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을 멈추면 동기도 멈춘다
돈은 양날의 칼이다: 분명 돈에는 강력한 힘이 있다. 돈을 위해서라면 어떤 행동이든 서슴지 않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이렇듯 돈은 동기를 부여한다. 하지만 핵심은 그것이 아니다. 돈은 동기를 부여하지만 동시에 내면의 동기를 파괴한다. 부정적 효과는 많다. 바로 이것이 핵심이다.
오늘날 사람들이 일하는 시간은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 미국 경제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미국인의 한 해 평균 노동시간은 내가 ‘보상이 내면의 동기부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실험을 처음 시도했던 1969년과 비교해 158시간이나 늘었다고 한다. 40년 전에 비해 무려 한 달이 더 늘어난 셈이다! 놀랍지 않은가. 어느 왕이 국민들에게 매년 158시간씩 더 일하라고 명령한다면 당장 쿠데타가 일어나 왕실이 무너질 것이 뻔하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노동시간이 길어져도 쿠데타가 일어나지 않는다. 반대나 불평조차 드물다. 그저 소외가 더 심해질 뿐이다. 상황을 이렇게 만드는 힘은 강압도 아니고 왕의 군대도 아니다. 제왕의 자리에 오른 돈의 유혹적인 힘과 달러의 제왕 지위를 굳건히 하는 사회화 과정이 상황을 이렇게 만들었다. 돈은 정말로 우리를 유혹하는 존재다.
우리의 실험은 그 대가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과학적 도구 역할을 했다. 첫 번째 대가는 자기가 하는 일에 흥미를 잃었다는 것이다. 일이 그저 금전적 보상을 얻기 위한 도구로 여겨지면서 한때 우리를 감싸고 있던 관심과 활력은 스러지고 말았다. 바꿔 말하면 금전적 보상으로 통제당하면서 내면의 자아와 접촉할 길을 잃어버렸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이 간단한 실험으로 인간의 내면과 사회적 압박이라는 심오한 문제가 드러난 것인지도 모른다.
통제라고 하면 사람들은 흔히 억압, 즉 힘과 위협을 통한 통제를 떠올린다. 그리고 그렇게 힘을 동원하면 여러 가지 부정적 결과가 생겨난다고 믿는다. 독재자는 통제하지만 한편으로는 경멸받는 존재다. 하지만 돈도 역시 통제한다. 돈이 동기를 부여한다는 말은 곧 돈이 통제한다는 것을 뜻한다. 돈이 통제하는 곳에서 사람들은 소외되고(진실성을 어느 정도 포기하게 되고), 해야 한다고 믿는 일로 내몰리게 된다. 사람들이 내면의 동기를 상실하고 어린아이들이 보이는 관심과 활력을 잃어버려 행동 자체를 위해 행동하지 못하게 된다면, 로버트 헨리가 말한 ‘평범한 존재 그 이상의 순간’을 느끼지 못한다. 바로 거기에서 소외가 시작된다.<“마음의 작동법”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에드워드 L. 데시, 리처드 플래스트 지음, 역자 이상원님, 에코의서재>
▣ 저자에드워드 L. 데시: 로체스터대학교 사회심리학 교수. 카네기멜론대학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고,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워튼경영대학원과 런던대학의 런던경제대학원, 해밀턴대학에서 수학했다. 40여 년간 인간 행동의 동기 연구에 전념해온 그는 외적 동기보다 스스로 결정한 자발적 선택이 더 큰 힘을 발휘한다는 <자기결정성 이론>을 발표하여 보상과 처벌로 대표되는 행동주의 심리학의 패러다임을 뒤집고, 심리학계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내면의 동기』, 『자기결정심리학』, 『인간의 행동에 숨어 있는 내면의 동기와 자기결정』 등의 저서가 독일과 스페인, 일본 등 7개 국가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미국국립정신보건연구소를 비롯하여 아동 건강 및 인간 발달 연구소와 국립과학재단, 교육학연구소의 연구원이자 미국심리학회 소속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며 전 세계 기업체와 정부기관, 대학 및 학교, 정신건강 기관에서 강연과 컨설팅을 하고 있다. 리처드 플래스트: 「뉴욕타임스」 과학 및 건강 분야 에디터로 활동했으며, 1987년 국내 보도 부문에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붉 은 토 끼 풀 ; 사료로 이용
'독서 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간은 자율성을 꿈꾼다 (0) | 2011.08.17 |
---|---|
당신 마음은 당신 게 아니다! (0) | 2011.08.17 |
마음이 당신을 휘두른다 (0) | 2011.08.17 |
일본 여성 (0) | 2011.08.12 |
양극화 (0) | 2011.0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