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10년 후!

[중산] 2010. 11. 3. 17:04

이 책은 10년 후 한국과 아시아의 미래 시나리오를 보여준다. 2020년, 한국판 잃어버린 10년이 찾아올지 모른다고 예상한다. 넛크래커 상태에 빠진 한국의 산업구조,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가져올 경제적 충격, 초읽기에 들어간 정부 기업 가계의 부채 문제, 부동산 버블 붕괴 등이 원인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시스템적 문제와 함께 향후 아시아에서 미국, EU, 중국 등 세계 강대국들 사이의 부의 전쟁이 전개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벌써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거치며 상처 입은 미국의 거센 반격이 시작되고 있고 그에 맞서 중국의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 시스템의 위기를 근본적으로 치유하지 못한 일본은 다시 잃어버린 20년을 걱정하게 되었으며 중국은 한국과 비슷한 시스템의 위기를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이 직면한 문제를 푸는 핵심 고리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아시아 시장에서의 패권에 달려있다.

 

2008년 9월 시작된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주식시장 손실액과 자산 상각액을 합친 금액은 전 세계 GDP 46조 달러의 절반에 해당하며, 경제대국인 미국과 EU의 1년 GDP를 합친 규모다. 1970년부터 오늘날까지 한국 산업을 선도해 온 산업은 9개 정도 된다. 건설, 석유화학, 철강금속, 전기전자, 유통, 금융, 자동차, 해운, 조선 산업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런데 2005년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산업은 이미 성숙기에 들어갔다!고 선고했다. 이는 이들 산업들의 성장이 한계에 도달했으며, 특단의 변화가 없으면 쇠퇴기에 들어서는 것이 시간문제라는 말이다. 이런 현상이 전형적인 넛크래커 현상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전자의 예를 들어보자. 삼성전자는 외형상으로는 넛크래커 현상에 빠지지 않은 듯 보인다. 순이익 측면에서 보면 일본 상위 19개 가전 기업들의 순이익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긍정적이지 않다. 반도체 부문을 제외한 패널, 휴대전화, 디지털미디어 부문은 지난 몇 년 동안 혁신적 제품이나 기술을 보여주지 못한 채 고전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휴대전화 시장에서 벌써 나타나고 있다. 향후 1년 이내에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추격을 하지 못한다면 휴대전화 사업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출산장려 정책도 타이밍을 놓쳐 2008년 기준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19명이다. 당분간 출산율을 높이는 것도 불가능하다. 프랑스의 경우 출산율 1.7명에서 인구쇼크를 받았다. 인구쇼크란 출산율이 문제가 되겠다고 국가가 인식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후 프랑스는 15년 동안 엄청난 재정을 투입한 끝에 인구유지를 가능케 하는 출산율 2.1명으로 회복되었다. 이를 위해 프랑스는 매년 44.5조원씩을 15년 동안 투자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출산과 관련하여 직간접적으로 투입하는 예산이 현재 연간 2조 원 정도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출산율과 관련해서 가장 큰 문제는 과도한 자녀 양육비용이다. 따라서 출산율을 높이려면 사교육을 국가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여성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 여성이 출산하면 안정적인 유급휴가를 주어야 하고, 프랑스처럼 중산층 가정까지 지원을 확대하는 정책도 실시해야 한다. 저출산 문제는 장기적으로 고용의 질을 떨어뜨리고 단기적으로 내수 시장에 큰 타격을 준다. 저출산은 식탁에 오르는 농수산물부터 수십조 원의 사교육 시장, 출판, 놀이동산까지 서비스업의 모든 부분에 타격을 준다. 경제전문가들은 신생아 한 명이 가져오는 경제효과를 12억 원 정도로 본다. 저출산은 이런 잠재시장을 날려버리는 폭탄이다.

 

고령화는 저출산의 저주를 가속화하는 작용을 한다. 한국은 2018년 인구의 14%가 65세 이상인 고령사회로 진입한다. 고령화의 저주가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 먼 미래가 아닌 것이다. 고령화의 저주는 국가 재정 부담을 크게 늘려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될 뿐 아니라 평균 생활 수준 하락, 부동산 가격 하락, 내수시장 규모 축소, 사회 활력 저하, 저축률 하락으로 인한 경제 펀더멘털의 약화, 농촌 및 중소도시의 경제 파괴 등의 문제를 양산할 것이다.

