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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혁명

[중산] 2011. 11. 11. 13:04

 

금융혁명

1989년부터 세계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 근본적인 이유는 낮은 물가상승율과 경제안정, 세계화로 인한 지속적인 금리인하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대부분 주택담보대출을 끼고 주택을 구입했으므로 금리는 자산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였다. 저금리라는 메가트렌드 때문에 개인과 은행들은 저금리가 영원히 지속되리라 생각했고, 그 결과 전 세계 주택가격이 상승했다. 그런데 주택가격 상승과 금융 부문 규제완화가 맞물리면서 구조적인 결과가 발생했다. 금융규제 완화 덕분에 부동산 투자가 모기지 시장을 통해 쉽게 현금화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매달 이자만 지불할 수 있으면 원금은 상환할 필요가 없는 일종의 영구 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과 같았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부모님 세대와는 다른 생활양식을 누릴 수 있었으며, 일하는 기간 동안 자산과 소득을 고르게 분포시킬 수 있었다.

 

 

그렇다면 무엇이 잘못되었다는 것인가? 간단하게 대답하면 나무가 하늘까지 자랄 수 없는 법이라는 사실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대출규모가 어느 수준에 도달하면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건전한 상태라고 하더라도 채무 부담을 감당할 수 없게 된다. 만약 이 수준 이상으로 호황이 계속되면 고통스러운 불황이 반드시 따르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왜 은행과 규제기관들은 한계점에 다다르기 전에 대출을 통제하지 않았을까? 탐욕과 이데올로기에 눈이 멀고 타락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핵심 이유는 바로 합리적인 부채 수준이 어디까지인지 아무도 몰랐으며 그것을 결정하는 방법조차 몰랐다는 것이다.

 

금융위기가 닥칠 때까지 규제기관은 개인 대출의 적정선을 판단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손쓸 방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대출 규모가 계속 증가하면 거품이 터질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면, 대출 증가 속도를 늦추는 조치를 취하거나, 은행들이 자본준비금을 늘리도록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시장근본주의 사고가 지배하는 세상은 이런 딜레마를 직시하지 않았다. 그 대신 시장이 스스로 적정선을 정할 것이고, 시장에 더 많은 자유를 주면 더 잘 작동할 것으로 가정했다. 부채 규모가 너무 커졌음에도 은행이 대출을 중단하지 않은 것은 시장 실패가 아니다. 그것은 시장이 무엇을 할 수 있고, 시장에게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를 잘못 이해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4.0”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아나톨 칼레츠키 지음, 역자 위선주님, 컬처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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