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삶은 습관이다!

[중산] 2022. 1. 30. 13:34

삶은 습관이다.

 

“결혼해서 35년간 남편을 먹여 살렸는데

내가 아프니 나 몰라라 하네요.“

 

강아지한테 10년간 밥을 주면

어느 날 강아지가 나에게 밥을 줄까요?

내가 계속 밥을 줘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늘 받기만 하던

남편이 갑자기 날 돌보는 일은 없어요.

 

삶은 습관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아내가 벌어서 빚 갚아주면

좋다고 딴 짓하지 고마운 줄 몰라요.

자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이면 알겠지’하지만 아니에요.

 

부모에게 감사하고, 아내에게 감사하는 것도

연습과 경험이 필요합니다.

안 해 본 사람은 시간과 돈이 있어도 할 줄 모릅니다.

죽을 때까지 기다려도 얻기가 어렵습니다.

여기서 기대를 버리세요.

 

도움을 받으려고 하지 말고

‘이제 도와주지 않아도 되니 편안하구나.’

이렇게 탁 마음을 바꾸세요.

 

 

중도

 

화가 난다고 화를 내는 것은

욕망을 따르는 쾌락에 속하고

화를 낼 때 무조건 참는 것은

욕망을 억제하는 고행에 속합니다.

욕망을 따르거나 억제하는 것은 해탈의 길이 아닙니다.

해탈은 쾌락과 고행을 떠난 제3의 길, 중도입니다.

 

중도란

화에 끌려가지도 말고, 화를 참으려 애쓰지도 말고

다만 화가 일어남을

알아차리고 지켜보는 겁니다.

 

화가 일어날 때 곧 알아차리면 화는 사라집니다.

순간순간에 깨어 있으면

일어나는 즉시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알아차리지 못해 이미 화가 났을 때는

화를 지켜봐야 합니다.

감정을 폭발시키거나 참는 쪽으로 가지 말고

그것이 일어나는 상태를 지켜봅니다.

그러면 그 감정과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이것이 중도입니다.

 

 

마음은 변하는 게 사실입니다.

 

좋고 싫음에 따라 이랬다저랬다 하는 게

마음의 본질이기 때문에

마음이 변하지 않게 만드는 것은

실제로는 어렵습니다.

 

행복으로 가는 길은

마음이 바뀌지 않는 게 아니라

마음이 바뀌는 줄 알고

그 변화에 구애받지 않는 것입니다.

좋다 하더라도 너무 들뜨지 말고

싫다 하더라도 너무 사로잡히지 않도록

꾸준히 연습해 보세요.

 

자기 마음의 움직임을

스스로 알아차리고 지켜본다면

마음의 끊임없는 출렁거림 속에서도

참으로 한결같은 삶이 찾아옵니다.

 

 

부부간의 갈등

 

“부부간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까요.”

내 생각대로 하고 싶으면 ‘안녕히 계세요’하고 끝내면 되고

평화롭게 살려면 ‘당신이 옳아요’하면 됩니다.

내 의견도 고집하면서 같이 살겠다고 하면

죽을 때까지 다투면서 살면 됩니다.

찌그럭거리는 게 인생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면 됩니다.

 

찌그럭거리며 살더라도

찌그럭거리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으면

괴로움이 되지는 않아요.

잔소리하기도 하고 듣기도 하고

화내기도 하고 짜증을 받아주기도 하고

‘인생이란 그런 거다. 그게 정상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다투며 살고 싶지 않으면

‘당신이 옳아요’하고

내 고집을 내려놓으면 됩니다.

 

 

남을 고치려는 마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매사 부딪치는 사람을 만날 때가 있죠.

 

그런데 잘 살펴보면

그는 자기 습관대로 살아갈 뿐

나를 괴롭히고 화나게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내가 그것을 내 식대로 받아들여

 

화를 내고 짜증을 냅니다.

‘또 내 생각에 사로잡혔구나.

내 뜻대로 안 된다고 성을 내는구나‘ 하고 자꾸 돌이키면

짜증의 횟수도 적어지고 마음도 훨씬 편안해집니다.

 

내가 가진 습관도 잘 안 고쳐지는데

다른 사람의 습관을 고칠 수는 없습니다.

남이 안 고쳐진다고 화를 내면

결국 자기만 손해입니다.

