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기대와 요구에 대처하는 법
어느 날 아침 “김 부장님이 오후 2시에 회의실에서 보자고 하십니다.”라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가정해 보자. 김 부장이 상사라면 당신은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 우리가 가르치는 수업에서 이를 실험해 보았다. 그 결과 대부분의 학생이 ‘아, 내가 뭔가를 잘못했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다음에 생각해 볼 것은 김 부장과 만나기로 약속된 시간이 세 시간 남았는데, 그동안 무엇을 할 것인가이다.
최근에 실수한 일이 있었는지 이것저것 떠올리면서 일에 집중하지 못하겠는가? 아니면 이 일로 마음이 심란하여 직장 동료에게 오늘 김 부장의 기분이 어떤지, 무슨 일로 부르는지 아냐고 물어보겠는가? 위에 언급된 것 중 어떤 것(혹은 전부)을 한다 하더라도, 비단 당신만 그러는 것은 아니다. 물론 비판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적극성의 한 면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위의 예에서 기억할 것은 비판받기가 두려워서 걱정한다는 사실이다. 정작 김 부장이 무슨 말을 할지는 아직 들어 보지도 못했는데 말이다.
왜 이렇게 반응하는가?: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면 비판을 받았던 적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특히 어린 시절에는 매일 야단을 맞곤 한다. 학교에서도 선생님에게 “이건 별로인데….” 혹은 “(좀 더 열심히 했으면) 이보다는 잘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이렇게 비판받은 적이 있을 때 학생들은 종종 어른들 앞에서 적극적으로 말하고 행동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하소연한다. 자신을 방어하려고 하면 이내 “어디 어른 앞에서 말대꾸니?”라는 말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런 일뿐만 아니라 친구들 사이에서 괴롭힘을 당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어린 시절에 괴롭힘을 당한 사람은 커서도 비판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어렵잖게 볼 수 있다.
직장에서의 괴롭힘: 직장 혹은 가정에서 일어나는 괴롭힘은 학교에서의 괴롭힘과 매우 유사하다. 그 결과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은 침묵하게 되고, 자신이 직장 생활에 부적합하며 무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심지어는 자살 충동에 빠지기도 한다. 그리고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은 대개 자신이 당한 일을 고발하지 못한다. 오히려 자신이 무능해서 괴롭힘을 당하는 것이니 지금보다 일을 더 열심히 하거나, 괴롭힘을 당할 만한 행동을 바꿔서 남을 기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괴롭힘과 비판의 차이점: 건설적인 비판은 당신이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괴롭히는 사람의 목적은 항상 남에게 상처를 주고 수치스럽게 만드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해서, 그 잘못을 고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대방의 잘못을 부각시켜서 자신이 더 뛰어나다는 것을 보이고자 한다. 그래서 과거에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는 사람은 비판에 대해 대부분 신경질적으로 반응한다. 그때 받았던 상처와 수치심을 절대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판받을 것 같은 상황이 되면, 즉시 화를 내고 적대적으로 반응하거나 미리 상처받아 눈물을 흘린다.
김 부장의 사례: “김 부장님이 오후 2시에 회의실에서 보자고 하십니다.” 그래서 당신은 세 시간을 어찌어찌 보낸 다음 회의실에 갔다. 김 부장은 당신에게 자리에 앉으라고 한다. 당신은 최대한 편한 자세를 취하면서 김 부장에게 미소를 짓는다. 그러다 김 부장의 컴퓨터 화면에 당신의 보고서가 떠 있는 것을 목격한다.
“우리가 함께한 지 얼마나 됐지?”
“한 3년쯤 된 것 같습니다.”
“내가 자네에게 업무와 시간 엄수에 대해 몇 번이나 말했지?”
“한두 번 정도 됩니다.”
“내 생각에는 그보다 더 많았던 것 같은데…. 자네의 업무 처리 솜씨가 썩 좋지만은 않아. 종종 늦게 출근하고, 일할 때도 부주의하고 말이지. 자네 생각은 어떤가?”
자, 이제 당신은 어떻게 반응하겠는가?
비판에 대처하기 / 비판에 대처하는 법: 우리가 왜 비판에 민감한지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판을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인간에게는 근심과 방어 본능이 있어서 비판받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 과도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즉 이는 어린 시절에 느꼈던 것처럼 비판을 거부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효과적으로 비판에 대처하는 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마음을 편안하게 하라. 비판받은 일을 모든 사람들에게 말하고 다니지 말고, 비판에 대처하기 전까지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데, 가능하다면 산책을 하고 상쾌한 공기를 마셔라.
둘째, 최근에 칭찬받았던 일들을 떠올려라. (칭찬하는 내용이 담긴 이메일이나 쪽지가 있다면, 아무리 사소해 보여도 따로 보관해 두는 것이 좋다. 나중에 유용하게 쓰일지도 모른다. 나중에 쓰이지 않더라도 자신감을 갖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셋째, 주도권을 잡아라. 회의실로 자신 있게 들어가서 김 부장의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나눌 기회와 시간을 내주셔서 고맙다고 인사하라.
넷째, 비판이 너무 일반적이라면 좀 더 많은 정보를 물어보라. 다섯째, 정직하게 반응하라. “말씀하신 것에 조금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일에 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처럼 말하면 된다. 여섯째, 필요하다면 그것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하라. “괜찮으시다면 이 문제를 나중에 다시 의논해도 되겠습니까?”처럼 말하면 된다. (정말로 그 문제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고 그 사람을 피하면서 그 문제에 대해 잊어 주기를 바랄 거라면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해서는 안 된다.)
