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행복이란

[중산] 2012. 4. 19. 17:34

 

행복이란 훌륭하고 멋진 인생에 갖추어져 있는 특성이자 속성이다. 행복이 무엇인지 알고 싶으면 무지개 저쪽에 있는 황금 항아리를 찾듯이 이리저리 헤매지 말고 멋진 인생을 풍요롭고 충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찾아야 한다. 정말 행복한 사람은 행복 자체를 목표로 삼고 추구하지 않으며, 형이상학의 모호한 잡동사니 속에서 그것을 찾지도 않는다. 그는 바쁘게 열심히 살아가는 과정에서 문득 자신이 행복함을 깨닫는다. 완벽하고 행복한 인간이 되는 길은 창조적인 자기 조각의 과정에 비유된다. 우리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은 인간이라는 예술의 소재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바위에 끌을 대고 혼자 힘으로 조각해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일을 본래 정해져 있는 시간 내에 성공적으로 해낸다면, 그는 스스로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자신을 조각하는 일에 전념하면 누구나 커다란 예술적, 창조적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다만 겸손하게 정해진 규칙에 따라 게임을 해나가야 한다.

 

이 책의 목적은 행복을 원하는 보통 사람에게 보다 나은 생활 방식과 그 실천 요령을 가르쳐 주는 데 있다. 멋진 인생의 기본 원리를 최대한 요약해서 제시하고, 독자들을 고무시켜 더욱 자신을 단련하고 밝혀내도록 하며, 자신의 시야를 넓히는 실천적인 방법들을 제시한다. 행복한 삶을 살려면 우선 인간 성격의 특질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그리고 성격과 퍼스낼리티를 바람직하게 바꾸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자기 자신부터 변화하고 주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 다음 단계로 인생에 대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 상상력과 용기를 갖고 미래를 전망하고, 훌륭하고 멋진 인생으로 가기 위한 최선의 항로인 건설적인 이타주의 철학을 실천해야 한다. 유용한 일을 가지고, 사회생활에 협조적으로 잘 적응하며, 바람직한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러한 과제들을 만족스럽게 해결할 때 훌륭하고 멋진 인생과 그에 수반되는 행복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요약) 

 

 

기본 원칙

 

소재(재료)에 대하여 <열등 콤플렉스>

 

인간 행동의 흥미로운 측면 중에 열등감이 있다. 모든 인간은 누구나 부족한 느낌을 받고 있고,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된 이래 그 긴 역사를 통해 자신의 약점을 보상하려 하는 독자적인 성격을 발달시켜 왔다. 다른 동물들과 달리 인간은 두뇌가 신체보다 빨리 성장하며 자립할 때까지 부모에 대한 의존 기간이 길다. 이런 이유로 인간의 아이는 생물 가운데 유일하게 자신의 불완전성을 경험하며, 이러한 열등감은 복잡하고 다면적인 사회생활에 인간이 적응해 가는 것으로 보상된다. 인간으로서 안정되고 행복한 사람이 되려면 사람들과의 유대 관계를 가능한 많이 받아들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노동이나 성 문제를 사회집단의 요청에 기반을 두고 해결해야 한다.

 

노동과 관련하여 일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적어도 인간으로서 살아가려면 어떤 형태의 것이든 노동은 의무 사항이다. 사회는 개인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지만 그 대신 각 개인에게 집단의 유지를 위해 이바지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노동은 저주가 아니라 사람이 행복해지는데 필요한 중요한 구제 수단 중 하나이다. 성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사회는 공공복리에 이바지 하는 형태의 남녀의 결합만을 인정한다. 국가와 자녀들에 대해 책임을 다한다는 조건을 충족시킨 결혼이 남녀 문제의 가장 만족스런 해결책이다. 근친상간, 아동결혼, 강간, 동성애 등에 사회의 터부라는 낙인이 찍혀 있는 것은 그런 것들이 사회적으로 공동선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는 것, 그리고 가족의 일원으로서 복잡한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것, 혹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준비하는 것은 노동 및 사회적 적응과 함께 인간이 되기 위한 예술의 기본적인 테크닉이다.

