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에 유리한 이완된 민첩 상태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교육학자인 제프리 케인Geoffrey caine은 “인간의 뇌는 긴장되거나 불안한 상태보다 신체적,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 있을 때 학습에 훨씬 집중하기 유리하다.”고 말한다. 그는 이를 이완된 민첩 상태relaxed alertness라고 부른다. 이는 뇌가 느긋하게 안정감을 느끼면서 맑게 깨어 집중할 수 있는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다. 케인의 연구를 바탕으로 미국의 많은 학교들은 학생들을 이완된 민첩 상태로 이끌어 수업을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완된 민첩 상태를 만드는 방법은, 언제든 수시로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 환경을 이용한다고 말하는 편이 더 정확한 표현인지도 모르겠다. 습관을 통해서 말이다.
뇌는 습관에 무기력하다. 지금까지 겪어온 과거의 경험들을 떠올려보자. 처음 직장에 들어가면 책상 앞에 하루 종일 앉아 있거나 매장에 하루 종일 서 있기가 무척 힘들었다. 뭔가 창의적으로 생각을 짜내어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한다는 것은 입사 초기에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그런데 한 달 두 달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일들에 익숙해지고, 1년, 2년이 지나면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3년, 4년이 지날 즈음에는 누군가에게 더 효율적으로 일하는 법을 가르치면서 자신의 일도 더 빨리 더 많이, 그것도 잘할 수 있게 된다. 모두 습관이 차곡차곡 쌓이며 만들어진, 관행적 능력이 길러진 것이다.
생각의 메커니즘도 완전히 동일하다. ‘부자가 되려면 부자처럼 행동하라’라든지, ‘꿈을 이룬 자신을 구체적으로 이미지화하라’고 한들, 처음에는 실체 없는 공염불처럼 느껴진다. 게다가 뇌를 이완된 민첩 상태로 만들라니 생각만 해도 골치가 아프다. 하지만 뇌는 그런 기능적 힘을 갖고 있다.
습관이 굳어지면 뇌는 그것을 더 이상 과업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저 반복해야 하는 하나의 일상으로 간주할 뿐이다. 좋은 습관이 일상이 되면 뇌는 다음 자극을 기다린다. 또 다른 긍정적인 습관을 주입해달라고 보채는 것처럼 말이다.
성공적인 인생을 사는 사람일수록 이런 습관을 여러 개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실천한다. 당장 주변을 둘러보아도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승진한 사람, 잘나가는 상사, 일이 재미있어 죽겠다는 동료, 그리고 매년 사업을 번창시키는 CEO. 그들의 습관이 뭔지 차분히 살펴보라. 그들은 사람들이 귀찮아하고 힘들어하는 그 많은 일을 하고도 아침에 헬스장에 가서 땀을 흘리고 저녁에는 외국어 강의를 듣고 있다. 사람들이 전철 안에서 핸드폰으로 인터넷 연예기사를 뒤적이는 동안, 그들은 책에 얼굴을 묻고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다. 어떻게 초인처럼 그렇게 사냐고 묻고 싶다. 하지만, 그들에게 그것은 하나의 일상일 따름이다. 뇌가 신체적,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이완된 민첩 상태에서 습관을 실행하는 일상 말이다. 그들에게 그런 일상은 대개의 사람들이 저녁식사를 마친 후 소파에 가로누워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것만큼이나 가볍고 손쉬운 일과들이다.
“생각에서 기적이 시작됩니다.”
비즈니스맨들에게 많은 인기가 있는 교세라 그룹의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일화를 보자. 젊은 시절, 이나모리는 당시 ‘경영의 신’이라 불리던 마쓰시타 고노스케(마쓰시타 그룹의 창립자)의 강연회에 참석했다. 중소기업 경영자를 대상으로 한 강연회 내용은 ‘댐식 경영’이었다. 댐식 경영은 호경기에 들어오는 돈을 무조건 써버리지 말고 불황이 닥칠 때를 대비해 강에 댐을 세워 물을 담아두듯이 자금을 비축하는 경영을 말한다. 이론상으로는 백번 맞는 말이다. 그런데 질의응답 시간에 한 사람이 이런 질문을 했다. “여유 있는 경영을 해야 한다는 말씀은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게 안 되니까 힘든 겁니다. 어떻게 하면 여유 있는 경영을 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좀더 구체적으로 가르쳐주십시오.”
실제로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질문에 마쓰시타는 당황한 얼굴로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는 이렇게 말했다. “우선 그렇게 생각을 해야겠지요.” 그 말을 들은 청중 대부분이 실소를 터뜨렸다. 당연히 ‘그게 무슨 대답이냐’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나모리는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 듯한 충력을 받았다고 한다. “우선 그렇게 생각을 해야겠지요.”
마쓰시타의 이 한마디를 이나모리는 이렇게 해석했다. “당신은 여유가 있는 경영을 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여유가 생기는 방법은 천차만별로, 당신의 회사에는 그 회사만의 방식이 있을 테니 내가 그 방법을 가르쳐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선 여유가 있는 경영을 반드시 하겠다고 당신 자신이 진심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생각에서 모든 것이 시작됩니다.”
어쩌면 이나모리는 마쓰시타의 마음을 읽었는지도 모른다. 이나모리가 그후 이룩한 비즈니스 업적을 보면 마음을 읽어도 제대로 읽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생각에서 모든 것이 시작됩니다.” 이 문장을 조금 바꾸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생각에서 기적이 시작됩니다.”
그날 이후로 이나모리는 여유 경영, 댐식 경영이라는 생각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모두가 알다시피 오늘날의 초일류 글로벌 기업인 교세라를 만들어냈다. 말 이상의 것을 생각할 줄 안다는 것은 말에 담긴 핵심을 찾아내어 그것을 자신의 메타 의식에 각인시키는 작업일 것이다. 그것은 상대방의 말의 배경에서 자신의 고민을 해결하는 감각적 힌트를 발견하는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 이상의 것을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경영의 신이 경영의 비결을 입에 떠넣어 줄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그것은 기대 이상의 것을 배울 수 없다고 마음대로 판단해서 성장할 기회를 놓쳐버리는 안타까운 ‘착각’이다. 이나모리는 마쓰시타의 한마디에서 경영의 근본적인 답을 찾아낸 듯하다. 그리고 그것을 가장 감각적으로 실천했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이 생각의 힘이다. 이나모리는 “생각의 힘은 현실에 지나치게 매몰되지 않아야 커진다.”고 충고한다. 현실을 도피하라는 말이 아니다. 눈앞의 현실에 쏠려 먼 곳을 보지 못하는 단순함을 경계하자는 것이다. 기적은 생각의 힘을 믿는 데서 시작된다.<“생각만 하는 사람 생각을 실현하는 사람”,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이노우에 히로유키 지음, 역자 오시연님, 북스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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