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호반의 휴식,완전한 자유!

[중산] 2026. 4. 5. 06:11

 

 

 

호반의 휴식

 

이제 우리는 고운 모래가 깔린

호수 가에 와 있다.

모래가 햇살을 받아 미지근하다.

이곳은 온통 파스텔 색조로 이루어진 세상이다.

물은 연보라 빛이 도는 청록이고,

모래는 자홍색을 띤 검은 빛이다.

 

A코드의 음악이 흐른다.

주로 현악기로 연주되는 선율이다.

하프, 만돌린, 기타, 바이올린소리가 들린다.

비발디를 연상시키는 음악이다.

 

날씨는 따뜻하다.

그대 마음이 고요하게 가라앉는다.

그대는 미지근한 모래밭 위에 몸을 쭉 뻗어 누워,

그대의 상징을 불러낸다.

그러자, 상징은 보석 상자를 떠나 그대의 손 안에 들어온다.

그대는 그것을 심장 속에 밀어 넣는다.

강한 활력이 다시 용솟음친다.

오감의 창문들이 활짝 열려

온갖 파동을 받아들인다.

그대는 팔다리를 편하게 벌려 쭉 뻗는다.

발가락까지 부채꼴로 한껏 벌린 채.

기분이 상쾌하다.

 

그대는 숨을 깊이 들이마신다.

허파 속에서 가만가만 살랑대는

물결을 느껴 보라.

앞으로.

뒤로.

휴식, 평안,회복

그대의 정신은 짧은 시간에

많은 일을 해냈다.

그런 일이 가능하리라고는

예전엔 미처 몰랐으리라. 그렇지 아니한가?

 

호수를 보라.

커다란 동물들이 수면 위로 뛰어올라

물속에 들어와 헤엄을 치라고

그대에게 권하고 있다.

 

돌고래들이다.

물속에서는

의복도

집도

나라도 필요 없다.

돌고래들이 그대에게 장난을 치면서 함께 놀자고 한다.

그대는 그토록 즐겁게 사는 비결이 무어냐고

묻는다.

그들은 항상 꿈을 꾸며 사는 것이 그 비결이라고

대답한다.

 

돌고래 뇌의 반쪽이 활동하는 동안

나머지 반쪽은 잠을 잔다.

그러니까 그대와 놀고 있는 이 순간에도

그들은 꿈을 꾸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돌고래들이 뜻밖의 사실을 그대에게

일깨운다.

그대도 지금 자기들처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상의 어느 한 곳에서『여행의 책』을 읽고 있는

그대는 분명히 현실 속에 있지만,

그대의 정신은

책 속에 투영된 꿈의 세계를 여행하고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들이 덧붙인다.

깨어 있으면서 동시에 꿈을 꿀 수 있게 되는 것,

인류는 어쩌면 그런 쪽으로

진화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돌고래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뜨리며

그대를 둘러싼다.

<돌연변이 정신!><돌연변이 정신!>하고

그들이 되풀이하며 소리친다.

 

가장 나이 많은 돌고래가 다가와

그대에게 진화의 비결을 일러 준다.

고대 인도인들의 숫자에서 유래한 것인데,

그 안에 이미 생명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우선 숫자의 모양에서

둥근 선은 사랑과 해방을 뜻하고,

곧은 가로 줄은 집착과 구속을 의미하며,

선의 교차는 선택을 나타내는 것을

알아야 한다.

 

<1> 광물의 단계이다.

돌고래 하나가 뛰어오르더니,

자기 몸으로 허공에 숫자를 그린다.

<1>은 아무도 느끼지 못한다.

그냥 존재할 뿐이다.

곡선도 없고,

가로 줄도 없으며,

선이 교차하지도 않는다.

고암물의 단계에서

사물은 아무 생각 없이 존재한다.

 

<2>는 식물의 단계이다.

돌고래가 다시 물 위로 뛰어 올라

숫자를 그린다.

이 숫자에는 아래쪽에 가로 줄이 있다.

<2>는 땅에 속박되어 있다.

식물은 뿌리가 땅에 붙박혀 이동할 수가 없다.

윗부분의 곡선은 식물의 줄기에 해당한다.

 

<2>는 하늘을 사랑한다.

식물은 하늘과 구름의 마음에 들기 위해

고운 빛깔과 조화로운 맵시로

꽃을 아름답게 만든다.

 

<3>은 동물의 단계이다.

이 숫자에는 두 개의 곡선이 위아래에 있다.

두 개의 고리 모양을 짓는다.

마치 벌린 입 두 개가 겹쳐진 꼴이다.

동물은 늘 움직이며

두려움과 욕망 속에서 산다.

<3>은 본능의 지배를 받고

늘 자기감정의 노예가 된다.

 

<4>는 인간의 단계이다.

돌고래 두 마리가 뛰어올라 서로 엇걸린다.

이 단계에 잘 행동하면,

동물의 단계를 떠나 다음 단계로

이행하게 된다.

돌고래가 강조한다.

욕심과 두려움에 더 이상 휩쓸리지 말고,

그저 <좋아-싫어>를 되풀이하는 단계를 벗어나

<5>의 단계에 도달해야 한다고.

 

<5>는 영적인 인간,

정신적으로 진화한 인간의 단계이다.

위에 가로 줄이 있는 것은

하늘에 묶여 있음을 나타낸다.

곡선이 아래로 향한 것은

아래에 있는 것, 곧 땅에 대한 사랑을 뜻한다.

이 숫자는 2를 뒤집은 모양이다.

 

영적인 사람은 하늘에 매여 있다.

식물은 하늘을 사랑하고,

영적인 사람은 땅을 사랑한다.

인류의 다음 목표는

칠정(七情,희노애락애오욕>의 속박에 벗어나

정신의 완전한 자유를 얻는 것이

될 것이다.

돌고래들이 그대를

<돌연변이 정신>이라고 부르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그러면, <6>은?

그것에 대해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돌고래가 대답한다.

모든 돌고래들이 다섯 숫자를 그리기 위해

수상 발레를 펼친다.

1… 2… 3 … 4 … 5….

그들이 되풀이한다.

<돌연변이 정신>,< 돌연변이 정신 >

그대는 그들과 함께 헤엄을 친다!

 

<나는 그대의 책이다‘에서 일부 발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님 옮김, 열린 책들출판>

 

* 베르나르 베르베르 : 1961년 프랑스 툴루즈에서 태어나 법학을 전공하고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1991년 『개미』를 출간해 전 세계 독자를 단숨에 사로잡으며 <프랑스 천재 작가>로 부상했다. 이 책은 가장 단순하면서도 깊은 여행, 곧 자기 내면으로 향하는 여정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이 작품은 하나의 <살아 있는 책>으로 독자에게 말을 걸며 4차원의 세계로 모험을 떠나는 강렬하고 극적인 체험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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