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우주의 진화

[중산] 2011. 12. 19. 18:31

 

우주의 진화_ 마틴 리스: 케임브리지 대학교 천문학 및 실험철학 분야 석좌교수, 케임브리지 천문학연구소 소장, 영국 왕립학회 회장을 지냈다.

 

 

약 50억 년 후면 태양은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그리고 지구도 함께 죽을 것이다. 그리고 이미 우리 쪽으로 다가오고 있는 안드로메다은하가 거의 동시에 우리의 은하수와 충돌해 뚜렷한 특성이 없는 하나의 타원 은하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주도 영원히 팽창하다가 점차 열 죽음(heat death)에 도달하게 될까? 아니면 막대한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대붕괴(Big Crunch)를 맞게 될까? 초창기 예측은 우주의 팽창이 얼마나 감속되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 감속이 일어나는 까닭은 우주의 모든 게 다른 모든 중력적 인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공간은 그러나 그것보다 훨씬 더 텅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모든 은하의 모든 별과 가스 속에 있는 원자가 균일하게 흩어진다 해도 이 임계 밀도의 5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언뜻 보기에 이것은 대체로 영구한 팽창을 암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경우는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왜냐하면 암흑 형태의 물질이 우리가 직접 보는 것보다 적어도 10배는 많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은하와 은하단에 확실하게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암흑 물질은 우주의 팽창을 멈추게 할 정도로 충분하지 않다. 그러나 우주가 거의 정확한 임계 밀도를 갖고 있다는 이론적 편견이 널리 퍼져 있다. 이런 편견을 공유하는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는 은하단들 사이에 파악하기 어려운 암흑 물질이 훨씬 더 많을 수는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증거를 제시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사람들은 종종 우주가 어떻게 열적 평형 상태에 있는 뜨거운 고밀도의 화구로 출발했다가 그 열적 평형 상태에서 명백하게 벗어날 수 있었는지 궁금해 한다. 즉 온도의 범위는 현재 별들의 불타는 표면부터 절대 영도보다 겨우 3도 높은 밤하늘까지 걸쳐 있다. 비록 사물이 진화하는 동안 온도가 평형 상태로 되는 경향이 있다는 열역학적 직관에 반하는 것처럼 보이기는 해도, 그것이 실제로 우주 팽창의 자연적 결과이자 중력의 작용이다.

 

 

중력은 사물을 평형 상태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독특한 경향이 있다. 중력계들은 에너지를 잃으면 뜨거워진다. 에너지를 잃고 수축하는 별은 결국 이전보다 더 뜨거운 중심을 갖게 된다. 중력은 또 다른 일도 한다. 매우 작은 초기의 불규칙성조차도 뚜렷한 밀도 차이로 발전할 거라는 의미에서 그것은 구조의 성장에 안정적이지 않은 팽창하는 우주를 만든다. 이론가들은 이제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를 보여주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런 시뮬레이션은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다. 시뮬레이션을 시작할 때 작은 요동들이 삽입된다. 그런 요동들이 정확히 어떻게 규정되는지는 우주론적 가정에 달려 있다.

 

 

만약 누군가가 딱 한 문장으로 빅뱅 이전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을까?라고 묻는다면, 심호흡을 한 번 하고 태초 이후 줄곧 중력의 반(反)열역학적 효과가 불균일성을 증폭시키면서 점차 더 심한 온도 차이를 일으켰다고 말하는 게 최선의 답이 될 것이다. 우주의 구조가 진화하는 방식은 원칙적으로 뉴턴 시대 이후 알려져 온 행성들의 궤도만큼이나 잘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뉴턴에게 태양계의 일부 특징은 미스터리였다. 그는 행성들이 왜 타원 궤도를 그리는지 입증했다. 하지만 그것들이 왜 거의 같은 평면에서 궤도를 갖고,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태양 주위를 돌도록 조정되어 있는지는 그에게 미스터리였다.

 

 

행성들이 동일 평면상에 놓여 있는 이유는 현재 잘 알려져 있다. 그것은 태양계가 회전하는 원시성 원반으로부터 만들어졌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다. 알려진 법칙들로부터 명백하게 드러난 현상과 미스터리한 초기 환경인 현상 사이의 경계는 여전히 뉴턴의 경우만큼이나 뚜렷하게 존재한다. 우리는 여전히 어떤 단계에서는 그저 그것들이 과거에도 그렇게 존재했기 때문에 현재에도 그렇게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동안 태양계의 시작부터 빅뱅의 처음 1초까지 장벽을 밀어붙이는 진보가 이루어졌다. 문제는 우리가 더 먼 과거를 추정할수록 우리에게 알려진 물리학이 적합한지 또는 적용이 가능한지 확신하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심지어 가장 대담한 이론가조차도 전체 우주에 양자 효과가 중요해지는 시기 이상은 추정할 수 없다.

 

 

우주의 역사를 세 시기로 나누는 것이 유익하다. 제1기는 플랑크 시간((Planck time, tp, 광자가 빛의 속도로 플랑크 길이를 지나간 시간)에서 시작해 처음 0.001초까지의 시기이다. 그리고 짧지만 엄청난 사건이 일어난 이 시기가 바로 고 에너지 이론가와 양자 우주론자들이 연구하는 분야다. 제2기는 처음 0.001초부터 약 100만 년까지에 해당한다. 이것은 나 같은 신중한 경험론자들이 더 편안하게 느끼는 시기다. 밀도는 핵의 밀도보다 훨씬 낮지만, 모든 것이 여전히 거의 균일한 방식으로 팽창한다. 이와 관련한 물리학은 연구실 실험에 확고하게 기초하고 있으며, 이론은 우주의 헬륨 함량과 배경 복사 같은 확실한 양성적 증거에 의해 확인된다.

 

 

중력으로 묶인 최초의 구조가 만들어질 때 전통적인 천문학자들이 연구하는 시대(제3기)가 시작된다. 이어서 우리는 잘 알려진 기본 법칙의 복잡한 현상에 주목한다. 중력과 기체 역학과 초기 별들의 피드백 효과가 결합되어 우리를 비롯해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복잡한 구조를 만들기 시작한다. 우주 역사의 제3기가 어려운 것은 기상학부터 생태학까지 모든 환경과학이 어려운 것과 같은 이유이다. 따라서 우리는 우주가 어떻게 진화해왔는지를 결정하는 몇 가지 기본수들이 모두 제1기의 불확실한 물리학의 유산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인슈타인의 가장 잘 알려진 명언 가운데 하나는 우주에 대해서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그것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라는 말이다. 우리는 이것을 숨기지 말아야 한다. 우리의 방법론은 더 이상 지질학자나 혹은 다른 역사 과학자들의 그것이 아니다. 현재 적용하고 확립된 물리학이 아니라 새로운 기본 물리학을 발견해야만 한다.<“모든 것은 진화한다”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앤드루 C. 페이비언 엮음, 역자 김혜원님, 에코리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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