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딜러드가 (1989)라는 저서에서, 딜러드 동료 작가가 학생의 질문을 받는다. “제가 작자가 될 수 있을까요?” 작가는 반문한다. “글쎄요, 문장을 좋아하나요?” 동료 작가가 학생에게 던진 질문은 “문장을 좋아하는 일이야말로 작가 생활의 출발 점”이라는 의미였다. 딜러드 화가 친구에게 어쩌다 화가가 되었느냐고 물었다. 대답은 간단했다. “물감 냄새가 참 좋아.” 위대한 소설 혹은 걸작을 거창하게 구상하는 것만이 작가나 화가로의 출발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그림이나 글의 도구에 대한 느낌이 그 시작이 된다. 그림의 도구는 물감, 글의 도구는 문장이다. 문장을 음미하는 능력과 빚어내는 능력은 따로 굴러가는 것이 아니라 나란히 습득되는 능력들이다. 기억에 남는 문장을 만드는 요소 - 조정, 종속, 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