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가장 잘못된 만남은 생선과 같은 만남이다.
만날수록 비린내가 묻어나니까.
가장 조심해야 할 만남은 꽃송이 같은 만남이다.
피어 있을 때는 환호하다가 시들면 버리니까.
가장 비천한 만남은 건전지와 같은 만남이다.
힘이 있을 때는 간수하고 힘이 다 닳았을 때는 던져 버리니까.
가장 시간이 아까운 만남은 지우개와 같은 만남이다.
금방의 만남이 순식간에 지워버리니까.
가장 아름다운 만남은 손수건 같은 만남이다.
힘이 들 때는 땀을 닦아 주고 슬플 때는 눈물을 닦아 주니까.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언제나 다정다감한 글로 독자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었던 정채봉 시인은 그의 시집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에서 ‘만남’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썼다.
유다교의 종교 철학자 마르틴 부버의 <나와 너>에 따르면, 인간의 만남에는 두 종류가 있다. 곧 ‘나와 그것’의 만남과 ‘나와 너’의 만남이다. ‘나와 그것’의 만남이란 비인격적인 만남이다. 필요에 따라 이용하기 위한 만남이기에 사용 가치가 없으면 사라지게 되는 만남이다.
이와 반대로 ‘나와 너’의 만남은 인격적인 사랑의 만남이다. 함부로 상대를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사랑을 주고받음으로써 그 만남이 풍요롭게 되고, 발전하며, 아름다워져 가는 경우이다. 또 세상에는 두 가지 인간관계가 있다. 하나는 깨질 수 있는 관계이고 다른 하나는 깨질 수 없는 관계이다.
깨질 수 있는 관계는 서로 간의 이해타산에 따라 결합되거나 강제로 구속되는 강압적인 관계이다. 반면에 깨질 수 없는 관계는 어떤 계산에 따라 결합되는 것도 강제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아름다운 인연 행복나눔’ P544 중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조옥진 신부지음, 으뜸사랑 출판>* 조옥진 신부 : 부산가톨릭신학대학 교수. 필리핀 드 라 살레 대학교 상담심리학 석,박사 취득. 현재 부산교구 가톨릭심리상담소 소장.
누군가를 미워하는 건
외롭다는 뜻이다.
다른 사람들과 부정적인 관계를 쌓아나가는 걸 인생의 보람으로 여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도대체 왜 저렇게 살까 싶을 정도로 틈만 나면 아무 데서나 행패를 부리고 세상 사람들에 대해 불평불만을 멈추지 않습니다.
직장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동료들과 반목하고, 틈만 나면 거래처와 대판 싸움을 벌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랫사람이 조금만 실수해도 나라가 망할 듯이 큰소리치는 상사도 있고, 걸핏하면 화를 내며 사표를 던지는 사원도 있습니다.
삶의 보람이나 목표가 반드시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법칙은 없지만, 살면서 증오나 갈등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살아간다면 그런 사람의 미래는 보나 마나입니다. 그런 사람들 중엔 어려서 무척 엄격한 환경에서 성장했고, 어른이 되어서는 부정적인 인간관계만을 경험하면서 마음이 만신창이가 된 경우가 있습니다.
동료와 무한 경쟁을 하는 마음으로 일관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니 설탕같이 달콤한 인간관계가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심리상태가 고착되면 문제는 예상보다 훨씬 심각해집니다. 더구나 그는 어떻게 긍정적인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방법도 모르고, 누군가 긍정적인 관계를 맺자고 손을 뻗어도 그게 무슨 뜻인지 실감하지 못합니다.
그는 지금까지 증오심을 앞세워 인간관계를 맺어오면서 숱한 분란을 일으켜 왔습니다. 그때마다 주위 사람들은 그의 언행에 놀라거나 화를 내거나 했는데, 정작 당사자는 그들의 당황하는 모습에 묘한 쾌감을 느끼며 더 심한 말로 상처를 주었습니다.
그는 ‘나는 애초에 다른 사람들을 믿지 않는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일 따위는 절대 없을 것이다! 하고 외쳐 왔습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진정한 마음을 주고받을 때 더 깊어지고 넓어지는 법인데, 그런 방식에 대한 경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기 때문에 돌연한 변화의 상황에 어리둥절하게 됩니다.
그는 자신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소멸시켜 버렸을 때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하고 아연실색할지 모릅니다. 그만큼 암울한 기분에 뿌리내린 감정이 그의 마음을 송두리째 사막으로 만들어버린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는 세상에 대해, 그리고 인간에 대해 증오심을 떨치지 못하는 사람은 그 자체로 심각한 고독의 희생자라는 결론을 보여줍니다. 자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계속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서 예전처럼 증오하고 분노하고 반목하면서 살아가야 할까요? 그래서는 안 됩니다.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 자신을 지키기 위해 공격적인 사람이 되고 만다. 그래서 그는 또 다시 자기 자신이 싫어진다. ~ 누군가를 미워하는 건 외롭다는 뜻이다!
<‘외롭지 않다는 거짓말’ P215 중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이시하라 가즈코 지음, 이정은님 옮김, 홍익출판사>
* 이시하라 가즈코 : 작가이자 심리 카운슬러. 도쿄를 중심으로 <자기중심 심리학>을 제창하는 심리상담연구소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된<도망치고 싶을 때 읽고 싶은 책>을 비롯해서 <무엇을 해도 오래 유지 못하는 사람의 고민이 해결되는 책>, <자기긍정감을 높이는 법>등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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