 

사회가 받아들일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은 원시 시대 사람이 씨족의 모닥불에서 멀리 떨어진 낯선 세계에서 위험에 처했을 때 느꼈던 것과 똑같은 열등감에 빠져들지도 모른다. 여기서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원리 하나가 도출된다. 오늘날 사람들이 갖고 있는 열등 콤플렉스는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으로 인류라는 집단으로부터 그가 고립되어 있음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열등 콤플렉스에 수반되는 주된 감정인 공포와 불안, 망설임, 우유부단함 등은 인간으로서 충족되지 않은 느낌과 결합되어 있다. 현대 생활에서 열등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것은 그 사람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라 적응하는 기술을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은 동료들과 통하는 다리를 만들기 보다는 자기 주위에 벽을 쌓음으로써 안정과 행복을 확보하려 한다. 하지만 벽을 쌓으면 쌓을수록 더욱 불안해지고 그러면 그는 점점 더 벽을 높이 쌓아간다.

 

이것이 고립의 악순환이다. 이런 사람들의 비극은 너무나도 완벽한 벽을 쌓아 모든 위험은 말할 것도 없고 빛이나 음식, 인생, 사랑과 같은 행복해지는 데 빼놓을 수 없는 것들까지 차단시켜 버린다. 흔히 있는 일이지만 불운하게도 그 방벽이 무너져 버리면 모든 것이 실패로 돌아가 버린다. 반면 다리를 놓은 사람들은 비록 운명이 매정하게 굴더라도 비교적 안전하고 행복한 상태로 지낼 수 있다. 이것은 혼자 최강의 군사력을 갖출 것이냐 동맹을 할 것이냐 하는 예로부터 존재하는 문제와 똑같다. 역사의 교훈을 생각해보면 동맹이 언제나 최강의 군사력을 이겨온 것을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장애에 대하여 <공포와 열등성>

 

신체적 결함인 병은 혹독한 생존경쟁을 뚫고 살아가기에는 명백히 심한 핸디캡이다. 장애가 있는 아이는 큰 핸디캡을 안고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이것이 인간으로서 누구나 지니고 있는 부족감이라는 것과 하나가 되어 열등 콤플렉스라고 부르는 과장된 무력감을 만들어 낸다. 신체적 결함의 유형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첫째, 감각 기관의 결함이다. 의학적으로는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눈, 귀, 혀, 손끝에 뭔가 결함이 있으면 정상적으로 살아가기 어려워진다. 자신이 사는 물리적인 세계가 왜곡되어 보이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데 지장이 생긴다.

 

메리는 어릴 때부터 사팔뜨기였다. 그녀는 자신의 사팔뜨기 눈이 눈에 잘 띈다고 생각하고 어릴 적부터 사람을 사귀려 하지 않았다. 고립 상태를 통해 자신을 고고한 여배우에 비기는 백일몽의 세계로 보상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어느 날 메리는 사팔눈으로 고통받으면서도 스타가 된 어느 유명한 영화배우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을 극중 인물로 생각하는 버릇을 치유 방법으로 활용하게 되었다. 그녀는 대학에서 연극반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재능을 발휘해 모든 사람의 인정을 받고 친구들도 사귀게 되었다.

 

