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전쟁은 여타 다른 갈등이나 전쟁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군대가 등장하지도 않고, 서로 총을 쏘지도 않고, 포로를 잡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세대 갈등은 ‘전쟁’이라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투철하고 혁명적인 힘을 발동시킨다. 어떤 의미에서는 역사가 가장 깊은 전쟁이자, 가장 현대적인 전쟁이며, 수천 년 전부터 심리전으로, 말과 모욕의 전쟁으로만 치러졌기에 가장 현대적인 전쟁이다. 젊은이들은 노인들의 정체성을 파괴해 노인들을 죽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대부분이 언어와 이미지만을 사용한다.
영혼의 전쟁 배후에는 ‘노화와 경제의 갈등’이 숨어 있다. 이 갈등은 우리 인간 전체의 역사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자연은 다른 곳에서도 그러하듯 노인에게서 전 재산을 빼앗으려고 하는 존재들의 스승이다) 노인들이 젊은이들의 앞길을 가로막는다는 주장의 원천이다. 젊은이들은 노인들을 비난하고 살아 생전 유산을, 다시 말해 재산의 양도를 노린다. 세대간 전쟁은 거의 언제나 지상의 지옥으로 묘사된다. 젊은이들은 노인들을 대상으로 욕을 하고 고함을 치고 비웃고, 경멸하고, 저주한다.
미래의 고령화 사회가 야기할 문제가 심각하기는 하지만 사회, 정치적 문제에 한정될 것이라 믿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국내 정책은 물론 국제 정치에서도 우리는 우리의 집단적 노화가 몰고 올 문제들과 끊임없이 마주치게 될 것이다. 노화라는 주제가 지구를 오염시키는 전염병처럼 매일매일의 뉴스거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늙어가고 있는데, 지구의 다른 끝에서는 여전히 엄청난 출산율과 젊은이들이 넘쳐나기에 고령화의 영향력은 대내외적으로 동시에 우리에게 와 닿을 것이다.<“고령 사회 2018”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프랑크 쉬르마허 지음, 나무생각, 역자 장혜경님, 나무생각>
백일홍꽃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