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쟁
1993년 여름, 미국 외교 정책 전략 잡지라 할 《포린 어페어스》에 한 편의 기사가 실렸다. 그 기사는 그 동안 그 잡지에 실렸던 수많은 글들 중 가장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정치학자 헌팅턴이 쓴 이 기사는 그 사이 유행어가 되어버린 ‘문명의 충돌’, 즉 다른 곳보다도 이슬람 세계와 서구 세계의 경계선에서 엄청난 갈등을 불러오게 될 새로운 세계 질서를 다루었다. 당시 수많은 사람들은 헌팅턴의 예언을 ‘21세기 미국 외교 정책의 청사진’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어쨌든 그 이후의 사태들은 - 이라크 전쟁에 이르기까지 - 마치 헌팅턴이 만들어놓은 모델 같아 보인다.
우리는 살아생전 문화권간의 테러 전쟁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9/11은 이런 측면에서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서막이다. 이는 또한 내일의 노인들이 쪽수를 빌미로 젊은층을 정치적으로 지배하게 되리라는 상상이 상당히 비현실적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리는 젊은층의 보호를 받게 될 것이다. 젊은층은 숫자는 적지만 강하다. 정치가, 은행원, 기자, 의사, 간호사도 젊은이들일 것이며, 우리가 투표권을 빌미로 그들을 약탈하려 들 경우 당장 우리에게 저항하려 들 것이다. 위협받고 있는 사회에게 인생 경험과 삶의 지혜에서 나온 자의식을 선사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15년 후 이 나라에 살게 될 사람들의 가장 막중한 의무다. 늙는다는 것은 약해지거나 지치는 것이 아니다. 노인들을 허약하게 만들지 않는 것이, 위협받고 있는 우리 공동체의 생존 규칙이 될 것이다.<“고령 사회 2018”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프랑크 쉬르마허 지음, 나무생각, 역자 장혜경님, 나무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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