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알아야 할 모든 것의 끝을 알게 되는 순간, 곧바로 마음의 감각이 시작된다.”
- 칼릴 지브란 , 레바논 계 미국 작가, 시인, 화가
지브란이 깨달은 것은 언제 마지막 순간이 올지 모르기에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창조하는 현실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는 진리였다.
매 순간을 마지막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이상적인 삶을 살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우리는 ‘인간적인’경험을 하는 영적 존재라서 그 사실을 잊은 채 잘못을 저지르고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교훈을 얻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인생이 실패의 연속이라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언제든 새 출발의 기회를 얻게 된다는 의미다. 그리고 이 의미는 인생의 모든 면 즉, 신체적, 지적, 감정적, 정신적 측면에 두루 적용된다.
인생은 촛불에 비유되는 선물이다. 각 자에게 주어진 초의 크기는 나이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시간까지 남아 있는 시간을 상징한다.
우리의 임무는 나와 주위 사람들의 인생길을 밝히는 것이다. 그러니 남은시간이 얼마인지 걱정하지 말고, 묵묵히 최선을 다해 촛불로서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하자.
직장생활이나 인간관계, 어떤 목표든 상관없이 삶의 어느 부분이 일단락되었다고 해서 촛불을 꺼뜨리고 초가 차갑게 식어가도록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 주어진 선물이 소진될 때까지 제대로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65세에 은퇴 기념 파티를 하는 사람이 ‘나는 더 이상 쓸모가 없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암이나 심장병 진단을 받은 사람이라면 ‘내 인생도 이제 끝’이라는 반응을 보일지도 모른다.
끝을 강조하는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면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모든 관계의 종말로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사랑은 끝없이 이어진다. 사랑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없다고 해서 우리가 그들을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닐뿐더러 사랑은 변함없이 느껴지기 마련이다. 인생을 시작의 연속으로 보면 삶은 꾸준히 변화하고 성장하며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간다.
마치 단어가 문장이 되고 단락이 한 페이지를 이루며 여러 장이 모여 한 권의 책이 탄생하는 이치와 같다. 삶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
내가 젊었을 때의 일이다. 의과대학에 진학하기 전 학부생 시절에 4년 내내 문예 창작 수업을 지외하고 전 과목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유독 글쓰기 과제서만은 C학점 이상을 받은 적이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지적인 글을 쓰려고 했던 접근 방식이 그런 결과를 가져온 듯하다.
그때는 마음이 아니라 머리로 글을 썼던 것이다. 주제를 너무 깊이 고민하느라 감정이나 직관이 끼어들 여지가 없었고 글이 안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올 수도 없었다. 나는 점수가 낮으니 글쓰기에는 소질이 없다고 믿었다.
어느 날 나는 세상 사람들에게 진정한 변화에 대해 알려주고 영감을 주려면 훨씬 더 많은 청중에게 다가가야 함을 깨달았다.
그러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책을 쓰는 일이었고 그렇게 작가로서의 삶이 시작되었다. 나 같은 사람도 작가가 되었으니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의 증거라고 할 수 있겠다.
지금 ‘나는’ 베스트 셀러를 여러 권 펴낸 작가다. 그리고 책은 모두 C학점을 받은 이후 쓰였다. 열린 마음과 유머 감각을 가지고 실험에 임하는 과학자처럼 호기심과 경이로움으로 하루하루를 시작했으면 한다.
제2 바이블을 만들 때 그것이 단순히 한 권의 책이나 일기라고만 생각하지 마라. 계속 내용을 덧붙일 수 있는 여러 권의 노트라고 생각하라.
링 바인더로 된 노트를 이용하면 인용문, 에피소드, 명언 모음 등 항목별로 구분해서 메모를 정리할 수 있다. 반드시 유머 항목을 넉넉히 확보해두고 내가 모교에서 받은 진지한 답장 같은 것도 빠짐없이 채워 넣어라.
이렇게 살아가면 우주 만물의 창조에 보다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마음을 닫고 있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끝은 없고 오직 시작뿐 No Endings, Only Beginnings‘이라는 의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비긴 어게인’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버니S. 시겔 박사 / 신시아J. 헌 지음, 강이수님 옮김, 위즈덤하우스 출판>
* 버니S. 시겔 박사 :192년 뉴욕 브루클린에서 출생. 코넬 의과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했으며, 예일대학 뉴헤이븐 병원에서 외과 전공의 과정을 마침. 1989년 일반외과와 소아외과 현직에서 은퇴하여 환자지원 단체를 운영 중에 있음.
** 신시아J. 헌 : 프리렌서 작가겸 편집자. 심리학 및 상담과 문예창작을 전공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