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1
두텁고도 부드러운
가을 햇볕 아래
아이들 더 예쁘고
과일들 더 예쁘다
요 며칠 사이
풀 섶의 꽃들도 푸스스
앓고 일어난 모습
거울 속의 나도 훨씬
더 늙어 보이는 얼굴
그래도 당분간은 괜찮겠다.
-나태주
자유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첫 번째 자유는 ‘거짓 자유’라 부르는 것으로 말 그대로 가짜 자유를 뜻한다. 진정한 자유가 아님에도 세상의 많은 사람이 이 거짓 자유를 추구한다.
가장 흔한 거짓 자유는 약물이나 술을 통해 얻는 자유다. 사람들은 행복을 느끼기 위해, 들뜬 기분이 되고 싶어서, 쾌감에 빠지려고 약물이나 술을 찾는다.
약물이나 술을 통해 얻는 자유가 거짓 지유인 이유는 아무리 먹어도 충분하다고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약물을 하는 사람은 대부분 시간을 약에 취해 행복을 느끼는 순간을 갈구한다.
그리고 잠깐의 쾌감과 자유로움을 느끼고 나면 몇 분도 채 안 되어 이렇게 말한다. “더 해야겠어.” 정말로 자유로운 사람이라면 뭔가가 더 필요한 게 아니라 만족해야 한다. 뭔가가 더 필요하다면 그건 자유로운 상태가 아니다.
그러나 두 번째 진정한 자유는 더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만족할 수 없어, 더 많이 가져야겠어.” 같은 말을 하지 않는다. 대신 더없이 행복한 감정을 느낀다. 높은 자아를 아는 자유, 내면의 신성함을 아는 자유다.
높은 자아는 물질세계에 묶어 있지 않다. 사실 높은 자아에는 경계가 없다. 이것을 나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자각, 즉 내가 정말로 누구인지 아는 이 높은 자아는 어디에도 없었다가 지금은 이 세상에 있고, 나중에 아무것도 없는 곳으로 돌아갈 때도 함께한다. 이것은 태어났던 적도 없고 죽는 법도 없다.
진정으로 자유로워질 때 얻을 수 있는 것들
•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이 일어난다.
• 우리를 움직이는 에너지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
• 두려움이 사라지고 내면에 힘이 생긴다.
• 주변의 아름다움에 감사하게 된다.
• 모두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
• 새로운 현실의 가능성을 깨닫는다.
• 깨어 꿈꾸는 사람이 된다.
• 거짓 자유를 얻어려는 생각을 멈춘다.
• 더없는 기쁨을 자주 경험한다.
• 비판이 줄어들고 너그러워진다.
<‘마음의 연금술’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웨인 다이어 지음, 도지영님옮김, 비즈니스북스 출판> * 웨인 다이어 :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심리학자다. 1940년 미국 미시간주에 태어났다. 뉴욕 세인트존스대학교에서 교수 생활을 하며 강연, 집필 활동을 펼쳤다. <행복한 이기주의자>를 펴내 ‘동기부여의 아버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로 높은 명성을 얻었다. <인생의 태도>, 오래된 나를 떠나라> 등 40여권의 책을 펴냈으며 2015년 세상을 떠났다.
자유론
이 글을 쓴 목적은 복잡하지 않고 이해하기 쉬운 단 하나의 원칙을 주장하기 위해서다. 이는 사회가 법에 따른 물리적 제제를 사용하든 여론을 무기화하여 도덕적으로 억누르든 개인을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을 엄격하게 규정하고자 하는 것이다.
인류가 개인이든 집단이든 다른 사람의 자유로운 행동을 정당하게 간섭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자기보호’가 필요한 경우일 뿐이라는 것이다. 타인에게 가해지는 해악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면 문명사회에서 당사자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하게 권력이 행사될 수 있다.
자기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 물질적 이득이든 도덕적으로 좋은 일이든 상관없다. 당사자에게 더 유리하다거나 더 행복하게 만든다고 해서, 혹은 그렇게 하는 것이 남들 보기에 현명하거나 심지어 옳은 일이라는 이유를 들어 타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어떤 행동을 시키거나 하지 못하게 강제하는 건 정당화 될 수 없다.
이런 경우라면 당사자에게 충고하거나 이치를 따져 설득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간절히 부탁하면 될 일이지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해서 강제하거나 위협을 가할 이유가 되지는 못한다.
그런 강제력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개인의 행위가 타인에게 해를 끼치게 될 것이라는 명백한 근거가 존재해야 한다. 사회가 간섭할 수 있는 유일한 개인의 행위는 타인에게 영향을 줄때뿐이다.
이에 반해 당사자 자신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경우, 개인은 당연히 간섭받지 않고 스스로 일을 처리할 수 있다. 자기 자신, 즉 몸과 마음에 대해서는 각자에게 그 주권이 있는 것이다.