둘째, 단일 기관 또는 조직의 결함이다. 만약 약한 심장, 과민한 소화 기관 등이 있는 경우 그 사람은 결함이 있는 기관과 조직을 바탕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모든 경험을 약한 신체 부분의 입장에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여행을 할 때 소화기가 좋지 않은 사람은 좋은 레스토랑만 찾아다니려 한다. 반면 호흡기가 좋지 않은 사람은 호텔 방이 환기가 잘 되는지 끊임없이 질문한다. 셋째, 신체 양쪽 절반의 힘이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장애이다. 왼손잡이는 오른손잡이에 비해 생물학적으로 열등하지 않지만 사회적으로 매우 불리하다. 세상의 모든 것이 오른손잡이에게 편리하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을 모르고 왼손잡이 아이를 정신박약이나 학습 장애로 진단하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많은 신체적 결함군이 있다. 이것은 의학적으로는 전혀 결함이 아니지만 개인이 인생의 여러 문제에 맞서는 태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나는 초기 정신 분열증으로 정신과 의사를 찾아온 소녀를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녀는 오빠의 콜드크림을 바르는 바람에 예쁜 얼굴에 대수롭지 않은 뾰루지가 몇 개 나자 낙담하고 마음이 우울해졌던 것이다. 이처럼 뚱뚱하거나 마른 몸, 지나치게 많거나 적은 털, O형 다리나 X형 다리, 그밖에 생리학적으로 정상적인 형태에서 벗어나 있는 것들은 모두 열등 콤플렉스의 원인이 되어 인간 혐오나 고립, 두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심지어 아름다운 용모를 가진 아이도 큰 핸디캡을 가질 수 있다. 이들은 용모에 대한 칭찬을 들으면서 자라기 때문에 사회가 자신에게 요구하는 유일한 공헌은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름답다는 이유만으로 세상이 자신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신체적 아름다움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허물어져 버리고, 이들은 노년에 대비한 비상 대책을 세워 놓지 않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무너져 자살을 기도하거나 우울증에 시달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직인적 기능에 대하여 <보상과 과보상>

 

인간의 불행은 대부분 심한 열등감에 시달리는 개인이 인간 생활의 중요한 법칙을 파괴하고, 반사회적이고 무익한 보상을 하며, 그것으로 충족감을 얻으려고 하는 데 있다. 결점에 대한 보상작용은 다음 네 가지 방식으로 행해진다. 첫째, 결함이 있는 기관 혹은 기능을 단련한다. 예를 들어 시력이 약한 사람은 모든 것을 잘 보고 싶다.는 말을 기본으로 하여 생활 전체를 형성한다. 그는 친구들처럼 사물을 잘 보지 못하는 것을 깨닫고 있기 때문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여 보는 테크닉을 향상시킴으로써 시력의 약점을 보상하려 한다.

 

둘째, 결함이 있는 기관이나 기능을 다른 기관의 정상적인 작용으로 대행시키는 방법이 있다. 뉴욕 필하모닉 교향악단 지휘자인 토스카니니는 심한 근시를 놀라운 기억력으로 보상해 악보도 없이 수많은 교향곡과 오페라를 지휘할 수 있었다. 셋째, 결함이 있는 신체 기관으로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내는 방법이다. 코 점막 변형증에 걸려 사실상 냄새를 분간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 남자가 있었다. 곁에 있는 동료들이 불쾌해질 정도의 중병이었기 때문에 그는 여러 직업을 포기해야만 했다. 하지만 마지막 구원 수단으로 그는 아교 공장 직장이라는 만족스러운 일자리를 발견하였다. 이는 자신의 신체 결함이 유리한 상황으로 작용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넷째, 전인격으로 열등 콤플렉스를 보상해주는 방법이다. 여기서도 보상 작용은 사회적으로 유용한 활동으로 귀착되어야 한다는 기준이 적용된다. 대표적인 예가 브라유의 경우이다. 장님이었던 브라유는 장님들을 위해 점자 알파벳을 개발하여 그들에게 빛을 던져 주었다.

 

열등감을 보상하는 기술은 두 가지 테크닉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다른 사람들과 사이좋게 살아가는 기술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과 사이좋게 살아가는 기술이다. 이 두 가지가 잘 발달되지 않으면 어떤 보상 작용도 완전하다고 할 수 없다. 타인과 살아가는 테크닉의 일부로 우리는 인간을 서로 결합시키는 모든 유대를 행동 속에서 긍정한다. 한편 자신과 살아가는 테크닉은 내적인 보상 방법인데 이것은 어떤 사람이든 일정량의 창조적인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창조적인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으면 완전한 행복에 도달할 수 없다. 세상에는 주눅 든 음악가, 좌절한 화가, 실의에 찬 시인이나 소설가, 마음 약한 배우, 겁 많은 스포츠맨이 넘쳐나고 있다. 그들은 영혼 깊숙한 곳에 있는 창조력의 출구를 막아 놓고 있기 때문에 불행한 것이다.

