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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인생!

[중산] 2023. 4. 27. 08:50

칼 융은 “건강한 사람은 반드시 두 개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했다. 또한 모든 사람이 후반부를 다 경험하는 것은 아니나 많은 사람이 중년쯤에 전환을 한다고 했다. 이런 전환은 대부분 서서히 찾아오지만 어떤 사람은 큰 병에 걸리거나 사고를 당하면서 인생철학이 갑자기 변해 후반부로 바로 들어가기도 한다.

 

억세게 운 좋은 이들은 이미 스무 살도 안 되는 나이에 혁명을 시작해 자기 삶을 전설로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젊은 날에 자기 길을 선택한 사람은 이미 20대 초반에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말한 ‘자기 내면에서 울리는 북소리만 따라가“ 이른 성공을 이룬다.

 

이들의 인생은 낙타의 단계는 거치지 않았거나 그곳에는 짧게 머물고 바로 사자와 어린아이로 변한 후 세상 속에서 빛을 내며 초인이 되기도 한다. 자기 길을 가는 삶이 융과 캠벨이 말한 후반부의 모습이다. 혁명을 겪고 자신이 주인이 돼 살겠다고 결정했을 때 우리는 외부가 아닌 자기 내면에 집중하고 자신의 기준과 가치에 따른다. 그리고 자기 일을 하며 자신만의 길을 갈 수 있다.

 

이런 후반부 인생을 힌두인들은 마르가(marga)를 따라가며 자신 속으로 향하는 삶이라 했다. 마르가란 인간이 겪는 경험의 발자취나 길을 의미한다. 즉, 자신의 경험에 따라 자기 일을 하고 길을 간다는 의미다.

 

인생에는 전반기와 후반기가 있고 심리적으로 두 번 성장할 수 있다는 이론이 최근에 많이 부각되고 있다. 4단계 생애 주기 이론은 니체의 정신 4단계를 닮았다. 하버드대 윌리엄 새들러는 40~50대 성인 200여명을 12년간 추적 연구해 삶의 변화를 조사했다.

 

퍼스트 에이지(first age)

제1연령기는 배움을 위한 단계로, 태어나서 학창시절까지의 시기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까지가 이 시기에 해당되며 이때 주로 학습을 통해 기본적인 1차 성장이 이뤄진다. 낙타의 단계, 인생의 봄이다.

 

세컨드 에이지(second age)

제2연령기는 일과 가정을 이루는 단계로, 20~30대가 이 시기에 해당된다. 자신 만의 직업을 갖고 경제활동을 하는 등 사회적으로 정착하고 결혼해 가정을 이루고 조직생활을 하며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 등의 활동을 하는 시기다. 이때는 사자의 삶을 살아야 한다. 여름이다.

 

서드 에이지(third age)

단계 중 가장 긴 기간인 제3연령기는 생활을 위한 단계다. 2차 성장을 이루는 시기다. 학자들은 우리 생애 중간쯤인 40대에서 70대 중후반까지라고 말한다. 하지만 시기를 앞당길 수도 있다. 20대에도 2차 성장을 시작할 수 있다. 이때는 어린아이의 정신이다. 가을이고, 열매를 맺을 시기다.

 

서드 에이지, 마흔 이후 30년, 중년기에 성장을 이루는 사람은 생산성이 높으며 자기실현을 이룬다고 했다. 그리고 청년기를 2차 성장기라고 불렀다. 니체의 어린아이 수준과 흡사하다.

 

포스 에이지(forth age)

아들러가 말하는 제4연령기인 포스 에이지는 노화가 진행되며 늙었다는 징후를 피할 수 없어 죽음을 기다리는 하강기를 말한다. 2차 성장기인 서드 에이지를 어떻게 보냈는지에 따라 포스에이지가 달라진다고 했다. 

 

서드 에이지에 2차 성장을 한 사람은 포스 에이지에 자기를 뛰어 넘는 초인으로 스스로 만족할 수 있다. 하지만 실패할 경우 이 기간에는 죽어가는 것이 아니라 완성되고 통합 돼간다고 생각해야 한다. 

