저리 굴려 한순간에 큰돈을 얻는 것과는 정반대의 개념이다. 뭐든지 쉬우면, 가치를 느끼기 어려운 법이다. 고생하며 돈을 벌면 돈의 고마움이 절절히 와 닿는다. 돈의 가치를 깨닫게 되면 쉽게 돈을 벌더라도 머니 게임 따위에 낭비할 가능성은 훨씬 줄어든다. 돈을 여기는 태도에 모순을 느끼기 때문이다. 현명한 사람이라면 머니 게임으로 얻은 돈은 결국 머니 게임으로 잃게 된다는 이치를 알고 있다.
이 책을 읽는 지금도 “돈 벌기가 왜 이리 힘드냐?”고 한탄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당연한 일이며, 쉽게 돈을 버는 방법은 없다는 사실부터 기억해야 한다. 그렇다면 머니 게임 외에 어떻게 해야 돈을 벌 수 있을까? 결국 땀 흘려 일하는 방법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한 가지 일에 철저하게 몰두해야 한다. 사업에 성공하여 대부호가 된 사람들을 떠올려보라.
빌 게이츠는 소프트웨어를 제조하고 판매했다. 스티브 잡스와 마이클 델은 컴퓨터 제조와 판매를 했다. 워렌 버핏은 대기업에 장기 투자를 했다. 그들은 모두 30년 이상 한 우물만 팠다. 초창기부터 초지일관 말이다. 이렇게 세계적인 기업가로 성공한 인물을 예로 들면 ‘나와는 차원이 달라 참고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우리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그들의 시작은 오늘날의 우리는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보잘것없었다. 그 보잘것없는 일에서 그들은 성공을 맛보고 꿈을 키웠다. 그 작은 성공들을 차곡차곡 쌓아 결과적으로 거대한 부를 거머쥐게 된 것이다. 이는 법칙일 뿐 아니라 보편적인 진리다. 당신이 회사 직원이든 투자가든 또는 경영자든, 이 법칙은 똑같이 적용된다. 처음부터 수완 좋게 한 방을 노리지 말고, 작은 성공을 차곡차곡 쌓는 것을 목표로 삼아보라. 그 작은 성공들이 어쩌면 당신을 다음 세대의 빌 게이츠로 만들지도 모른다.
돈을 낳지 않는 곳에는 돈을 쓰지 마라
경영 컨설턴트라는 직업상 신규 사업이나 여태까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일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을 상대로 상담하는 일이 많다. 그럴 때마다 ‘이건 아닌데……’ 싶은 것이 있다. 아직 수익도 나지 않았는데 회계나 총무, 관리 같은 업무에 고액 연봉자를 고용하는 경우, 또는 조금이라도 이미지가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지하철역에서 가까운 건물을 임대해 사무실을 내고 매달 비싼 월세를 지불하는 경우 등이 그런 예다. 즉 아직 수입도 없는데, 그리고 정말로 수익이 날지 어떨지도 불확실한데 수익이 날 것이라고 상정하고 미리 돈부터 쓰고 보는 것이다. 먼저 돈을 쓰는 거야 그 사람의 자유겠지만, 만일 매출이 나지 않거나 혹은 매출이 나도 수익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셈일까?
나는 마쓰시타전기(파나소닉)를 설립해 부를 쌓고 ‘경영의 신’으로 불린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말을 지금도 똑똑히 기억한다. “장사라는 것은 팔려야 장사라고 할 수 있네. 팔리지 않는 동안에는 파는 것 외에 다른 일에는 가능한 한 돈을 쓰면 안 되네.” 당연한 말이다. 그러나 정작 자신이 장사를 시작하거나 새로운 일을 시도하게 되면 아무래도 형식이나 주위의 시선에 신경을 쓰기 마련이다. ‘위치 좋은 곳에 사무실을 내면 신뢰도가 높아지지 않을까.’ ‘고급 레스토랑에서 접대를 하면 계약이 성사될지도 몰라.’ 그렇게 자신도 모르게 좋은 방향을 기대한다. 하지만 고객과 거래처는 당신의 사무실이 ‘으리으리’하다고 해서, 값비싼 접대를 받았다고 해서, 당신의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거나 지원하지는 않는다. 상품의 질과 가격이 합리적이어서, 또는 성실한 자세로 대응했기에 구매욕을 자극받아 거래를 터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른 어떤 조건보다도 먼저 고객이 상품에 만족하도록 거래를 시작하는 것에 집중하고, 그 밖의 일로는 판단을 흐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형식과 체면에 돈을 들이는 것은 매출이 발생해서 수익이 난 다음에, 즉 손에 현금을 쥐고 나서 해도 늦지 않다.
