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실수와 약초 자료

사과상식, 사과 이야기

[중산] 2009. 10. 6. 22:37

 

 

 사과는 예부터 우리 땅에서 자랐다. 이를 능금이라고 했다. 원예종 사과의 재배는 1890년대에 미국 선교사들이 미국 개량종을 대구에 심으면서 시작되었다. 이제는 전설이 된 ‘대구 사과’의 효시이다. 일제시대 사과는 대구를 중심으로 경북 전역에 번져나갔다. 1990년대 들면서 사과 산지에 큰 변화가 생겼다. 평지 사과밭이 사라졌다. 지구온난화라는 기후 변화에 평지 사과나무가 적응을 못한 결과도 있지만 소비시장에서 배, 포도, 단감 등 다른 과일에 밀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라져간 품종, 떠오르는 품종

시장에서 사과가 가장 좋은 값에 많이 팔리는 시기는 추석 바로 전 며칠간이다. 사과 농가들은 이 추석 대목에 한몫을 보기 위해 애를 쓴다. 따라서 이 시기에 나오는 사과 품종의 선택은 맛보다는 숙기에 있다. 되도록 빨리 익는 품종을 선택하는 것이다. 또 가격이 좋다 보니 채 여물지 않은 사과를 시장에 내기도 한다. 그래서 현명한 소비자라면 사과 먹기를 추석 이후로 미루는 것이 낫다. 풍기 사과는 10여 년 전에 대대적인 품종 갱신이 있었다. 예전 흔히 먹었던, 1970~80년대에 육종되어 많이 심었던 아오리. 홍로, 홍월, 국광, 골덴, 스타킹, 조나골드는 자취를 감추고 있다. 대신에 조중생종으로 료까(凉香), 히로사키후지, 시나노스위트, 만생종으로는 미얀마후지 등 일본에서 근래에 육종한 품종이 재배되고 있다. 그나마 고전적인 품종으로는 양광후지가 버티고 있다. 이러한 품종의 변화는 재배의 용이성, 단위면적당 생산성, 기호성 등 여러 요인에 의한 것이다. 그러나 신품종의 사과가 옛날 품종에 비해 맛이 좋아졌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특히 나이 많은 사과 재배 농민들의 말로는 “요즘 사과는 싱겁다”고 말한다. 신맛은 덜하고 단맛이 높으며 조직감이 부드럽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들의 입맛에는 어떤지 알 수 없으나 전부가 일본에서 육종된 품종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입맛의 종속’이 우려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