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명상 안에서
상호 연관성: 모든 것이 어떤 식으로든 다른 모든 것과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이 일이 일어나는 것은 저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며, 이 일이 일어나려면 저 일이 일어나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충분히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햇빛 없이는 생명도 없다. 물 없이는 생명도 없다. 식물이 없이는 광합성이 일어나지 않는다. 광합성이 일어나지 않으면 동물이 호흡할 산소가 없어진다. 부모가 없었다면 당신은 존재하지 않았다. 식량이 없으면 노동자들은 일할 수 없다. 비가 오지 않는다면 식량은 생산될 수 없다. 햇빛이 없다면 비가 올 수 없다. 우주가 형성될 때, 별과 행성들을 생성할 조건이 갖춰져 있지 않았다면 햇빛도 지구도 없을 것이다. 이러한 관계들이 항상 단순하고 직선적인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모든 사물은 복잡하면서도 잘 균형 잡힌 상호 연결의 그물망 속에 있다. 확실히 생명ㆍ건강ㆍ생태계 등은 모두 복잡한 상호 연결의 시스템이며 분명한 시작점도, 분명한 종점도 없다.
그러므로 상호 연관성과 끊임없는 변화의 흐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고서 어떤 사물이나 상황을 절대적으로 독립된 개별적 존재로 치는 것은 무익하고 위험한 일이다. 모든 것은 다른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으며, 어떤 점에서는 다른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는 동시에, 다른 모든 것에 포함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별들은 생겨나서 각 단계들을 거치고 소멸한다. 행성 역시 일정한 생성의 리듬을 가지며 최후에는 소멸한다. 새 자동차들은 공장에서 출하되기 전에 이미 고철 더미로 가는 과정을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깨달음은 만물의 일시성과 무상함에 대한 우리의 지각을 진정으로 고양시키고, 그동안 당연하게만 받아들이던 주변의 사물과 상황과 관계들을 새로이 바라보게 한다. 우리가 만물을 좀 더 깊이 고찰함으로써, 우리가 접촉하는 모든 것들이 매 순간 우리를 세계 전체에 연결시켜 준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사물과 다른 사람들은 물론 장소와 상황까지도 일시적으로만 여기에 존재할 뿐임을 이해한다면, 우리는 인생을, 사람들을, 음식을, 의견들을, 순간들을 더 깊이 존중하고 감상하게 될 것이다.
호흡에 대한 마음챙김은 우리의 경험, 생각, 감각, 감정, 지각, 충동, 이해, 의식이라는 구슬들을 하나로 일관하여 묶을 수 있는 실이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목걸이는 뭔가 새로운 것이며, 이것은 하나의 물건이 아니라 하나의 새로운 사고방식이자 새로운 존재방식이며, 세상 안에서의 새로운 행동 방식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경험 방식이다. 고립된 것처럼 보이던 것들이 이제 새로운 시각으로 봄으로써 연결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어떤 것도 고립되어 있었던 적이 없으며 따라서 다시 연결할 필요가 있었던 적도 없다. 분리를 만들어 내고 유지하는 것은 우리의 사고방식이다.
이러한 새로운 시각과 새로운 존재방식은 삶의 단편들을 하나로 모아 그것들에게 제자리를 준다. 그것은 보다 큰 충만함 안에 있는 자신의 충만함 속에서 각 순간을 존경한다. 마음챙김 수행은 단지 상호 연관성의 실을 계속해서 발견해 나가는 것이다. 어떤 점에서는, 우리가 각 존재와 사건들을 종합적으로 파악한다고 말하는 것이 그다지 정확한 표현이 아니라는 사실까지도 알게 될 것이다. 언제나 존재해 왔던 연관성을 깨닫게 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수행 중 빠지기 쉬운 함정들: 당신이 일생에 걸쳐 마음챙김 명상 수행의 길을 걷는다면, 여행 도중에 이따금씩 잠재된 가장 큰 장애물은 틀림없이 당신의 생각하는 마음일 것이다. 예를 들어, 당신은 이따금 당신이 어떤 경지에 도달했다고 생각하게 될 수 있다. 특히 지금까지의 경험을 뛰어넘는 만족스런 순간들을 몇 번 겪은 후엔 그렇게 생각하기 쉽다. 그러면 당신은 어딘가에 도달했다고, 명상 수행이 ‘효과를 봤다’고 여기며, 심지어 그렇게 말하고 다니기까지 할 수 있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순간, 당신은 이제 더 이상 명상 중에 있는 것이 아니라 광고를 하는 중이다.
이 함정에 빠지면 당신은 상황을 명확하게 볼 수 없게 된다. 명료한 통찰력조차도 일단 이 같은 이기적인 생각이 권리를 주장하면, 금세 흐려져 진실성을 잃어버린다. 그러므로 ‘내가’, ‘나를’, ‘내 것’과 같은 모든 인위적 생각들은, 당신의 가슴과 직접적인 경험의 순수성으로부터 당신을 멀어지게 만들기 쉬운 사고의 흐름일 뿐이라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자신이 수행을 가장 필요로 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수행을 저버리기 쉬운 그런 순간에도 수행을 계속 생생하게 유지할 수 있다. 그것은 우리가 탐구 정신과 진정한 호기심 속에서 깊이 관찰하면서, “이것은 무엇인가?”, “이것은 무엇인가?”라고 끊임없이 묻게 만든다.
어쩌면, 명상 수행을 통해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경우도 때때로 있을 수 있다. 당신이 일어나길 바랐던 일들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으며, 당신은 지쳤고 권태를 느낀다. 여기서도 문제는 생각에 있다. 지루함이나 권태감, 또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는 느낌은 전혀 잘못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당신이 어딘가에 도달했다는 느낌이 잘못된 것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이며, 실제로 당신의 수행이 더 깊어지고 더 튼튼해지는 징후를 보여 줄지도 모른다. 진짜 함정은 당신이 그런 경험이나 생각들을 부풀리고 그것들을 특별한 것인 양 믿기 시작할 때다. 당신이 자신의 경험에 집착할 때 수행은 정지되며, 당신의 성장도 그것과 함께 멈춘다. <“존 카밧진의 마음챙김 명상”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존 카밧진 지음, 역자 김언조교수, 고명선박사, 물푸레>
'독서 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연은 영혼을 치유하는 병원! (0) | 2013.02.22 |
---|---|
그저 아는 것이 진리이다 (0) | 2013.02.22 |
자신의 삶을 주 교재로, 책은 주석으로 (0) | 2013.02.22 |
앉은 자세의 명상 (0) | 2013.02.22 |
미루지 말고 오늘을 살아라 (0) | 2013.0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