미국에는 높은 이익을 내고 있으면서도 영업 이외의 인력은 거의 고용하지 않고 초라한 사무실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사업을 하는 사람과 회사가 많다. 그래서 겉모양은 다소 후줄근한 사람과 회사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어마어마한 돈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돈을 잘 버는 사람은 사업과 거래를 할 때 그 한 건을 성사시키는 데만 집중한다.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모든 건에서 수익을 내게 된다. 만에 하나 일정 기간 노력했는데도 수익이 나지 않는다면 주저 없이 방향을 돌려 영업 방식을 바꾸거나, 책임자를 바꾸거나,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는 데 착수한다. 수익을 내고 싶다면 우선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일에 착수해야 한다. 돈을 들이고서 실패하면 이미 투자한 돈을 찾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 여러분이 투자 고수라면 ROI(Return on Investment, 투자자본수익률)란 용어를 알고 있을 것이다. ROI는 기업의 순이익을 투자액으로 나눈 수치로, 얼마나 돈을 써서 얼마나 돈이 생산되었는지 확인하는 중요한 지표다. ROI는 돈을 버는 행위에서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다. 가능한 한 돈을 들이지 않고 큰 이익을 내는 것은 최상이다. 어떤 사업이나 일을 새로 시작할 때 ROI를 염두에 두고 비용 대비 효과와 시간 대비 효과를 높이려면 일단 매출을 올려야 한다. 다시 말해, 팔리지 않으면 경비를 삭감하거나 이익을 증대시키는 노력조차 할 수 없다. 그러니 일단 매출을 올리는 일에 모든 것을 집중하라. 매출 발생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리스트로 작성하고, 그 일들을 단숨에 해치워라. 그래야 일에 가속도가 붙는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할 것이다.
돈과 애인은 구속하지 마라
돈은, 벌고 또 벌어서 쥐고만 있으려는 사람으로부터 자꾸 달아나려는 속성이 있다. 그 이유는 뭘까? 돈은 한곳에서 머물지 않고 천하를 돌고 도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 돈이란 세상을 순환할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며, 이것이야말로 돈의 변하지 않는 본질이다. 결국 여윳돈이 생기면 그 돈을 세상을 위해, 사람들을 위해 쓰는 쪽이 돈의 본성을 살린다고 할 수 있다. 그럼으로써 ‘돈은 돌고 도는’ 존재가 되어 세상에서 순환한다.
이런 돈의 본질을 무시하고 억지로 붙잡아 두려 하면 오히려 돈은 점점 멀어진다. 그러니 당신에게 생긴 돈에 순수한 마음으로 감사하고 그 돈을 세상과 사람들을 위해 써라. 대표적인 예가 기부다. 세상과 사람들을 위해 분발하고 있는 회사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고 돈을 지불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면 돈이 기뻐하며 다시 당신 곁으로 찾아와 결과적으로 다시 돈을 버는 선순환 사이클을 만들어준다. 이것은 연애할 때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이치다. 상대를 지나치게 좋아한 나머지 그 사람을 항상 당신 눈앞에 두고 감시하고 감독하려 해보라. 애인은 숨이 막혀 당신 곁에서 멀어져 갈 것이다. 그 사람이 정말로 좋다면 자유롭게 놓아주어야 한다. 하고 싶은 대로 하게끔 놓아주면 당신의 넓은 마음에 감사를 느껴 더 좋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한 사람의 인권과 가치관을 인정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니 절대로 자기 생각만을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돈은 애인과 똑같다. 돈은 끊임없이 세상을 돌아다니는 존재이니 의미도 없이 돈을 움켜쥐고 있지 않아도 된다. 정말로 필요한 때에 돈은 반드시 당신에게 돌아온다. 그 힘을 나는 ‘돈을 끌어당기는 힘(돈에게 사랑받는 힘)’이라고 부르는데 다른 말로 하면 ‘신용’이다. 그래서 ‘돈을 끌어당기는 힘’이 없는 경영자나 비즈니스맨은 반드시 망한다. 비즈니스는 성장할 때도 있지만 부진할 때도 있다. 잘 안 될 때에, 즉 정말로 돈이 필요할 때에 돈을 끌어당기는 힘이 없으면 돈이 돌지 않아 망하게 된다. 돈은, 그렇게 끌어당기는 힘이 있는 사람이 세상과 사람들을 위해 살다가 정말로 돈이 필요해졌을 때 찾아오는 신비로운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이런 원리에서 볼 때 회사를 설립해 오랫동안 지키고 있는 사람은 틀림없이 그러한 돈의 생명력을 아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 같으면 자금 부족으로 회사가 무너질 상황에서도 기적적으로 돈을 조달해온다.
