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어느 겨울, 다섯 살 소녀 한나 테일러는 어머니 콜린과 함께 차를 타고 뒷골목을 지나가다가 어떤 남자가 추워 벌벌 떨면서 쓰레기통에서 음식물을 주워 먹는 장면을 목격했다. “엄마, 저 아저씨 지금 뭐하는 거예요?” 한나는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한나의 어머니는 세상에는 가난하고 굶주리고 불행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간단하고 솔직하게 설명했다. 그날부터 1년 뒤에도 한나는 자신이 목격한 장면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콜린은 당시 딸이 했던 수많은 질문을 기억한다. “그 아저씨는 지금 어디 있어?” “밥은 어디서 먹지?” “잠은 어디서 자고?” 한나는 온몸으로 자기가 그 누더기 차림의 남자 입장이라면 어떤 기분일지를 헤아릴 수 있었다. 어느 날 밤 콜린은 한나에게 말했다. “네가 만약 그 문제를 돕기 위해 무언가 행동을 한다면 네 마음이 그렇게 아프지는 않을 거야!” 이틀 후 한나는 노숙자에 관해 알게 된 사실을 1학년 친구들에게 알려주기로 결심했다. 한나의 반 친구들은 그들을 돕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섰다.
한나는 노숙자의 입장을 헤아릴 수 있었고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그것은 그녀를 행동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처음에는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서, 나중에는 지역사회에서 기금 모금 행사를 열어 노숙자 쉼터와 미션에 사용할 기금을 모았다. 그녀는 손재주를 이용해 여동생의 이유식 병에 스프레이 칠을 한 다음 예쁘게 무당벌레 무늬를 그려 넣어 동전을 모금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그것을 나누어주었다. 이제 십대에 들어선 한나는 ‘무당벌레 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 재단은 삽시간에 노숙자들을 위한 영향력 있는 옹호 단체가 되었다. 그녀와 그녀의 부모님은 100만 달러 이상의 기금을 모았다.
많은 사람들이 콜린과 그녀의 남편 브루스에게 한나를 사회 운동가로 키웠느냐는 질문을 건넨다. 우리 부모님들과 마찬가지로 두 분은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이구동성으로 “아니요”라고 대답한다. 그들은 자녀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배려하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쳤을 뿐이다. 한나의 사례는 부모가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의 입장을 헤아려보게 함으로써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한편 공감하고 배려할 줄 아는 아이를 키우려면 노출과 보호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아이들도 곤경에 처한 사람을 보면 감정이입이 되어 괴로울 수 있다. 우리가 노숙자를 처음 만났을 때도 부모님은 우리가 괴로워하리라는 것을 알고 계셨다. 그래서 두 분은 왜 어떤 사람은 집이나 직장이나 먹을 것이 없는지 차근차근 설명해주셨다. 우리는 거리에서 살면 어떤 기분일지 생각해보았다. 감정을 분류하고 그것에 관해 논의하는 것은 공감을 가르치는 첫 단계다.
그 다음 단계는 아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노숙자 문제의 경우 부모가 아이와 함께 다음과 같은 행동을 할 수 있다. 1) 미소를 지어주거나 샌드위치를 준다. 2) 저금통에 동전을 모아 노숙자 쉼터에 기부한다. 3) 침낭이나 겨울 코트, 담요를 수집한다. 4) 왜 도시에 빈민이 많은지 원인을 조사한다. 5) 조사 결과를 논의한다.
그리고 위의 각 행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예로 아이에게 자신의 감정을 근거로 행동했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 물어보는 것이다. 아이가 도움을 주니 기분이 좋다고 대답하면 자선 활동과 연결해주고, 아이가 겁이 난다고 대답하면 왜 그런지 이유를 알아보고 공감에 따른 행동을 강화하고 축하해준다. 이렇게 하면 공감 능력은 아이 인격의 일부가 될 것이다. <“세상은 당신의 아이를 원한다”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크레이그 킬버거, 역자 이순주교수, 마크 킬버거, 셸리 페이지 지음, 에이지21>
<거제도 신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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