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의 가치
우리가 강조해야 할 점은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보편적인 가치로서의 인성이 모든 공동가치의 기초가 된다는 사실이다. 인성의 의미를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일종의 ‘황금법칙’에서부터 출발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 법칙은 긍정문의 형식으로 표현할 수도 있고(자신이 세상에 도를 세우고 싶으면 먼저 남으로 하여금 세상에 도를 세우게 하고, 자신의 도가 세상에 행해지게 하고자 하면 먼저 남의 도가 세상에 행해지게 하라), 부정문의 형식으로 표현할 수도 있다(자신이 하고자 하지 않은 바를 남에게 강요하지 말라). 어찌 됐건간에 모든 위대한 윤리와 종교전통은 기본적으로 이러한 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자기이해의 과정에서 타자의 사상을 의식하고 인정하며 기꺼이 수용하고 긍정하는 것이 바로 이 ‘황금법칙’이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정신이다. 우리는 이러한 ‘황금법칙’이 인애지도(仁愛之道)를 배우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믿어 마지않는다.
문화적 지혜와 윤리적 지혜
우리는 지혜를 배양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지, 단순히 박학다식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서는 안 된다. 정보화시대에 지혜를 획득하는 세 가지 주목할 만한 방법이 있다. 첫째는 경청의 예술이다. 경청은 방관에 비해 훨씬 큰 인내심과 포용력을 요구한다. 인내심이 없다면 우리는 뭔가를 듣고 있어도 아무런 정보도 포착할 수 없다. 정신을 집중하고 진지하게 경청해야만 우리는 비로소 들은 것 모두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둘째는 얼굴을 마주하는 교류이다. 타인과 직접 대담하는 것은 가장 보편적이고 가장 손쉬우며 가장 도전적이고 성과 또한 가장 풍부한 교류방식이다. 전화나 정교한 전자수단을 통한 대담으로 얼굴을 마주하는 대담을 대신할 수는 없다. 얼굴을 마주하는 교류와 경청을 통해 우리는 세 번째 영원한 학습의 길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그것은 다름 아닌 과거의 뛰어난 인물들이 축적해놓은 지혜이다.
끝으로 우리는 두 가지 명제를 통해 이 글의 기본관점을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세계화가 몰개성적인 동질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차이를 무시하고 지고무상의 권력을 추구한다. 대화를 통해서만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세계 공동체를 실현할 수 있다. 둘째, 정체성의 추구는 다른 민족에 대한 배타감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협애한 민족중심주의나 타자에 대한 배척, 폭력 등으로 나타난다. 대화를 통해서만 우리는 진정한 세계 교류방식을 찾을 수 있고, 다양성의 보존을 진정으로 존중할 수 있을 것이다.<“문명들의 대화”에서 극히 일부 발췌, 뚜웨이밍 지음, 휴머니스트>
'독서 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열린사회! (0) | 2011.07.28 |
---|---|
테러!, 소수에 대한 두려움 (0) | 2011.07.26 |
눈앞에 있다! (0) | 2011.07.25 |
생각이 현실이 되는 삶 (0) | 2011.07.25 |
인류가 마주하고 있는 벽들! (0) | 2011.07.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