실제로 나도 그런 일을 여러 번 경험했다. 미국 경영대학원에 유학하던 시절에는 대학원의 지원을 받았고, 직장을 나와 독립했을 때에는 전 직장에서 자금을 지원받았다. 일본에 진출했을 때는 지인이 원조를 아끼지 않았고, 신규 사업을 일으켰을 때는 통 큰 투자자가 거액을 출자했다. 또 회사가 도산 직전에 처했을 때는 친구가 자금을 빌려주는 등, 예를 들자면 끝이 없을 정도다. 끊임없이 새로운 일에 도전했던 나는 안전망이 없는 절벽에 몰리는 상황에 수도 없이 부딪혔다. 그러나 그때마다 절호의 타이밍에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다. 그야말로 ‘돈은 돌고 도는 것임’을 입증하듯 어디선가 돈이 돌아와 나를 구하고, 내가 곤경에서 탈출하면 마치 “곤란할 때에 또 올게!”라고 말하듯 어딘가로 돌아갔다.
깊고 간절하게 원하라
스스로 돈 버는 데 재주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것이 있다. 좀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돈을 벌 수 있게 해달라고 매일 아침저녁으로 기도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나는 30여 명의 대부호를 비롯한 기업가들과 교류할 기회가 있었다. 그중 몇 명은 사적으로 깊은 친분을 갖기도 했다. 그때 나는 드문 기회다 싶어 그들이 성공한 비결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그들의 행동에 특이한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중 하나는 꿈이나 목표가 생기면 그것을 달성할 수 있도록 매일 아침저녁 진심으로 기도한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참 황당해 보였다. 종교적인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목표를 향해 빌면 이루어진다는 건가 하고 말이다. 그러나 이는 엄연한 사실이다. 그들은 이미 여러 차례 그렇게 간절한 기도로 목표를 이루고 있었다. 대부호들의 생활을 들여다보면 기도는 성과를 내는 매우 강력한 마인드 컨트롤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기도의 대상이 예수든 부처든 자신의 조상이든 상관없다.
성공한 이들이 매일 아침저녁으로 기도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먼저 하루의 시작인 아침에 돈을 벌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함으로써 그날 하루 돈을 벌려는 집념을 강화한다. 기도가, 아침에 차갑게 식어 있는 머릿속에 염원을 집어넣는 것이다. 그러면 무의식중에 돈 버는 일에 대한 집중력이 높아진다.
그 기도는 돈을 벌 기회가 오는 결정적인 순간에 힘을 발휘한다. 기회를 포착해 내 것으로 만들겠다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조건반사’처럼, 돈 냄새가 나는 순간, 열정이 끓어오르며 돈을 벌 수 있는 집중력이 증대된다.
그리고 밤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다시 한 번 기도한다. 이때는 올바른 기도를 해야 한다. 여기서 올바른 기도란 탐욕으로 기도하지 않고, 고요한 마음으로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진정으로 이루고 싶은 것, 달성하고 싶은 것을 비는 것이다. 그저 기도하고 기도하고 또 기도하면서 말이다. 신기하게도 이렇게 올바른 자세로 기도하면 ‘보은감사報恩感謝’의 마음이 솟아오르기도 한다. ‘보은감사’는 과거에 신세를 졌던 사람, 지금 자신을 도와주는 사람에게 감사하고 은혜에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을 말한다. 기도를 통해 마음 깊숙한 곳에서 고맙다는 생각이 솟아나 그 은혜에 보답하려고 노력할 에너지가 생기는 것이다.
