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백정이 문혜군(文惠君)을 위해 소를 잡았다. 그런데 그 솜씨가 한마디로 예술이었다. 손을 갖다 대고, 어깨를 기대고, 발로 디디고, 무릎으로 누를 때마다 푸덕푸덕 살과 뼈가 떨어져 나갔다. 문혜군이 감탄하여 외쳤다. “햐! 정말 대단하구나! 어떻게 하면 기술이 저런 경지에 이를 수 있을까!” 이에 백정은 칼을 내려놓고 설명했다. “제가 추구하는 것은 도(道)입니다. 기술의 경지를 넘어서는 것이지요. 제가 처음 소를 잡을 때는 눈에 보이는 것이 온통 소뿐이었습니다. 그런데 3년이 지나자 소가 통째로 보이는 일이 없어졌습니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저는 눈으로 소를 보지 않고 정신으로만 대합니다. 감각의 작용은 멈추고 정신을 따라서 움직이는 겁니다. 백정의 말에 따르면, 소 잡는 기술에는 세 단계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