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신처럼 만들어주는 약
자연은 약과 같다. 해로운 일이나 어울림 때문에 망가진 몸과 마음을 원래의 상태로 회복시켜준다. 상인이나 변호사는 거리의 소음과 술책에서 벗어나 하늘과 숲을 바라보며 다시 인간이 된다. 자연의 영원한 고요 속에서 진정한 자기를 발견한다. 눈의 건강에는 지평선이 필요하다. 먼 곳을 바라볼 수 있는 한 우리의 눈은 결코 피로해지지 않는다.
어스름한 새벽녘부터 해가 떠오를 때까지 나는 집 맞은편 언덕 꼭대기에서 펼쳐지는 아침 풍경을 감상하면서 천사가 느꼈을 법한 정서를 경험하곤 한다. 심홍색의 바닷속 물고기처럼 긴 구름 몇 자락이 하늘을 헤엄친다. 그러면 나는 마치 해안가에 서 있는 것처럼, 창가에서 고요한 바다 속을 들여다본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나도 자연의 빠르고 다양한 변화와 함께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 활기와 황홀함이 내 몸까지 전해지면 아침 바람과 더불어 부풀어 오르고 아침 바람과 더불어 호흡한다. 자연은 쉽게 얻을 수 있는 몇 가지 요소들로 우리를 진정 신처럼 만든다!
세상에 홀로 아름다운 것은 없다
자연은 근본적으로 비슷하면서도 유일한 형상들의 바다이다. 나뭇잎 하나, 햇빛 한 줄기, 풍경 한 폭, 대양 등은 모두 우리의 마음에 비슷한 감동을 준다. 이 모든 형상의 공통점, 즉 완전함과 조화가 바로 아름다움이다. 아름다움의 표준은 모든 자연 형상, 자연의 총체이다.
이탈리아인은 아름다움을 ‘하나 속에 들어 있는 다수’라고 정의한다. 어떤 것이든 홀로 아름다운 것은 없다. 전체 속에 있을 때에만 비로소 아름다울 수 있다.
자연의 무한한 힘
자연이 모든 개인에게 미치는 도덕적 감흥은 자연이 개인에게 보여주는 진리의 양과 같다. 그러나 이 진리의 양을 누가 측정할 수 있겠는가? 파도에 시달린 바위가 어부에게 확고한 결의에 대해 얼마나 많이 가르쳐주는지 누가 가늠할 수 있겠는가? 폭풍우 머금은 구름 떼가 휘젓고 다녀도 주름살 하나 얼룩 한 점 남지 않는 푸른 하늘이 인간에게 고요에 대해서 얼마나 많이 일깨워주는지 누가 알겠는가? 짐승들의 무언극을 보면서 우리가 근면이나 신의 섭리, 애정을 얼마나 많이 배우는지 누가 가늠할 수 있겠는가?
자연이 위대한 이유
대기가 투명한 것은 수많은 별들을 보여주어 인간에게 숭고미를 느끼게 하기 위함이다. 도시의 거리에서 이 별들은 얼마나 위대해 보이는가! 별이 천 년에 하룻밤밖에 보이지 않는다면, 인간은 별을 얼마나 열렬히 찬미하고 의지할까? 얼마나 많은 세대를 거치며 신의 찬란한 도시에 대한 기억을 전할까? 하지만 이 아름다움의 사절들은 저녁마다 나타나 우리에게 타이르듯 미소 지으며 우주를 비춰준다. 별은 우리에게 경건함을 불러일으킨다. 언제나 존재하지만 다다를 수는 없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마음을 열고 자연의 감화력을 받아들이면, 모든 자연물이 우리에게 다가와 이와 유사한 감흥을 선사한다.
자연과 함께하는 삶
자연의 신비를 알고부터 나는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이제는 쾌락에 빠질 수 없으리라는 것을. 다시는 인간이 만들어낸 하찮은 것들을 갖고 놀 수 없으리라는 것을. 이미 사치스럽고 까다로운 사람이 되어버렸음을. 더 이상 우아하지 않은 삶은 살 수 없으리라는 것을. 시골사람들이야말로 내가 여는 축제의 주인공이 되리라는 것을. 그들이야말로 최고의 것을 알고 있다. 이 땅에 얼마나 많은 아름다움과 미덕이 있는지를 알고 이런 매력에 다가갈 줄 아는 사람들이다. 시골 사람들이야말로 진정으로 부유하고 고귀한 이들이다.
자연의 계산된 낭비
꽃이나 나무는 고작 한 알의 씨앗을 퍼뜨리는 데 만족하지 않는다. 아주 많은 씨앗으로 허공과 대지를 채운다. 그래서 수천 개의 씨앗이 썩어 없어져도 수천 개의 씨앗이 땅에 뿌리를 내린다. 이 가운데서 수백 개의 씨앗이 싹을 틔우고, 수십 개의 씨앗만 제대로 성장한다. 그리고 이 가운데 하나가 조상의 대를 잇는다.
모든 자연물은 이처럼 계산된 낭비를 보여준다. 동물이 침입하지 못하게 울타리를 치게 하는 공포감, 겁에 질려 몸을 움츠리게 만들고 뱀을 보거나 갑작스러운 소음을 들었을 때 깜짝 놀라게 만드는 공포감은 근거 없는 수많은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하나의 진짜 위험에서 우리를 보호해준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것
동물이나 아이들에게서 볼 수 있는 순수한 행동은 농부나 사냥꾼, 선원처럼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다. 도시는 성장을 강요하고 우리를 말이 많은 유쾌한 사람으로 만든다. 하지만 우리를 인위적인 존재로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우리가 진정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개개인의 타고난 본성과 타고난 장점이다. 그것은 영원한 아름다움이자 경이이다. 이 경이는 아무리 알아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자연과의 대화를 통해 소중히 간직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인간 본성에 대한 이런 경이이다.<“스스로 행복한 사람”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랄프 왈도 에머슨 지음 , 역자 박윤정님, 끌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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