올바르게 기도를 하면 자연히 주위 사람과 신세를 진 사람의 행복을 비는 순수한 마음이 몽실몽실 피어나니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그래서 기도하는 사람은 인성과 인격이 성숙해지고 많은 사람에게 호감과 존경을 받게 되는 모양이다. 그러면 주위에 당신을 지지하는 사람이 많아져 여러 가지 면에서 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자연히 일도 더 잘 풀리기 시작한다.
의심스럽다면 직접 시도해보라. 다만 잠깐 하다가 포기하지 말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계속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꿈과 목표를 실현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이는 규칙적으로 진심을 다해 기도하는 습관이 들지 않았기 때문인데, 순수한 마음으로 빌 수 있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린다.
긍정적인 경계심을 유지하라
미국에서 경영 컨설팅을 하던 시절, 투자자들로부터 5억 달러에 가까운 자금을 모아 일본 애니메이션 관련 사업을 추진한 적이 있었다. 내가 회장이 되어 경영과 재무전략을 맡고, 현지에 있는 애니메이션을 잘 아는 젊은 일본인을 사장으로 앉혀 현장 경영을 맡겼다. 비즈니스 모델 자체는 무척 단순했다. 1990년대부터 미국에서도 급속히 인기를 얻은 일본의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관련 상품을 소매점과 도매점,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는 것이었는데, 당시 유행이었던 ‘클릭앤모르타르(Click and Mortar, 온라인[Click]과 오프라인[Brick and Mortar]이 결합하여 상승효과를 노린 비즈니스)’를 도입한 사업으로 업계에서는 예상보다 더 큰 주목을 받아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은 일본의 경제학자인 오마에 겐이치가 일본에서 최초로 대대적으로 개최한 ‘제1회 비즈니스 플랜 콘테스트’에서도 당당히 입상했다. 이렇게 공신력 있는 곳의 인정을 받은 데에 자신감을 얻어 체인점을 내는 오프라인 판매와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판매에 한층 속도가 붙었고, 맹렬한 기세로 미국 증권시장 상장을 향해 나아갔다. 그런데 혈기왕성한 젊은 사장이 내 반대를 꺾고 맹렬한 기세로 미국 전역에 사업 확장을 추진하다가 인력과 자금 부족을 일으키고 말았다. 나는 최대한 사업 확장의 속도를 늦추고 차근차근 진행하는 체제로 되돌려 놓았지만, 비극을 막을 수는 없었다. 2001년 미국에서 일어난 9·11 테러 사건으로 미국 경제가 일제히 악화되어 일반인의 소비가 격감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없어도 생활에 불편함이 없는 우리 상품은 전혀 팔리지 않게 되었다. 나는 무리하게 사업 확장을 추진하는 사장을 저지한 시점에서 이미 경영방침이 다르다는 것을 절감하고 이사직에서 물러나 그 회사에서 완전히 손을 뗀 상태였다. 그 뒤 9·11 테러 사건이 방아쇠가 되어 회사를 접었다는 보고를 받았다.
그 사업의 실패는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다. 사업을 시작할 때는 아주 순조롭게 출발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이나 캐릭터 사업회사와 제휴하는 데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투자도 받았다. 그래서 방심했던 것이다. 사업은 잘 풀릴수록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 그 사업이 끝까지 잘되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반드시 막다른 골목에 몰릴 때가 있다. 오랫동안 돈을 벌고 싶다면 우선 사업에, 그리고 그 사업 관련자들에게 긍정적인 의미에서의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 꿈과 목표를 서둘러 이루고 싶은 마음에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거나, 상식에 어긋난 결정을 하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거나 반대급부가 따른다. 나는 예전부터 내가 여는 세미나나 강연회에서 이런 이야기를 해왔지만, 실제로 나 자신이 사업을 해보고서야 그 말의 참뜻을 실감할 수 있었다. 사업이나 프로젝트는 생각과 가치관이 제각각인 사람들이 함께 추진하는 것인 만큼, 구성원의 생각과 가치관을 끊임없이 확인하고 조율할 필요가 있다. 이는 사업뿐 아니라 회사 업무나 인생에도 해당되는 말이다.