 

어느 날 죽음이 닥쳤을 때 “소풍 같은 한 세상 잘 살았다”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2차 성장기에 자신의 일을 하며 자기 길을 걸어야 한다. 

 

새들러가 말한 2차 성장기는 융이 말한 ‘죽음을 자각한 인간이 외부로 향하던 시선을 거둬 자기 내면으로 향한다는 시기“이자 캠벨이 말한 ”종속이 아닌 해방이 일어나는 시간“이며 니체가 말한 ”어린아이와 초인이 돼 자신의 본성대로 이루어가는 기간’이다.

 

이때 우리는 무기력, 저항을 지나고 다시 도약과 추락, 혼란과 질서를 동시에 겪으며 점점 엔트로피를 줄이고 높은 의식으로 올라갈 수 있다. 당신은 지금 어디 쯤 있는가? 아직도 누군가의 노예인, 낙타에 불과한가? 아니면 자신의 욕망에 휘둘리어 울부짖는 사자인가?

 

먼저 어른이 돼야 어린아이가 될 수 있다.

 

조지 베일런트박사는 미성숙한 상태의 성인을 가리켜 영원한 소년이라고 명명했다. 나이에 맞지 않는 생각을 하는 사람, 적응력이 최악이고 나이를 부인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들은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거기서 벗어나지 못한다.

 

젊어진다는 의미는 자기가 살아온 세월을 부인하거나 퇴행하는 것이 아니다. 나이를 받아들이고 노화를 인정하지만 그 상태에서 다시 성장을 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반면 피터팬 증후군에 빠지면 어린아이의 혼란을 만날 수 있다.

 

인류학자 몬태규는 대부분의 동물들은 탄생 직후부터 독립적으로 살 수 있는 반면, 인간은 모체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성인이 돼도 어렸을 때의 특성을 여전히 갖고 있는 것을 유형(幼形)성숙이라 한다.

 

예를 들어 학습과 놀이에 충실한 유아기의 특성을 성인이 된 이후에도 그대로 지니고 있어 지식을 갈구하고 놀이에 빠지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런 덕분에 인간은 어린아이로 살아 갈 수 있다. 나이를 부인해서가 아니라 우리 안의 본성인 유형성숙에 따라 아이의 모습을 지닐 수 있다.

 

몬태규는 유형성숙이 건강한 발달로 연결된다고 말한다. 유형성숙 때문에 잘 늙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어린아이가 가지는 개방적인 마음, 호기심,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시험, 독창성 등과 같은 젊음의 특징이 인간의 성공적인 적응과 발달에 기여를 해왔다고 말한다.

 

또한 평생토록 매일 젊음을 유지할 때 성인기에 대혁명을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어린아이처럼 즐거움, 흥분, 웃음, 장난기, 호기심 등을 계속 지니고 있는 성인들은 성년기의 진화를 이룰 수 있다. 니체의 사상과도 일치한다. 다시 어린아이가 돼야 초인으로 갈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융은 “모든 성인들의 삶에는 어린아이가 한 명씩 숨어 있다.”고 했다. 끝없이 보살펴주고 관심을 가져주고 교육을 시켜 줄 것을 요구하는 어린아이가 성장을 넘어 자기실현으로 가는 것이 융이 말하는 개성화다. 개성화는 자기를 실현하고 자기를 초월하는 길이다. 자기 속의 어린아이를 깨워서 자기 길을 가는 것이고, 그때 비로소 초인으로 가는 길도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미국 심리학자 에밀리 핸콕은 후반기 남성의 성장은 사춘기 이전에 발견한 것, 이전에 품었던 자신의 순수한 열정을 다시 찾았을 때 2차 성장이 나타났다고 한다. 바로 우리 안에 있는 어린아이를 발견한 것이다. 당신의 것으로만 새 인생을 살 때 당신을 가장 탁월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핸콕은 “자신 안의 어린아이를 재발견하는 것이 2차 성장의 필수적 과정”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뒤를 돌아봐야 한다. 이를 위해 반드시 어린아이 시절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자기 내면으로 돌아가서 진짜 자기 모습을 확인하는 것이 2차 성장의 핵심이다.

