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맘의 육아 스트레스: 아이를 위해서라면 주말마다 여행을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있다. 하지만 매주 여행을 가는 것이 힘들면 안 해도 된다. 힘든데 억지로 여행하고, 아이와 놀아주는 것은 아이도 즐겁지 않다. 놀이란 함께 즐겁게 노는 것이다. 어디서 노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만큼 재미있게 노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직장과 가정, 두 가지를 동시에 해내야 하는 엄마들은 육아 스트레스에 쉽게 노출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엄마가 직장에 다니기 때문에 아이에게 더 많은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확신을 갖는 것이다. 대신 아이가 집에 있거나 아이를 다른 곳에 맡겼다면 반드시 대책이 있어야 한다. 우선 아이가 집에서 빈둥거리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그렇다고 이 시간을 공부로만 때우는 학원에서 보내라는 말이 아니다. 어딘가에서 누군가에 의해서 아이가 관리되고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직장에 다니는 주부인데 직장일과 집안일을 병행하다 보면 지치고 기분이 언짢아집니다. 그러다 어느 날 그동안 쌓였던 것이 한꺼번에 폭발하곤 하지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이럴 땐 이렇게: 직장을 다니는 주부의 경우, 슈퍼우먼이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우울감에 한몫을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나쁜 경우가 오랫동안 참다가 한 번에 폭발하는 경우이다. 만일 힘들고 기분이 나빠진다면 그때그때 대화 등의 방법으로 풀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화를 내지 않고 문제를 바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다. 만일 1 정도의 스트레스를 10 정도까지 참았다가 10을 한꺼번에 폭발시키면 당하는 아이나 남편은 ‘나는 1을 잘못했는데 왜 10으로 폭발하지?’ 하며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본인은 정당하게 화를 낸다고 하지만 남편과 아이는 지나치게 화낸다고 생각해서 서로 불편해진다. ‘내가 문제다’, ‘내가 고쳐야지’ 하는 사이클이 돌면 괜찮은데 서로 남의 탓을 하게 되면 내 문제가 안 보인다. 물론 우울감이 심해지면 내 잘못이 아닌데도 다 내 탓으로 여기게 되는데, 이런 경우에는 내 문제를 찾아 해결한다는 생각이 더 우울감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우울증: 우울과 우울증은 다르다. 우울한 일이 있을 때는 우울해야 한다. 부부싸움을 하고 나서도 기분이 좋다고 하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우리가 알아볼 우울증이란 것은 상황에 맞지 않게, 스트레스 정도에 맞지 않게, 일상생활에 지장이 되는 우울 증상을 말한다. 우울증은 병인데, 병이라는 의미는 내 의지를 가지고는 극복이 잘 안 된다는 뜻이다. 우울한 상태는 내가 의지를 가지고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고 우울증은 내 의지나 노력을 가지고 혼자서는 극복이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대다수의 주부들이 ‘난 우울한 상태일 거야’라고 생각하는데 이를 명확히 구분 짓기 어려우므로 정신과적인 치료를 받아야 될지에 대해 판단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① 내가 괴롭다. ② 주위 사람들이 괴롭다. ③ 신체 기능상에 문제가 있다. 주부라면 남편과의 관계,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짜증이 많이 난다거나 빨래는 막 쌓여 가는데 ‘저거 해야 하는데’ 하면서도 전혀 몸이 안움직인다거나 하는 것들로 구분할 수 있겠다.
1) 우울증의 주기: 우울증은 주기가 있다. 적어도 2~3주 이상이 지속된다. 오늘은 날씨 때문에 기분이 멜랑콜리하다거나 아이가 성적을 잘 못 받아왔다거나 해서 며칠 우울한 감정을 느끼는 것을 우울증이라고 하지 않는다. 2주 이상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감정을 우울증이라고 한다.
2) 우울증의 증상: 첫째, 감정이 우울해지고, 다음으로 생각이 우울해진다. 즉, 부정적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둘째, 내 자신이 아주 무능력해 보이고, 자기 주변이 굉장히 무가치해 보이며, 미래가 부정적으로 보인다. 셋째, 신체 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식욕, 수면욕, 성욕이 떨어진다. 이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무기력과 의욕 상실이다. 우울증은 가지 많고 뿌리 깊은 나무와 같다. 뿌리가 우울이고 가지는 아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가지를 크게 나누면 기분, 부정적인 생각, 식욕, 성욕, 수면욕이 떨어지는 신체 증상 등의 가지가 있다.
우울하면 입맛이 떨어져 일반적으로 많이 마르게 되는데, 여성 또는 소아·청소년 우울증의 특징은 거꾸로 많이 먹게 된다는 점이다. 이때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비만, 불면, 짜증, 신경질적이지만 그 진짜 모습은 우울이다. 이러한 것을 우울이 가면을 쓰고 있다고 해서 ‘가면성 우울’이라고 한다. 나타나는 증상은 허리 아프고, 머리 아프고, 소화가 안 되는 것이어서 내과에 가 진단을 받아 보면 정상이라고 하지만 다 우울이 뿌리일 수 있다. 우울증이 치료되지 않으면 신체 증상이 해결되지도 않고 만성적으로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3) 우울증의 문제점: 우울증의 가장 심각한 문제가 자살이다. 자살 충동을 느낄 때는 정신과 치료를 꼭 받아야 한다. 우울의 정도가 높은 것은 뇌의 질환이지 원래 성격이 나빠서가 아니다. 자살 충동을 느끼는 경우 항우울제 즉, 약물 치료가 제일 효과적이어서 제일 많이 쓰는 방법이다. 가장 안전하고 편안한 치료이며, 외국에서도 항우울제 치료가 일반화되어 있다.
우울증의 예방법: 주부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을 즐겁고 재미있게 하는 것, 즉 내 나름대로 의미 있는 삶을 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독서, 명상, 여행 등 내 나름대로 가장 의미 있게 사는 삶이 어떤 것인가 평소에 생각해서 실천하는 것이 좋겠다. 우울증을 예방한다기보다 내 인생을 의미 있게 보낸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우울증을 병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가만히 누워 있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특성을 보면 하나님이 그동안 많이 힘들었으니 좀 쉬라는 의미로 준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으니 일상생활을 즐겁고 활기차게 하는 것이 바로 우울증의 예방법이다.
또한 우울증이 있다면 전문가의 도움과 약물 치료를 받기 전에 남편, 친구, 아이들에게까지 도움을 구하는 것이 좋다. “내가 이러이러하다. 나를 어떻게 도와줄 수 있겠느냐?”라고 도움을 청하고, 가족들이 노력하는 것을 보며 ‘나를 위해서 우리 가족이 이렇게 열성적으로 나를 돕고 있구나’ 하고 생각한다. 그 마음만큼 주부들을 편안하게 하고,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없다. 햇볕을 주기적으로 쐬고 집을 밝게 하고 운동 등 몸을 움직이는 활동들을 하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다.
< EBS 라디오 “멘토 부모“ 제작팀 지음, 경향미디어 >
<가을 발탈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