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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짧음에 대하여

여러분은 영원히 살 수 있는 것처럼 살고 있다. 이미 얼마만큼의 시간이 지나갔는가를 여러분은 주의하지 않는다. 넘쳐 나오는 더운 물을 쓰듯이 여러분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다음과 같은 말을 하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나는 50세부터 한가한 생활로 물러난다. 60세가 되면 공무에서 해방될 것이다. ‘그럼 묻겠는데 그대는 장수한다는 보증이라도 받았단 말인가'. 유익한 계획을 50세, 60세가 되도록 미루어 놓고, 매우 적은 사람밖에 살아보지 못한 나이에 비로소 삶에 착수하려고 하는 것은, 얼마나 인간의 가능성을 저버린 어리석은 짓인가.(참고로, 세네카는 기원전 4년에 태어난 것을 감안해야 한다!) 가장 큰 권력을 가지고 높은 자리에 오를 사람들의 입에서, 휴가를 원하고 한가로운 삶을 바라며..

독서 자료 2021.02.08

바닷가에서, 결혼 39주년!

바닷가에서 한적한 바닷가 백사장에 파도가 쉼 없이 들락날락 목마른 모래톱 생물에게 공기 한 모금 물 한 모금 윤기를 머금은 그 곳에 태양이 살며시 내려앉아 은빛 축제를 여는구나! 결혼 39주년을 맞으며! 부부라는 이름이 가슴에 똬리를 틀고 수많은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 긴 세월 울고 웃다가 마침내 지상의 허물을 벗고 아름다운 별로 태어났다네. 그대 별 나의 별 마음도 쓰다듬고 보듬으면 별이 되어 빛난다는 걸 한 참 후에 알았지 넓은 은하계서 짝을 찾아 아름답게 나타난 행성들이 가까이서 수줍게 머문다. 별 셋 별 여섯 초롱초롱 생글생글 웃음 짓는 갓 태어난 새벽녘 샛별들이 개똥벌레 되어 날라 다닌다. 별 일곱 별 아홉 삶의 긴 여정에 쇠잔해진 오랜 별들은 머잖아 은하계로 소풍을 떠날 것이다 언제일지는 모르..

중산담론 2021.02.01

문을 밀까, 두드릴까

문을 밀까, 두드릴까 잘 알려져 있다시피, ‘퇴고(推敲’)라는 말은 당대의 시인 가도(賈島)의 고사에서 유래하였다. 가까운 데 이웃이 적어 한가로운데 閑居隣竝少 풀숲의 길은 황량한 들판으로 들어가네. 草徑入荒園 새들은 연못가 나무 위에 잠들고 鳥宿池邊樹 스님이 달빛 아래 문을 두드리네. 僧鼓月下門 이 시의 마지막 행 두 번째 글자인 ‘고 鼓’는 ‘두드리다“는 뜻이다. 시인은 애초에 이 글자가 들어 간 자리에 ”민다“는 뜻의 ’퇴推‘를 썼다고 한다. 어느 날 노새를 타고가면서도 ’퇴‘로 할지 ’고‘로 할지 골똘하게 생각에 빠져 있었다. 그러다가 그만 길을 지나던 고관의 행차와 부딪치고 말았다. 고관 앞에 끌려간 가도는 글자 한 자를 결정하지 못해 실수를 범했노라고 아뢰었다. 그 고관은 당시의 최고 문장가 ..

독서 자료 2021.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