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아파트 상가 옆에 살고 있는 나는 지난 2년간 코로나로 힘들었던 상황을 많이 목격했다. 이곳 골목길에는 치킨 집, 닭 꼬지 집, 커피 점, 반찬가게 등 주로 음식점들이 많은 편이다.
코로나 이전에도 가게들은 가끔 주인이 바뀌어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유독 코로나가 덮치고 부터는 인테리어 공사도 멎고 폐업과 점포임대 안내문이 나붙어면서 빈 점포들이 많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어느 날 이발을 하고 평소 정겹게 느껴지던 가게를 지나오는데 모든 게 허전한 걸 느꼈다. 그 곳은 내가 이사를 온 뒤로 7년 동안 줄곧 치킨 집을 해오던 곳이다. 하굣길 학생들을 상대로 종이컵에 치킨을 담아 음료수와 같이 팔기도 한 가게다.
학생들에게 적은 부담으로 치킨 맛을 보게 하는 등 나름의 경영전략을 잘 세워가며 잘도 버티었는데 도저히 더 이상은 힘들었던 모양이다.
당시 그 분은 손님이 없을 때면 짬짬이 가로수 옆 좁은 공터에 머무는 모습들이 보였었다. 예쁜 꽃을 가꾸면서 휴식과 더불어 잡념을 떨칠 나름 몰입의 장소였던 것이다.
지금 가게 주인은 떠나고 주변은 다소 을씨년스럽지만 좁은 공터에는 자연 발아한 꽃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아름답게 피어 있다.
나는 주로 농원을 들락거리면서 본가가 있는 이곳에 올 때면 색다른 도시공간을 훑어보는 버릇이 있다. 아마 나의 몸속에는 자연의 친숙함이 배어 있는 모양이다. 그 곳을 스칠 때면 꽃을 가꾸는 정성과 꿈도 함께 키웠을 그분이 떠오른다. 가게의 꿈과 희망을 접고 어느 곳에서 복잡한 마음을 달래고 있을지 마음이 많이 쓰인다.
아직도 가게에는 ‘특별임대’란 달라진 안내문만 보일 뿐이다. 코로나가 빨리 끝나서 다시 그 분이 잘 추스르고 이곳에서 재기했으면 좋겠다. 그때는 제일 먼저 달려가서 반가운 인사와 함께 치킨 맛을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워이! 워이! 무서운 코로나야!!!
눈에 띄지 않고 조용히
날아들어 숨을 틀어막는구나.
워이! 워이! 음흉한 코로나야!
밤낮없이 인간이 사는 곳이면
왜 찰싹 달려 붙으려 하는가.
워이! 워이! 끈질긴 코로나야!
선악, 노약 구분 없이 누구에게나
너를 둘러싼 루머도 많다네.
워이! 워이! 사악한 코로나야!
인간의 외면과 기나긴 여정에 지쳐
너의 운명도 곧 끝이라네.
*워이! 워이! 잘 가라 코로나야!
*'워이! 워이! (사악한,잘 가라)코로나야!' : 힘들게 다 지어 놓은 황금 들판에 무리지어 내려 앉은 참새떼를 보며 농민은 낙담과 절규를 한다. 이에 원망과 물리침의 의미가 담긴 의성어 형태인 부사적 구호(워이! 워이!)를 썼다. 이는 바이마르 공화국 시절 (1920년대) 하네스 퀴퍼가 시의 소재로, 자전거 대회 연속 우승자인 맥너라마라를 향해 외친 응원과 환호의 구호인 '헤이! 헤이! 강철인간!'에서 착안하였음을 밝혀 둔다. 조금만 더 힘내시고 버텨봅시다~!!!<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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