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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론 능력!

[중산] 2024. 10. 9. 17:43

 

울주군 간절곶!

 

 

 

이념에 발목 잡힌 추론능력

 

2013년 예일대학교 댄 카한 연구팀은 과학과 기술 혹은 정책과 증거 논쟁의 원인이 정보 부족이 아니라 이념적 동기가 인간의 추론 능력을 왜곡한다고 말하였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 카한은 정체성 보호 인자identity protective cognition성향 때문이라고 가설을 내세웠다. 즉, “충돌과 회피하고 가치 있는 집단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개인은 잠재의식 속에서 정해진 가치를 위협하는 사실적 정보에 저항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신념과 자신을 분리하지 않으며 어느 정도는 신념이 우리를 정의한다. 우리가 누구인지에 관한 개념, 그리고 우리와 같은 이념과 세계관을 공유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보호하는 일은 심리적으로 중요한 작업이다.

 

자아감과 신념을 구분하기는 대단히 어려우며, 이에 따라 너무나 자주 독단적인 열성으로 잘못된 태도를 고수하고, 우리의 정체성을 위협할까봐 대안을 지지하기 꺼리게 된다.

 

인간은 자신의 신념과 의견을 반영하는 *반향실(反響室)에서 살아간다. 이런 경향은 감정적인 주제, 특히 종교와 정치, 신념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 신념에서 벗어나려면 사회적 및 개인적 대가를 치러야 하고, 심하면 집단에서 배척당할 수 있다.

 

흥미롭게도 인지부조화는 선택적인 측면이 있는 듯하다. 2012년 켄트대학교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음모론자는 상호배타적인 두 가지 신념을 동시에 믿을 수 있다.

 

다이애나 황세자비가 거짓으로 자신을 꾸며냈다는 음모론을 믿는 사람은 그녀가 살해당했다고 더 굳게 믿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미국 특수부대가 파키스탄에 있는 빈 라덴의 은신처를 공습하기 전에 그가 이미 죽었다고 믿는 사람은 빈 라덴이 살아 있다고 더 굳게 믿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음모론자는 살아 있는 동시에 죽어 있다고 믿을 수 있었다. 음모론자에게 신념의 충돌이 일어나지 않았던 이유는 믿음 자체의 세부 사항은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음모론의 서사가 존재하는 한 이들의 세계관은 보존되었다.

 

연구팀은 “음모론을 믿음의 본질은 음모론이 서로 직접적으로 지지하는 형태가 아니라 보관적인 음모론을 지지하는 더 폭넓은 믿음이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실험대상자에게 특정 연고가 발진을 완화할 수 있는지에 관한 중립적인 문제를 제시했다. 연고를 사용한 환자와 연고를 사용하지 않은 환자 중 연고를 사용한 환자의 75%는 발진이 개선되었고, 25%는 악화되었다.

 

반대로, 특정 연고를 바르지 않은 환자 84%는 개선되었고 16%는 악화되었다. 이렇게 분석해보면, 처음의 추측과 반대로 연고는 환자의 발진을 개선하지 않았다.

 

실험대상자들 몰래, 연구팀은 은밀하게 정치적 성향에 따라 보수와 자유 집단으로 분류했다. 정치적 성향과 상관없이 연고에 대한 중립적인 질문은 실험대상자의 59%는 오답을 말했다.

 

인간에게 자신이 가진 신념과 충돌하는 정보는 걸러내고 이념적으로 끌리는 것을 믿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다. 이것은 우리 모두를 괴롭히는 문제이자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경계해야 할 문제다.

 

합리적인 태도라고 느낀다면 합리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며, 오히려 합리적인 사고의 껍데기를 뒤집어쓴, 그리고 우리가 자신을 바로 정의하는 바로 그 껍질로 뒤얽힌 감정적인 결정일 수 있다.

 

그러면 우리는 합당한 자료가 촉구할 때조차도 생각을 바꾸지 않으려 한다. 풍자 작가 스위프트가 말했듯이, “추론은 인간의 그릇된 의견을 바로잡을 수 없을 것이다. 추론으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니까.”

 

그러나 본질적으로 비이성적인 믿음에 매달리는 것은 인간에게 해롭다. 문제가 보건정책이든, 정치든 간에, 우리의 인식을 물들이는 이념의 랜즈로 비트는 일 없이 유용한 정보를 비판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은 놀라울 정도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지만 현실은 우리 신념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가 계속 증거가 아닌 신념을 선택한다면 우리 자신과 타인 모두를 위험에 빠트리게 된다.

 

* 반향실 : 기존 신념만으로 구성된 커뮤니케이션에 의해 정보가 증폭 및 강화되고, 같은 입장을 지닌 정보만 지속적으로 되풀이하여 수용하는 현상

 

<‘페이크와 팩트-왜 합리적 인류는 때때로 멍청해지는가‘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데이비드 로버트 그라임스 지음, 기보은 님 옮김, 디플롯출판>

* 아일랜드의 물리학자이자 생물통계학자, 암 연구자다. 더블린시립대학교에서 자외선방사선물리학 박사,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의학물리학 및 종양학 박사후연구원을 지냄.

 

꽂지 해수욕장

 

 

철학 토막 상식 - 아우라

 

뜻 : Aura : 다가서기 어려운 분위기

예) “아 그림에서는 아우라가 느껴져, 역시 예술 작품다워.”

 

☞ 아우라는 원래 종교적 예배물인 불상이나 예수상 뒤에 그려 놓은 후광(後光)을 가리킵니다. 하지만 요즈음에는 “명품 배우의 아우라가 느껴진다.”처럼 흔히 사용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독일 철학자 벤야민은 아우라의 개념을 ‘가깝고도 먼 어떤 것의 찰나적인 현상‘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즉 예술은 예술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찰나적인 사실이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벤야민은 복제 기술의 발전으로 그 의미가 변질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피카소의 그림을 똑 같이 베껴 그린 복제품은 특별한 가치가 없습니다. 하지만 벤야민에 의하면 복제품에는 아우라가 없는 대신 더 특별한 가치가 있습니다.

 

그 가치란 누구나 손에 넣고 즐길 수 있다는 의미의 대중화입니다. 인간은 왜 아우라를 추구할까요? 그것은 찰나의 소중함 때문입니다. 이렇게 인간은 아우라를 통해 삶을 절실히 실감할 수 있습니다.

 

<교양 있는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철학 수업‘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오가와 히토시 지음, 이용택님 옮김, 빌리버튼출판> * 철학자이자 야마구치대학교 교수이다. 교토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하고 나고야 시립대학 대학원에서 인간 문화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경주(지난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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