이 원리가 정신적으로 성숙한 사람에게만 적용될 수 있다는 사실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나는 사람들을 통해서든 정부를 통해서든 타인에게 무언가를 강제할 권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강제력에는 정당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최상의 정부도 최악의 정부와 마찬가지로 그와 같은 강제를 행사할 자격이 없다. 여론의 힘을 빌려 그러한 자유를 억압한다 해도, 여론과 반대로 자유를 구속한 것만큼이나 나쁘다.
아니, 그보다 더 해롭다. 단 한 사람을 제외한 모든 인류가 같은 생각을 한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행위가 정당화 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떤 한 사람이 권력을 장악하고서 자기와 생각이 다른 나머지 모든 사람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것 역시 정당화될 수 없는 것이다.
사상과 토론의 자유
과거 오랫동안 법적 처벌로 받을 수 있는 최대 불이익은 사회적 오명이었다. 경제적 여건이 좋아서 굳이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살필 필요가 없는 일부 사람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람에게 여론은 법적 처벌 못지않게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먹고살 걱정이 없는 사람들이나 권력자 또는 여러 집단이나 대중에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야 어떤 의견이든 자유롭게 주장할 수 있다. 오늘나 우리는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과거처럼 엄청난 해를 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과거와 크게 다를 바 없는 괴로움을 안긴다. 소크라테스는 사형당했지만, 그의 철학은 하늘의 태양처럼 드높이 떠올라 인류의 지성계에 빛을 비춘다.
사회적 불관용은 사람을 죽인다거나 어떤 생각을 송두리째 뽑아버리지는 않더라도 자기 생각을 숨기게 하거나, 적극적으로 널리 알려려는 노력을 단념하게 만들 수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지식을 탐구해야 할 대다수 지성인이 스스로 확신하는 일반 원리와 원칙은 가슴에 묻어 둔 채로, 내심 인정하고 싶지 않은 주장에 동조해야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사회라면 한때 지성계에 수놓았던 개방적이고 두려움을 모르던 사람들, 일관된 논리로 무장한 지성인들이 배출될 수 없다.
그런 상태에서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사람이란 두 종류뿐이다. 단순히 부합되는 의견에 따라가는 사람, 아니면 시류에 맞게 견해를 바꿀 수 있는 사람. 이들이 온갖 주제를 놓고 떠들어대는 주장은 청중이 듣고 싶은 말일 뿐, 자기 스스로 확신하는 신념이 아니다.
진리는 적절한 연구와 준비를 바탕으로 자기 생각을 펼칠 수 있는 사람이 저지르는 실수로 더 많이 얻어지며 혼자 골머리를 앓기 싫어서 그냥 진지하고 있을 뿐인 올바른 통념에 의해 발견되는 것이 아니다.
오로지 위대한 사상가만을 위해, 사상의 자유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되레 평범한 사람들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지적 수준에 도달하려면 위대한 사상가 못지않게, 또는 그 이상으로 사상의 자유가 필요하다.
정신적으로도 노예화된 곳에서도 위대한 사상가들이 탄생했고, 앞으로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사회 분위기라면 지적 활동을 활발히 펼치는 보통 사람들이 나오기란 어려울 것이다.
평범한 지적 능력을 소유한 사람들에게 생각하는 존재라는 자존감을 샘솟게 할 어떤 자극도 주어진 적이 없었다. 종교 개혁 직후 유럽의 상황에서 그러한 예시를 찾을 수 있다.
또 하나는 18세기 유럽에서 교양이 높은 계급에 한정되어 일어난 사상운동이다. 세 번째 사례는 그 기간이 짧았지만, 괴테(1749-182,독일의 시인이자 소설가이자 극작가이다)와 피히테(1762-1814,독일 철학자)가 살았던 독일에서 생겨난 지적 흥분이었다.
이 세 번의 기간에 발현한 자극으로 오늘날의 유럽이 형성되었다. 인간의 정신이나 여러 제도를 통해 나타난 모든 발전은 그때 그 시기를 거치며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극이 거의 그 힘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
따라서 우리가 다시 정신의 자유를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나서지 않으면 새로운 출발은 좀처럼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자유론’에서 극히 일부 발췌, 존 스튜어트 밀지음, 이현숙님 옮김, 올리버출판>
* 존 스튜어트 밀 : <자유론>은 개인의 자유에 대해 근원적 고찰을 하고 그 중요성을 부각한 밀의 걸작으로, 민주 시민이라면 한 번쯤 접해야 할 필독서다. 1859년에 출판된 이 책은 무려 한 세기 훌쩍 지난 오늘날 읽어도 전혀 무리가 없다.
영국 런던 경제학자이자 철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제임스 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철학, 정치학, 경제학, 논리학, 윤리학 등 다방면에서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 어려서부터 아버지에게 특별한 조기교육을 받으며 벤담, 생시몽, 콩트 등 당대 최고의 지성들과 교류했다. 세인트엔드 루스대학교 학장으로 역임했고, 하원의원으로 선출되어 정치인으로도 활동했다. <논리학 체계>, <정치경제학 원리>,<공리주의>,<자서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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