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판단하지 말라
우리는 다른 사람을 판단한다.
누구는 마음이 착하고
누구는 멍청하며
누구는 사악하고
누구는 총명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사람은 항상 변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사람이란 흐르는 강물 같아
하루하루가 다르고 새롭다.
어리석었던 사람이 현명하게 되기도 하고
악했던 사람이 진실로 착하게 되기도 한다.
다른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
그 사람을 책망하는 순간
그 사람은 다르게 변할 것이기 때문이다.
-레프 톨스토이

모든 자연의 노력은 쾌락을 지향한다. 쾌락은 어린 풀잎이 자라고 새싹이 돋아나고 꽃봉오리가 피어나게 한다. 꽃부리에 햇살의 입맞춤을 내려놓고, 살아 있는 모든 것을 결혼에 초대하고, 굼뜬 애벌레를 번데기로 만들고 나비를 번데기의 감방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도 쾌락이다.
쾌락이 인도하는 모든 것은 가장 커다란 행복을, 더 많은 자각을, 진보를 열망한다 …. 내가 책보다 쾌락 속에서 더 많은 지식을 얻게 되는 것도, 책 속에는 명료함보다 모호함을 더 많이 발견한 것도 이 때문이다.
거기에는 숙고도 방법도 없었다. 나는 이 환희의 대양 속으로 무턱대고 뛰어들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침몰되지 않고 헤엄쳐 다니고 있다는 사실에 무척 놀랐다. 우리의 존재 전체가 자기 자신을 자각하는 것은 바로 쾌락 속에서이다.
이 모든 것은 아무런 결심의 과정 없이 일어났다. 전적으로 자연스럽거나 자신을 방임한 것이다. 인간의 본성은 나쁘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인간의 본성을 직접 경험하고 싶었다. 요컨대 나는 나 자신보다 타인을 향해 더 많은 호기심을 느꼈다.
더 정확하게 말해 육체적 욕망이 은밀하게 작용하여 어떤 매혹적인 동요를 향해 나를 나 자신의 바깥으로 내던졌다. 내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는 한, 도덕적 탐색이 나에게 그리 적합하게 느껴지지 않았음은 말할 것도 없고, 가능해 보이지도 않았다. 나 자신을 모색하는 일을 멈춘 것은 사랑 속에서 나 자신을 되찾기 위함이었다.
한동안은 도덕에 대한 일체의 거부를 수락해야만 했다. 그리고 갖가지 욕망에 더 이상 저항하지 말아야 했다. 오직 욕망들만이 나에게 교훈을 줄 수 있었다. 그것들에 나 자신을 내맡겼다!
<‘지상의 양식 ‧ 새 양식’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앙드레 지드 지음, 최애영 옮김, 열린책들출판> * 앙드레 지드 : 프랑스 문인, 1869년 파리 법과 대학 교수인 아버지 폴 지드와 루앙의 부유한 개신교 집안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 외아들로 태어났다. <좁은문>,<배덕자>, <전원 교향곡>,<위폐 제조자들>등 의 작품이 있으며, 1947년 11월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1951년 파리의 자택에서 폐렴으로 사망했다. 젊은이들에게 건네는 ‘탈주와 해방의 참고서’인 <지상의 양식>은 지상에서의 쾌락과 행복을 추구하겠다는 결단과, 그 실천을 통해 체험한 환희를 기록한 비망록이다

노인은 자신의 사랑하는 딸에게까지 원한을 품었다. 사실 딸은 매일 흠잡을 데 없이 그를 돌보았다. 그러나 아버지에게 존경심은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 그녀는 매일 일곱 시 삼십 분에 방을 환기시키거나 침대 시트를 갈기 위해 그를 침대에서 끌어냈다.
그에게서 늘 지나치게 숙성된 치즈 냄새가 났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의 몸에서 나는 냄새를 주저 없이 언급했고, 여름이면 하루에 두 번 샤워를 하게 했다.
