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의 관계
진심을 헤아리는 법: 면접을 앞둔 한 학생이 양복을 사기 위해 유명 백화점에 갔다. 그는 350달러로 할인된 500달러짜리 양복을 골랐다. 계산하기 위해 카운터로 가니 담당 직원이 다른 고객들에게 시달리고 있었다. 학생은 다른 고객들이 떠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직원이 한숨 돌린 후에 카운터로 가서 먼저 위로의 말부터 건넸다. 그리고 조용히 다른 추가 할인 혜택은 없는지 물었다. 직원은 없다고 대답했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좋은 고객 할인 같은 것은 없나요? 일반 고객을 상대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정말 잘 알고 있거든요.” 그 직원은 웃으며 말했다. “50달러 정도면 될까요?” 이 학생은 지쳐 있는 백화점 직원을 위로해준 덕분에 추가 할인 혜택을 누렸다. 인간적인 소통은 두 사람 사이에 보이지 않게 작용하면서 때로 큰 혜택을 안겨주기도 한다.
한번은 강의에 늦은 적이 있었다. 왕복 2차선 도로에서 고장 난 트럭 한 대가 차선 하나를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머지 차선에는 양 차선의 차들이 서로 대치하면서 비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팔 수밖에 없었기에 차에서 내려 제일 앞에서 반대편 차들을 막고 경적을 울려대는 택시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그리고 운전수에게 다소 강압적인 어투로 말했다. “꼭 그렇게까지 해야겠습니까?” 그러자 운전수는 못마땅한 얼굴로 나를 노려보았다. 나는 곧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한 것은 잘못된 협상법이었다. 즉시 나긋나긋한 말투로 겸연쩍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제 말은…… 조금만 양보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서 하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았다. 나는 다시 그를 최대한 존중하는 말을 찾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고 간절한 눈빛으로 진심을 담아 말했다. “아무래도 운전을 가장 전문적으로 하실 줄 아는 분이 먼저 길을 열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는 그제야 어깨를 으쓱하더니 차를 뺐다.
상대방의 기분과 입장을 이해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는가? 그 사람의 머릿속 그림을 그려보는 것, 그것이 바로 원하는 것을 얻는 협상의 지름길이다.
진정한 의사소통이란?
역지사지의 마음: 많은 사람들은 상대방의 인식과 감정을 고려할 줄 모른다. 그래서 상대방이 자신의 시각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고집이 세고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인식의 차이로 인해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오해가 생기는 경우가 많지만 자신이 사용하는 개념을 구체적으로 정의하거나 모호한 개념을 상대에게 묻는 사람은 드물다.
몇 년 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3일 동안 경영자 협상 워크숍을 진행한 적이 있다. 그때 미국에서 생활했던 경험이 있는 한 경영자가 이런 말을 했다. “미국에서는 레스토랑에서 커피를 더 마시고 싶을 때 잔을 들어서 살짝 흔들면 알아서 채워줍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같은 행동을 하면 웨이터가 와서 잔을 치웁니다. 그래놓고 자신이 내 의도를 제대로 이해했다고 생각하죠.”
협상에서 쌍방이 이처럼 완전히 다른 인식을 한다고 생각해보라. 서로의 의도를 분명하게 확인하지 않기 때문에 수많은 갈등이 생긴다.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실수를 근본적 귀속 오류라고 부른다. 근본적 귀속 오류는 다른 사람들도 어떠한 일에 대하여 자신과 같은 방식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이다. 나는 더운데 다른 사람이 추워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틀린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같은 상황에서도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반응한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상대의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역할 전환이다. 역할 전환은 아주 중요한 협상 도구로서 이를 통해 상대의 머릿속 그림을 보다 잘 그릴 수 있다.
당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내린다고 가정하자. 이때 반드시 관계자들과 상의 하에 결정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관계자들의 의견을 반드시 반영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그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필요하다.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관계자와 상의하지 않는 것은 외교 무대에서도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2002년 9월 12일 UN에서 연설하기 전 주요 국가들과 이라크 공격에 대한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연설 후, 미국이 위협받을 경우 어디든 일방적 군사 행동에 나서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러한 태도는 다른 나라 지도자들의 의견을 무시한 것으로 간주되기 충분했고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만일 그가 이렇게 말했더라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지금이 모두에게 어려운 시기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중동 국가를 대표하는 분들은 심한 혼란을 느끼실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테러라는 공공의 적에 함께 맞서고 있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결국 미국을 비롯한 모든 국가는 외교적 수단을 쓸지, 군사 행동을 취할지, 아니면 그 중간을 선택할지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결단을 내리기 전에 가능한 많은 국가와 상의하려고 합니다.” 1분이면 얘기할 수 있는 이 말이 빠지면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같다고 해도 듣는 입장에서는 매우 다르게 느껴진다. 항상 상대의 마음을 헤아린 다음 상황을 바라보는 연습을 하라. 그리고 상대방에게도 당신의 입장에서 생각해줄 것을 부탁하라.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지음, 역자 김태훈님,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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