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착한 남자, 나쁜 남자 !

[중산] 2012. 5. 10. 18:07

 

유혹에 대한 지혜_ 착한 남자는 지루하고 나쁜 남자가 멋있다는 그녀에게

 

좋은 남자, 좋은 사람들은 좀 지루해 보일 수 있다. 좋은 사람들은 자기 멋대로 행동해서 타인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려고 조심하기 때문에 소심하고 굼떠 보이기도 한다. 그들은 싸움보다는 평화를 원하기 때문에 분란이 생기면 되도록 평화적으로 해결하려고 해서 때론 무력하게 보일 수도 있다.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태도 때문에 종종 이용해 먹기 좋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논쟁이 벌어졌을 때도 신랄하게 공격하거나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고 에둘러서 말하기 때문에 답답해 보이기도 한다. 그들은 누군가 상처 주는 말을 해도 똑같이 되갚아주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만만하게 보이기 쉽다. 그래서 이런 좋은 남자와 연애하는 것은 평화롭고 안정적이기는 하지만 재미가 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좋은 사람의 지고지순하고 한결같은 사랑이 지겹고 하찮게 보일 수도 있고, 그런 해바라기식 사랑은 오히려 보답 받지 못할 위험이 더 크다.

 

 

사람이라는 동물은 대개 자신의 손안에 있는 파랑새는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서, 가지지 못한 숲 속의 어떤 새를 더 갈망하고 원하기 마련이다. 안타깝게도 그것이 사람의 속성이다. 게다가 수많은 경쟁자가 있다면 꼭 자기가 차지하고야 말겠다는 정복욕이 갈망의 정도를 높여준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 격렬하게 사랑을 표현하고 갈구하지만, 상대의 태도는 언제나 불만족스럽기만 하다. 설령 그의 사랑을 쟁취하더라도 잠시의 승리감을 맛보겠지만, 안정적인 만족감이나 신뢰감을 얻기는 어렵다. 내가 가진 마음과 내가 보인 열정만큼 그도 나에게 뭔가 보여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사실 사람들은 착하고 옳은 것보다 나쁘지만 강한 것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독재자의 독선을 카리스마라고 미화하고, 남을 무시하는 안하무인격 태도를 도도한 것으로 여기기도 한다.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과 자유로운 것을 혼동하며, 고집을 소신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남에게 상처를 주고도 참회하지 않는 태도를 대범함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자신조차 확신할 수 없는 것을 오직 목소리 큰 걸로 밀고 나가는 걸 보고 자신감이라고 칭송할 때도 있다. 때로는 부당하고 비열한 술수로 성공한 것을 능력 있는 것으로 여기고, 위기의 순간을 임기응변이나 거짓말로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걸 위기대처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개 못된 사람을 우러러보고 좋은 사람을 멸시한다. 이것이 인간이 가진 모순이다. 사람들이 선보다 악을 선호하는 건 강해보이기 때문이다. 선한 사람은 물러터지고 답답하고 만만하게 보이지만, 나쁜 사람에겐 함부로 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선한 사람에겐 함부로 말해도 나쁜 일이 벌어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나쁜 사람에게 그랬다간 불상사가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앞선다. 사람의 본능 중에는 지배하고 싶은 욕망도 있지만, 그만큼 지배받고 싶은 욕망도 있다. 마치 인질범이 범인에게 동조하고 감화되는 스톡홀름 증후군(Stockholm syndrome)처럼, 사람들이 나쁜 것을 선호하는 심리에는 이처럼 무의식적으로 나보다 강한 것에 복종하려는 본능이 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쁜 것은 강한 것이고, 좋은 것은 무력한 것이라는 등식은 매우 잘못되었다. 이것은 현상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다. 좋은 사람은 못되게 굴 힘이 없거나 화를 낼 줄 몰라서 참는 것일까? 아니다. 함부로 행동해서 타인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이 옳지 않기 때문에 자제하는 것이다.

 

악하게 굴 힘이 없다면 선의를 찬양받을 자격이 없다. 그런 선의는 게으름이나 의지의 무력함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잠언집》237편

 

 

프랑스의 모럴리스트이자 인간 본성의 가장 예리한 관찰자인 라 로슈푸코의 말에 따르면, 정말로 좋은 사람이란 화내기가 얼마나 쉬운지, 심지어 남을 괴롭히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지를 알면서도 그것을 자제하며 선하게 사는 사람이다. 선함이 게으름이나 무력함이 아니라 능력이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좋은 사람에게서 정신력의 모범을 보게 될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친절함을 잃지 않는 그의 선한 얼굴을 전부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런 사람일수록 제멋대로이고 이기적인 본능을 웃으면서 자제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스무 살에 만난 지혜가 평생을 먹여 살린다”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로랑스 드빌레르 지음, 역자 이주희님, 명진출판>

                                                                                                       <라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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