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글쓰기, 나를 찾는 여정

[중산] 2011. 2. 8. 11:59

 

인생을 그저 흘려보내는 것만 같다. 하루 24시간은 갈수록 짧아져만 가고 눈 깜짝할 사이에 내일이 온다. 그러다 금방 한 주가 흘러가 버린다. 이건 제대로 사는 게 아니야 당신 안에서 그렇게 외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건 인생이 아니야. 그러나 그 외침에 대응할 겨를도 없이 또 하루가 흘러가 버린다. 흘러간 시간은 당신에게 무엇을 남기고 갔는가? 당신은 그 하루를 얼마나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가?

 

 

어린 시절 연필을 손에 쥐고 신나게 일기를 썼던 시절로 되돌아가 보자. 그때 당신의 삶은 어떠했는가? 삐뚤빼뚤한 일기 속의 당신은 아마도 무언가가 되고 싶었고, 무언가를 하고 싶은 열망으로 가득 차 있었을 것이다. 당신에게 이 세상은 신기한 놀이터였고, 삶은 신나는 모험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지금은 그렇게 살지 못하는 걸까? 경제적인 여유, 안정적인 직업, 귀여운 아이들이 있는데도 왜 삶이 공허한 걸까?

 

 

글로 표현하는 인생은 다르다. 어린 시절 당신이 하루하루의 삶을 더 생생하게 느꼈던 것은 기록을 남겼기 때문이다. 지금의 삶이 무의미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당신이 나이가 들었거나 생각이 닳고 닳아서가 아니다. 하루를 돌이켜 보는 시간을 갖지 않고, 내 주변 사람들과 일 또는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을 게을리 했기 때문이다. 자, 그렇다면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글을 쓸 새 노트이다. 그 노트에 당신의 생각과 경험을 기록할 펜도 준비하자. 그리고 매일의 글쓰기가 당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인생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지켜보면 된다.

 

나의 본질을 들여다보기

베스트셀러 작가인 샘 킨은 자기 자신에게 호기심을 가지고 내면을 들여다보며 계속해서 관심을 갖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것은 자기중심적인 태도나 이기주의와는 다르다. 진짜 에 대해 더 잘 알고, 내 안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는 것은 내적 성장의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의 본질을 제대로 깨닫게 되면 나를 둘러싼 주변 환경을 관대하고 여유롭게 대할 수 있는 능력도 생긴다.

 

 

내가 누구인지를 제대로 알게 되면 세상이 훨씬 풍요롭게 느껴진다. 뿐만 아니라 내가 세상과 동떨어진 하나의 객체가 아니라 나 자신이 곧 세상임을 깨닫게 된다. 그렇게 되면 단지 시간의 흐름에 끌려가는 삶이 아닌 생명의 에너지가 넘쳐흐르는 현명한 삶을 살 수 있다. 또한 존재에 대한 직감력을 얻게 되며 타인과의 공감대도 넓어진다. 자신의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도, 타인의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는 일도 훨씬 편해진다.

 

다음에 소개하는 것들은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의 내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발견할 수 있도록 당신을 도울 방법들이다. 이제 우리의 내면에 관심을 집중하자. 당신은 자신의 어떤 모습을 장애로 여기고, 어떤 모습을 자랑스럽게 여기는가? 바꿔야 할 것은 무엇이며 간직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당신이 흥미를 느끼는 주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원한다면 한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형식으로 다루어 보는 것도 좋다. 주제 하나를 가지고 시도 써 보고 편지도 써 보고 대화문이나 연설문도 써 보는 등 여러 형식을 시험해 보자. 당신을 자극하는 주제를 발견하고 동기를 유발하는 대상들을 만들어라. 글을 완성하고 나면 새로이 발견한 당신의 창의성을 기뻐하라.

 

 

내 삶의 시계 당신은 스스로가 얼마나 젊다고 느끼는가? 노트에 시계를 하나 그리자. 시곗바늘을 당신의 진짜 나이에 해당된다고 생각하는 곳을 가리키도록 그린다. 여기서 말하는 나이는 물리적인 나이가 아니라 당신을 실감하는 나이다. 그리고 다음의 문장을 완성해 보자.

 

 

( )을 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 )을 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 )을 하기에는 지금이 딱 적당한 시기이다.

 

가능하다면 각 문장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을 적어 보자. 그리고 마지막 단계에 이르러서 시곗바늘이 올바른 위치를 가리키고 있는지를 다시 한 번 고민해 보자.

 

확신과 불신 확신과 불신은 우리의 삶을 주도하는 것들이다. 확신은 자신감을 주고 불신은 두려움을 갖게 한다. 인생은 스스로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지만 미래를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전쟁이나 질병 앞에서 우리는 더없이 왜소한 존재이다. 미래에 관해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언젠가는 맞이하게 될 죽음뿐이다. 확신과 불신의 감정을 느끼는 영역은 다를 것이다. 당신이 확신하고 있는 것, 혹은 불신하고 있는 것에 대해 클러스터를 만들고 그것을 참고하여 글을 써 보자.

