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2/중산 담론

어느 노부부의 슬픈 소식!

[중산] 2009. 6. 26. 18:06

 

 

 

 

 

나도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인지 자연으로 쏠리는 마음을 내 맡긴지가 벌써 몇 년이 되어간다. 조그마한 텃밭 옆에 죽을 둥 살 둥으로 일에 빠져 있는 노부부가 있다. 두분 살기에는 괜찮은 편인데도 큰 배밭 농사와 밤새 채소 다듬어 시장에 내다팔며 닭 백여마리까지 사육한다.

1년 전에 평생 모은 돈으로 또 배밭 천평을 산다 하길래  내가 한사코 말렸다. 맛있는 음식 사들고 여행하며 이제라도 자식 걱정 접고 두분을 위한 인생 즐기시라고... 볼 때마다 그렇게 얘기했건만...결과는 역부족이었다. 우리보다 여섯 살 많은 젊은(?)할머니 얼굴은 70대로 보인다. 아직 그 나이에 할아버지 눈치와 밤잠까지 설쳐가며 일을해서 그런지 말기암을 판정 받아 병원 신세를 진 것이다. 병 간병을 위해 오토바이를 몰고 가던 할아버지는 2주전 사거리에서 달리는 차에  절명하였다. 충격을 염려해 알려주지 않아 먼저 간 남편도 모른 채 할머니는 몇 일 후 돌아갔으니.., 아! 이럴수가... 인생허무하구나!

자식이 빈둥빈둥하니 며느리는 상전이 되어있고 부모한테 얹혀 살면서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은 일철에도 꼼짝하지 않으니... 부모님 따라 퇴비지고 나르던 묘산촌놈인 내가 쥐어박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할머니 하소연 들어주며 가끔 음식도 권하기도 했으니 주말이면 은근히 기다린 모양이다. 그러니 마음이 더욱 찡하다. 이것이 다 인생사인가 보다. 내일 모래 죽을 지도 모르면서 자식생각과 주위의 모든 만물에 자승자박되어 내가 구속당하고 나를 구속하고 있지 않은지...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오늘 하루 지금 현재뿐이라고 생각하며 꿀맛같이 보내야 하는데...

 

50대 중반인 우리도 먼 10년 후를 기약하지 말자. 신문에 존엄사에 준하는 병으로 노년에 호흡기 달고 하루 15~25만원씩 병원비와 이로 고생하는 사람이 3000명이 된다고 한다. 하루세끼 먹는 음식에 집착 말고 교만해진 내몸과 마음을 바꾸어보자. 서구식 식사로 영양이 과해 피가 탁해진 혈관에 피를 콸콸흐르게 하자.  하루 20만원 돈벌이에 왜 투자하지 않는가. 사소한 일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크게 기뻐하는 척 쇼를 하자. 자고 일어나면 매일 이벤트를 만들자. 행복을 내가 만들잔 말이다. 탁자에 예쁜 보를 씌우고 꽃으로 장식하듯이...죽을 때는 누구나 아쉽겠지만 여한이 없도록 행복의 카드를 미리 매일 긁어 행복의 과소비자가 되자.

 

가족들에게 일주일에 몇 번씩 문자를 보내며 행복의 에너지를 나누어 주자. 가끔 막걸리 한통 김밥 두 줄 들고 산꼭대기 갔다 와 허기질 무렵에 시원한 그늘 밑에서 먹어보자. 세상에 더 이상 부러울 것이 없지 않은가. 만족한 줄을 알면 행복이 이미 곁에 와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더운 여름 동기분들 행복하고 건강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