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n never to have loved at all 한 번도 사랑해본 적 없는 것보다
- Alfred Lord Tennyson, <in Memoriam> - 알프레드 L. 테니슨, <사우보> 중에서
I envy not in any moods 어떤 일이 있어도 난 부럽지 않네
The captive void of noble rage, 고귀한 분노를 모르는 포로가,
The linnet born within in cage, 여름 숲을 알지 못하는
That never knew the summer woods: 새장에서 태어난 방울새가,
I envy not the beast that takes 난 부럽지 않네. 시간의 들녘에서
His license in the field of time, 제멋대로 뛰어놀며
Unfetter'd by the sense of crime, 죄책감에 얽매이지도 않고
To whom a conscience never wakes; 양심도 깨어 있지 않은 짐승들이...
Tis better to gave loved and lost 한 번도 사랑해본 적 없는 것보다
Than never to have loved at all. 사랑해보고 잃는 것이 차라리 나으리.
영문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비가(elegy, 죽음의 이별에 부치는 시)로 꼽히는 알프레드 L. 테니슨의 <사우보思友譜>의 일부다. 사랑하는 친구의 죽음을 애도하는 이 시의 마지막 2행은 영미문학에서 가장 유명하고 또 자주 인용되는 구절 중 하나다.
한 번도 사랑해본 적 없는 것보다 사랑해보고 잃는 것이 차라리 나으리.
당시 빅토리아 여왕만큼 유명했다는 테니슨은 현재까지도 19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시인이다. 불우한 유년기를 보낸 그가 외로움을 달랜 방편은 시였다.
계관시인 윌리엄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가 죽자 그 자리를 계승한 테니슨은 한 명의 시인이라기보다 현자의 표상이었다. 사랑을 잃은 슬픔은 결국 위에 인용한 시의 마지막 두 줄 - 사랑을 잃는 것만큼 아프고 슬픈 일은 없지만 그 지독한 상실감에도 불구하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났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여름 숲의 자유를 모르는 새가 진정한 자유를 모르듯, 분노를 모르는 포로의 평화가 진정한 평화가 아니듯, 이별의 아픔을 경험하지 못한 사랑은 진정한 사람이 아니라는 역설의 논리다.
-한국 영문학계의 태두 故 장왕록 박사의 딸, 교수, 영문학자, 칼럼니스트, 수필가, 문학 전도사 등 다양한 수식어로 표현되는 한 사람. 2009년 5월 9일 우리 곁은 떠난 작가 장영희에 대한 수식어이다. 그는 없지만 그가 보여준 삶과 그가 남긴 글은 수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행복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 샘터, 장영희교수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