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대의 터전
우리 아래로 대지가 펼쳐진다.
연한 풀빛이나 짙푸른 빛을 띤 초원 지대를 빼고는
온통 갈색 또는 황토 빛이다.
G코드의 음악이 흐른다.
주로 타악기와 사람의 음성이 어우러진 연주다.
(…) 그대의 이 <자기 집>에 특별한 점이 있다면,
바로 그대의 상상력과 재능으로 집을 짓는다는 것이다.
먼저 시야가 탁 트인 터전이 필요하다.
그런 곳을 상상해 보라.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그곳은 바다일수도 있고,
해안 절벽 위의 평지, 언덕, 산, 평원, 사막,
숲속의 빈터, 바다나 호수 한가운데의 섬일 수도 있다.
어서 선택하라.
바로 그곳으로 떠나야 하니까.
그대의 날개를 펴라.
공중에서 그대의 터전을 살펴보자.
자 보라, 저기가 바로
그대의 집이 들어설 곳이다.
그대의 땅과 나무, 풀, 바위, 하늘을
잘 보아두라.
이제 곧 그대는 저 터전 위에
그대의 안식처를 짓게 될 것이다.
<나는 그대의 책이다‘에서 일부 발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님 옮김, 열린 책들출판>
* 베르나르 베르베르 : 1961년 프랑스 툴루즈에서 태어나 법학을 전공하고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1991년 『개미』를 출간해 전 세계 독자를 단숨에 사로잡으며 <프랑스 천재 작가>로 부상했다. 이 책은 가장 단순하면서도 깊은 여행, 곧 자기 내면으로 향하는 여정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이 작품은 하나의 <살아 있는 책>으로 독자에게 말을 걸며 4원소의 세계로 모험을 떠나는 강렬하고 극적인 체험을 안겨준다.

그린 아워, 초록의 시간
그린 아워는 우리 같이 한량들의 늦은 오후, 파리 삶의 풍경을 구경하기 좋은 자리를 찾아 카페를 찾는 시간이다. 다섯 시와 일곱 시 사이에는 전통적으로 사랑의 시간이다.
기혼자들에게는 포옹을 나누기 위해 달려가는 시간이다.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이 만나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 사랑의 시간을 그린 아워라고 하는 이유는 초록색에 대한 프랑스 인들의 애정이 그만큼 유별나기 때문이다.
프랑스인들에게 초록색은 흥취와 활력과 욕망의 색이다. 그들은 시큼한 와인과 음탕한 이야기를 초록색이라고 부르며, 호색적인 앙리 4세를 ‘선량왕(Green Gallant)'이라며 아낀다.
그린 아워는 한량들이 가장 즐기는 칵테일 음료인 청자 빛 환각의 술, *압생트의 빛깔을 지칭하기도 한다. 1915년에 판매가 금지되었지만 향수에 빠진 **힙스터들 사이에서 다시 인기를 얻으며, 압생트는 여전히 하루 중 이 시간을 물들이는 짓궂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몹시 괴팍한 영국인 관광객인 루카스는 이와 같은 파리지엔의 습관을 ‘하나의 코스이자 아니꼬운 자유’라고 묘사했다. 하지만 그런 루카스 조차 그린 아워의 매력을 거부하지는 못했다. 그는 『파리의 방랑자』에서 이렇게 조언했다.
“반주를 홀짝거리고 대화를 나누며 세상을 구경하고, 맛좋은 저녁 식사를 기대하는 고요한 휴식의 특권을 만끽하라.”
* 압생트 : 초록의 술, 19세기를 풍미했던 술.
**힘스터들 : 주류를 거부하고 자신들만의 고유한 패션과 음악, 문화 등 비주류를 추구하는 사람들!
<‘사랑과 여행의 여덟 단계’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비비안 스위프트 지음, 천미나님 옮김, 참좋은날 출판> 비비안 스위프트 : 여행 작가 겸 일러스트레이터이다. 30여 년 간 40개국을 여행했다. 프랑스 구석구석 안 다녀 본 곳이 없는 프랑스 신봉자다. 2005년 마흔여덟 살에 새 남편과의 프랑스 허니문에서 있었던 일을 에세이로 남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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