집착은 버리고 집념은 키워라
내 친구 중에서 회사를 일으켜 크게 키웠지만 안타깝게도 1990년 초, 거품경제 붕괴의 영향을 받아 회사가 도산해버린 사람이 있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5백억 엔(한화 약 6,700억 원)이 넘는 빚을 떠안게 되었다. 그러자 그가 부자라는 이유로 관심을 보였던 사람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썰물 빠지듯 그의 곁에서 떠나갔다. 그러나 그는 지금 평생을 일해도 다 못 갚을 만큼의 빚을 갚기 위해 매일 성실하게 조금씩 돈을 벌고 있다.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그가 반성의 의미에서 아무에게도 도움을 구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혼자서 모든 책임을 지고, 달아나지도 숨지도 않고 우는 소리 한마디 하지 않으면서 하루하루 담담하게 돈을 벌고 있다. 어느 날 그는 마치 혼잣말처럼 내게 이런 말을 던졌다. “살아 있는 동안에는 이자까지 포함해서 빚 갚는 걸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그것이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성의이자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분명히 그는 빚을 갚을 것이다. ‘집념을 가진 사람은 목숨이 붙어 있는 한 반드시 결과를 낸다’는 것이 내가 보아온 돈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예로, 부동산 사업에 실패하고 12억 달러(한화 약 1조 3천억 원) 이상의 빚을 지고 회사와 본인 모두 파산 직전까지 몰린 미국인 친구가 있었다. 그는 가장 많은 대출을 받은 은행과 교섭해 지불 기간을 연장받고 부동산 사업에 재도전했다. 그 결과 3년 만에 재건에 성공, 지금은 24억 달러(한화 약 2조 7천억 원)가 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그렇게 많은 빚을 지면 아무리 패자부활 시스템이 발달된 미국이라도 대부분 일어나지 못한다. 그러나 그는 꺾이지 않았다. 대체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 다시 한 번 돈을 벌겠다는 집념이 그를 좌절에서 일으켜 세웠다. 재기에 성공한 그가 어느 날 내게 이렇게 말했다.
“50년간 사업을 해보았습니다만, 사업에 성공하는 비결은 오직 한 가지더군요. 바로 열정으로 충만한 집념입니다.” 열정만 잃지 않는다면 어떤 장애물도 뛰어넘어 돈을 벌겠다는 집념이 생긴다는 것이었다. 집념은 지혜를 낳아, 놀랄 만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인간은 계속 노력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 보니 돈을 못 번다는 게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졌다.
나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봐도 진심 어린 집념만 있다면 어떤 일도 가능하다는 확신이 든다. 다만 잊어선 안 되는 것이 있다. 돈을 벌려면 인내와 노력이 필수라는 사실이다. 집착은 꼼수를 낳는다. 하지만 집념은 열정을 확산시킨다. 노력하는 과정에서 시간과 자유가 희생되거나 다른 무언가를 잃기도 한다. 편하게 돈을 버는 방법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목적으로 생존하라
우리는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돈을 번다. 단기적으로 돈을 버는 데는 목적이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부정행위를 해서 일시적으로 돈을 버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비즈니스는 필연적으로 무너지거나 법의 심판을 받는다. 지금까지 강조해온 것처럼 돈을 버는 목적이 세상과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비즈니스일수록 생존 확률은 매우 높아진다. 가령 불경기에는 재활용 비즈니스가 세상에 도움이 되는 비즈니스 1위를 차지할 것이다. 재활용 업자가 되어 중고품을 거래하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비즈니스를 하는 셈이다. 더 나아가 그 물건을 원하는 사람에게 저렴하게 팔면, 구입하는 사람도 비용절감 효과를 보게 된다. 그야말로 세상과 사람들을 위한 윈윈 전략이다. 오랫동안 탄탄하게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는 예외 없이 세상과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뿐이다. 그런 면에서 재활용 비즈니스는 앞으로 점점 더 늘어날지도 모른다.
