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세계대전 후 일본 기업은 공동체 성격이 강화되었다. 기업이 촌락사회의 대체물로서 기능했던 것이다. 그 덕분에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무연화에 방치되지 않았다. 그러나 기업이 아무리 공동체 성격을 강화하더라도 촌락사회와 같아지기란 불가능하다. 특히 기업은 원활한 세대교체가 이루어질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었다.
샐러리맨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가 대학을 졸업해 부모와 마찬가지로 샐러리맨이 되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특히 이런 경우가 늘고 있다. 겉만 보면 샐러리맨이라는 직업이 ‘가업’으로 계승된 것처럼 보인다. 농업이나 자영업의 경우는 아이가 부모와 같은 일을 한다면 당연히 부모가 하던 일을 그대로 물려받는 것이다. 부모와 같은 밭을 경작하고, 같은 거래처와 일하는 것이다. 그러나 샐러리맨은 다르다. 가족경영 회사가 아닌 이상, 자녀가 부모 일을 그대로 물려받아 똑같은 인간관계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일하지 않는다. 이것이 농업 가정과 샐러리맨 가정의 결정적이 차이점이다. 샐러리맨은 진정한 의미에서 가업이 될 수 없다.
샐러리맨 가정의 아이들은 대부분 부모와 다른 기업에 취업한다. 업종도 다르다. 부모가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취업해서 정년이 될 때까지 한 직장에서 일했다면 40년 가까이 회사에 적을 둔 셈이다. 나름대로 회사를 위해 공적도 쌓아올렸을 것이다. 그러나 부모의 공적은 다른 기업에 취업한 자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부모가 하나부터 열까지 차근차근 쌓아 올렸듯이 자녀 역시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해야 한다. 논밭을 전혀 물려받지 못한 상태에서 농사를 시작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사람은 홀로 죽는다”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시다마 히로미 지음, 역자 이소담님, 미래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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