 

급증하는 복지예산도 문제이다. 국회 예산정책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GDP 대비 복지비 지출 비중은 1997년 3.8%에서 2008년 8.3%로 10년 동안 2.2배 늘었다. 그리스의 경우 GDP 대비 복지비 지출 비중이 2배로 느는데 20년 걸렸는데, 우리는 이보다 속도가 더 빠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만약 지금 수준에서 복지비 지출 증가를 멈춘 채 현 제도만 유지하더라도 2050년이 되면 24.7%의 비중이 된다고 예측했다. 이 규모는 덜 일하고도 더 받는 완벽한 사회보장을 유지하려다 재정파탄을 맞은 남유럽 국가보다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향후 저출산과 고령화로 복지 관련 비용이 더 늘면 늘었지 줄지는 않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개인에게도 고통이고 국가에게도 엄청난 부담을 주는 이런 현상이 최소 40~50년 계속 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 65세 이상 전체 노인들 중에 10%만 국가의 최저생계비 지원을 받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노인문제의 핵심인 경제적 빈곤으로 인해 수많은 문제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저출산 저사망 시대가 되면서 인구의 감소와 젊은 노동력의 감소를 메우기 위한 외국인 노동자들의 증가까지 겹치면 일자리를 두고 청년과 노인과 외국인이 3파전을 벌이게 될 것이다. 이처럼 인구 문제는 다양한 분야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가져오므로 개인이나 기업이 전략을 짤 때 이러한 부분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2010년 7월 경기도에서 부자도시로 꼽히던 성남시가 지자체 중 최초로 LH공사와 국토해양부 등에 내야 할 5,200억 원을 갚을 능력이 안 돼 지급유예를 선언했다. 성남시가 이 정도라면 다른 지방정부는 어떨까? 서울시의 경우 2010년 말 기준 부채가 20조 원 정도 된다. 인천시도 빚이 9.6조 원이 넘은 상태이기 때문에 한 해 가용예산의 82%를 매년 이자로 내야 할 형편이다. 다른 지자체들도 수백, 수천억 원짜리 신축청사, 무리한 인프라투자, 중복투자 등으로 인해 엄청난 부채를 생산하고 있으며, 지방세 수입만으로는 공무원 월급조차 줄 수 없는 지자체도 137개에 이르러 절반이 넘는 실정이다.

 

2010년 기준 우리 정부가 공식 인정한 정부 부채는 400조 원 정도 된다. GDP 대비 40%이다. 그러나 이는 공공기관 부채를 뺀 수치다. 일부에서는 우리나라 부채비율에 공공기관의 부채까지 포함할 경우 GDP(2,532조) 대비 70%(1772조)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본다. 이는 스페인, 포르투갈 등 EU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정부뿐이 아니다. 2010년 기준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업의 금융부채는 1,255조원이고 개인 부문 금융부채는 863조 6천억원이다. 부채가 많더라도 늘어나는 부채보다 더 많은 돈을 벌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기존 산업은 넛크래커 현상에 빠지기 시작했고, 미래 한국의 내수시장과 노동 경쟁력은 저출산과 고령화로 점점 나빠지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성장률이 저하되면 국가, 기업, 개인들은 빚을 늘려 부족분을 메우려 하고 소비력은 더욱 감소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었다. 한국의 경우에도 2010년부터 향후 10년 동안 3번 정도의 조정을 거치면서 가격 정상화가 될 것이다. 1차 조정은 2010~2011년에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1차 조정은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이어지는 작은 불황과 금리인상으로 인한 시중의 신용창조 속도 감소, 부동산 담보대출 부담으로 인한 아파트의 실구매 감소가 주된 원인이 될 것이다. 2015~2016년이 되면 2차 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2차 조정의 주된 원인은 베이비붐 세대들이 경제력을 상실하면서 중대형 아파트를 본격 매도하는 흐름, 중국의 버블 붕괴 여파가 미칠 가능성, 아파트와 상업용 부동산 같은 부동산 공급 초과의 표면화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2020년경 3차 조정이 예상된다. 3차 조정의 원인은 기존 산업의 넛크래커 현상,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내수시장 축소 추세의 표면화, 경제성장 과실의 불균형 분배 심화, 고용 없는 성장으로 인한 개인들의 구매력 저하, 정부와 가계의 부채증가 문제 표면화, 2018년부터 시작되는 본격적인 인구 감소 등의 시스템적 문제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0년 1월 국정연설에서 차입과 소비의 시대를, 국내에선 덜 소비하고 나라밖으로 더 수출하는 시대로 바꾸는 새로운 성장과 번영의 토대를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특히 아시아를 두고 한 말이다. 현재 아시아의 수출비중은 45~50%에 달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남아 국가들은 중국과 공급사슬로 묶여 있다. 전 세계의 공장인 중국은 범아시아 공급 사슬을 통해 미국으로 수출한다. 2008년 기준 중국의 미국 수출비중은 21%에 달한다. 그래서 중국의 수출이 타격을 보면, 그 여파는 중국을 거쳐 고스란히 아시아 전체로 퍼지게 된다. 중국의 경우 2~3% 정도의 GDP 성장을 잃을 것이며,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훨씬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이 들었던 말들 중 하나가 이제 미국의 시대는 끝나고 중국의 시대가 될 것이다였다. 하지만 이것은 섣부른 판단이다. 미국이 전쟁과 무분별한 소비 등으로 인해 국가채무를 지고 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절대적인 천하 패권을 더 이상 발휘할 수 없게 된 것은 맞다. 하지만 미국의 위기는 전 세계의 위기로 전파되며, 전 세계적 위기가 발생할 때에도 여전히 미국은 다른 나라들보다 상대적으로 위기를 극복할 잠재력이 가장 크다. 그리고 미국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미국의 반격이라고 일컬어도 될 만큼 다른 나라들의 희생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그럼 미국은 자국의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할 것인가? 하나는 어느 정도 인플레이션을 용인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씀씀이를 줄이고 세금을 더 많이 걷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정도의 정책으로는 미국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은 예전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것이다. 미국이 바로 이런 방식으로 재정적자를 해소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산업에 대해서 강한 규제를 통해 상대국을 견제하고, 동시에 앞선 지식과 노하우를 가지고 미국이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는 신산업을 일으키면 된다. 앞으로 미국은 이런 방식으로 위기를 탈출하고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반격을 시작할 것이다. 미국 의회까지 나선 도요타 리콜 사태, 미국과 중국의 환율 갈등, 무기 수출 갈등, 반덤핑 관세 부과 같은 움직임 등은 이런 맥락에서 해석되어야 한다.

