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소박한 밥상!

[중산] 2010. 12. 3. 15:36

소박한 밥상 / 헬렌 니어링 (Helen Nearing)

 

“식사를 간단히, 더 간단히,

이루 말할 수 없이 간단히 준비하자.

그리고 거기서 아낀 시간과 에너지는

시를 쓰고, 음악을 즐기고,

자연과 대화하고, 친구를 만나는 데 쓰자.”

 

 

“소금을 넣지 않은 팝콘이나 버터와 잼을 바르지 않은 빵, 매콤한 소스를 치지 않은 샐러드가 입맛을 당기지 않는다면 그만큼 배가 안 고프다는 얘기다. 배가 안 고픈데도 굳이 먹을 필요가 있을까. 배가 고플 때까지 기다렸다가, 자극적인 양념을 넣지 않고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헬렌 니어링

 

'소박한 밥상'. <조화로운 삶>의 주인공 헬렌 니어링이 말년에 쓴 소박한 요리책. 그러나 요리책이라기 보다는 탐식에 길들여진 우리를 일깨우는 참 먹을거리에 관한 깊은 성찰이 담긴 요리 철학 에세이쪽에 더 가깝다. 근 한 세기 동안 니어링 부부의 육체와 정신을 건강하게 살려 준 조화로운 음식의 참모습을 볼 수 있다. 먹을거리와 먹는 행위에 대한 헬렌 니어링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출판사 서평)

 

헬렌 니어링부부의 아름다운 삶의 비결

(1) 어떤 일이 일어나도 당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 하라.

(2) 마음의 평정을 잃지 말라.

(3)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으라.

(4) 집, 식사, 옷차림을 간소하게 하고 번잡스러움을 피하라.

(5) 날마다 자연과 만나고 발 밑에 땅을 느끼라.

(6) 농장 일이나 산책, 힘든 일을 하면서 몸을 움직이라.

(7) 근심걱정을 떨치고 그날그날을 살라.

(8) 날마다 다른 사람과 무엇인가 나누라.

(9) 혼자인 경우는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무엇인가 주고, 어떤 식으로든 누군가를 도와라.

(10) 삶과 세계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라. 할 수 있는 한 생활에서 유머를 찾으라.

(11) 모든 것 속에 들어 있는 하나의 생명을 관찰하라.

(12) 그리고 우주의 삼라만상에 애정을 가지라.

 

 

헬렌 니어링(Helen Nearing,1904~1995)은 1904년 미국 뉴욕 출신이다. 예술을 사랑하는 집안에서 태어나 바이올린을 공부했고, 명상과 우주의 질서에 관심이 많았다. 작가로 유명한 크리슈나무르티와 어린 시절 어울리기도 했다.

1928년 24살 때 평화주의자, 사회주의자였던 스콧 니어링(Scott Nearing, 1883-1983)을 만나 삶의 가치관을 바꾸게 된다. 스콧 니어링은 자본가의 집안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가난한 이들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인물로, 대학교수 시절 아동 노동 착취와 제국주의 국가들의 세계 대전에 반대하다 해직된다.

 

1932년 둘은 자신들의 생각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미국 버몬트의 한적한 시골로 이사한다. 그곳에서 직접 돌집을 짓고, 땀 흘려 농사를 지으며 자급자족의 생활을 시작한다. 문명화된 현대 사회에서 벗어나 자급자족하며 자연에 해를 끼치지 않고 사는 것, 그리고 많이 가지기보다는 검소하고 단순하게 사는 삶을 실천에 옮긴다.

 

그들은 하루를 온전히 일에만 바치지 않았다. 최소한의 생계를 위한 시간만 노동에 사용하고, 나머지 시간은 독서와 명상, 여행처럼 자기 자신의 유익을 위해 사용했다.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가능한 손을 이용해 일을 했다. 현대 문명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식사 또한 특별한 조리법이 없었다. 통밀 빵과 생과일, 소금을 안 친 팝콘처럼 가능한 조리하지 않은 음식을 먹었고, 육식을 하지 않았다. `사과든 토마토든 풀 한 포기든 먹으려면 그것을 죽여야 한다. 우리가 무슨 권리로 자연의 경이를 소비할까.`에 그녀의 생각이 잘 나타나 있다.

 

또한, 현대인은 단 한 끼의 식사를 위해 너무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식사 준비는 최소한으로 하고, 그 시간에 창의적이고 즐거운 시간으로 사용하라고 충고했다.

 

현대인이라면 먼 시대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생활을 스콧 니어링과 헬렌 니어링은 50여년 가까이 실천에 옮긴다. 그들의 사상과 삶이 주목 받는 이유는 바쁘게는 살지만, 무엇을 위해 애쓰는지도 모르고 살고 있는, 모든 것이 소비 지향적으로 이뤄지는 우리들에게 자기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 아닐까.

 

스콧 니어링은 1983년 100살이 되던 해, 죽음이 앞에 왔음을 느끼고 스스로 음식을 끊어 죽음에 이른다.

“나의 남편에게 죽음은 단지 성장의 마지막 단계이자, 자연적이고 유기적인 순환을 의미했다. 그는 끝 날이 다가오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고, 그 날이 자신의 선택에 의한 것이기를 바랐다”라고 헬렌 니어링은 남편의 죽음에 대해 말했다.

헬렌 니어링 또한 남편과 마찬가지의 방식으로 생을 마감하고자 하였으나, 불행히도 그 바람은 실현되지 못했다. 1995년 9월 17일, 차 사고로 인해 그녀는 갑작스럽게 92세의 일기를 마쳤다. 둘 다 인생을 충분히 즐기다, 행복하게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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