 

오늘날 내적인 보상 작용을 해오지 않아 휴일 신경증에 걸린 사람들이 많다. 자신과 잘 사귀어 가는 방법을 습득하지 못하면 주말이 절망적인 악몽이 된다. 사회적으로 중요한 책임을 훌륭하게 수행하는 사람들이 일에서 벗어난 휴일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몰라 강박 신경증에 걸리는 일이 많다. 이런 사람들은 소란스런 일상 업무를 사회와의 정상적인 접촉으로부터의 도피처로 삼고 있다. 그래서 나는 사회적응이라는 일을 먼저 자신의 집에서 시작하도록 권한다. 병적일 정도로 내성적이 되어서는 안 되지만 문명인은 자신과 서로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도구에 대하여 <성격과 퍼스낼리티>

 

인간은 평화나 안정, 자존심을 만족시켜 주는 충족감과 같은 것들을 목표로 설정함으로써 자신의 핸디캡을 보상한다. 예를 들어 자신을 작고 약한 존재로 느끼는 어느 소년의 무의식적인 목표는 완벽한 남자다운 남자가 되는 것이다. 그의 무의식적인 목표 의식은 교통경찰이 되고 싶은 무의식적인 욕망으로 구체화된다. 교통경찰이 그가 바라는 모든 자질을 다 갖춘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단 노력의 목표가 무의식 속에 설정되면 우리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이나 수단을 찾는다. 이를 우리는 성격이나 퍼스낼리티라 부른다.

 

성격이나 퍼스낼리티는 개인이 인생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용하는 도구, 기구, 고안물, 습관, 반응, 정서, 감정 등을 모두 합한 것이다. 동료 인간들을 이해하고 싶으면 절대로 성격이나 퍼스낼리티를 도덕적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만약 이웃 사람을 이해하고 싶으면, 먼저 상대방의 입장에 서 보도록 하라. 그리고 그의 행동을 자신과 결부시키며 그것들을 진실로 이해해 보도록 하라. 만약 나라면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위해 이런 행동을 할까? 그 사람의 목표를 재구축할 수 있으면 그가 목적 달성을 위해 특정한 성격 특성을 선택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현실적인 문제로서 성격이나 퍼스낼리티에는 좋은 것과 나쁜 것이 있다. 우리는 공공의 복리를 평가 기준으로 삼아 성격이나 퍼스낼리티를 평가한다. 하지만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은 개인의 목표에 주안점을 두고 생각하면 어떠한 성격 특성이든 다 좋은 것이며 효과적이라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나쁜 성격 특성은 당사자를 사회와 자연과의 갈등 속으로 몰아넣는다. 만약 나쁜 성격 특성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좀 더 인간다워지도록 사회적 한계를 넓히고 내면의 창조적인 관심사를 개발함으로써 좋은 성격을 몸에 지닐 수 있다.

 

좋고 나쁜 것은 인간성의 정도에 관한 문제이다. 자기 보존은 여전히 제1의 자연 법칙이고, 사회생활과 사회 적응은 자신을 지키기 위한 가장 좋은 수단이 된다. 좋은 성격 특성은 모두 사회적인 용기, 유용성, 공통 감각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좋은 성격 특성은 자유로운 교제의 형태로 사람들을 결합시킨다. 여기서 의도적으로 자유로운 교제라는 말을 사용한 것은 모든 성격 특성 가운데서 가장 위대한 것인 사랑이 종종 오용되어 부모와 자식, 연인, 부부 사이에 전제적인 결합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사랑의 오용에 의한 노예화나 폭압의 예는 많다. 자식을 무척 사랑하기 때문에 아이의 독립심이나 용기를 약화시키는 잔소리가 심한 어머니가 대표적인 예이다.