장기적으로 돈을 벌고 싶다면 단순히 돈을 버는 것만 생각하지 말고, 정말로 유익한 일인지 치밀하게 따져보라. 크게 성공한 사람은 모두 그렇게 했다. 샘 월튼, 마이클 델, 이부카 마사루와 모리타 아키오, 혼다 소이치로, 마쓰시타 고노스케. 그들은 언제나 세상과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비즈니스에만 도전했다. 그렇게 자신의 인생을 건 결과, 사람들의 감사와 평가를 받고 그들 기업은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창업 정신은 후계자에게 고스란히 계승되었다. ‘무엇을 위해 그 비즈니스로 돈을 버는가’를 명확히 하라. 구체적으로는 누구를 위해(대상), 무엇(상품이나 서비스 등)을 어떻게 제공할지(방법) 분명히 하고, 자신이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열정의 정도도 포함해서) 확인하라. 느릿느릿 멀리 돌아가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실천해보면 이것이야말로 성공을 위한 가장 가까운 길임을 이해할 수 있다.
0에서 시작하라
일본에 돌아오기 직전에 나는 미국에서 번 돈을 거의 모두 자선단체와 병원, 학교 등에 기부했다. 당장 필요한 얼마간의 현금 이외에는 값이 나갈 만한 물건도 전부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 사람들은 “굳이 그렇게 전부를 기부할 필요가 있나요?”라며 우려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나 미국에 건너와 1년 동안 노숙자와 실업자, 불법체류자라는 인생의 바닥을 경험했던 나는 ‘돈이 궁하면 다시 열심히 일해서 벌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보다는 그렇게 무일푼인 시절에 나를 도와준 미국과 미국인에게 감사의 증표로서 뭔가 해주고 싶었다. 특히 성실하게 살았는데도 곤란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과 아이들을 약소하게나마 응원하고 싶었다. 또, 그것이 기폭제가 되어 일본에 돌아가서도 열심히 돈을 벌, 스스로에 대한 치열한 동기 부여로 이어지기를 도모하는 측면도 있었다. 어차피 아무리 돈을 벌어서 쌓아 놓은들, 세상을 떠날 때는 빈 몸으로 갈 것이라는 생각이 강했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 태어난 증표와 감사의 뜻을 담아 그동안 신세를 진 사람이나 형편이 어려운 사람, 세상과 사람들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에 그 돈을 쓰는 것이 특별히 쓸 데도 없는 자신이 갖고 있는 것보다 훨씬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가진 돈 전부를 멋지게 기부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정작 일본에서 주식회사를 설립하려고 마음먹었을 때는 통장 잔고가 거의 없어서 자본금 부족으로 애를 먹는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결국 사람들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고개를 숙여가며 돈을 빌려 일단 자본금 천만 엔을 만들었다.
미국에서 그토록 원 없이 돈을 벌던 나를 잘 아는 친구들은 “아니, 그렇게 많은 자산을 갖고 있었는데 진짜 지금 돈이 없어?”, “가진 돈 전부를 기부했다고? 거짓말하지 마!”라며 좀처럼 믿어주지 않았다. 그러나 내 예상대로, 기부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자부심과 뿌듯함이 거꾸로 내게 기폭제 역할을 했다. 일본에서 회사를 설립하고 경영 컨설팅으로 신나게 다시 돈을 번 나는 3개월 만에 빌린 돈을 깨끗이 청산했다.
어떻게 겨우 3개월 만에 빌린 돈을 전액 다 갚을 수 있었을까? 이유는 단순했다. 내게 기회를 준 미국과 미국인에게 은혜를 갚았다는 뿌듯함과 일본에서도 세상과 사람들의 도움이 되는 사업을 해서 마음껏 벌어야겠다고 결심하고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엄청나게 노력했기’ 때문이다. 결국 스스로를 치열하게 동기 부여한 결과가 나타난 셈이었다. 기부는 강력한 동기 부여가 되어 지속적으로 나를 끌어올렸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라
지금 모든 것은 무서운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비즈니스 환경도 따라가기 버거울 만큼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런 세상에서 생존의 갈림길은 변화의 경계선에 존재한다. 세상의 변화보다 더 빨리 자신을 진화시키거나 혁신하지 않으면 존재가치를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속적으로 이익을 내는 비즈니스인지 어떤지도 그 지점에서 결정된다.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은 항상 그것을 염두에 둔다. 다음은 어느 부분을 혁신할지 궁리하는 것이다. 한 프로젝트가 끝날 때마다 한 가지라도 다음 차례의 혁신을 연구한다면 지속적인 수익을 거둘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모든 비즈니스의 기본은 동일하니 말이다.