 

왜곡 없는 순수한 아이는 진짜 사랑(대수치500)을 보여주며 기쁨(대수치540)과 평화(대수치600)를 자주 경험할 수 있을지 모른다. 평화로 접어들면 초인으로 가는 길에 들어선다. 미실다인은 내재과거아와 현재의 자아가 투쟁하는 것을 멈출 때 평화가 찾아온다고 했다.

 

사자가 어린아이로 변하면 우리 안의 아이가 자유롭게 튀어나온다. 그때 아직 치유되지 못한 내재과거아라는 병든 아이가 혼란을 만들면 우리는 성장하지 못한다.

 

우리 안의 혼란에 빠진 아이를 치유하고 질서를 찾은 건강한아이가 돼야 비로소 니체가 말한 어린아이 단계를 살아가고 2차 성장을 할 수 있다. 이제 초인으로 가는 길이다.

 

니체의 정신 4단계와 호킨스의 의식 수준

 

니체가 상징적으로 말한 정신의 4단계인 낙타-사자-어린아이-초인을 수치적으로 나타낸 호킨스의 의식17단계와 열결 지어 볼 수 있을까? 낙타는 의식 수준의 가장 밑바닥인 수치심부터 죄의식, 무기력, 슬픔, 두려움까지 해당될 수 있다. 욕망이 나타나기 직전까지 우리는 아직 낙타다.

 

욕망과 분노, 자존심은 사자에 해당하지만 저항에 막히는 건강하지 못한 사자다. 용기에서부터 건강한 사자가 나타난다. 호킨스는 용기가 첫 번째 분기점이라고 했다. 용기가 허락되면서 우리는 건강한 사자로 살 수 있다. 건강한 사자는 흑백을 벗어나 중용을 확보하고 스스로 모든 것을 결정하는 자발성을 가지며 살아 갈 수 있다.

 

이런 능력을 갖춘 사자는 용의 명령인 의무를 초월한 사자다. 사자도 분노하고 열등감에 젖어 있을 수 있지만 적어도 사자다워지려면 용기, 중용, 자발성, 포용, 이성이라는 단계를 넘나들어야 한다. 그런 건강한 사자가 용의 명령인 심리적 저항을 넘을 수 있다.

 

호킨스의 의식 17단계 중 사랑, 기쁨, 평화를 니체의 어린아이와 연결시켰다. 어린아이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막연하다면 사랑, 기쁨, 평화라는 구체적인 정신의 수준을 생각하기 바란다. 아직 세상에서 때 묻지 않은 아이는 사랑과 기쁨 그리고 평화의 화신이다.

 

평화가 찾아왔을 때 우리는 초인의 삶으로 들어갈 수 있다. 깨달음의 경지로 갈 수 있는 사람도 생길 것이다. 호킨스가 부처나 예수의 수준이라고 말한 깨달음의 단계가 바로 니체가 말한 초인의 단계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기적을 바라는 기도가 아니라 일상을 훈련해 2차 성장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성장을 통해 진화가 일어나도록 우리를 스스로 돕는 일이다. 그러할 때 죽는 날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은 이들이 초인으로 불릴 수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자신을 뛰어넘어 매일 진화해갈 때 우리도 초인이 될지 모른다.

 

 

<‘어른이라는 혼란’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박경숙박사 지음,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출판> * 박경숙박사 : 대한민국 1호로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인지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부에서부터 첫 번째 박사과정까지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으나, 인간 마음에 대한 학제적인 연구를 하기 위해 인지과학을 다시 전공했다.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초빙교수,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연구교수, 성균관대 지능시스템 연구교수로 역임. <문제는 무기력이다>, <문제는 저항력이다>, <진짜 공부>,<어쨌거나 회사를 다녀야 한다면>,<전산 수학>이 있다.

 

감악산 장군봉에서 바라본 임꺽정봉
임꺽정봉 계단
인천 마니산을 오르면서~!
명성산에서~!
소요산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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