<‘지금 이대로 좋다’에서 극히 일부 발췌, 법륜스님 지음, 정토출판>

* 법륜 스님 : 메마른 세상에 평화와 행복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수행자이자 지원하는 활동가이며, 인류의 문명전환을 실현해가는 사상가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에는 아시아의 노벨평화상이라 불리는 라몬 막사이상을, 2007년에는 민족화해상을, 2011년에는 포스코 청암상을, 2018년에는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했다.

 

 

선물

 

나에게 이 세상은 하루하루가 선물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만나는 밝은 햇빛이며 새소리,

맑은 바람이 우선 선물입니다

 

문득 푸르는 산 하나 마주했다면 그것도 선물이고

서럽게 서럽게 뱀 꼬리를 흔들며 사라지는

강물을 보았다면 그 또한 선물입니다

 

한 낮의 햇살을 받아 손바닥 뒤집는

입사귀 넓은 키 큰 나무들도 선물이고

길 가다 발밑에 깔린 이름 없어 가여운

풀꽃들 하나하나도 선물입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이 지구가 나에게 가장 큰 선물이고

지구에 와서 만난 당신,

당신이 우선으로 가장 좋으신 선물입니다.

 

저녁 하늘에 붉은 노을이 번진다 해도 부디

마음 아파하거나 너무 섭하게 생각지 마서요.

나도 또한 이제는 당신에게

좋은 선물이었으면 합니다. <나태주>

 

 

많이 보고 싶겠지만

조금만 참자.

-<묘비명> 전문

열세 글자가 단정히 박혀 있는 이 짧은 묘비명 앞에 나는 오래 앉아 있었다. 묘비명에는 통상적으로 죽은 자의 삶이 기록된다. 그러나 이 시의 ‘나’는 ‘나’의 삶을 기록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다. 그저 ‘나‘의 죽음으로 인해 힘들어할 ’너‘를 달래는 일에 몰두한다. 그 따뜻한 마음이 슬프고 고마워서 나는 이 시를 금방 떠날 수 없었다.

나태주의 서정시는 힘이 세다. 그의 시가 가까이 읽는 이를 위로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시인은 순하고 고운 말들로 ‘너’에게 마을 걸며 마음의 무장을 해제시킨다. 나태주의 시는 ‘나’에게로 함몰되지 않고 ‘너’에게로 한껏 기울어진다.

 

 

풀꽃1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이 시를 읽는 짧은 시간 동안, 읽는 이는 우선 ‘너’로 호명되는 듯한 느낌에 사로

잡힌다. 언뜻 보기엔 보잘 것 없는 ‘나’지만, 시인은 허리를 수그리고 한참 동안 들여다본 뒤 예쁘다고 사랑스럽다고 어루만져준다. 우리는 가만히 ‘너’가 되어 시인의 위로에 마음을 맡길 수 있고, 위로의 주체가 되어 가만히 보듬어주고 싶은 각자의 ‘너’를 떠올 수도 있다.

 

당신 앞에서는

나도 온 몸이 근지러워

꽃 피우는 나무

지금 내 앞에 당신 마주 있고

당신과 나 사이 가득

음악의 강물이 일렁입니다.

  -<꽃 피우는 나무>중에서

이 시에서 ‘나’와 ‘너'는 마주 보고 있다. 그들이 서로를 침범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 사이에는 음악의 강물이 일렁일 수 있다. 그들이 서로를 장악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은 각자 자신의 꽃을 피울 수 있다. <정실비 문학 평론가>

 

 

봄이란 것이 과연

있기나 한 것일까?

아직은 겨울이지 싶을 때 봄이고

아직은 봄이겠지 싶을 때 여름인 봄

너무나 힘들게 더디게 왔다가

너무나 빠르게 허망하게

가버린 봄

우리네 인생에도

봄이란 것이 있었을까?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P350 중 에서 극히 일부 발췌, 나태주지음, 얼룩원 출판>

* 나태주 :1945년 서천 출생, 공주사범대학 졸업, 43년간 초등학교 교단에서 일했으며 2007년 정년퇴임했다. 1971년 <서울신문>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 산문집, 동화집, 시화집 등 100여권이 있으며, 현재 한국시인협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추위에 고개를 파묻은 청둥오리들, 신기하게도 외발 또는 두발로 선 상태에서 자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