 

C는 매우 몸집이 작고 못 생긴 소년이다. 그는 어린 시절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부모에게 늘 꾸지람을 들었다. 어린 시절 내내 억압당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고립된 학생이었으나 화학만은 몹시 좋아했다. 훗날 대학에서 화학 분야에서 많은 상을 받았고 폭약을 낙으로 삼았다. 폭발사고로 얼굴에 화상을 입었지만 내심 이 상흔을 기뻐했다. 여성과의 교제를 피할 수 있는 적당한 구실이 생겼기 때문이다. 졸업한 뒤 그는 화학회사에 입사하여 오직 일에만 몰두하였다. 친구도 없고, 자선 행사에 한 푼도 기부하지 않았다. 키스를 하거나 춤을 추어 본 경험도 없다. 그가 오랫동안 품어 온 야망은 순식간에 군함이나 군대를 완전히 파괴하는 폭약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 불행한 남자는 직업 면에서는 성공한 것처럼 보이나 인간으로서는 불행한 실패자이다. 우리는 어린 시절의 불행한 상황에 의해 그의 생활 패턴이 어떻게 왜곡되어 버렸는지 알 수 있다. 성격과 퍼스낼리티는 무의식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인간의 중요한 수단 전체를 가리킨다는 이 책의 논지를 존 C의 사례만큼 명확히 입증하는 것은 없다. 또한 그의 사례만큼 반사회적인 인간은 행복에 도달할 수 없다는 당연한 논지를 드라마틱하게 설명해 주는 것도 없다.

 

훈련에 대하여 <꿈과 유머, 철학>

 

플로리다 출신의 어느 청년에게 4년간의 대학생활에서 무엇을 배웠냐는 질문을 던졌다. 스키를 배웠습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 청년은 어릴 때 구루병을 앓아 그의 인생 최대의 관심사는 자유롭게 운동하는 것이었다. 스키를 타는 것은 보행이 곤란했던 유소년기에 대한 보상을 의미했다. 대학에서 수업을 듣고 교우관계를 맺고 과외 활동에 참가했지만, 특별했던 것은 스키 연습이었다.

 

어떤 상황이든 다 항상 좋은 방향으로 바꾸어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언제나 불행한 상황 속에 놓여있는 사람도 있다. 이것은 운명이나 숙명의 문제가 아니라 통각 체계를 무의식적으로 사용해 경험을 선택하는 훈련을 늘 하고 있느냐의 문제이다. 우리는 경험에서 배우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추어 경험을 만들어 낸다. 참된 행복은 선택할 수 있는 모든 취미나 활동에 맞추어 통각 체계를 넓히는 데 있다. 통각 체계가 탄력적일수록 경험의 종류가 늘어나고 그 의미도 깊어진다. 겁쟁이는 자신의 통각 체계를 제한함으로써 안정이 보장될 것 같은 하찮은 관심사들에 한정시켜 버린다. 용기 있는 사람은 세상 일에 두루 흥미를 느끼고, 새로운 것에 꽁무니를 빼지 않는다. 우리가 경험에서 배우는 유일한 방법은 경험에 의한 생활 방식의 패턴의 폭을 넓히는 것이다.

 

상상력과 꿈은 장래를 위한 무의식적 훈련에 도움이 된다. 상상력은 용기를 갖고 장래를 전망하는 과정이다. 장래를 향해 통각 체계를 연장하는 것이고,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을 사전에 검토하는 것이고, 새로운 각도에서 과거의 경험을 재구성하려는 시도이다. 상상력은 행복한 인생을 위해 활용할 경우 인간의 능력 가운데 가장 가치 있는 것이 된다. 하지만 본래 목적에서 벗어난 상상력은 재앙의 근원이다. 실망하고 낙담한 사람의 상상과 공상은 백일몽이 된다. 유머와 농담도 인생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웃으면 세계가 당신과 함께 웃고, 울면 당신 혼자 운다.는 속담은 유머가 고독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지구상에서 가장 연약한 포유동물인 인간에게 유머를 아는 자질이 없으면 인간은 모두 자살해버릴 것이다. 유머를 즐길 줄 아는 것은 귀중한 재능이고, 인생을 견뎌 낼 수 있는 것으로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큰 가치가 있다.

