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휴식, 하루의 탄생~!

[중산] 2019. 7. 5. 17:25

휴식

휴식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하나는 피로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휴식이다. 요컨대 피로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일을 조금씩 줄여가는 데서 얻는 즐거움을 생각해보면 된다. 피로가 줄어듦에 따라 휴식도 존재감을 잃어간다.


다른 하나는 모든 흥분 상태가 배제되는 휴식으로, 앞의 휴식보다 더 확실한 휴식이다. 이 휴식에는 어떤 일을 끝냈다는 만족감마저 표현되지 않는다. 마음이 편안할 때나 갈등을 일으킬 때도 의식에 영향을 주는 흐름에 휩쓸리지 않아야하는 이런 휴식 상태에 이르기는 매우 어렵다.


순박한 사람들은 두 가지 유형의 휴식 모두를 경험한다. 혹독한 삶을 살아내면서도 자신에게 이따금 주어지는, 빡빡한 삶의 리듬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순간순간들을 넉넉히 즐기기 때문에 그들은 첫 번째 휴식을 경험한다. 또한 그들은 순결한 영혼의 소유자들이어서 쓸데없는 욕심을 부리며 안달하지 않기 때문에 두 번째 휴식을 경험한다.



하루의 탄생

세상의 어떤 사건보다 하루의 탄생이 나의 마음을 온통 뒤흔들어놓는다. 24시간마다 어김없이 하루가 시작되고, 그것으로 나는 만족한다. 밝은 햇살로 시작하는지 안개로 시작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내 눈에 하루의 탄생은 갓난아기의 탄생보다도 더 감동적이다. 하루가 탄생할 때는 눈물도 없고 울음소리도 없다. 하늘이 열리는 비장함에는 고통도 없고 비극적인 죽음도 없다.

태양이 높은 산위로 솟아오른다. 무모하게 높은 산을 기어오른 태양은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그래서 포기한듯하지만 곧 다시 나타난다. 숭고한 산들은 분홍빛으로 뒤덮이고, 돌처럼 차가운 산들의 입술은 조금씩 갈라지고 고집스레 꾹 다물고 벌려지지 않는다. 

 

내일 또 하루가 태어날 것이다. 그리고 나는 다시금 묵묵히 그 광경을 지켜보게 될 것이다. 만물을 향해 손을 뻗고 계절의 바퀴를 돌리게 될 것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떤 계절이든 내 마음에 흡족할 것이다. 빛이 저물 때까지 나는 그 빛과 함께할 것이고 밤이 새벽에 찢겨질 때까지 나는 그 빛과 함께할 것이다. 내일, 다시 한 번 나는 살아 있는 존재로서의 행운을 헤아려보며 만끽할 것이다.

<‘느리게 사는 것의 의미‘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피에르 쌍소 지음, 강주헌박사 옮김>

* 피에르 쌍소 : 프랑스 수필가이자 철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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