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을 알아야 한다. 이것이 진실을 찾는데 유용하지 않다면 적어도 자신의 삶을 규제하는 데는 유용하다. 이보다 더 옳은 일은 없다.
내가 존엄을 찾아야 하는 것은 공간에서가 아니라 나의 사유의 규제에서이다. 많은 땅을 소유한다고 해서 내가 더 많이 갖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공간으로써 우주는 한 점처럼 나를 감싸고 삼켜버린다. 사유로써 나는 우주를 감싼다.
인간에게 그의 위대를 밝히지 않고 그가 얼마나 짐승과 동등한지를 보여주는 것은 위험하다. 인간에게 그의 저속을 밝히지 않고 그의 위대를 지나치게 보여주는 것도 위험하다. 그중 어느 것도 알려주지 않는 것은 더 위험하다. 그러나 둘을 다 보여주는 것은 매우 유익하다. 인간은 자신을 짐승과 같다고 생각해서도 안 되고 또 천사와 같다고 생각해서도 안 되며, 둘 다 몰라서도 안 된다. 둘 다 알아야 한다.
어떤 사람은 최고선이 덕에 있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쾌락에 있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자연을 따르는데 있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진리 안에 있다고 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겉 모습에 현혹되지 않는 것에, 또 다른 사람은 아무것에도 놀라지 않은 것에, 그리고 철저한 회의론자들은 그들의 마음의 평정, 회의, 영원한 미결상태에 최고선을 두고, 또 현명한 다른 사람들은 인간은 염원속에서도 최고선을 얻을 수 없다고 한다.
사람은 건강할 때, 만약 병에 걸리면 어떻게 할까 하고 기이하게 여긴다. 그러나 병에 걸리면 기꺼이 약을 먹는다. 고통이 그렇게 시키는 것이다. 그 때 그 사람은 건강이 주었던 오락이나 산책의 욕망을 더 이상 갖지 않게 된다. 이것들은 병이 요구하는 것과 양립할 수 없는 것들이다. 자연은 현 상태에 적합한 정열과 욕망을 준다. 우리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것은 자연이 아니라 우리가 우리자신에게 주는 두려움뿐이다. 이 두려움은 지금의 우리의 상태에, 우리가 있지 않은 상태의 욕망들을 덧붙이기 때문이다.<블레즈 파스칼의 ‘팡세’에서 극히 일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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