비판이 정당한지 판단하기: 적극적인 자세를 배운다는 것은 당신이 비판에 주로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시험하는 것과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에 방어적으로 반응한다. 하지만 이를 인식하기만 하면 이러한 방어적 자세를 멈출 수 있다. 만약 계속해서 비판에 방어적으로 반응하기만 한다면 끊임없이 좌절할 것이고, 비판을 한 사람과의 관계가 매우 어렵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므로 마음을 편하게 갖고 상대방이 정말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귀를 기울여라. 그리고 상대방이 한 비판을 다른 말로 풀어서 생각해 보라. 그러면 비판 때문에 오해가 생기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일단 이를 실행에 옮기고 즉각 자신을 방어하려는 자세를 멈췄다면, 이제 비판이 정당한지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정당한지 잘 모르겠다면 전에도 누군가가 그 문제를 언급한 적이 있었는지 곰곰이 따져 보자. 또한 비판하는 사람의 자격에 대해서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그 사람이 과연 이 상황을 이해하고 그런 말을 했을까?’라고 생각해 본다.
그 결과 ‘비판이 정당한 경우’라는 판단이 들면 다음과 같이 하라. 첫째, 확고한 믿음을 갖고 그 말을 받아들여라. 예로 “네, 최근에 늦었습니다.”와 같이 반응하는 것은 부정적인 적극성이다. 이것은 자신의 부정적인 면에 대한 비판에 깊이 공감하면서 실수와 잘못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비판한 사람이 안심하게 된다. 둘째, “저는 시간을 지키려고 노력할 것입니다.”처럼 비판에 대해 어떻게 할지 결정하라.
셋째, 비판에 동의하되 어떻게 변화시켜야 할지 모르겠다면 도움을 구하라. “그 말씀이 맞습니다. 어떻게 해야 저 자신을 바꿀 수 있을지 도움의 말씀을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처럼 말하면 된다. 넷째, “이 문제로 저와 상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와 같이 건설적인 비판을 해 준 상대방에게 고마워하라. 다섯째, 비판하던 사람이 침착하게 당신의 말을 들었다면, 이제 자신을 변호하는 말을 간략히 할 차례다. “때로 저는 보고서를 쓸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와 같이 말하면 된다. 단 이때 푸념하지 말고 희생자인 것처럼 행동하지도 말라. 그 대신 자신감을 갖고 생각하는 바를 말하라. (자신을 항변할 때는 “이런 말씀을 드려도 될지 잘 모르겠지만….”과 같은 말을 쓰면 좋다. 단 이런 말은 당신이 잘 알고 믿는 사람에게만 하라.)
만약 ‘비판이 정당하지 않은 경우’라는 판단이 들면 다음과 같이 하라. 첫째, 상대방의 비판에 대해 강하고 자신감 있게 거부하라. 예로 “아니요. 그것은 절대 사실이 아닙니다.”와 같이 말하면 된다. 둘째, 상대방보다는 ‘나’를 주체로 해서 답하라. “김 부장님 생각은 틀렸습니다.” 보다 “제가 보기에는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하는 편이 낫다. 셋째, 비판에 위협을 느꼈을 때는 “다시 한 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또는 “이해가 안 됩니다.”라고 하면, 상대방이 처음부터 다시 좀 더 침착하게 말하기 때문에 유용하다.
넷째, 비판이 부분적으로는 사실이라면, 그 비판에 동의하되 그것을 다시 평가하라. “제가 때로 회의에 늦긴 했지만, 근무 시간에 늦은 적은 없습니다.” 등과 같이 말하면 된다. 다섯째, 비판을 하는 사람이 크고 빠르게 말한다면 당신은 목소리를 낮추고 천천히 말하는 것이 좋다. 여기서도 신체 언어와 목소리 톤이 매우 중요하다. 여섯째, 때로는 자신이 받은 비판에 굉장히 당혹스러울 수도 있다. 그럴 때는 그 말을 다른 말로 풀어서 재해석하고, 비판한 사람이 그 말에 해당하지는 않는지 따져 보라.
<“적극성에 스펙을 걸어라”에서 극히 일부 요약발췌, 수 해드필드, 질 해슨 지음, 북허브>
▣ 저자
수 해드필드 - 영국의 종합학교에서 20년간 영어를 가르쳤고, 학생과 학부형, 교직원을 위해 적극성에 관한 강좌와 워크숍을 열었다. 지난 10년 동안은 지역 공동체와 서섹스대학에서 성인을 대상으로 적극성, 창의적 글쓰기, 학습 기술, 경력과 자아 개발에 대해 가르쳤다. 행복한 삶을 사는 데 적극성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그녀는 학부형들에게 어떻게 하면 자녀가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학교생활을 즐길 수 있는지를 가르친다.
질 해슨 - 영국 브라이튼의 자아 개발 과정에서 성인을 위해 교육을 하면서, 서섹스대학에서 부교수로서 경력과 자아 개발 및 학습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유치원과 청년을 위한 교사, 사회복지사와 부모에게 유아와 청소년 발달에 관해 가르치며,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서 자아 개발과 인간관계에 대한 글을 기고하고 있다.
'독서 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쟁의 역사와 자유! (0) | 2012.08.14 |
---|---|
가족 관계에서의 적극성 (0) | 2012.08.14 |
1945년 8월 15일! (0) | 2012.08.09 |
친구를 만드는 요령! (0) | 2012.07.31 |
행복을 손에 넣으려면 (0) | 2012.07.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