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해도 절망, 안 해도 절망!
나는 그녀 없이는 살아가지 못할 것이다.
∙∙∙∙∙∙ 그러나 나는 ∙∙∙∙∙
그녀와 함께 살 자신도 없다.
- 카프카의 <일기>에서
결혼 하지 않은 이유
그러면 왜 나는 결혼을 하지 않았을까요?
결혼을 결심한 순간부터 잠이 안 오고,
온 종일 밤이고 낮이고 머리가 지끈지끈 ∙∙∙∙∙∙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니고
절망의 밑바닥을 헤매는 상태로 떨어지고 맙니다.
원인은 불안, 허약, 자기 경시 등에 의한 막연한 스트레스입니다.
아버지, 저는 확실한 정신적 결혼 불가능자입니다.
- 카프카의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에서
눈앞의 현실은 모두 환영
모든 것이 환영이다.
가족도, 회사도, 친구도, 길도.
멀리 있거나 가까이 있거나 모두 환영이다.
여자도 그렇다.
모든 것이 네 머릿속에 있는 것일 뿐.
창도 문도 없는 독방 벽에
내가 머리를 틀어박고 있는 것만이 진실이다.
- 카프카의 <일기>에서
생계 때문에 멀어져 가는 꿈
직장생활이라는 것이 내게는 너무 버겁다.
왜냐하면, 오직 내가 하고 싶은 일,
유일한 나의 사명이라고 생각하는
문학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나는 문학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고,
무엇이 되고 싶지도 않고,
될 능력도 없다.
그러므로 나는 직장 업무에 집중할 수도 없을 것이고
그것은 나를 완전히 혼란에 빠뜨려 버릴 것이다.
- 카프카의 <일기>에서
가진 것이라고는 약점뿐
인생에 필요한 능력을
아무것도 갖추지 못한 나,
가지고 있는 것이라곤 인간적인 약점뿐.
- 카프카의 <8절노트>에서
자식을 지배하려는 부모
마치 아이들 둘이 장난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 아이가 다른 아이의 손을 꽉 쥐고
‘자, 가! 왜 안 가는 거야?’ 하고 놀리는 것과 똑같다는 것이지요.
물론 나와 아버지의 경우에 있어
‘어서 가거라’하는 아버지의 명령은 장난이 아니라
진심이라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그전부터 아무런 자각 없이
나를 붙들어 앉히고 찍어 누르고 계십니다.
아버지라는 무거운 존재감으로.
- 카프카의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에서>
실패의 달인 카프카
여기에 예외적인 한 인물이 있다. 어느 날 아침 눈을 떠보니 벌레로 변해버린 남자를 그린 <변신>이란 작품으로 유명한 작가이다. 카프카는 한 번도 성공이라는 것을 해보지 못했다. 그는 생전에 작가로서 인정도 받지 못한 채 그저 평범한 월급쟁이로 생을 마쳤다.
그토록 결혼하기를 원했지만 죽을 때까지 독신으로 살았다. 체질이 허약했고 특히 위가 나빴으며, 불면증까지 가지고 있었다. 가족과도 사이가 나빴고, 특히 아버지 때문에 성격이 삐뚤어진 거라며 평생 원망하며 살았다.
죽을 때까지 끝내 만족스러운 작품을 쓰지 못했고, 그동안 썼던 모든 작품을 소각해달라는 유언을 남기기도 했다. 또한, 그가 남긴 일기나 편지는 일상의 한탄으로 가득하다. 그의 관심이 집 밖으로 향한 적은 거의 없었다. 그의 관심은 오직 자기 자신에 관한 것뿐이었다.
카프카의 절친한 친구였던 막스 브로트는 카프카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썼다.
“자네는 자네의 불행 중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야.”
* 산다는 것이 힘들게 느껴질 때, 마음이 한없이 가라앉을 때, 도저히 긍정적인 기분이 들지 않을 때, 죽고 싶은 생각이 들 때, 부디 이 책을 펼쳐보게 되길 바란다. 카프카의 부정적인 말들은 뜻밖에 당신에게 힘을 줄 수 있기에, 그의 절망의 기저상태를 보고 용기를 가지기 바란다~!!
<‘절망은 나의 힘, 카프카의 위험한 고백 86’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프란츠 카프카지음, 가시라기 히로키엮음, 박승애님 옮김, 한스미디어 출판>
* 카프카 : 1883.7 체코 프라하에서 부유한 유대인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대학에서 법률을 공부했으며, 노동자상해보험협회에서 근무하면서 소설을 썼다. 1924년에 41세의 나이로 결핵으로 사망했다. <실종자>, <소송>, <성>외에 많은 단편과 에세이, 일기, 편지 등을 남겼다. 현재 “20세기 최고의 소설가‘라는 평가를 받는 위대한 작가 중 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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