 

 

도움이 되는 것 당신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목록을 작성해 보라. 향기로운 거품 목욕, 더운 날 들이켜는 시원한 맥주 등 사소하지만 기분을 새롭게 만들어 주는 것을 잊지 말고 적어야 한다. 당신의 몸과 영혼의 안정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목록을 충분히 채웠는가? 그렇다면 내일부터라도 목록에 적은 일들을 실행하자.

 

 

글을 쓰는 이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자신에게 관심을 갖는 것이다. 나를 사랑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좋은 책을 읽는다든지 글을 쓴다든지 건강을 위해 마사지를 받는다든지 말이다. 글을 쓰는 것은 치료의 작용을 하기도 한다. 글로 표현하고 나면 스스로 괴롭히던 감정도 한결 가벼워진다. 또 우리 안에 내재된 에너지를 느낄 수도 있다. 여기에 덧붙여 스스로가 왜 글을 쓰는지를 명확하게 안다면, 그 느낌은 훨씬 강해질 것이다. 당신은 왜 글을 쓰는가? 글쓰기를 시작한 이유를 기억하는가? 글쓰기의 절정기와 침체기를 경험해 보았는가? 각각의 질문에 대한 당신의 생각을 적어 보자. 진지하게 이 과정을 수행하고 나면 글쓰기는 당신에게 더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글을 쓸 때 도움이 되는 몇 가지 제안

분량을 정해두고 글을 써 보자. 이 방법은 똑같은 말을 계속 반복하는 버릇을 고치기에 딱 좋다. 한창 재미있을 때 글을 쓰는 것을 멈추면 다음 날, 혹은 그 다음 날 글을 써야겠다는 동기가 된다. 시간이 충분할 때보다 시간이 부족할 때 무언가를 더 쓰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글을 쓰다가 그만 멈춰야 할 때 드는 아쉬움은 얼른 다시 글을 쓰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글은 한 번에 적은 양을 쓰되 정기적으로 쓰는 것이 좋다. 일단 어떤 형식으로 글을 쓸지를 정하기 전에는 글 쓰는 시간이 그리워 안달이 날 때까지 참아라. 참는 동안 커피 한 잔을 마시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생각을 가다듬는다면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글쓰기 전의 준비 단계에서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되는 것들을 직접 찾아보기를 바란다.

 

 

주제를 미리 정해놓고 쓰면 생각하느라 낭비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는 글을 쓰려고 노력하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쓸 수 있다. 이 글에 마지막으로 제목까지 붙이면 나중에 당신의 기록들을 다시 찾아볼 때 훨씬 편할 것이다. 당신이 감동할 만한, 혹은 푹 빠져들고 싶은 주제를 찾았다면 그 주제에 접근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 보라. 예를 들어 멈추지 않고 글쓰기 방법으로 써 본 뒤에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들만을 뽑아낸 후 이를 압축하여 시를 써 보는 식으로 말이다.

 

 

글을 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질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적당한 시기에 꼭 필요한 질문을 던지는 것은 삶을 살아가는 기술이기도 하다. 질문에 곧바로 답을 내기가 어렵다고 해도 반복해서 질문하고 질문하기를 멈춰서는 안 된다. 여러 가지 답을 찾는 과정 가운데 질문의 핵심을 파악해 보자. 당신이 정한 주제에 대해 더 많은 것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글쓰기의 형식이나 문장에 너무 연연하지 말자. 당신은 작가가 아니므로 최고의 글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지 않아도 된다. 문체나 문법, 철자법 등을 고려하지 않고 그냥 제멋대로 쓰자. 가끔은 마침표나 쉼표를 빼먹어도 상관없다. 그렇게 글을 쓰면 글쓰기 자체가 자유로워진다. 사전에 있지 않은 단어도 만들어 보고 형식에서 벗어난 문장도 써 보자.

 

 

오랫동안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고 해서 자책할 필요는 없다. 어떤 상황에 사로잡힌 나머지 계속 똑같은 말만 반복한다고 해도 자신을 비난하지 말자. 대신 당신이 말하려는 핵심이 무엇인지를 가려내려고 노력해 보자. 당신이 쓴 글 중에서 중요한 문장에 표시를 하자. 글을 쓰면서 자신을 너무 구속하지 말고,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쓸지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하면 된다. <“나를 일깨우는 글쓰기”에서 일부 요약발췌, 로제마리 마이어 델 올리보 지음, 시아, 박여명번역>

 

저자 로제마리 마이어 델 올리보 Rosemarie Meier-Dll' Olivo

스위스의 빈터투어Winterthur에서 창의적인 글쓰기를 주제로 첫 강좌를 연 이후 계속해서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다. 수강생들이 글쓰기를 통해 풍요로운 삶과 자유로운 영혼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끌며 실제적인 작법지도로 자신만의 문체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호기심과 상상력이 풍부한 성격으로, 언제나 자신의 인생과 주변의 모든 것들을 사랑한다고 자신 있게 말하며 현재도 자유로운 글쓰기와 함께 인생을 즐기며 살아가고 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을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행위이자 수단이다. 나에게 있어 글쓰기는 관심을 뗄 수 없는 대상이다. 나는 글을 쓸 때 가장 행복하다. 특히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글을 쓰면 평온함과 에너지, 이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게 된다. 글을 쓰며 살아가는 것은 매번 새롭게 태어나는 나 자신을 마주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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