그녀는 언제나 그를 부엌에서 쫓아냈다. 그녀가 감춰둔 초콜릿을 찾아 그가 서랍을 뒤적거리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하루에 한두 조각 이상은 절대 허락하지 않았다. 또 화장실 물을 내리라고, 그리고 바지 지퍼를 올리라고 나무라는 말투로 그에게 상기시키곤 했다.
그녀는 하루에 세 번 그가 먹어야 하는 알약과 캡슐이 들어 있는 작은 병들을 줄을 맞춰 놓았다. 늙은 아버지를 재교육하고 나쁜 습관을 교정시키고, 마침내 평생 동안의 이기심과 방종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자신의 의무인 것처럼 이 모든 일을 단호하게, 경제적인 방식으로, 입술을 오므리고 외고집으로 행했다.
노인은 낮 시간의 대부분을 집 앞 베란다에 있는 접의자에 팔다리를 쭉 펴고 드러누워서 보냈다. 불안한 기분이 들면 접의자에서 일어나 악령처럼 방에서 방으로 급히 오가고, 지하실에 내려가 쥐덫을 설치하고, 베란다로 통하는 망사문이 바깥으로 열려 있는데도 거칠게 문을 잡아당기며 씨름을 했다. 혹은 그의 슬리퍼 소리에 놀라 도망가는 딸의 고양이에게 욕지거리를 했다.
그는 극도로 흥분해 팸플릿이나 편지를 찾아 머리를 거의 직각으로 쑥 내민 채 거꾸로 세운 괭이 같은 인상을 풍기며 인공 부화장이나 비료 창고 혹은 공구실로 가기위해 농가 마당으로 내려갔고, 그런 다음엔 자기가 무엇 때문에 거기에 왔는지 잊은 채 버려진 괭이를 두 손으로 집어 들고 두 화단 사이에 쓸데없이 수로를 파고, 자신의 어리석음을 저주하고, 낙엽 무더기를 치우지 않은 아랍인 학생을 저주했다.
그런 다음 괭이를 내려놓고 부엌문을 통해 다시 집안으로 들어오는 것이었다. 부엌에 들어와서는 냉장고 문을 열고 창백한 불빛이 비치는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병들이 덜거덕 거릴 정도로 힘을 주어 냉장고 문을 닫고, 혼자 뭔가를 투덜투덜 중얼거리면서, 아마도 지금은 고인이 된 대표적 사회주의자들인 타벤킨과 야아리를 비난하면서 화가 잔뜩 난 채 복도를 가로지른 뒤 저주를 퍼부으며 화장실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런 뒤 침실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가 저항하지 못하고 머리를 내밀고 돌진하는 소처럼 베레모를 쓴 머리를 앞으로 쑥 내민 채 다시 부엌 창밖을 응시하고, 울타리 가까이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는 염소에게 혹은 산허리에 서 있는 올리브 나무에게 뼈마디 굵은 손을 갑자기 흔든 뒤 식료품실과 천장 안에서 초콜릿을 찾았다. 그리고 놀랄 정도로 민첩하게 한 번 더 방에서 방으로, 찬장에서 찬장으로 옮겨 다녔다. ~
<‘시골 생활 풍경’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아모스 오즈 지음, 최정수님 옮김, * 아모스 오즈 : 1939년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시온주의 가정에서 태어났다. 미국 작가 셔우드 앤더슨의<와인스버그, 오하이오>를 읽고 작가가 되기로 결심, 창작에 몰두했다. 소설<자칼의 울음소리>를 발표, 이스라엘 홀른상을 받았다. 1967년 제 3차 중동전쟁인 6일 전쟁에 참전했으며, 전쟁 경험이 그의 가치관을 크게 변화시켰다. 최근 십여 년 간 노벨문학상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나의 미카엘>, <물결을 스치며 바람을 스치며>, <블랙박스>, <지하실의 검은 표범>등의 작품이 있으며, 이스라엘 문학상, 괴테문학상, 하인리히 하이네 상, 페미나 상, 율리시스 상 등 수많은 수상과 프랑스의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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