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카뮈와 르네 샤르의 편지에서~!

[중산] 2018. 3. 25. 16:16

르네 샤르가 알베르 카뮈에게

                                                     (1949년 10월 금요일)

친애하는 나의 알베르

당신의 근심거리가 당신을 지치게 하기 전에 스스로 지쳐 떨어지면 좋겠군요. 당신이 ‘흡족하지’(마땅히 흡족해야 할 텐데)못하면 내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이곳의 여름은 아름답게 늙어갑니다. 여름은 잎이 무성한 지팡이를 짚고 여전히 밭을 가로지르며 편력합니다. 하지만 묘한 슬픔이, 자성 띤 불안이 대기와 사물 위로 감돕니다! 존재들은 쉽게 상처 입습니다.

상처를 보듬는 건 언제나 여명입니다.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이 얼마나 현기증 나는 일입니까....우리는 결코 사랑하면서 동시에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확실하게 두 가지 태도를 보였다간! 타인들, 도덕, 자신의 쾌락 말고는 다른 무엇으로도 무너뜨리지 못할, 이미 굳건히 세워진 가정(家庭)... 이걸로 충분할까요? 모르겠군요. 우리는 그저 지속할 뿐입니다.~

          ~                                                                                                                                           르네 샤르

 

알베르 카뮈가 르네 샤르에게

                                                      (1949년 11월 7일)

친애하는 나의 르네

그래요. 이해할 것 같습니다-그리고 당신과 의견을 같이 합니다. 도덕을 만나기 전에 사랑을 만나야 하는 건 사실입니다. 아니면 둘 다 소멸되지요. 땅은 잔인합니다.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함께 태어났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사는 만큼 더 잘 사랑하고 삶 자체는 사랑과 구별됩니다. 출구는 없습니다 - 행운, 섬광, 혹은 고통은 있어도.~

 

침대에서 이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나의 오랜 병이 재발했어요. 육 주 동안 누워 지내고 나면 몇 개월 동안 산에서 지내야 할 겁니다. 자르기가 어렵습니다. 이제 꿈의 나이는 지났어요. 게다가 나의 한결같은 노력은 고독을, 차이를, 친밀함을 밀어내는 것이었습니다. 난 함께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숙명이라는 게 있더군요. 이건 나만의 믿음입니다. 게다가 내가 보기에 이 숙명은 무엇 하나 쉽지 않은 투쟁 속에 있습니다.

 

친구처럼, 형제처럼 당신에게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너무 울적하다고 생각하지는 마세요. 내게 철학이 있다는 것 아시잖습니까. 당신을 위해 소망을, 가장 따뜻한 소망을 빌고 행운을 불러 봅니다. 곧 뵙게 되길 바라며, 나의 온 마음을 담아 보냅니다.                                                                                                                           알베르 카뮈

 

 

 

알베르 카뮈가 르네 샤르에게

                                                     (1959년)

주어진 짧은 낮 동안 그것은 죽음의 경주에서 벗어나지 않고 다시 덥히고 비춥니다. 바람이 뿌리고, 바람이 수확하는 덧없는 씨앗이면서 창조적인 태양, 이것이 인간입니다. 여러 세기를 가로질러 단 한 순간 사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인간!

                                                                                                                                                                                                        알베르 카뮈

1959년 12월 19일

 

<“알베르 카뮈와 르네 샤르의 편지1946-1959”에서 극히 일 요약 발췌. 알베르 카뮈, 르네 샤르지음,배선희님 옮김, 마음의 숲>

*알베르 카뮈 : 프랑스 소설가이자 극작가

- 제1차 세계대전 아버지 전사, 1942년 ‘이방인‘ 1947년 ’페스트‘출간

에세이 ‘시지프 신화’발표. 1957년 노벨 문학상 수상

* 르네 샤르 : 프랑스 시인, 피카소 등 작가와 초현실주의 운동에 적극 참여

- 1940년 제2차 세계대전 프랑스 저항군에 합류

- ‘일찍 일어나는 사람들’,‘산산조각난 시’등이 있음.

- 프랑스 현대시를 대표하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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