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버리고 겸허한 태도로 마음을 연다
묵자는 자만하지 말고 겸허하며 다른 사람의 비평을 받아들이고 자기 잘못을 시정해 다른 사람의 장점을 흡수해야만 각 방면의 재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실천에 옮기기 어려운 덕목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어느 정도의 자존심과 허영심이 있어 자기의 장점을 중히 여기며 약간의 성과를 거두면 흐뭇해하는 경향이 있다. 또 칭찬은 듣기 좋아하지만, 질책과 비평의 말을 들으면 이를 겸허하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인생과 인간관계에서 긴 안목을 갖고 뛰어난 재능을 가졌어도 어수룩하게 행동하는 것, 이것이 바로 고대 중국의 유가들이 추구했던 행동방향이다.
미국 남북전쟁 당시 북군의 그랜트 장군은 남군의 리 장군과 맞붙어 전투를 치렀다. 치열한 접전 끝에 남군은 대패했고, 리 장군은 결국 항복문서에 서명했다. 그랜트 장군은 공을 세운 후 겸허하게 말했다. “리 장군은 우리가 존경할 만한 인물입니다. 그는 비록 패전하여 붙잡혔지만 그의 태도는 어느 때보다 침착하였습니다. 우리 같은 난장이는 키가 180cm나 되는 그와 비교할 때 너무나 부족해 보였습니다. 그는 여전히 깨끗하고 정결한 군복을 입고 허리에는 정부에서 상으로 준 귀한 보검을 차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일반 병사들이 입는 군복에 중장의 직함을 대표하는 줄무늬만 한 줄 더 붙이고 있었을 뿐입니다.”
겸손한 그의 말은 자화자찬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무언가 부족한 사람만이 다른 사람들 앞에서 허풍을 떨어 자신의 부족함을 감추려 한다. 진정으로 지혜로운 자는 혼자서 허풍 떨고 뽐내지 않는다. 자신의 공적에 대해 다른 사람이 더 분명히 볼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랜트 장군의 겸손은 찬사를 보낼 만하다. 그런데 리 장군이 패배한 장군의 신분으로서 옷차림을 정결히 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인 것은 스스로 자랑스러워서였을까? 물론 아니다. 리 장군은 비록 패배했지만 여전히 치욕을 태연히 참아낼 정도로 용감하였다. 이렇게 함으로써 그는 실패를 치욕으로 삼지 않고 경험으로 삼아 기회가 다시 오면 분전하여 승리를 거두려 했던 것이다. 이러한 리 장군 역시 위대한 군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랜트 장군은 리 장군의 태도를 칭찬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전공도 무시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성공과 리 장군의 실패는 우연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번의 승부는 우연한 것이다. 당시 남군은 버지니아에 있었는데 거의 매일 흐리고 비가 와서 진흙탕에서 작전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 우리 북군은 가는 곳마다 날씨가 좋아서 행군하기 편리했다. 그리고 수차례에 걸쳐 우리 군대가 지나간 이틀 뒤에 비가 내렸으니, 이게 행운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는 그가 자신을 정확히 알며 시종 명예와 이익에 눈이 멀어 이성을 저버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른 사람들의 칭찬을 받기 싫어하는 사람일수록 성공이 하찮은 것임을 잘 아는 사람이다.
묵자는 ‘양자강과 황하의 물은 한두 개의 냇물이 모인 것이 아니며, 가죽외투는 여우 한 마리의 털로 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처럼 묵자는 양자강과 황하, 그리고 가죽외투를 통해 사람은 겸손해야 함을 설명했다. 오만해서는 안 된다. 겸손이야말로 가장 성실한 태도다. 세상은 크고 넓어 온갖 기이한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그 속에서 개인은 아무리 힘이 세다 해도 우주 속의 먼지일 뿐이다.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이 있다고, 자기보다 뛰어난 사람은 언제나 존재한다. 주희는 아들에게 쓴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모든 일에 겸손해야 하고 기세등등해서는 안 되며 치욕을 자처하지 말라.’ 이는 겸손하면 복을 부르고 오만하면 화를 부른다는 것이다.
소인에게 맞서는 기술과 피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사람은 크게 군자와 소인,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군자는 공명정대하지만 소인은 항상 다른 사람을 놓고 계산만 한다. 소인은 항상 주변의 크고 작은 이익을 살펴 수시로 공짜를 얻으려고 하며 심지어 막무가내로 다른 사람을 음해하는데 도무지 막을 수가 없다.
당나라 때 이림보(李林甫)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당 현종의 간신으로, 속이 좁아 다른 사람이 현종의 총애를 받는 모습을 참지 못했다. 어느 날 현종이 이림보의 수행을 받아 화원을 거닐다가 멀리서 잘생기고 체격이 우람진 무장이 걸어가는 것을 보고 감탄하였다. “저 장수는 정말 잘생겼는데!” 그러면서 이림보에게 그 장수의 이름을 물었다. 이림보는 얼버무리며 모른다고 하였다. 이때 그는 속으로 현종이 그 장수를 총애하게 될까 봐 걱정에 사로잡혔다. 후에 이림보는 사람을 보내 현종의 칭찬을 받은 장수를 먼 곳으로 보내 현종을 만날 기회를 아예 차단했다. 그 장수는 승진할 기회도 놓쳤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소인의 행위는 영문을 알 수 없을 정도며, 마음이 좁아 작은 영예와 욕망을 위해 모든 것을 걸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을 해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때문에 소인을 대하는 기술을 반드시 익혀야 하며, 설사 그들과 함께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화를 면하려면 그들을 대처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군자의 미움을 살지언정 소인의 미움은 사지 말라고 했다. 군자는 소인과 친구는 되지 않더라도 소인을 대처하고 피할 줄 알아야 한다.
<“마흔셋, 묵자를 만나다”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친위 지음, 역자 이영화, 송철규박사, 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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