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바다 소금

[중산] 2023. 11. 24. 06:36

 

진하해수욕장

 

 

바닷물은 마실 수 없다. 하지만 바다 소금은 모든 것을 바꾸는 중요한 성분이다. 바다 소금은 염소, 나트륨, 황산염, 마그네슘으로 이루어져 있고, 바닷물에는 평균 1리터당 34.5그램의 소금이 들어 있다.

 

바다에 소금이 생긴 것은 약 40억 년 전이다. 그러니까 지구가 탄생한 날부터다. 당시에 엄청 많았던 화산에서는 수증기, 가스, 염소, 황산이 계속 뿜어져 나왔다.

 

이후에 약 수천 년 전에 바다가 생겨나면서 공기 중에 배출된 혼합물이 쏟아지며 바닷 속에 녹아들었다. 이렇게 해서 바다에 소금이 생겼다.

 

바닷물을 마셔본 적이 있는가?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해봤다면 바다의 짠맛을 느껴봤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시간이 흐를수록 짠맛을 못느끼게 된다. 그 맛을 음미하는 능력이 무뎌지기 때문이다.

 

이상한 말처럼 들리지만 늘 향수를 뿌리고 다니면 더 이상 향을 느끼지 못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아무리 아름다워도, 아무리 행복해도 시간이 지나면 모두 익숙해진다. 익숙함은 과거에 맛본 만족감을 희미하게 만들고 감흥을 없앤다.

 

그래서 한때 매력을 느낀 것도 익숙해지면 더 이상 관심이 가지 않는다. 도대체 왜 이런 걸까? 우리가 무감각하거나 만족을 모르기 때문만은 아니다. 매주 월요일만 되면 피곤하고 몸이 무거워져서 있던 욕망도 사그라든다.

 

짠맛을 되찾아야 한다. 그러면 익숙한 것도 새롭게 보이면서 모든 것이 달라진다. 모든 것에서 쾌락을 느끼라는 게 아니다. 하나를 정해 여유를 가지고 오랫동안 천천히 음미하라는 것이다.

 

욕망은 타킷을 정해 먹고 마시고 보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계속 음미하는 것이다. 이런 태도가 없다면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독특함과 풍요로움에도 무뎌져 모든 걸 잊고 말 것이다.

 

앞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계획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가진 것을 계속 음미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중에 없어지고 나서 얼마나 중요했는지 깨달아도 소용없다. 욕망은 바닥까지 소비하여 자극만 취하는 것이 아니다.

 

욕망은 광기나 과음과 다르다. 바다 소금은 너무 말라도 안 되고 너무 젖어도 안 된다. 동일한 물의 양이 중요하다. 그것처럼 우리의 인생도 완전히 실망시키고 질리게 하는 것도 없고 완전히 좋기만 한 것도 없다.

 

삶은 양면이지 절대 단면이 아니다. 삶은 당신에게 이미 주고자 하는 걸 모두 주었다. 인생에서 모든 것이 맛있지는 않다. 하지만 세상이 우리에게 신비로움을 일깨워주고, 행복의 비밀이나 그것과 비슷한 무엇인가를 속삭여주는 듯한 최고의 순간들은 있다.

 

바로 그 순간들이 기억에 색채를 더한다. 그 기억의 색채가 흐릿한 잿빛이 되면 우리는 다시 색을 이끌어 내야 한다. 시인, 화가, 선원, 모험가만 경험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우리가 각자 모든 것을 바꾸는 순간의 소금을 수집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소금이야말로 모든 것을 구한다.

 

<‘모든 삶은 흐른다’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로랑스 드빌레르 지음, 이주영님 옮김, 피카출판> * 로랑스 드빌레르 : ‘인생을 제대로 배우려면 바다로 가라‘고 말하는 프랑스 최고의 철학과 교수.

 

 

홍도
제주 협재해수욕장
부산 영도
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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