 

목표를 위해 자기 자신을 훈련하는 데 도움이 되는 또 하나의 방법은 세상에 대한 정신적 지도와 삶이라는 투쟁에 대한 정신적 계획을 고심해가며 이루는 것이다. 이 정신적인 방향 체계를 종교 또는 인생철학이라 부른다. 각자의 인생철학은 독자적인 형태를 취하지만 인간은 그 인생철학에 따라 몇 가지 범주로 나뉘는 경향이 있다. 미지의 신세계로 떠나는 항해자라 생각하고 인간 행동의 기본 방위들을 살펴보자. 이정표가 되는 북극성은 훌륭하고 멋진 인생이고, 가장 좋은 항로는 건설적인 이타주의이다. 나침반의 기본 방위는 권력, 범죄, 사회적 무책임, 정신 이상, 신경증, 쾌락, 자기만족, 행복한 생활 등으로 나누어져 있다. 권력과 야심은 개인주의적 기회주의 철학에 의해 조장된다. 야심에 찬 이기주의자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사회를 이용한다.

 

한편 범죄자는 호전적인 인간 혐오의 철학을 갖고 있다. 그는 다른 사람을 희생물로 삼아 자아를 팽창하려 한다. 범죄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도박, 매춘, 마약 밀매 등을 하는 사람들은 무책임한 인간 혐오 철학을 갖고 있다. 비관주의가 강화되고 무책임의 요소가 증가하면 인생 자체가 부정에 가까워진다. 여기에 이르면 자기 파괴나 정신 장애가 이루어진다. 어린 시절 정상적인 즐거움을 맛보지 못한 사람들은 쾌락주의 철학에 매력을 느낀다. 그들은 위안이 되는 쾌락을 경험하려고 미친 듯 노력하면서 인생의 주요 책임들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 관능주의를 지나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수동적인 협력성을 지닌 자기만족에 도달한다. 이런 사람들의 철학은 현 상태에 만족한다.이다. 그들은 인간 희극의 배경이고 인생이라는 무대의 좌우 끝 부분에서 들려오는 중얼거리는 소리에 불과하다. 마지막으로 보다 큰 행복을 손에 넣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건설적인 이타주의 철학을 갖고 있다. 정말 행복한 사람은 언제나 싸우는 낙관주의자이다. 이러한 낙관주의에는 이타주의, 사회적 책임, 사회적 용기, 객관성이 포함된다.

 

목표에 대하여 <세 장면을 동시에 진행하는 서커스>

 

인간은 우주 속에서 특별한 처지에 놓여 있고, 그 때문에 실제로 세 가지 과제(일, 사회, 성)를 가지고 있다. 훌륭하고 멋진 인생과 그에 수반되는 행복을 손에 넣으려면 이러한 과제들을 만족스럽게 해결해야 한다. 이것은 인간만이 지닌 특이한 성질과 인간이 살고 있는 지구상 자연의 상호작용에 기반을 둔 인간 특유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들 과제를 하나씩 살펴보자.

 

첫째, 유익한 일의 중요성. 일반적으로 일을 하고 보수를 받으면 누구나 유익한 일을 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반드시 보수로 인간의 사회적 가치를 측정할 수 없다. 공공의 복리를 위해 뭔가 유익한 공헌을 하지 않으면 인생도 사회도 존속할 수 없다. 역사라는 심판이 호의적인 판정을 내리는 것은 인류의 복리를 위해 가장 훌륭한 공헌을 한 사람들이었다. 인류의 복리를 위해 공헌하지 않은 사람은 역사의 기록에서 사정없이 삭제된다. 아테네의 황금시대에 가장 부유했던 시민의 이름은 아무도 모르지만 시인이나 사상가, 예술가는 지금도 살아있다. 만약 당신이 일하지 않고 게으름을 피운다면 자연이 그 기본적인 법칙을 파괴한 사람에 대해 독자적인 벌을 내릴 것이다. 즐거움만 추구하면 지루함이라는 이름의 지옥에 빠져들게 된다. 권태감이 진행되고 여러 가지 도착 행위를 거쳐 자살이나 정신 장애, 인생의 부정이나 삶이 감동을 파괴하기에 이른다. 일이 없는 인생은 생지옥이다.