비즈니스 혁신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이해관계자들 모두가 ‘승자’가 되는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모든 이들이 공감하는 아이디어를 내어 그들로 하여금 흔쾌히 혁신을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 혁신은 사람을 잘라내는 공포가 아니어야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입하고, 수정하고, 진화시키는 혁신 프로세스를 만들어 안정화되면 사람들은 혁신을 더 쉽게 실천하고 비즈니스에 더 좋은 결과를 빚어낼 것이다. 모두에게 받아들여지는 혁신적 프로세스를 확립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일을 해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길 바란다. 지속적으로 돈을 버는 사람은 이익을 내는 혁신의 달인이다. 사람을 쳐내는 것을 우선하는 혁신은 사람들에게 고통만 줄 뿐이다.
남의 눈으로 자신을 읽어라
돈을 버는 데 재주가 없는 사람들의 공통점 하나가 ‘자신이 어째서 돈을 벌지 못하는지’를 명확히 모른다는 점이다. 즉, 돈이 벌리지 않는 이유를 철저하게 규명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돈을 못 벌면서 그저 “돈을 못 벌어서 어쩌지?” 한탄만 할 뿐, 아무것도 손을 쓰지 않으니 돈이 벌릴 리가 없다. 당연한 말이지만 ‘왜 그런 문제가 일어났는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단서가 된다. 그러므로 진심으로 돈을 벌고 싶다면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가 “왜 지금 나는 돈을 벌지 못하는가?”를 먼저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당신의 돈에 관련된 현재의 상태를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돈을 벌고는 싶은데 현재 그렇지 못한 사람은 분명히 자신과 돈의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우선 그 점부터 확실히 해두어야 한다.
문제가 명확해지면 그 후에는 해결책을 실행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수입을 늘릴 수 있을지 생각해 보라. 수입을 늘리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선행투자를 해야 한다. 그런 노력 없이 수입을 늘리고 싶다는 생각만으론 쉽게 수입이 늘어나지 않을 것이다. ‘인과의 법칙’에 따라 수입을 늘리려고 애쓴 사람, 수입이 증가할 만한 원인을 쌓은 사람만이 수입이 늘어나게 되어 있다. 구체적인 수치를 가지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행동계획도 좀 더 구체적으로 세울 수 있다. 내가 돈을 잘 벌지 못하던 시절을 떠올려보면, 이 구체적인 수치가 없었다.
투자하려면 사람을 보라
뛰어난 비즈니스 모델이나 기술이라는 것만을 믿고 경영자의 인간성을 판단하지도 않고 돈을 투자하는 사람들이 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하지만 이는 대단히 위험한 행동이다. 나는 미국에서 미국인 파트너와 함께 신흥 벤처기업을 상대로 투자 사업을 벌인 적이 있다. 우리는 펀드(투자사업조합)를 조성해 4회에 나누어 개인투자가를 중심으로 세계에서 자금을 끌어모았다. 그렇게 해서 모은 돈은 약 50억 달러였다. 우리는 목표금액이 모이자 적극적으로 투자에 들어갔다. 그때까지 투자 사업을 하고 있는 경영자를 대상으로 컨설팅을 한 적은 있었지만, 스스로 투자 사업을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어떤 관점에서 투자를 결정하면 좋을지 망설이고 또 망설였다.
당시 내게 들어오는 벤처기업의 사업모델들은 모두 유망해 보였다. 그렇지만 당시 업계 평균으로 볼 때 성공할 수 있는 기업은 100사 중 3사 정도에 불과했다. 이왕 투자를 한다면 해당 기업이 급성장하여 기업 가치를 높여야 한다. 그래서 비즈니스 모델이나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만 고르고 골라 투자했다. 차세대의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야후가 되기를 바라며 우리는 꿈에 부풀었다. 그런데 예상을 뒤엎고 우리가 투자한 회사가 하나둘씩 도산하기 시작했다. 그것도 눈 깜짝할 사이에 말이다. “그토록 비즈니스 모델과 기술이 획기적이고 뛰어났는데 왜 이러지?” 투자한 기업이 망할 때마다 속절없이 자문자답만을 되풀이하는 상황이었다.