 

우리가 일본처럼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많은 정치 경제 지도자들이 묻는다. 솔직히 말해서 현 상황에서는 별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심각할 정도로 늦었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최악의 국면을 받아들일 수만은 없다. 무언가를 해야 한다. 부동산 버블을 더 키우거나 버블 붕괴를 늦추는 정책은 더 이상 안 된다. 버블 문제와 관련해 엄청난 규모의 정부 빚을 더 이상 투여해서도 절대로 안 된다. 대신 남은 여력의 자본과 빚을 모두 미래형 인프라, 미래형 인적 자본, 미래형 신기술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 다음은 판타스틱 코리아를 위한 미래 해법들이다.

 

금융능력을 향상시키려면 선진화된 금융관련 시스템을 정부, 개인, 기업 모두가 구축해야 한다. 개인들은 빚을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줄이고, 과도한 레버리지를 활용한 주식 및 부동산 투자를 삼가고, 리스크를 낮춘 건전한 투자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기업들은 환율변동성에 대비하고, 과도한 차입에 의한 인수합병을 피하고, 혁신적인 생산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기존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정부도 미래예측을 바탕으로 적절한 제도개선을 통해 기업들의 미래 경쟁력을 촉진시키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지속적인 상생적 생태계 구축을 실행함으로써 기업 양극화 현상을 개선해야 한다.

 

다음은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7가지 방법이다. 첫째, 현실을 직시하라. 자신을 둘러싼 현실이 무엇인지 철저하게 파악하고 분석하라. 둘째, 미래징후를 읽는데 최고의 관심을 가져라. 셋째,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미래 선호를 관심 있게 읽고 난 다음에는 정확한 판단을 해야 한다. 넷째, 정확한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사고습관을 전환해야 한다. 어려서부터 창의적 사고, 시스템 사고, 전략적 사고, 논리적 사고, 통합적 사고 등의 훈련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다섯째, 위협 요인을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위협을 남들보다 빨리 알아차릴수록 기회로 변한다. 여섯째, 실제로 눈앞에 위협이나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멀리 보는 시각을 우선해야 한다. 멀리 보는 자만이 현재의 상황 가운데 가장 적절한 생존의 길을 찾을 수 있다. 일곱째 위의 6가지 행동을 지속 반복해야 한다.

 

비즈니스에서는 불확실성 속에서 살아남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다. 불확실성을 통제하여 새로운 기회를 잡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미래를 먼저 만들어가는 공세적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 불확실성이 높은 미래를 대처하는 최고의 방법은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애플의 스티브잡스는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자!라는 전략으로 남들보다 먼저 미래를 만들어갔다.

<2020 부의 전쟁 in Asia 일부 요약 발췌, 최윤식, 배동철(아시아 미래인재연구소 공동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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