 

둘째, 사회 적응의 문제.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기 때문에 자연은 절멸에 대항하는 가장 좋은 무기로써 인간 공동체라는 것을 제공해 주었다. 따라서 사회 적응의 문제는 직업의 문제와 마찬가지로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 사회에 적응할 것인가 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적응하는 것 자체는 훌륭하고 멋진 인생과 행복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사회생활에서 협조적이지 않은 사람은 자연이나 인간에 의해 고립되거나 풍요롭고 유익한 인생을 보낼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기 때문이다. 셋째, 성 문제. 성 문제가 생기는 것은 인류를 유지시키려는 자연의 계획으로써 양성 간의 사회적, 성적 적응이 필요하고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인간을 남녀로 나눈 것은 인류의 진화를 용이하게 만들고 또 그것을 보증하기 위한 자연의 위대한 전략의 일부이다. 따라서 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인생을 부정하고 진화의 흐름에 저항하는 것이다.

 

앞에서 설명한 인생의 3가지 커다란 문제를 서로 교차하는 원으로 나타내 보자. 인간의 모든 행동을 거대한 천막 속의 연기장에 비유하고 중앙에서는 3개의 무대에서 동시에 쇼가 진행되고 있다. 각각의 무대 주변에는 여러 가지 추가적인 옆 무대 공연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이 도식을 사용하면 사람들의 직업이나 활동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 이른바 정상적이고 잘 적응하는 용감한 사람들은 중앙에 있는 3개의 무대에서 연기를 한다. 한편 신경질적인 사람들은 옆 무대에 주의를 집중한다. 옆 무대 중 일부는 3개의 무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가정생활은 사회와 성의 무대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하지만 가정을 유지하는 것이 인생에서 우선시되는 활동이 되면 그것은 옆 무대에 집중하는 격이 되어 버린다.

 

체스, 마작, 골프는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는 취미라면 바람직하지만 그것에 열중하면 옆 무대의 활동영역이 되어 버린다. 고립, 공포, 무지는 잇달아 인간의 활동 범위를 제약하고 사람을 인생의 옆 무대로 쫓아버린다. 이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옆 무대에서 쓸데없는 문제들에 바쁘게 전념한다. 싸움의 무대가 적기 때문에 적과 만날 위험도 없고, 적도 대단하지 않다. 이것이 옆 무대의 비밀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중앙 무대가 옆 무대보다 더 안전할 뿐 아니라 이곳에서는 옆 무대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큰 자부심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옆 무대 출연자는 대부분 사회의 낙오자가 되거나 정신적 파탄을 일으켜 초라한 실패자가 된다. 그들에게 벌을 내리는 것은 인간이 아니라 자연이다.

 

행복한 성숙 <여러 가지 요령과 테크닉>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방법은 친구를 만드는 것이다. 불행히도 친구를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지인을 만드는 훈련이 가장 부족하다. 쉽사리 다른 사람들과 교제를 하더라도 우정을 유지하는 예술은 몸에 익히고 있지 않다. 새로운 지인을 만들고 싶을 때 해야 할 일은 그 사람의 행동을 보고 그 목표를 추측하고는 그가 선택한 길을 걸어가도록 용기를 북돋아주는 말을 하는 것이다. 그의 목적을 이해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가 성공하리라 믿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 요령에 정통한 사람에게는 어떤 사람의 잘못된 패턴을 좋은 패턴으로 바꾸게 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이것은 심리 요법의 본질이다.

