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회사를 찾는 여자는 ‘낙오자’?
불과 10년 전만 해도 서른 살이 넘은 미혼 여성은 ‘노처녀’라 불렸다. ‘노처녀’란 단어에는 어딘가 문제가 있어 결혼을 못했을 것 같다는 편견과 히스테리컬하다는 평가까지 부정적인 이미지가 가득 담겨 있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능력 없이 나이만 먹은 ‘올드미스’(Old Miss) 대신 부러움의 대상이 된 ‘골드미스(Gold Miss)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능력 있고 돈도 잘 벌며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진짜 멋진 커리어우먼, 그녀들은 직장에서 남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능력을 뽐내고 다양한 취미생활을 즐기며 풍요로운 삶을 살아간다. 당연히 결혼정보회사를 찾아오는 여성들의 면면도 잘라졌다. 예전에는 집에서 신부수업을 받던 20대 중반 여성들이 많이 찾았다면, 이제는 30대를 넘어선 기막히게 멋진 여성들이 찾아온다. 좋은 집안, 젊고 세련된 외모, 고학력,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직업 등 스펙도 하나같이 모두 화려하다. 한마디로 모두 ‘수준이 높은 여성들’이다.
연애하기 어려운 시대
“대체 남자들은 다 어디 있나요?” 나를 찾아오는 모든 여성들이 하나같이 하는 푸념이다. 우리 회원들 중 여성 비율은 약 80퍼센트 정도이다. 대다수의 결혼정보회사가 남성보다 여성회원의 비율이 훨씬 더 높다. 대부분 고학력에 좋은 직장, 게다가 외모도 나무랄 데 없이 뛰어난 여성들이 많다. “이런 여자가 왜 아직까지 인연을 못 만났지?” 하고 의아할 정도로 조건이 좋은 여성이 수두룩하다. 하지만 이런 그녀들이 저마다 ‘혼자 있는 불안’에 대해 토로한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그녀들은 남자들과 똑같이 공부하고 최고의 교육을 받았으며, 직장에서도 여자라는 이유로 굴하지 않고 거침없이 커리어를 쌓아왔다. 서른이 넘도록 결혼하지 않아도 예전처럼 ‘노처녀’라고 뒤에서 손가락질하는 사람도 없을뿐더러 친하게 지내는 이성친구들도 많은 편이다. 다양한 취미활동이나 동호회 활동도 즐기기에 인맥도 꽤 넓다. 그래서 예전에 비하면 골드미스들이 마음껏 자유를 누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들의 마음 깊은 곳에 들어가 보면 불안함이 크게 자리 잡고 있다. ‘이 불안정한 시대를 과연 혼자 살아갈 수 있을까?’, ‘지금 열정을 다해 일하고 있는 이 직장에서 얼마나 더 일할 수 있을까?’, ‘나의 노후는 어떻게 될까?’ 이런 걱정과 불안이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것이다.
함께 어울리는 이성친구들은 많지만 어느 누구와도 진지한 관계로 발전할 것 같지 않다. 또 나이를 한 살 한 살 더 먹어갈수록 임신과 출산에 대한 두려움도 커져만 간다. 이런 남녀들이 자신의 처지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는 경우는 결혼 예정인 친구들 혹은 이미 결혼한 친구들을 만날 때다. 가정을 꾸리고 아이도 있는 친구들을 보면 힘든 것 같으면서도 왠지 즐겁고 안정되어 보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신과 별반 다르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자신이 뒤처지는 것 같고 못나게 느껴진다.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바뀌면서 여성들이 살아가는 방식이나 가치관 그리고 연애관까지 모든 게 다 변한 것 같은데도 결혼 문제에 직면한 여자들의 두려움은 전혀 변하지 않은 것 같다. 하긴 불과 10년 전만 해도 상황은 매우 달랐다. 예전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근무하게 된 회사에서 오래토록 일했다. 지금처럼 직장을 자주 바꾸는 일은 흔치 않았다. 한 회사를 오래 다니다보니 그곳에서 결혼적령기가 된 남녀가 자연스럽게 만날 기회도 많았다.
“경리부에 있는 모 여직원은 예의도 바른데 요리까지 잘하더군.” “영업 3팀의 모 대리는 볼수록 참 믿음직스러워요.” 오랜 시간 함께 일하면서 이처럼 서로의 성격이나 인품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어 직장 동료와 사귀게 되는 일도 꽤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사람들은 더 좋은 조건이 생기면 쉽게 이직을 하고 예전처럼 동료들과 개인적으로 친해지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다. 노력은커녕 자꾸만 개인화되어 가는 추세다.
“회사에서는 일만 열심히 하면 되지 굳이 사적인 영역까지 간섭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실력 있는 여성이 일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해요. 여자 혼자 산다고 해서 이상한 눈으로 보면 안 되죠.” “직장 동료는 동료일 뿐이에요.” 철이 들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당신들은 줄곧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살아왔다. 그 결과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주고 서로의 생활방식을 인정해주는 성숙한 사회가 되었다. 그런데 왜 이다지도 쓸쓸해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일까?<“3년 안에 결혼하기로 마음먹은 당신에게”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하시모토 기요미 지음, 역자 김윤경님, 비즈니스북스>
지칭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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