우리가 투자한 기업들이 실패를 거듭하자, 나는 당시 미국 유수의 벤처 캐피털리스트인 벤 로젠과 조지 코즈메스키를 직접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 로젠은 컴팩 컴퓨터 사(현 HP)의 창업에 필요한 자금을 출자해 당초의 비즈니스 모델까지 바꾸게 하고 회장으로서도 경영 수완을 발휘한 프로 중의 프로였다. 또한 코즈메스키는 델 컴퓨터의 창업 투자가이자 수많은 벤처기업 창업에 출자하고 대성공을 거두어 미국 유수의 자산가가 된 사람이다. 사실 그의 본업은 투자가 아니라 비즈니스 교육이었다고 한다. 하버드 대학 경영대학원에서 교수로서, 또한 텍사스 대학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부장 겸 교수로서 기업가 육성에 열정을 쏟아부으며 만년을 보냈다.
로젠과 코즈메스키와는 미국의 한 벤처 투자 세미나에서 함께 강의를 하며 처음으로 만났다. 두 사람은 투자가의 관점에서 강연을 했고, 나는 ‘국제경영 컨설턴트’로서 벤처기업의 해외진출 전략이란 테마로 강의를 했었다. 그 뒤, 나는 낯 두껍게도 벤처투자가 벽에 부딪히자 그들의 조언을 구하러 갔던 것이다. 내 이야기를 들은 두 사람은 완전히 동일한 내용을 지적했다. “네이트(나의 미국 이름), 자네는 비즈니스 모델이나 기술만 평가하고 투자하니까 실패하는 거야. 그보다는 경영자의 인간성을 봐야지. 어차피 비즈니스 모델이나 기술 따위는 얼마 안 가서 진부하게 되고 계획대로 진행되지도 않는다네. 중요한 점은 사업의 중심인물, 즉 경영자가 관계자(투자가, 직원, 고객, 거래처 등)에게 얼마나 성실한지 여부라네. 나는 그게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하네.”
그들의 기준은 그대로 적중했다. 우리는 그날 이후 투자 대상자를 선정할 때 경영자의 도덕성과 인간성을 낱낱이 조사했다. 정말 더 이상 캐낼 수 없을 때까지 파고들었던 것 같다. 심지어 도덕성과 인간성 면에서 거의 완벽하다고 판단해 다음 날 투자를 실행할 대상자의 마지막 데이터를 보고 투자를 단념한 적도 있었다. 그는 모든 것이 완벽해 보였지만, 전처와의 이혼 후 전처에 대한 생활보조금 지불을 석 달씩이나 미뤄오고 있는 사람이었다. 뭐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도 있었지만, 우리는 깨끗하게 단념했다.
그렇게 심혈을 기울여 투자를 지속한 결과, 우리가 투자한 17개 기업 중 12개 기업이 상장을 하거나 고가에 매각할 만큼 성공을 거두었다. 기업들의 시가총액도 평균 5배 이상으로 커졌으니 그야말로 대성공을 거둔 투자가 아닐 수 없었다. 15년이 흐른 지금도 기업을 평가할 때는 로젠과 코즈메스키의 말을 떠올리고 한다. “투자를 할 때는 그 기업 경영자의 인간성을 보라.
<“돈이 당신에게 말하는 것들”에서 극히 일부요약 발췌, 하마구치 나오타 지음,역자 오시연님, 북스넛>
▣ 저자 하마구치 나오타
국제경영 컨설턴트이며 주식회사 JCI의 대표이사. 소카 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텍사스 대학교 경영대학원 MBA를 취득했다.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나왔고 워튼 스쿨 박사과정에서 재무, 국제경영을 전공했다. 미국 KPMG 피터 마윅, 미국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를 거쳐 미국에서 경영 기업 컨설팅 회사를 설립했다. 그 후 도쿄에서 국제 비즈니스 컨설팅 회사인 ‘주식회사 JCI’를 설립하고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외국계 벤처자본(VC) 경영 관리자를 거쳐 일본 VC를 비롯해 수많은 벤처기업의 임원을 겸임했다. 일본, 미국, 아시아에서 1,200억 엔 이상의 자금조달과 50개 이상 회사의 상장을 지원했다. 저서로서 『일과 인생을 뜨겁게 하는 좋은 이야기』, 『일이 신속한 사람의 굉장한 습관 & 일의 기술』, 『당연하지만 좀처럼 하지 못하는 일의 기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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