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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4.0의 세계

[중산] 2011. 11. 11. 13:30

 

자본주의 4.0의 세계

 

사람들은 미국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문에 경제 모델만이 아니라 군사적 헤게모니와 지정학적 영향력의 측면에서도 더 이상 글로벌 주도권을 행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자본주의 4.0 시대에 등장하는 새로운 자본주의 모델은 민주적인 서구 시스템에 기초할 것인가, 아니면 중국이 선호하는 국가 주도의 권위주의적 자본주의에 기초할 것인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서구식 자본주의가 실패한 것처럼 보이면서 개도국들이 보기에는 서구 시스템은 믿음을 잃었다. 거꾸로 금융위기 이후 중국 모델이 널리 호응을 얻으면서 민주적 자본주의를 위협하고 있다.

 

 

이런 위협을 극복하거나 대응하는 데에는 여러 방법이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상황 자체를 완전히 부정해 버리는 것이다. 다른 형태의 부정은 자본주의의 중국식 모델과 서구식 모델이 실제로는 크게 다르지 않은 척하는 것이다. 어쨌든 사람들은 돈을 벌려고 일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식 가치나 서구식 가치, 혹은 이들의 정치, 경제적 접근방식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중국에 투자를 많이 한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이 두 모델이 서로 존중하면서 평화롭게 공존하며 함께 번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 정부와 서구 정부들의 공식 입장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중국식 모델과 서구식 모델이 융합될 수 있다는 바람은 환상일 것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자본주의 시스템의 핵심인 경쟁의 자유와 권위주의적 정치 시스템에서 요구하는 엄격한 복종 사이에는 본질적인 모순이 존재한다. 중국의 생활수준이 서구에 근접하기 시작하면 권위주의 정치와 자유경제 사이의 갈등은 더 심해질 것이다. 둘째, 미국의 경제정책이 해외부채와 무역적자를 줄이는 쪽으로 바뀌면서 중국이 미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앞으로 큰 문제가 될 것이다. 중국이 이러한 상황을 인식하고 내수 성장으로 경제성장의 초점을 옮기고 있지만 중국의 권위주의 정치는 생산보다 소비를 강조하는 사회에 적응하기 어렵다.

 

 

셋째, 모방에 기초를 둔 저가노동경제에서 혁신에 기반을 둔 풍요로운 경제로 옮겨가려면 중국은 소위 자본주의의 소프트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이것은 지적재산권의 보장, 국민의 대표자로 구성된 정부, 사법부의 독립,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이다. 이런 자유주의 정신을 장려하면 궁극적으로 공산당의 통제와 권위주의 정권이 위협을 받게 될 것이다. 넷째, 중국은 너무 가난하고 기술적으로 뒤처져 있으며 문화적으로 너무 단일하기 때문에 다른 개도국들이 신뢰할만한 모델이 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엄격한 권위주의적 통제와 정치적 안정이 결합된 중국의 정치상황은 독특하고 강력한 중앙집권적 통치와 윤리적 동질성, 오랜 역사의 유교 문화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이런 여건이 성공적으로 조성될 가능성은 낮다. 다른 개도국들이 중국의 사례에 자극을 받을지는 몰라도 중국의 길을 따를 수는 없을 것이다. <“자본주의 4.0”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아나톨 칼레츠키 지음, 역자 위선주님, 컬처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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