 

어느 마을의 자랑거리였던 당나귀가 갑자기 사라졌다. 마을 장로들은 비밀회의를 소집하고 며칠 동안 당나귀를 찾을 방안을 논의했다. 그런데 마을의 바보가 잃어버린 당나귀를 찾았다. 장로들이 어떻게 찾았느냐고 묻자 바보가 답했다. 당나귀 우리로 가서 당나귀와 똑같이 벽을 향해 서 보았습니다. 그리고 당나귀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우리를 빠져나가 어디로 갈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는 요령을 잘 보여준다. 친구를 만들고 그 친구와 교제하고 싶다면 친구가 되고 싶은 사람을 주의 깊게 관찰하여 뭔가 좋은 점을 발견하고 칭찬해라. 아무리 성공한 사람이라도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칭찬을 받고 싶어 한다. 세속적으로 아무 성공을 거두지 못한 보통 사람이라면 칭찬이 더 없는 격려가 된다. 서로 상대의 좋은 점을 찾는 일을 계속하면 상호 칭찬이라는 따스한 태양 아래 우정이 성장해 갈 것이다. 특별한 재능이 없더라도 많은 친구들에게 둘러싸인 채 행복한 인생을 보내는 사람이 많다. 그것은 그 사람의 주위 사람들이 자식이나 애견을 자랑하는 것을 몇 번이고 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친구를 만드는 요령 중 하나는 이야기의 실마리를 찾는 것이다. 날씨나 야구, 정치가 가벼운 화젯거리가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칸트의 철학이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화제로 삼는 것은 작위적인 자기 방어 기제에 지나지 않는다. 친구를 만들려면 가벼운 화젯거리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 이것은 인간 생활의 윤활유 같은 것으로 예의범절이나 청결함, 말쑥한 옷차림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이다. 두 번째 요령은 접촉한 사람에게 자신이 가치 있는 존재가 되도록 끈질기게 계속 노력하는 것이다. 인생에서 자신의 이익만을 필사적으로 추구하는 보통의 이기적인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는 사람들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주 좋은 방법이다. 노인이나, 장애자, 아이, 파티에서 파트너가 없어 춤을 추지 못하는 사람 등에게 상냥하고 싹싹하게 대하는 것은 언제나 가치 있는 일이다.

 

일단 교제 범위를 넓힌 다음에는 그 우정을 생기 넘치고 오래 지속되도록 만들기 위해 끈질긴 노력을 해야 한다. 신경증에 걸리거나 고독한 사람들은 대부분 이 단계에서 실패한다. 그런데 사회적으로 효과를 높이는 테크닉은 아주 간단하다. 하루 몇 분이라도 시간을 내어 옛 친구에게 전화를 하고 그들의 행동에 관심을 기울이고 흥미를 갖고 있음을 보여주면 된다. 그렇게 함으로써 내버려 두면 끊어져 버릴 우정을 강화시킬 수 있다. 카드 한 장을 보내거나 전화 한 통을 하더라도 기념일이나 생일을 기억함으로써 친구나 친척에 대한 관심을 되살리는 것은 현명한 행위다. 인간관계라는 것은 박애, 동정, 성실, 원조라는 구조적인 틀을 중심으로 만들어지지만, 우정이라는 집에 독특한 외관을 부여하는 하나하나의 벽돌은 사소한 배려나 마음 씀씀이를 보여 줌으로써 단단해져 간다.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W. 베란 울프 지음, 역자 박광순님, 매일경제신문사 펴냄>

 

저자 W. 베란 울프

1932년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활동하다 35세의 젊은 나이에 사망한 비운의 천재이다. 근대 정신의학을 창조한 알프레드 아들러 박사와 함께 개인 심리학을 연구하여 아들러 심리학을 정립하였다. 다양한 재능과 취미를 지녔는데 특히 음악과 미술 분야에 조예가 깊었으며 스키와 드라이브를 즐겼다. 미국에서 임상심리학자와 정신의학자로 왕성하게 활동하였으며, 아들러 박사의 『인간 이해』를 영어로 번역하는 등 여성과 인생 문제에 관한 여러 저서를 펴냈다. 대공황기에 저술된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는 많은 국가에서 번역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수십 년이 지난 지금에도 현대인들에게 행복의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황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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